게임 속 무기들이 현실에 나타났다!

아무리 가상 현실을 다룬 게임이라도, 컨셉이나 스토리 라인은 현실에서 너무 동떨어지면 안 된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왜냐, 그래야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음, 그럴 듯 하군.’ 하고 수긍을 할 테니까요.

하지만 게임 속 무기는 그런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입니다.  ‘아니, 이 무기는 왜 이렇게 비현실적으로 성능이 좋지? 이 게임 못 해먹겠구만!’ 하는 반응보다는 ‘우왕굳 감사 ㅋㅋ’ 라는 반응이 일반적이니까요.  때문에 도저히 현실에서 볼 수 없을 법한 신기한 무기들도 많이 등장하죠~.

한편으론 게임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무기가 어느새 현실 세계에 짠! 하고 나타나기도 합니다.   현실로 다가온 게임 속 무기들을, <게임과 밀리터리> 네 번째 시간에서 눈 크게 뜨고 만나 보시죠! (;◔ิд◔ิ)


 

# 레일건

레일건은 다양한 게임에 등장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FPS 역사에 한 획을 그은<퀘이크> 시리즈입니다. <퀘이크2>에서 처음 등장한 레일건은 엄청난 관통력으로 큰 데미지를 입히는 최강 무기로 각광받았죠.

멀티플레이 시 조준만 잘하면 두 세명도 한 방에 쓰러뜨릴 수 있지만, 한 발을 쏜 뒤 재장전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상대를 한번에 맞추지 못하면 곧 처참한 몰골이 되곤 했죠. 허나  ‘인생 한 방’이 모토인 사나이들에겐 레일건만한 무기가 없었습니다. ( ͡° ͜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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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레일건 2개는 기본이지! 

레일건은 전자기장으로 금속탄을 가속시켜 발사하는 무기입니다. 두 개의 레일을 나란히 놓고 강한 전압을 흘려넣고 그 사이에 금속탄을 놓으면 전류가 흐르면서 자기장에 의해 로렌츠 힘이 생기고 이 힘이 금속탄을 가속시켜서…어, 제가 방금 뭐라고 했죠? (● ̄ω ̄●) 뭐 하여튼 레일건은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

레일건은 우리가 흔히 보는 총기류와 달리 탄을 발사하는 데 화약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전차나 전투기에서 포탄을 보관하는 부분을 공격받으면 대폭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화약은 매우 위험하죠.

레일건을 주포로 장착하면 적의 공격을 받더라도 탄이 폭발하는 일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미 해군 연구국(US Office of Naval Research)은 2005년부터 레일건을 개발해 왔습니다. 영국 군수산업체 BAE System에서도 개발 중이며, 중국에서도 비밀리에 레일건을 개발하고 있다는 말이 있죠.

 

BAE Systems에서 개발한 레일건 시험 영상

하지만 실전 배치의 길은 아직 멉니다.  미 해군이 목표로하는 사정거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한 발을 발사하는 데 무려 6백만 암페어의 전류가 필요하거든요. 사람이 들고 다니면서 쏠 수 있는 레일건은 함선용 레일건보다도 훨씬 더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 음향 무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커맨드 앤 컨커(C&C)>는  두 세력 간의 다툼을 다루는데, 인상적인 무기들이 꽤 많이 나옵니다. 그중에서도 시리즈 3편 <타이베리움 워>에 나오는 음파 방사기는  최강의 방어 무기로 정평이 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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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볼품 없지만 방어에 짱이라능 ( ゚Д゚)y─┛~~

게임 속 무기만큼의 파괴력은 없지만, 음향을 활용한 무기는 이미 현실에서도 여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음향 대포’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초지향성 음향 장비(LRAD)’입니다.

LRAD는 직경 83cm의 원형 스피커로, 고주파를 방사합니다. 일반적인 음파 전달 방식과는 달리 조준하는 방향으로만 음파를 방사하는데, 이 때문에  ‘초지향성’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이 강력한 음파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청각을 잃거나 균형 감각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LRAD-US-Navy

비주얼은  적의 침입을 알리는 자명고 st.

LRAD는 물리적인 타격을 입히지 않고도 상대방을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적 퇴치나 시위 진압 등에 종종 사용되고 있습니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도 시위진압용으로 LRAD 도입을 검토했었죠.  당시 기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시연회 영상을 보면 기자들의 영혼 빨린 표정에서 음향 대포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고막이 아프단 마리야! (☼ Д ☼)

고막 손상 등의 위해성 논란 때문에 음향 대포 도입은 무산되었지만, 최근 우리나라 업체가 LRAD를 활용해 해적 방어 시스템을 출시하는 등 음향 무기는 아직도 꾸준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 스마트 유탄발사기

유탄은 공중에서 폭발할 때 가장 큰 파괴력을 가집니다. 이는 원자탄에서부터 수류탄까지 모든  유탄에 동일하게 적용되죠. 문제는 폭발하는 높이가 적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선보인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에는 스마트 수류탄이라는 무기가 나옵니다. 생긴 건 일반적인 수류탄과 비슷하지만, 던지면 상대를 추적해서 상대방 머리 위에서 폭발(!)하죠. 엄폐물 뒤에 숨어도 저승사자와의 만남을 피할 수 없습니다.

비슷한 원리로 동작하는 스마트 유탄발사기는 이미 실전에서도 사용된 바 있습니다. 바로 XM25 유탄발사기입니다. 25mm 유탄을 발사해 일정한 거리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폭발하는 원리인데요, 이를 위해 레이저 거리 측정기도 장착돼 있죠.

Flickr_-_The_U.S._Army_-_Testing_the_new_XM-25_weapon_system

 쏘면 공중에서 자동으로 폭발하는 XM25 

XM25는 2010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군에 의해 3년 정도 시범적으로 사용됐습니다. 반응도 좋았죠. 그렇지만 무거운 데다가 (빈 총이 6.35kg) 유탄의 크기가 작다는 (우리가 가장 많이 본 M203 유탄발사기의 유탄은 40mm입니다.)  불만 사항도 많다는군요.

원래는 2012년까지 미 육군의 전 보병부대와 특수부대에 보급할 계획이었데, 예산 문제 등으로 지연되다가 2013년에는 폭발 사고까지 겹쳤습니다. 때분에 보급 계획의 실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하네요.

2008년,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K11 복합소총에도 XM25와 동일하게 작동하는 20mm 유탄발사기가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두 번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여론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 전투용 로봇

전투용 로봇 하면 영화 <터미네이터>가 떠오르는데요. 우리는 수많은 게임에서 전투용 로봇과 조우합니다. 하지만 현실의 전장에서 로봇을 보기란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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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당신 말고 아놀드 횽 어딨어

하지만 전투형 로봇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00년부터 폭발물 제거용으로 사용된 탈론(TALON)의 전투형 버전인 SWORDS가 대표적이죠. 겉모습은 픽사의 애니메이션 <월-E>를 연상시키지만, M16몸체부터 M240기관총, 40mm 유탄발사기까지 장착 가능한 무시무시한 녀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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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겁없던 녀석이엇쒀! 매우 위험했던(?) 모습, 하~

이라크에도 소수가 배치되어 활약하긴 했지만, 실제로 발포를 한 사례는 없다고 해요.  로봇이 살상을 한다는 게 좀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고, 만약 사고로 아군을 공격하는 일이 생기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테니까요.

탈론을 개발한 키네틱(Qinetiq)은 SWORDS보다 좀 더 대형 로봇인 MAARS도 개발 중입니다. 정찰 및 감시, 그리고 교전까지 가능한 이 로봇은 7개의 카메라에 기관총, 유탄발사기 4대를 장착하고 있죠. 보병 정찰 시 기관총을 휴대하지 않는 편인 해병대에서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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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E 는 귀여웠는데 말입니다 

스텔스

<공각기동대> 에 등장하는 광학미채나 <크라이시스>의 나노수트 스텔스 모드처럼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하겠죠. 투명인간이 되면 여탕부터 가보겠다는 분들이 꼭 있는데 그러다가 전자발찌 차십니다…

우리나라의 차기 전투기(F-X) 사업에서도 한동안 강조했던 게 바로 이 스텔스 기능이죠. 여기서의 스텔스는 앞서 말한 스텔스와는 다릅니다. 전투기의 스텔스 기능은 육안이 아닌 레이더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하니까요. 스텔스 전투기도 육안으로 보면 잘만 보입니다.

레이더에 대한 스텔스 기능은 상대적으로 구현이 쉬운 편입니다.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도료를 바르고 최대한 전파를 난반사시키는 디자인을 적용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사람의 눈을 완벽하게 속일 수 있는 스텔스 기술은 아직 없습니다.

물론 사람의 눈을 속이려는 시도는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위장무늬(camouflage)’가 대표적이죠. 하지만 위장무늬는 반드시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야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눈밭에서 얼룩덜룩한 옷을 입고 있으면 거, 총 맞기 딱 좋겠죠. (*국내 모 드라마에서 그런 모습을 연출한 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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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드라마 속 오늘만 사는 특수요원들.jpg

과학자들이 최근 주목하는 것은 주변환경이 변할 때마다 위장 스타일도 변화하는 이른바 ‘능동위장(active camouflage)’입니다. 빛을 굴절시킬 수 있는 특수 물질을 사용해서 배경을 전면에 보여 주는 원리죠.

2012년, 캐나다의 위장무늬 디자인 업체 하이퍼스텔스가 빛을 굴절시키는 방식으로 스텔스를 구현하는 ‘퀀텀 스텔스’라는 기술을 발표하면서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업체에서는 보안상의 이유로 실제 작동 방식이나 제품의 작동 모습을 공개하지 않아 사기라는 주장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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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스텔스에서 공개한 콘셉 사진

하이퍼스텔스는 미군과 캐나다군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시연한 적 있다고 주장하는데, 아직까지 사업을 따내지 못한 걸 보면 아직 실전에서 활용할 만한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 마무리

위에 언급된 기술이 현실이 되면 어떨까요? 엄청난 화력의 레일건과 공중폭발 유탄발사기, 음향무기를 장착한 전투형 로봇이 실전에 뛰어드는 그런 전장이 예상되시나요? 음, 어쩌면 전쟁이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쯤엔 영화 <터미네이터>의 미래처럼 로봇들이 지구를 정복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김수빈김수빈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GW 베이직으로는 안되길래 책을 보니 C를 배워야 한대서 엄마한테 학원 보내달랬더니 공부나 하라고 해서 포기. 게임 잡지 기자가 되고 싶었으나 게임 잡지들이 하나씩 망하는 것을 목격. 매일 수련을 거듭하고 있으나 나라를 위해 싸우지는 않으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