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음악열전 #4 게임 음악을 CD로 듣는다?

추억 돋는 게임 음악을 한데 모아모아 소개하는 게임 음악 열전!  ( ͡° ͜ʖ ͡°)

지난 시간에는  메가드라이브와 슈퍼패미컴의 음악을 소개했는데요. 당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또 다른 경쟁 기기, PC엔진이 있었습니다.

CD플레이어로 음악을 따로 감상하는 것이 가능했던 ‘PC엔진’의 음악 세계로 떠나 보실까요~? 


PC엔진은 1987년에 발매한 기기로, 메가드라이브와 슈퍼패미컴보다 앞선 패미컴 시대의 기기였습니다. PC엔진을 경쟁 기기와 확연히 구분해 준 것은 무려 512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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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색이라고!!? 

당시를 주름잡던 패미컴이 고작 16색, PC엔진보다 나중에 나온 메가드라이브가 64색 동시 표현이 가능했던 것과 비교하면 PC엔진의 512색이 얼마나 위대한 지 알 수 있습니다.

허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512색에 대한 반작용인지, 메모리는 터무니없이 부족해서 역동적인 게임을 만들긴 힘들었죠.  유난히 화려한 색상으로 시선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요.

PC엔진을 대표하는 RPG  <천사의 시 2>

PC엔진은 그래픽 측면에선 확실히 우월했지만, 사운드는 패미컴보다 약간 좋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래픽이 워낙 좋아서 사운드도 좋을 거라 예상했다가 약간은 통수 맞았다(?)고 느낀 분들도 있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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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는 흠좀별…

PC 엔진은 게임 저장매체로 ‘휴카드’라고 하는, 경쟁 기기에 비해 훨씬 작은 크기의 매체를 채택했습니다. 휴카드는 크기가 작은 만큼 저장 공간도 작았죠.

PC엔진의 대표적인 슈팅 게임 <슈퍼스타솔저>

PC엔진 개발사 NEC는 게임 저장 공간을 늘리기 위해  1년 만에  업그레이드를 단행합니다. 슈퍼패미컴이 나오기 전인 1988년, PC엔진은 파격적으로 CD-ROM을 도입했죠.

하지만 이 또한 512색의 도입과 마찬가지로 시대의 흐름을 앞서간 스팩이었습니다. 저장 용량은 크지만, 메인 메모리 공간이 부족해서 뭔가를 제대로 시도하긴 힘들었죠. 이후 그러한 단점을 보완한 슈퍼 CD-ROM2가 선보입니다.

캐릭터들의 대사들을 CD트랙에 수록한 <스내처>

기기 자체의 사운드 칩셋에는 별 변화가 없기에, 여전히 패미컴과 비슷한 사운드가 나와야 했을 텐데요. 그런데 CD가 무엇입니까, 음악을 기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매체 아닙니까!

CD의 특정 트랙에는 게임 데이터를 담고, 다른 트랙에는 음악을 바로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운드 칩셋의 제약을 벗어난, 이른바 CD 원음을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거죠.

PC엔진의 CD-ROM 게임 음악은 경쟁 기기와는 차원이 다른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작곡자가 의도한 원음 그대로를 수록한 것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었죠. CD-ROM형태의 게임은 CD플레이어에서 음악만 즐기는 것도 가능해서, PC엔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종종 음악을 즐기기 위해 PC 엔진 게임을 구입하곤 했습니다.

PC 엔진의 대표적인 게임 <YS 1,2>의 경우 YS 시리즈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기로 유명한데, CD 트랙에 담은 음악의 공도 큽니다. 란스 마을에서 나와 처음 문도리아의 폐허로 나왔을 때 흘러나오는 BGM을 들었을 때의 그 감격(&충격)이란!

최고의 게임음악으로 각광받는 PC엔진판 Ys 1, 2 음악 <문도리아의 폐허>

이미 익숙한 시리즈 음악도 CD로 들으면 다르다 <그라디우스 2>

메가드라이브 버전과 비교해 보세요 <랑그릿사> PC엔진 버전

메가드라이브도 이후 CD 매체를 채택한 메가CD를 내놓았습니다. 메가드라이브는 특유의 FM음원 스팩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기에, CD를 매체로 사용한 게임도 내장 음원을 사용하는 경우가 꽤 있었죠.

기존 메가드라이브에서 만나기 힘든 관현악 스타일의 음악들을 선보인 RPG류 음악들이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세가 혹은 메가드라이브를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인 소닉도 메가 CD로 시리즈를 발매해 오랜 시간 사랑받았죠.

모든 음악이 기억에 남는 소닉CD

메가CD로 즐기는 관현악 음악 <다크 위저드>

메가CD 유저들의 자존심과도 같았던 <루나>

PC게임에서도 CD-ROM의 시대가 열렸지만, CD트랙에 음악을 따로 담는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PC CD드라이브가 대중화된 시대엔 이미 mp3같은 음악 파일을 출력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유명 원작을 이식한 경우, 스팩과 상관없이 음악을 CD에 그대로 담을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초창기에 출시된 CD 게임은 별도 트랙으로 음악을 수록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TeMP가 음악을 맡은 <불기둥 크레센츠>라던가, <창세기전 2>, <서풍의 광시곡>, <포가튼 사가> 같은 게임들이 알게 모르게 CD트랙에 음악을 담아 둔 예죠.

CD 트랙에 음악을 담는다는 건, CD트랙으로 수록한 음악이 상상 이상으로 거대한 용량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대략 74분 정도의 음악을 기록할 수 있는 CD에서 음악으로 70분을 채우면? 게임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고작 4분 정도가 남거든요.  (´д`、)

TeMP가 작업한 <불기둥 크레센츠>

제가 <서풍의 광시곡(바로듣기)>을 만들 때에도 그러한 용량의 제약을 많이 겪었습니다. 고해상도 그래픽을 선보인 게임이라 그래픽 데이터의 용량이 어마어마해서, CD 3장으로 나눠 담아야 할 정도였죠.

그렇게 용량을 나눌 수 밖에 없던 이유 중 하나는 음악이었습니다. 음악의 수가 많고 길어서, CD를 세 장으로 늘려도 음악을 모두 수록할 순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결국 이미 완성된 음악의 길이를 전체적으로 줄여서 수록했습니다.

게임 음악을 ‘무한 반복의 음악’이라고들 하지만, CD 트랙으로 음악을 담으면 자연스러운 반복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서풍의 광시곡>은 일본에서도 발매했는데, 이때에는 CD트랙으로 음악을 플레이 하는 방식이 아닌, 사운드 파일을 재생하는 것으로 구조를 개선한 형태였죠.

CD 트랙에 음악을 그대로 수록하는 것은 일종의 과도기와도 같았지만, 훨씬 월등한 음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PC엔진은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기기였지만, 애호가들에겐 더 많은 관심을 끈 기기였죠.

게임 음악으로 어떠한 형태의 음악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그 시기의 음악들을 즐겨 보시죠~!

히사이시 조가 음악 감독을 맡은  PC엔진 게임 <천외마경2>

<악마성 드라큐라 X> 는 다양한 기종에서 선보였지만, 그중 PC엔진 버전의 팬들이 가장 많습니다


황주은황주은 (AMP 게임디자인팀)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 바람의 나라, 아스가르드, 라테일 등 음악 작곡, 아이온 사운드 디자인. 그리고, 신작에서 이런저런 시도중. 묻어가기 좋아합니다

 

 

 

 

게임 음악 열전 #1 뿅뿅 사운드의 매력 

게임 음악 열전#2 FM 음원의 시대

게임 음악 열전 #3 슈퍼패미컴이라는 신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