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밀리터리 #10 민간군사기업의 두 얼굴, 더 디비전

게임과 밀리터리, 이번 편에서는 민간군사기업이 악의 세력으로 등장하는 최신 게임,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 ͜ʖ ͡°)


최근 밀리터리 게임계의 최대 화제는 다름 아닌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이었죠. 업계의 영원한 큰 형님 故 톰 클랜시의 스토리에 화려한 그래픽과 뛰어난 게임 시스템으로 호평을 받다가 이후 엄청난 버그와 서버 관리 문제로 욕을 두 바가지 먹은…

tom-clancys-the-division-1920x1080네, 바로 이 게임입니다 지하철에서 광고 많이들 보셨죠?

생업에 치여 게임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도 구매를 못하고 있었는데 초반의 반짝 호평 뒤 휘몰아치는 비난의 폭풍을 보고는 아직 안 사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౪`)

더 디비전의 플롯은 간단합니다. 정체불명의 세력이 생물학 무기로 오염시킨 지폐를 유통시켜서 뉴욕 시가 무정부 상태에 빠지죠.

f돈다발 = 생물학 무기라는 신박한 설정! 

더 디비전은 이러한 비상 상태에 대응하여 활동하는 특수 요원들의 집단입니다. 사회의 질서확립과 정의 구현을 위해 애쓰는 집단이죠.

여기서 주목할 점은 게임에 등장하는 주요 세력 중에 민간군사기업(PMC)이 있다는 것입니다.  ‘라스트맨 바탈리언(Last Man Battalion)’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이 민간군사기업은 처음엔 중요한 문서를 보호하기 위해 월스트리트의 회사에 의해 고용되죠.

하지만 생물학 테러가 예상보다 훨씬 심해지자 뉴욕에 버려지게 됩니다. 그러자 이들은 뉴욕을 장악하고 무력을 사용해 새로운 세계 질서를 세우려고 하죠.

1약자가 LMB이라 어떤 분도 떠오르지만…어라 저기 혹시 청계천로인가요??

이들은 다른 세력들에 비해 장비도 훨씬 좋고 개개인의 능력도 뛰어납니다. 의지만 있으면 정말 뉴욕을 정복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게이머 여러분들이 그렇게 냅두진 않겠죠.

S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치 않겠다!

최근 10년 간 출시된 밀리터리 관련 각종 창작물(게임,영화,소설 등)에서 재미있는 변화 중 하나는 이러한 민간군사기업들이 조연 정도의 역할로 종종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더 디비전에서 민간군사기업의 비중은 꽤 큰 편입니다. 게임 초반에 사령관이 공격을 받고 죽는 것도 게임 내 민간군사기업인 LMB(그 분 아닙니다)가 디비전의 다른 나쁜 놈들과 작당해서 벌인 일이구요. 심지어 아예 자신들이 하나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야망까지 품습니다.

아틀라스 코퍼레이션__atlassoldier‘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에 등장하는 가공의 민간군사기업 ‘아틀라스 코퍼레이션’

사실 ‘민간군사기업’이라는 단어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것이지만 이런 개념이 과거에 없었던 건 아닙니다. 옛날에도 ‘용병’이라는 게 있었죠. 

옛날에는 용병이 부족 단위로 각 나라의 왕실에 고용되는 형태였는데, 14세기부터는 보다 기업화된 방식으로 운영되기 시작합니다. 돈을 들여 군인들을 모집하고 무장시킨 뒤 군주들에게 임대하는, 소위 ‘군사 기업가’라는 계급이 나타난 것이죠.

유명한 군사 기업가인 알브레히트 폰 발렌슈타인 백작은 당시 30년 전쟁(1618~1623)과 덴마크 전쟁(1625~1629)을 통해 유럽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고 하니 오늘날 민간군사기업 못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허나 전쟁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라 말로는 좋지 못했죠…부하들에게 암살을 당했다고 전해지는 알브레히트 백작 

이런 용병의 시대도 18세기 들어 총기가 발명되면서 하락세를 맞게 됩니다. 총기가 없던 시절에는 평민들로 이루어진 군대와 용병 군대의 전투력 차이가 엄청났기 때문이죠.

그런데 총이 등장하면서부터는 평민이나 용병이나 전투력에 큰 차이가 없게 되었어요. ‘죽창에는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이라는 근래의 무시무시한 유행어와 마찬가지로 총도 용병이 쏘나 평민이 쏘나 치명적인 건 매한가지였거든요.

캡처대한죽창연합회 라는 것도 있습니다 ㄷㄷㄷ 

민간군사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용병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냉전 종식 이후였습니다. 당시 분쟁의 씨앗을 품고 있었지만 활용 가능한 전력이 없었던 아프리카 신생국들과 동유립 국가들이 이후 벌어진 분쟁에서 민간군사기업을 고용해 승리한 사례가 발생한 것이죠.

미국의 경우, 자국군을 투입했다가 인명 희생이 발생하자 민간군사기업을 고용하는 일이 급속도로 늘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시작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 군사 활동에서 민간업자의 수는 정규군 수보다 더 많죠.

심지어 미군이 철수한 이후에도 민간업자들이 현지에 남아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현지에서 몇몇 민간군사기업의 일원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종종 있어서 미국 정부의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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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경찰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사살해 ‘나쁜 민간군사기업’의 상징이 된 블랙워터. 여러 차례 이름을 바꾸고 지금은 ‘아카데미(Academi)’라는 이름으로 활약 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민간군사기업을 활용한 사례는 별로 없습니다. 철저하게 상비군 위주이고, 국외에서도 대부분의 경호 임무는 해병대 등의 전력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다만 시위 진압에 사설업체를 동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논란이 되곤 합니다.

앞으로 민간군사기업은 국제적인 분쟁이나 무력 사태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더 디비전에서도 볼 수 있듯,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단체는 언제든지 그 무력을 다른 나쁜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되겠죠.

14606179512aabd145a918474ca0865e5d33d057cd__mn227871__w720__h469__f51383__Ym201604목숨은 1개니까 소중히 다뤄야 합니다 

현대 민주국가에서는 군대를 사용한 국가의 무력 행사가 형식적으로나마 국민의 통제를 받지만, 이들 민간업자들은 그러한 통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국제 정치에서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민간군사기업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의 문제는 앞으로도 더 커질 것입니다.

일단 우리들은 게임으로라도 나쁜 민간군사기업들을 혼내 줍시다. 음, 일단 버그부터 해결한 다음에요.


김수빈김수빈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GW 베이직으로는 안되길래 책을 보니 C를 배워야 한대서 엄마한테 학원 보내달랬더니 공부나 하라고 해서 포기. 게임 잡지 기자가 되고 싶었으나 게임 잡지들이 하나씩 망하는 것을 목격. 매일 수련을 거듭하고 있으나 나라를 위해 싸우지는 않으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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