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게임 #7 원숭이 섬의 비밀

게임회사 사람들이 꼽는 ‘내 인생의 게임’은 무엇일까요?

내 인생의 게임, 이번엔  어드벤쳐 게임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추억의 게임을 소개할까 합니다

꿈과 모험, 유머와 풍자, 거기에 다소 황당한(?) 엔딩까지…리니지2 해외프로그래밍팀 최소라 과장의 인생 게임, ‘원숭이 섬의 비밀’을 만나 보시죠!   ( ͡° ͜ʖ ͡°)


때는 바야흐로 1990년대 초반, PC 게임을 좋아하셨던 아빠 덕에 우리 남매는 집에서 편하게 최신식 고사양(!) 286 컴퓨터로 다양한 도스 게임을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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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컴퓨터를 대학 때까지 쓰진 못했습니다만,

아빠는 주로 ‘레밍즈(*나그네쥐들이 엄한 데 떨어져 죽지 않도록 잘 이끌어 주는 게임)’과  ‘푸쉬 오버(*붉은색 아기 개미가 열심히 블럭을 옮겨 도미노를 완성시키는 게임)’ 같은 퍼즐 게임을 하셨고, 한창 꿈과 모험을 사랑하던 시기의 나와 동생은 어드벤쳐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나그네쥐의 집단 자살(…)을 막는 게임, 레밍즈  

수많은 어드벤처 게임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단연코  ‘원숭의 섬의 비밀 시리즈’이다.

눈을 즐겁게 해 주었던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기존 게임과는 다른 참신한 스토리, 가끔은 엉뚱하지만 친근한 주인공 ‘가이브러쉬’와 함께 하는 모험은 그 어떤 만화 영화나 공상과학 소설보다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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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추억 돋는 오프닝 화면! ・( ̄∀ ̄)・:*:

원숭이 섬의 비밀은 주인공 가이브러쉬가 해적이 되기 위해 3가지 시험을 통과하고, 유령해적 리척에 맞서 여자친구 일레인을 구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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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여주인공 일레인과 주인공 가이브러쉬  

한글패치가 없던 때라 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영어 문장을 해석해 보기도 하고, 동생과 서로 플레이하겠다며 다투다가도 적절한 영어 대사를 선택해서 이어가야 하는 미션에서는 결국 사이좋게 아빠를 소환(!)하곤 했다. 

캡처

아빠! 이거 무슨 뜻이야! 빨리!  ( ゚Д゚)y─┛~~

한참 후에 한글 패치로 다시 플레이한 게임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고전 문학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풍자와 해학을 게임에서 발견하다니! ㅠ_ㅠ

게임 개발자들은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그때쯤이었다. 

GG

깨알같은 유머가 돋보이는 대사 

지금이야 게임하다 궁금한 게 생기면 스마트폰으로 바로 검색해서 답을 찾을 수 있지만, 당시 모든 정보의 보고는 바로 동네 서점이었다. 

단골서점

이곳에 공략집이 있다!  (O∀O)

아빠 소환 찬스로도 해결할 수 없는 난관에 닥친 우리는 서점에 가서 공략집을 찾아보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달려와 게임을 마저 플레이하곤 했다. 

1편을 워낙 재미있게 해서, 2편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입했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2편의 명장면들을 몇 개 소개하자면, 

미션

알록달록 외국집 배경에서 펼쳐지는 침뱉기 대회 

침뱉기 대회는 노란 물약과 파란 물약을 섞어 만든 초록 물약을 마시고 초록빛 침을 가장 멀리 타~악 뱉는 사람이 1등을 하는 미션이다.

생뚱맞게 나타난 가이브러쉬의 부모님이 해골로 변신해 춤추며 게임 힌트를 알려줄 때, 놀라던 가이브러쉬의 표정도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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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놀란 가이브러쉬 @_@ 

마지막으로 가장 큰 충격으로 각인된 2편의 반전 엔딩! 바로 놀이동산 되시겠다. 

반전

해적도 물리치고 보물도 찾아낸 우리의 영웅 가이브러쉬는…그냥 꼬마였다! 그리고 몇 달 간 숨죽이며 플레이한 이 모든 기상천외한 스토리는 한낱 꿈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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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게 다 꿈이라고!? 

게다가 악당 리척이 알고보니 가이브러쉬의 친형 척키라는 사실은…정말이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내가 니 아버지다.” 도 아니고 ㅠ_ㅠ)

이 모든 것은 초등학생이 받아들이기엔 너무 큰 상처였다. 분명 중간에 뭘 잘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다시 플레이해 보았지만, 짓꿏은 결말은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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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보고 나면 햄보칼 줄 알았단 말이에요 

(;;진정하고) 황당한 엔딩에 초딩의 멘탈은 그만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지만, 생각해 보면 원숭이 섬의 비밀을 플레이할 때가 아빠와 가장 가까웠던 때가 아닌가 싶다.(울컥)

사춘기에 접어들며 남동생은 축구에 빠졌고, 나는 그만 아이돌에 빠져(…) 아빠와는 점점 멀어져갔다는 슬픈 엔딩으로 이 글을 마친다. 

원숭이 섬의 비밀 OST 도 들어보세요  (´౪`)


원형프로필

최소라 22개월 귀여운 딸, 그리고 딸과 나란히 앉아 게임하는 날을 꿈꾸며 마우스 사용법 조기교육 중이신 게임 폐인 남편과 동거 중인 아줌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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