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미스터리 #2 게임으로 만나는 크툴루 신화

게임과 미스터리, 프리메이슨을 다룬 1편에 이어 2편에서 다룰 이야기는 수많은 게임에 영향을 미친 ‘크툴루 신화’입니다.

특유의 세계관으로 호러와 판타지 창작물에 큰 영향을 미친 크툴루 신화, 지금부터 만나 보실까요~? ( ͡° ͜ʖ ͡°)


본격적으로 음모론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미스터리의 다른 측면을 보여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임에 많은 영향을 미친 크툴루 신화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브컬처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크툴루의 이름을 여러 번 접했을 텐데요. 크툴루는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H.P Lovecraft)라는, 길고 묘한 이름의 작가가 쓴 소설 시리즈에 등장하는 미지의 고대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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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사랑만들기 선생’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러브크래프트 

러브크래프트는 당대에는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가, 특유의 음산한 정서와 세계관으로 후대의 호러/판타지 창작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판타지 문학계에선 ‘빛의 톨킨, 어둠의 러브크래프트’ 라며 양대산맥으로 추앙받고 있죠. 

심슨

기예르모 델 토로가 연출한 심슨 시리즈에 등장하기도 

러브크래프트가 창조한 크툴루(와 친구들)는 인류가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우주를 지배하고 있던 고대의 존재입니다.

외관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없지만, 대체로 문어의 머리를 하고 있으며 몸체는 대략 항공모함 정도의 크기죠. 존재 자체가 공포라 고대 인류는 무조건적으로 그 분을 숭배했다고 합니다. 

크툴루 스케치

사랑만들기 선생이 직접 그린 크툴루 스케치 

러브크래프트가 1928년에 발표한 단편 <크툴루의 부름(Call of Cthulhu)>에서 크툴루 신화는 시작됩니다. 이후에도 러브크래프트는 크툴루와 직간적접으로 연관된 단편들을 많이 썼는데요, 스토리의 얼개는 대부분 비슷비슷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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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귀여운(?) 버전의 표지도 있네요 

주인공은 우연히 불가사의한 고대 유적을 발견하게 되는데, 연구를 해보니 어떤 미지의 존재(크툴루와 친구들)를 숭배하는 고대 종교와 연관이 있더라, 그래서 과거 이를 연구하던 자들의 의문의 죽음 등이 아직도 그 고대 종교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일이더라, 뭐 이런 스타일입니다. 

크툴루를 비롯한 미지의 고대 존재를 다루는 이야기와, 러브크래프트의 뒤를 이어 이런 세계관을 활용한 2차 창작물을 통틀어 흔히 크툴루 신화라고 부릅니다. 

크툴루 신화가 지닌 특유의 분위기 덕에, 단순히 캐릭터 이름을 차용하는 것부터 아예 소설 내용을 상당 부분 각색해서 게임에 사용하는 경우도 많죠. 

보드게임

크툴루 신화가 배경인 보드게임, Elder Sign 

크툴루 신화와 연관된 게임들은 고전 보드 게임부터 2016년 5월에 발매한 하스스톤의 확장팩 ‘고대 신의 속삭임’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크툴루 신화 특유의 분위기를 제대로 구현한 게임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게 필자의 개인적 의견인데요, 그중에서 분위기를 가장 훌륭하게 구현한 게임으로는 2005년에 선보인  ‘크툴루의 부름 : 지구의 음지’를 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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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오른쪽 캐릭터는 주인공이 아닌데 왜 전면에 내세웠는지 의문…

이 게임은 크툴루 신화를 본격적으로 차용한 게임 중에 거의 유일한 1인칭 시점입니다. 1인칭이기 때문에 FPS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액션성보다는 호러 어드벤쳐의 특성이 더 강해서 차라리 1인칭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라 부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군요. 

여타 FPS 게임과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정신’게이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 잭 월터스는 사설탐정인데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의 인물입니다. 정신병원에서 6년 간 치료를 받기도 했고요. 그래서 괴물과 마주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면 급속도로 불안에 빠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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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멘탈을 지닌 주인공 잭 월터스 

이 정신 게이지가 떨어지면 플레이어 조작에 장애가 생길 뿐더러 심하면 자살(!)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게이지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죠.

후반부에 가면 초대형의 고대 존재와 마주하게 되는데, 계속 보고 있으면 공포 때문에 기절하기 때문에 얼른 숨어서 관람을 중단(…)해야 합니다. 

주인공은 한 사이비 종교의 집단 자살 현장을 목격한 뒤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가게 되죠. 치료를 받은 뒤 사설탐정이 되는데, 그 종교 단체가 있던 지역에서 실종된 사람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그 동네를 헤집고 다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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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들도 어째 좀 이상해 보이고…

그리고 다들 예상할 수 있듯,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죠.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거대한 고대 존재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게임을 하다 보면 몇 차례 고대 존재들(*사실은 괴물딱지들)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너무나 강력한 존재들이라 잘 죽지 않아서 게임 내에서는 대체로 잘 도망다녀야 합니다. 

후반부에서 거대한 고대 존재와 맞닥뜨리면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느끼게 됩니다. 인류가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우주를 지배하고 있던 존재들에 비하면, 인간은 한없이 미약하다는 공포감과 무력감이 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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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이런 애들이 나오거등요 (´д`、)

게임성에 몇몇 결함이 눈에 띄긴 하지만 크툴루의 부름 : 지구의 음지는 세계관 뿐만 아니라, 러브크르프트의 소설을 읽을 때 느껴지는 감정까지도 잘 살려낸 걸작입니다. 

…하지만 상업적으로는 실패해서 후속작은 영영 나오지 못했습니다. 이 게임을 개발한 헤드퍼스트는 이후 ‘크툴루의 부름 : 운명의 끝’이라는 후속작을 비롯해 두 개의 크툴루 신화 게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유통사를 구하지 못한 데다 회사가 부도까지 나는 바람에(…) 그냥 역사로만 남게 되었죠. 

그런데 최근 사이어나이드 스튜디오에서 크틀루의 부름이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게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후속작은 아닌, 예전에 나온 롤플레잉 게임 시리즈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게임이라고 하네요. 

2017

2017년에 선보일 ‘크툴루의 부름 : 운명의 끝’

2017년 공개 예정인데 비록 지구의 음지의 후속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크툴루 신화 게임이 새로 나와준다는 넘나 반가운 일입니다. 


김수빈김수빈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GW 베이직으로는 안되길래 책을 보니 C를 배워야 한대서 엄마한테 학원 보내달랬더니 공부나 하라고 해서 포기. 게임 잡지 기자가 되고 싶었으나 게임 잡지들이 하나씩 망하는 것을 목격. 매일 수련을 거듭하고 있으나 나라를 위해 싸우지는 않으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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