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음악열전 #8 새로운 시대의 시작,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음악열전, 이번에는 콘솔 게임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킨 플레이스테이션의 음악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본격적인 3D 게임 시대의 시작을 알린 플레이스테이션의 다채로운 음악을 만나 보실까요~?  ( ͡° ͜ʖ ͡°)


슈퍼패미컴과 메가드라이브와 같은 16비트 게임기 시대를 지나, 32비트 게임기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소니에서 내놓은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과 세가에서 선보인 새턴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죠. 

소니는 닌텐도와 합작으로 슈퍼패미컴 후속 기기를 준비하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어긋나게 되자 독자 개발을 합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PS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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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기억한다면 당신은 당당한 X세대! 

닌텐도와 세가가 양분하고 있던, 혹은 NEC까지 포함해 삼파전 양상이던 콘솔 게임계에 소니가 새롭게 진입한 것입니다. 소니는 매우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시장을 장악했죠. 

PS는 CD를 사용하기에 PS게임 음악도 CD플레이어로 들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PS게임 음악을 따로 CD 트랙에 담는 경우는 찾기 어려웠죠.

왜냐, 게임기 자체의 스펙이 좋아져서 MP3와 같은 압축 음원으로 음악을 저장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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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이 모든 게 용량과의 싸움 

MP3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좋은 성능의 CPU가 필요했고, PS 시대에 와서야 압축 음원을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4채널을 동시에 출력할 수 있는 사운드칩셋의 성능 또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었죠. 

PS는 단순히 CD게임기로 보기보다는 폴리곤을 이용한 3D 그래픽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기기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데요, 이러한 PS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타이틀 중 하나가 바로 PS와  아케이드 버전을 동시에 선보인 ‘릿지 레이서’입니다. 

PS와 아케이드 버전을 동시에 내놓았던 릿지 레이서

릿지 레이서 시리즈는 체감 기기 형태의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이 원작으로,  시리즈의 음악들은 드리프트 위주의 속도감 있는 레이싱과 맞물려 무아지경(!)을 선사하기에 충분합니다. 

이 시리즈는  PS로 릿지 레이서, 릿지 레이서 레볼루션, 레이지 레이서, 타입4 이렇게 총 네 작품이 출시됐습니다. 모두 레이싱을 트랜스 상태로 이끄는 현란한 음악을 선보였는데, 타입4는 앞의 세 작품과는 다른 분위기의 음악을 전면에 내세워 주목받았습니다.

타입4의 오프닝 영상은 국내에서도 유명했고, 국내 가수들이 이를 참고한 뮤직비디오를 선보이기도 했죠. 

화제가 된 릿지 레이서 타입4의 오프닝

어번 스타일을 내세운 릿지레이서 타입4의 음악

닌텐도와 세가는 10여 년 이상 구축해 온 독자적인 라인업이 있었고, 후속 게임기를 낼 때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타이틀의 후속작을 새로운 기기의 스팩에 맞춰 내놓곤 했죠. 

하지만 소니는 PS로 콘솔 게임에 처음 진입해서 경쟁사들에 비해 고유 타이틀의 존재감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남코와 협업해서  ‘철권’ 같은 유명 타이틀의 이식작을 어필했죠. 

철권1남코와 협업해 선보인 철권 

RPG의 경우는 이렇다 할 타이틀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런 면에서 소니의 오리지널 타이틀인 ‘아크 더 래드’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습니다. 

 ‘파이널 판타지’나  ‘드래곤 퀘스트’ 같은 대형 RPG와 비교하기엔  소박한 타이틀이었지만, PS로 만나는 첫 RPG라는 점 자체가 의미있었기 때문이죠. 

퓨전 재즈 음악을 선보인 아크 더 래드

아크 더 래드는 소니 뮤직 소속 아티스트인 안도 마사히로가 음악을 맡았다는 점도 상당히 이색적이었습니다. 게임 음악가가 아닌, 관록의 퓨전 재즈 아티스트가 음악을 맡은 것이죠. 

SSGG퓨전 재즈 아티스트 안도 마사히로 

안도 마사히로가 리더를 맡고 있는 T-SQUARE는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퓨전 재즈 밴드입니다. 아크 더 래드의 음악 또한 퓨전 재즈 스타일에 기반한 것들이 많아서, 이전의 판타지 세계관의 RPG와는 다른 분위기의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아크 더 래드 3 주제가 ‘Way to the earth’

안도 마사히로는 소니의 다른 타이틀의 음악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소니의 가장 유명한 게임 시리즈로 손꼽히는 ‘그란 투리스모’입니다.   

안도 마사히로의 개인 앨범 수록곡인 ‘Moon over the castle’을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주제가로 사용했는데, 웅장한 도입부와 스케일이 느껴지는 기타 멜로디의 이 곡은 시리즈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가 되었죠. 

그란 투리스모의 주제가 ‘Moon over the castle’

아크 더 래드의 히트 이후, PS로도 RPG 타이틀을 선보이는 개발사가 많아졌습니다. 코나미의 ‘환상수호전’은 PS 초창기의 대표적인 RPG 중 하나로, 108명의 동료를 모은다(!)는 컨셉이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1, 2편의 경우 그라디우스 시리즈의 음악을 맡은 것으로 유명한 히가시노 미키가 음악을 맡아 화제가 됐습니다. 

아틀라스는 ‘여신전생’ 시리즈의 파생 타이틀인 ‘페르소나’를 PS로 내놓았고, 남코는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를 발표하는 등, PS는 다채로운 RPG 라인업을 갖추게 됩니다.

‘브레스 오브 파이어’와 같이 SFC(슈퍼패미콤)로 나왔던 타이틀의 후속작을 PS로 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환상수호전 1편의 정통파 음악들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의 주제가  ‘꿈 속에 있는 것처럼’

여신전쟁 : 페르소나2죄 주제가

브레스 오브 파이어 3의 엔딩곡  ‘Pure Again’

PS에는 이런저런 다양한 RPG들이 모이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스퀘어에닉스가 PS에 뛰어든 것이었습니다. 스퀘어가 PS로 내놓은 파이널 판타지 7은 일종의 게임 체인저라 할 수 있었죠.

스퀘어는 파이널 판타지 이외에도 다채로운 타이틀을 PS로 선보였는데, RPG 외 다른 장르의 게임들도 많았던 만큼 음악 또한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코나미 출신의 작곡가 후쿠이 켄이치로가 음악을 맡은  슈팅 게임 ‘Einhander’

전자음악가 RIOW ARAI가 작업한 ‘프론트 미션 얼터너티브’

청명한 음색이 아련한는 ‘듀프리즘’의 다양한 음악들

스트리트 파이터 2 음악으로 유명한 시모무라 요코의 ‘패러사이트 이브’

이토 겐지 특유의 느낌이 확연한 ‘사가 프론티어’의 전투 음악 

프리미엄이 붙어 5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레이싱 라군’ 사운드트랙

릿지 레이서의 호소에 신지가 음악을 맡은 스퀘어의 슈팅 게임  ‘internal section’

스퀘어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쌍계의’ . 첫 필드의 보컬곡이 인상적입니다  

PS 시대에는 이전보다 더 좋은 스팩의 동영상을 출력할 수 있게 되었고, 때문에 오프닝 동영상에 공을 들이는 게임들이 많아졌습니다. 오프닝 동영상은 게임의 첫 인상을 좌우하고, 게임 매장에서 광고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좋았죠. 

3D CG 영상을 보여주거나 애니메이션 혹은 실사 영상을 사용하는 등, 뮤직비디오 형태의 오프닝 영상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유명 가수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현란하고 감각적인 음악으로 임팩트를 주기도 했죠. 

나카마 유키에가 주제곡을 부른 ‘트루 러브 스토리’ 오프닝

PS에서 가장 유명한 오프닝 중 하나인 ‘소울 엣지’

하마사키 아유미가 주제가를 부른 ‘Thousand Arms’

테크노 그룹 ‘덴키 그루브’의 이시노 타큐가 사운드 디렉터를 맡은 ‘공각기동대’

비트매니아로도 유명한 야마오카 아키라의 ‘사일런트 힐’

최근 뜬금 PC 이식 발표를 한 어드벤쳐 게임,  ‘실버 사건’

PS 시대는 SFC 보다 더 많은 게임을 만날 수 있었던, 게임의 황금기와도 같았습니다. 열악한 스팩 때문에 음악 표현에도 제약이 있었던 이전 세대의 게임기들과 달리,  쾌적한 음악 제작 환경이 갖춰진 시대이기도 하죠.

FM 사운드에서 벗어난 새로운 음악들을 대거 선보여서, 게임 음악의 표현이라는 관점에서는 과도기와도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게임의 관점에서도, 그리고 게임 음악의 관점에서도, PS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과 게임 모두 컬트적인 인기를 끈 ‘ MOON’

‘화성 이야기’의 주제가 ‘wing’

‘Primaticalization’ 오프닝 영상 

PS 음악을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인 ‘크로노 크로스’


 

황주은황주은 (AMP 게임디자인팀)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 바람의 나라, 아스가르드, 라테일 등 음악 작곡, 아이온 사운드 디자인. 그리고, 신작에서 이런저런 시도중. 묻어가기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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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음악열전#2 FM 음원의 시대

게임음악열전#3 슈퍼패미컴이라는 신세계

게임음악열전#4 게임 음악을 CD로 듣는다? 

게임음악열전#5 너희가 파이널판타지를 아느냐

게임음악열전 #6 새롭지 않으면 파이널 판타지가 아니다

게임음악열전 #7 음악 게임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