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미스터리 #3 엑스컴 시리즈와 외계인

게임과 미스터리, 3편의 주제는 가슴 떨리는 그 이름(…) 외계인입니다.

SF게임과 외계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데요, 이번 편에서는 ‘못된’ 외계인이 등장하는 대표적인 게임인 엑스컴 시리즈를 중점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 ͡° ͜ʖ ͡°)


나는 살면서 외계인의 존재를 단 한 번도 궁금해 한 적 없다! 아마 이런 분들은 없을 겁니다.

한번 외계인이 있다고 가정하고 이런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외계인은 인류에게 우호적일까요, 아니면 적대적일까요? 외계인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면 한번쯤 답을 제시하게 되는 질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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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리, 난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믿어요 / 멀더, 발 닦고 잠이나 자요 

인간에게 우호적인 외계인을 다루는 작품은 주로 논픽션과 종교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라엘리안 무브먼트가 있죠. (아, 픽션 중에서도 ET처럼 인간의 친구로 나오는 외계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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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 라엘은 외계인 ‘엘로힘’과 6번 접촉했다고 주장합니다 

외계인이 인류를 창조했다고 주장하는 종교 단체 중 가장 유명한 라엘리안 무브먼트. 의외로(?) 성소수자들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퀴어문화제 등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게임에서는 인류에게 적대적인 외계인이 압도적으로 많죠. 그 이유야 쉽죠. 기껏 외계인이 나왔는데 인류랑 친하게 지내고 그러면 별로 게임으로 만들 거리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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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도 로봇형 외계인이죠

그렇다고 외계인을 대상으로 한 미연시를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아예 크툴루처럼 미약한 인간 따위에게는 1도 관심 없는 외계인도 있긴 한데 이건 좀 예외적입니다.

적대적 외계인이 나오는 최초의 게임으로는 ‘스페이스 인베이더(1978)’을 꼽을 수 있지만 여기서 심도있게 다룰 만한 게임은 아무래도… 아닌 거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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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묘한 외계비행선의 묘사를 보라!  ( ゚Д゚)y─┛~~

그래서 ‘엑스컴(X-COM)’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못된’ 외계인들이 잔뜩 나오는 데다가 게임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역작이죠.

1994년에 첫 시리즈인 ‘UFO: 미지의 적’이 나왔으니 벌써 22년이나 됐군요. 엑스컴은 영국의 작은 게임 스튜디오인 미소스 게임즈에서 개발한 SF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UFO: 미지의 적 인트로 영상

스토리라인은 별 게 없습니다. 인트로가 다 보여줍니다. 평화로운 지구에 갑자기 나타난 닌자거북이외계인들! 지구인들은 하나 둘씩 쓰러지고…

그러나 정의의 용사 엑스컴이 있다! 기세 좋게 외계인들을 물리치는 우리 태극엑스컴 전사들!

사실 바로 여기까지만 엑스컴 전사들이 기세등등합니다. 본 게임에 들어가면 압도적인 기술력의 외계인들에게 엑스컴 대원들이 꼼짝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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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컴 시리즈에 등장하는 외계인 섹토이드 

이런 게임들은 보통 대원들을 어떻게 잘 활용하여 적을 압도하느냐가 중요하지만 엑스컴에서는 어떻게 하면 대원들을 가장 조금 죽이면서 한 판 한 판 살아남느냐가 관건입니다.

UFO: 미지의 적 실제 게임 플레이 영상

이런 극악의 난이도 때문에 어린 시절, 필자는 외계인이 나오는 게임이면 무조건 했음에도 불구하고 엑스컴을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지만 꾸준히 외계인들을 때려잡다 보면 조금씩 그들의 기술을 습득하게 됩니다. 그들의 시체를 해부하고 그들이 분실(?)한 무기들을 중국으로 밀반출연구하여 마침내 플라즈마 총으로 외계인들을 때려잡을 때의 그 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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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시겠지만 지구 최강의 전투기 F-22 외계인 고문해서 만든 겁니다

게임 내에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지만 엑스컴은 외계인의 침략에 맞서 지구를 방위하는 국제 기구(?)입니다.

그렇다고 이곳의 수장이 차기 대선 후보라거나 다들 엑스컴 인턴 한 번해서 스팩 쌓으려고 하지는 않지만, 대신 고객(?) 관리는 철저히 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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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고객님은 사랑입니다  ( ͡° ͜ʖ ͡°)~♡

분담금을 내는 국가가 외계인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꾸준히 방어를 해줘야 돈줄이 끊기지 않으니까요.

1편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바로 이듬해(1995년)에 ‘엑스컴: 심해로부터의 공포’가 나옵니다. 부제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번에는 바다에서 싸웁니다.

엑스컴: 심해로부터의 공포 플레이 영상 

하지만 게임 시스템은 크게 변하지 않았죠. 거의 둠1과 둠2의 차이랄까… 그런데 난이도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더 어려워질 게 어딨다고…

엑스컴 시리즈의 급격한 변화는 1997년에 나온 세 번째 시리즈인 ‘엑스컴: 아포칼립스’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래픽도 많이 미려해지고 게임 내 차량 디자인도 레트로 분위기가 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전투도 턴제가 아닌 실시간으로 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죠. (하지만 아무도 실시간으로 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지금도 제 방 어딘가에는 한국 정식발매판 패키지가 있을 것인데…

이후 뜬금없이 슈팅 게임 스타일의 ‘엑스컴: 인터셉터’와 ‘엑스컴: 인포서’가 나왔지만 엑스컴 시리즈 이름에 먹칠만 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거의 10년 동안 엑스컴 시리즈는 침묵을 지켜왔죠.

그러다가 엑스컴 시리즈의 화려한 부활을 알린 리부트 시리즈의 신호탄,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이 2012년에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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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타이틀부터 뭔가 있어 보이죠?

기본적으로는 UFO: 미지의 적 스타일을 차용하고 있지만  연출이나 인터페이스 등을 매우 깔끔하게 잘 다듬어서, 여러 게임 매체에서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되는 등 원작 못지 않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이 리부트 시리즈의 후속작인 ‘엑스컴2’가 나와서 또 호평을 받았죠. 이 게임은 ‘심해로부터의 공포’와는 별 상관 없이 에너미 언노운에서 독자적으로 파생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엑스컴2

크와~~ 내가 바로 뉴비 외계인이다!!

지구는 외계인이 점령했지만 이번에는 저항세력을 지휘하게 하죠.

엑스컴2 공식 트레일러 

엑스컴 시리즈는 미지의 존재인 외계인에 대한 공포감을 십분 활용하여 하나의 멋진 세계를 창조한 게임이자, 리메이크작이 원작 못지 않게 호평을 받은 드문 게임 시리즈입니다.

그런데 비단 엑스컴 시리즈 뿐만 아니라 많은 게임에서 외계인들이 항상 적대적인 존재로 묘사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마음 아픈(?) 일이기도 합니다.

역시사지의 차원에서 미국의 SF채널에서 만든 외계인과 인간의 입장을 뒤바꾼(!) 포스터를 같이 보시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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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도 사람 보고 놀라네요 


김수빈김수빈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GW 베이직으로는 안되길래 책을 보니 C를 배워야 한대서 엄마한테 학원 보내달랬더니 공부나 하라고 해서 포기. 게임 잡지 기자가 되고 싶었으나 게임 잡지들이 하나씩 망하는 것을 목격. 매일 수련을 거듭하고 있으나 나라를 위해 싸우지는 않으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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