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무기 #1 영웅이라면, 로켓!

게임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미션은 적과 싸워 이기는 것입니다. 적을 단숨에 쓰러트리려면 좋은 무기가 필수겠죠? 무기의 성능이 뛰어날수록, 승리를 거둘 확률도 높아지니까요. 

우리는 게임에서 다양한 무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정교하고 과학적인 무기들도 많아서, 현실 속 무기와 게임 속 무기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느낄 때도 있죠. 

‘게임과 무기’ 에서는 이처럼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와, 그 무기들의 역사와 발전 방향 및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사실들을 재밌게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망의 첫 회에서 다룰 무기는 우리를 영웅으로 만들어 줄 무기 중  ‘갑 오브 더 갑’이라 할 수 있는 로켓입니다.  ( ͡° ͜ʖ ͡°)


이것은 화끈합니다. 

이것은 빵빵 터집니다. 

이것은 시원하게 적을 날려버리는 무기입니다. 

이것은 현재 시점에서 지구를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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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름다워…!

이번에 게임과 무기에서 살펴볼 무기는 바로 로켓입니다. 로켓은 대체 어떤 물건이고, 게임 속에서 어떻게 우리의 사랑을 독차지 하게 되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 800년의 역사를 가진 로켓

로켓은 간단히 말하자면 화약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 것입니다. 총알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총알이 탄피에서 화약이 순간적으로 폭발한 힘으로 발사되는 것과 달리, 로켓은 화약을 원통 모양으로 배치한 뒤 이것이 지속적으로 터지면서 추진력을 얻습니다. 

로켓은 복잡할 거라는 편견과 달리 매우 간단한 원리라서, 제작도 쉬웠습니다. 로켓의 기원이 무려 800년 전 중국 송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이 때문이죠. 당시 로켓은 다음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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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과 화살이 결합된 형태의 송나라 시절 로켓  

고대 중국의 로켓 동영상도 보시죠 

즉, 인류가 총이나 대포보다도 로켓을 먼저 만든 셈인데요. 이때의 로켓은 화살에 붙여 스스로 날아갈 수 있게 만든 것으로, 화포와 총이 등장하면서 점차 불꽃놀이 같은 용도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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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용 폭죽은 소형 로켓과 똑같은 원리로 작용한다는 사실! 

미국의 물리학자인 로버트 고다드가 현대적인 액체 로켓을 처음 고안한 이후, 1,2차 세계 대전을 지나 로켓에 유도장치와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과 우주 개발이 시작되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로켓은 게임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며, 또 활약하고 있는지 살펴 볼 차례겠죠? (연재명이 ‘게임과 무기’니까…)

# 게임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로켓들 

로켓을 가장 사랑하는 장르는 역시 FPS, 일인칭 액션 게임이죠! ( ͡° ͜ʖ ͡°)

극한의 반응 속도에 몸을 맡긴 채, 60분의 1초 차이로 생사가 결정되는 사나이들의 게임에서, 펑펑 터지는 로켓 런쳐의 위력은 아주 기가 막히게 스트레스를 풀어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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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런쳐를 든 솔져의 늠름한 모습

밸브의 팀 기반 멀티플레이 게임 ‘팀 포트리스2’에서는, 게임 속 최고의 ‘무대뽀’ 캐릭터 솔져의 주 무기로 로켓 런쳐가 등장합니다. 

게임 영상 속에서 솔져는 자신이 죽인 적군의 머리를 모아놓고 일장 훈시를 하는(…) 정신나간 캐릭터로 그려집니다(사실 팀 포트리스2의 모든 캐릭터가 다 정신이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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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제정신인 사람? (…없네요) 

그의 로켓은 적을 공격할 뿐만 아니라 점프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로켓의 반동을 이용해 점프를 하면 그야말로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죠! 적을 로켓으로 공중에 띄워 무방비 상태로 만든 뒤 공격할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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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느님의 트리플 악셀이  떠오르네요 

제작사는 로켓을 사랑하는 유저들을 위해서 점프 전용 로켓, 적을 죽이면 체력을 회복하는 로켓, 적을 사살할 때마다 탄이 채워지는 로켓 등 온갖 희한한 무기를 갖춰놓았습니다.

액션 게임 ‘데빌 메이 크라이4’에서는 좀 더 혁신적인 로켓 런쳐가 등장합니다. 악마와 싸우는 주인공 단테는 ‘판도라’라는 마계의 무기를 사용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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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평범한(?) 서류 가방처럼 생겼지만…

변신

변신하면 이런 말도 안 되는(!) 무기가 됩니다 

위의 이미지처럼 판도라의 외형은 평범한 서류 가방이지만, 그 실상은 무려 666가지의 형태로 변하는 마계의 무기입니다. 

이중 공중 전차 모드는 사실상 타고 다니는 에너지 로켓 런쳐로, 단테는 360도 전 방향에서 쏘는 로켓 런쳐에 탑승해 온갖 방향으로 적을 공격합니다.

RPG 게임에도 로켓 런쳐는 등장합니다. 핵전쟁이 터진 후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폴아웃 3’에서는 ‘팻 맨’이라는 로켓 런쳐가 등장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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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맨은 사람이 들고 다니는 로켓 주제에 버섯구름을 만듭니다 

핵전쟁으로 지구가 막장(…)이 된 배경답게 소형 핵무기가 난무합니다. 핵로켓이 터진 곳에는 뜨거운 용암처럼 대지가 불타오르고, 버섯 구름이 남습니다.

심지어 폴아웃 3에서는 이걸 다시 한번 개조해서 ‘Experimental MIRV’ 라는 물건을 만드는데요. 무려 핵무기 8발을 한 번에 발사해서 마을 단위의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게임 속에서도 로켓 런쳐를 빼놓을 순 없죠. 워게이밍넷의 <월드 오브> 시리즈와 함께  2차 세계대전 게임의 쌍벽을 이루는 가이진 엔터테이먼트의 ‘워 썬더’에는 ‘M4 칼리오페’라는 차량이 등장합니다.

ㅎㅎㅎㅎ

칼리오페의 로켓탄은 들판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립니다

2차 대전 미군의 주력 탱크였던 ‘M4 셔면(M4 Sherman)’에 로켓 런쳐를 붙인 것인데요. M4 셔먼이야 성능이 별 특출날 것 없는 평범한 전차지만, 이 로켓 런쳐의 위력이 어마어마해서 전장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처럼 게임 속에서 로켓은 다양한 형태로  강력한 위력을 뽐내고 있는습니다. 그중에서 게임 역사에 남을, 가장 사랑받은 로켓은 무엇일까요?

 

#게임 속 로켓의 선구자, 퀘이크 시리즈

사람들의 의견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적어도 게임 속 로켓을 말할 때 하이퍼 FPS의 원조 ‘퀘이크’ 시리즈를 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퀘이크는 1996년에 첫 시리즈가 발표된 1인칭 시점 슈팅 게임(FPS)의 원조 격인 게임으로, 전작인 둠과 함께 3D 그래픽 게임을 대중화시킨 1등 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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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게임이라 그래픽은 좀 (많이)조악합니다 

판타지 세계관과 공상과학 세계관이 뒤섞인 세계에서, 게이머들은 기괴한 괴물들을 상대하는 싱글 플레이 모드와 사람 대 사람으로 싸우는 멀티 플레이 모드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게이머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건 멀티 플레이 모드였습니다. 왜냐, 게임도 혼자 하는 것보단 여럿이 같이 하는 게 재밌잖아요.  (´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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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모여서 해야 제맛이지!  ( ͡° ͜ʖ ͡°)

퀘이크를 하는 사람들끼리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고, 자신의 PC를 차에 싣고 체육관에 모여서 수백 명이 멀티 플레이를 하는 ‘랜 파티’ 라는 문화도 이런 퀘이크의 멀티 플레이 때문에 생겨난 것이었죠. 

퀘이크의 멀티 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가 바로 이 로켓 런처였습니다. 특히 가장 성공한 퀘이크 시리즈인 퀘이크 3의 멀티 플레이에서 로켓 런처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했죠.

로켓 런처를 사용해서 예측 사격을 하고 로켓을 반동을 이용해 점프를 하는 플레이를 통해 사람의 한계를 넘어선(!) 괴물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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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을 매료시킨 로켓 런처의 강력한 화력  

퀘이크3에서의 로켓런처를 활용한 고수들의 플레이는 ‘프렉 무비’라는 영상으로 편집되어 공유되었습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영상을 한 개 준비했는데요, 함께 보시죠. 

퀘이크 고수들의 프랙 무비 보고 가실게요 

지금도 유튜브 등지에서 퀘이크3에서의 괴물같은 로켓 사격 실력을 자랑하는 고수들의 영상이 많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 비정규전을 통해 발전하는 현실 속 휴대용 로켓

그렇다면 게임이 아닌 실제 전쟁에서도 게임 속 영웅들처럼 로켓포를 펑펑 쏴대면서 적을 물리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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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얘네는 왜 ‘로켓단’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켓을 혼자서 맘껏 쏴 제끼는 게임 속 영웅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게임 못지 않은 위력을 과시하는 로켓과, 단 한 발을 발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군인들은 존재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수백 년 동안  로켓을 멀리한 보병이 다시 로켓 무기를 사용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전차의 등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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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 대전에 사용된 전차 

 1차 세계 대전에서 전차가 등장한 이후, 여러 나라들은 보병이 전차를 잡기 위한 여러 수단을 궁리하게 됩니다.

지뢰를 땅에 묻거나, 보병이 전차의 창문 사이를 저격하기도 했죠. 심지어 일본에서는 소총을 들고 총검술로 전차를 상대하는 무술도 등장했습니다. (일본 제국군 수백 명이 헛된 목숨을 낭비했다는 후문이…)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은  나치 독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성형작약탄’ 이라는 포탄에 로켓을 결합해 ‘판저 슈렉’과  ‘판저 파우스트’라는 휴대용 로켓을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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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 가능한 로켓 발사대 판저 슈렉 

이들 중 특히 중요한 것은 바로 1회용 로켓 발사기인 판저 파우스트 입니다. 매우 단순한 구조의 로켓포에 대충 만든 가늠자, 로켓을 조립해 가격이 매우 싸서 대량 생산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위력도 상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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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실용적인 휴대용 대전차 로켓, 판저 파우스트 

판저 파우스트는 전쟁이 끝난 뒤 구 소련의 주목을 받아 RPG-2라는 이름의 대전차 로켓포로 업그레이드됐고, 이것을 다시 개량한 것이 흔히 ‘알라의 요술봉’이라 불리는 RPG-7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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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만 개가 생산된 베스트셀러 로켓, RPG-7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닌 RPG-7 발사 영상

RPG-7은 단순한 구조에 탁월한 성능으로 전세계 반군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개발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경 장갑차나 경 전차를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죠. 

RPG-7 로켓포의 기술은 계속 개량되어 RPG-30까지 등장했는데요. 이 로켓의 경우 본 로켓이 요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미끼 로켓과 세트로 제작되어, 한 번에 두 발의 로켓을 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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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두 발의 로켓을 발사하고, 한발의 미끼 로켓이 적을 교란시키는 RPG-30

미끼 로켓이 요격당하거나 특수 장갑에 닿는 동안, 진짜 로켓이 명중하여 공격한다는 놀라운 개념의 무기이지요. 그야말로 게임 속에서나 볼 법한 로켓이 실전에 등장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과 무기, 로켓 편 재미있게 보셨나요? 다음 편에서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명검을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석대리님_블로그원형프로필김민석 (엔씨소프트 AMP 게임디자인팀) 국방전문기자와 통신원, 국방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다가 게임개발자의 길에 들어선지 5년. 전쟁이 터지면 국방부에서 회사 옥상에 헬기를 보내 저를 데려간다는 소문을 혼자서 퍼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