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음악열전#11 세가, 그리고 세가새턴

게임음악열전, 이번에는 닌텐도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끝없이 도전한 세가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세가에서 선보인 독특한 게임음악의 세계를, 지금부터 만나 보실까요~?  (^。^)ノ


세가의 메가드라이브는 미국에서 제네시스라는 이름으로 발매돼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콘솔 경쟁에서 1인자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세가마크는 패미컴에 밀렸고, 메가드라이브는 슈퍼패미컴에 밀렸습니다. 그만큼 닌텐도의 벽은 너무도 높았죠.

하지만 세가는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1994년 11월, 32비트 시대를 여는 세가 새턴(이하 새턴)을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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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비켜!를 외치며 출시한 세가 새턴 

닌텐도의 슈퍼패미컴은 여전히 잘나가고 있었기에, 닌텐도는 느긋하게 슈퍼패미컴에만 주력하다가 1996년 6월이 되어서야 후속기인 닌텐도 64를 내놓았습니다. 

새턴은 슈퍼패미컴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성능을 지닌 기기였으므로, 32비트 시대에서는 1인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에 밀려서 또다시 2인자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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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에서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

이른바 차세대 게임기라 불리는 PS와 새턴은 스타일 면에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둘다 32비트이고, 3D 그래픽을 선보였으며, CD를 매체로 사용했습니다. 

결국 차이가 난 것은 소프트웨어였습니다. 소니는 처음 콘솔을 내는 거라 이런저런 개발사를 확보하는 것에 주력했고, 전통적인 강호인 세가는 자체제작 소프트가 있다는 게 강점이었죠. 

 PS이 신생 개발사들의 독특한 타이틀과 3D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새턴은  아케이드 타이틀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하게 어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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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의 다양한 타이틀 캐릭터를 총망라.jpg 

세가 이전에는 아케이드 게임의 스펙이 훨씬 뛰어나서, 콘솔로 아케이드를 제대로 이식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래픽 연출이 많이 생략되거나, 혹은 비슷한 듯 다른 타이틀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죠.

하지만 32비트 콘솔 시대에서는 100퍼센트라고는 할 수 없지만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아케이드 게임을 이식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웬일 #꿈만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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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게임을 콘솔로 즐길 수 있다! 

세가는 콘솔에서는 2인자였지만, 아케이드에서는 기술 우위를 자랑하는 1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캡컴, 코나미, 타이토, 남코 등 전통적인 개발사들 또한 아케이드에서 각자의 개성을 보여주며 영역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세가의 경우는 스펙이라는 관점에서 다른 개발사를 압도했습니다. 

세가는 3D 대전 격투 게임의 기반을 쌓아올린 게임이라 할 수 있는 ‘버추어 파이터’를 새턴의 런칭 소프트로 내세우며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버추어 파이터 2의 아키라 메인 테마 ‘Ride The Tiger’

데이토나 USA를 즐길 때 귀에 먼저 들어오는 ‘Let’s go away’ 

세가의 최신 아케이드 게임 뿐 아니라, 전통 아케이드 게임을 완벽하게 이식해서 내놓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고전을 이식한 게임의 경우는 음악을 원곡 그대로 수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편곡 음원을 더하기도 했죠. 

‘OutRun’ 에서 새턴판 편곡을 선보인 ‘Passing Breeze’ 

세가 이외의 개발사들은 PS와 새턴에 동시에 타이틀을 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새턴은 아케이드 이식작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강점이었고, PS에 비해 상대적으로 2D 처리에 유리한 스펙을 갖추고 있었죠. 그래서 아케이드 이식작의 경우 새턴에서 먼저 출시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2D 기반의 아케이드 이식작은 같은 타이틀이라도 PS판에 비해 새턴판이 더 쾌적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두 콘솔을 모두 가진 게이머들은 의식적으로 새턴판을 구입하는 편이었습니다. 

새턴에서만 선보인 슈팅 게임 ‘Metal Black’의 첫 스테이지 BGM ‘Born to be free’ 

압도적인 음악을 선보인 슈팅 게임 ‘Darius 외전’의 첫 스테이지 BGM ‘Visionnerz’ 

탄막형 슈팅 게임의 방향을 제시한 ‘배틀 가레가’ 

아틀라스의 대전격투 게임 ‘호혈사일족’ 의 세 번째 시리즈 ‘Groove on Fight’ 

데이터이스트의 슈팅 게임 ‘SKULL FANG’ 의 첫 스테이지 음악

새턴에는 아케이드 이식작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파이널 판타지의 신작을 PS로 내놓는다는 발표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새턴은 상대적으로 RPG 라인업이 빈약한 편이긴 했죠.

하지만 새턴에는 일당백 타이틀인 ‘그란디아’가 있었습니다. 루나 시리즈의 음악을 맡았던 이와다레 노리유키가 음악을 맡아, 특유의 팝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선보였습니다.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 물씬 느껴지는 그란디아의 음악들

아틀라스는 ‘여신전생 ‘ 시리즈를 기종별로 분리해 출시하는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PS로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페르소나 ‘를, 새턴으로는 전통적인 진 여신전쟁 특유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한 ‘데빌 서머너’ 시리즈를 내놓았습니다. 

페르소나의 경우도 음악이 대단히 인상적이지만, 진 여신전생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데빌 서머너 시리즈의 음악이 더 높은 지지를 받았죠. 

‘데빌 서머너-소울 해커즈’의 메인 필드 음악

새턴에는 TV를 끈 상태로도 즐길 수 있는, 소리만 들으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파격적인 게임도 있었습니다. 

3D 게임 시대의 풍운아였던 이이노 겐지의 ‘리얼 사운드’가 그 주인공인데요.

소리만 들으면서 즐기는 게임이라고 하면 리듬 게임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게임은 인터렉티브 라디오 드라마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화면 없이 소리만으로 몰입감을 극대화시킨 리얼사운드 메인 테마 

새턴은 유난히 특화된 기기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아케이트 이식작, 슈팅 게임, 세가 게임, 혹은 이례적으로 18세 이상 추천 게임의 발매를 허용한(!) 덕분에 나올 수 있었던 일본 성인 게임까지. 다양한 장르에 특화된 기기였죠.

세가 새턴이 바로 그러한 기기였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풍족하게 누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새턴의 게임 음악들을 소개하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공중에 떠있는 기분을 선사하는 ‘팬저 드래군’

‘사쿠라대전’ 오프닝

슈팅 게임에서 RPG의 느낌을 살린 ‘레디언트 실버건’ 

메가드라이브의 인기 슈팅 게임인 ‘선더 포스’ 의 신작

묘한 동작들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센티멘탈 그래피티’  오프닝

소닉의 뒤를 잇는 차세대 프랜차이즈가 되지는 못했던 ‘나이츠’

하지만 주제가는 남았습니다


황주은황주은 (AMP 게임디자인팀)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 바람의 나라, 아스가르드, 라테일 등 음악 작곡, 아이온 사운드 디자인. 그리고, 신작에서 이런저런 시도중. 묻어가기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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