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무기#4 생활용품의 기막힌 변신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와, 그 무기들의 역사와 발전 방향 및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사실들을 소개하는 ‘게임과 무기’입니다.

4편에서는 “아니 저런 것도 무기가 될 수 있단 말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생활용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게임 속 기발한 무기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 ͜ʖ ͡°)


무기의 사전적인 정의는 ‘전쟁이나 싸움에 사용되는 기구를 통틀어 이르는 말’ 입니다. 즉, 인간이 싸우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장비가 바로 무기라고 할 수 있죠. 

거꾸로 말하면, 인간은 싸우기 위해 거의 모든 도구를 무기로 사용하는 비범한 재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죽창

요즘 인터넷상에서 가장 각광받는 무기는 이거죠 

특히 게임 속에서는 불가능한 무기가 없습니다. 칼이나 총, 미사일과 로켓, 전투기와 탱크 처럼 일반적인 전쟁 무기만 나오는 게 아니죠.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미디어가 게임인 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한 무기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비록 리얼리티는 떨어지지만(…) 상상력 만큼은 갑이라고 할 수 있는, 생활용품과 무기의 만남을 다뤄보겠습니다. 

 

#포장지부터 토스트까지, 손에 집히는 건 모두 무기 

액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본> 시리즈의 주인공 제인슨 본은,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은 상태로 적에게 쫓깁니다.

적이 누구이며,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제이슨 본은 본능적인 감각으로 적을 무찌르며 자신의 존재를 알아가는데요.

흔한 칼 한 자루 없이 적과 대치하면서, 그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무기로 활용합니다. 책, 볼펜, 심지어는 수건을 사용해서도 싸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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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용품 액션이라고 들어는 봤나  #볼펜은_흉기

제이슨 본처럼, 게임 속에서도 온갖 생활용품을 무기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FPS 게임 ‘팀 포트리스2’에서 활약하는 캐릭터들이 대표적이죠. 

정찰병 캐릭터 ‘스카우트’의 대표 무기는 스캐터건이지만, 이 외에 얼린 고등어, 지팡이 사탕, 야구 배트, 요상하게 생긴 부채, 심지어 쓰고 남은 포장지까지 동원해서 적을 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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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린 고등어에 맞으면 무척 아프겠죠?

근접 무기 중에는  잘리고 썩은 스파이의 오른팔도 있습니다 #시연연상 

무시무시한 공격수인 ‘솔저’와 ‘파이로’는 한 덩치하는 캐릭터이니만큼 주로 건설 장비를 무기로 활용합니다. 

야전삽과 도끼는 물론이고, 곡갱이와 해머 등 진짜 무기로 쓸 수 있을 법한 물건부터 쇠스랑, 우편 보관함, 네온 싸인 안내판 등…눈에 띄는 건 그냥 바로 뜯어다가 휘두르는 지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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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 Train 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의 이 무기는 대못 박힌 각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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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기의 이름은 Back Scratcher, 즉 효자손 이네요

#이걸로_등긁으면_어찌되나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주먹질이 주특기인 근접 공격 캐릭터 ‘헤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토스트를 양손에 끼우고 공격을 하죠. 

이 정체 불명의 무기는 ‘깨무는 토스트’ 라는 뜻의  ‘bread bit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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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무는 토스트 맛 좀 볼텨? 

캐릭터들이 휘두르는 무기들이 다 이 지경이니, 이쯤되면 렌치로 공격하는 ‘엔지니어’ 같은 캐릭터는 매우 멀쩡한 정상인처럼 보입니다. 

오스카 동상이나 철도 신호등을 무기로  쓰는 것에 비하면 확실히 정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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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동상으로 적을 내리치면 적이 오스카 동상으로 변합니다

대체 어떤 것까지 무기로 쓸 수 있는 건지…이쯤 되면 제이슨 본이 형님 이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 게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무기, 크로우바 

이렇듯 온갖 황당한 생활용품이 무기로 변신하는 와중에, 이번엔 게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무기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생활용품을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2004년에 출시한 전설적인 FPS 게임 ‘하프 라이프’의 주인공, 고든 프리맨의 대표 무기인 ‘크로우바(쇠 지렛대)’ 입니다. 

크로우바는 비디오 게임에서 가장 유명한 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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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 싸워야 하는데 무기는 쇠꼬챙이 하나뿐 

건설 현장이나 군대에서 흔히  “빠루”라는 비속어로 쓰이는 크로우바는 원래 일종의 거대한 장도리입니다.

못을 뽑아야 하는데, 장도리보다 큰 못을 뽑는 것에서 시작했다가, 점점 더 그 사용법이 확대되었죠.

현재는 소방용 구조 장비로 쓰거나 목재 건축물을 부수는 등의 건축 해체용으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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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리 액션의 원조는 여기 있었네요 #올드보이 #2003년작

하프 라이프의 MIT 풋내기 박사 고든 프리맨은, 이 평범한 도구인 빠루로 그야말로 지구를 구해내고 외계인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됩니다. 

어떻게 쇠 꼬챙이 하나로 외계인을 무찌를 수 있냐구요? 그 해답은 프리맨이 입은 특수 작업복인 ‘HEV(Hazardous EnVironment Suit)’에 있습니다.

특수 작업복의 힘을 빌리면 외계인들을 조각내는 데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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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입으면 쇠꼬챙이 하나로 외계인 섬멸 가능! 

물론 하프 라이프 1편과 2편에서 고든 프리맨은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더 좋은 무기를 얻긴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머리를 습격하는 외계 생명체인 헤드 크랩을 조각내는 크로우바의 경쾌한 타격감(!)은 게이머들에게 큰 인상을 남겨서, 지금도 게임 역사상 최고의 무기로 손꼽히고 있죠.

다음 편에서는 전문가의 손길이 들어간 예체능 무기(?)의 위력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김민석대리님_블로그원형프로필김민석 (엔씨소프트 AMP 게임디자인팀) 국방전문기자와 통신원, 국방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다가 게임개발자의 길에 들어선지 5년. 전쟁이 터지면 국방부에서 회사 옥상에 헬기를 보내 저를 데려간다는 소문을 혼자서 퍼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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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무기 #3 방어를 책임지는 갑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