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게임 #13 인생은 한 방, 철권

게임회사 사람들이 꼽는 ‘내 인생의 게임’은 무엇일까요?

내 인생의 게임, 이번에는 20세기 소년들이라면 누구나 매료당했던 바로 그 게임!  ‘철권’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철권을 통해 인생은 한 방(…)이라는 귀한 교훈을 얻었다는 아이온사업팀 안진호 과장의 사연을 들어보실까요~?  。゚+.( °∀°)゚+.゚


20세기 소년(일부 소녀)들은 어릴 적 학교를 마치거나 학원을 빼먹고 어김없이 들르는 장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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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때로는 일탈을 하고 싶다.jpg

약간은 어두컴컴한 조명에, 가끔은 무서운 형아들이 자신들을 위해 불우이웃 돕기(?)를 강요했던 그곳.

부모님은 가지 말라고 극구 만류하시니 청개구리처럼 더욱 가고 싶었던 그곳, 바로 오락실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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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넘나 추억돋는 것! *ㅁ*

필자는 초딩 때부터 언제나 트렌드를 중시(…)했기에, 유행의 중심인 오락실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자 마음의 안식처였다. 

다만 한 판에 1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으로 인해, 최대한 오래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찾는 게 관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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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는 이런 치트키를 사용하기도 ( ͡° ͜ʖ ͡°)

하지만 이런 소비 패턴을 뒤집는 시대가 도래하고 말았다. 

모두 100원으로 시작하지만 이긴 사람은 계속, 진 사람은 게임 오버라는 극단적이고 심플한 룰의 대전 게임이 오락실의 대세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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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게임의 원조 스트리트파이터2(좌)와 전성기를 열어준 킹오브파이터즈 시리즈(우)

잘하는 사람은 100원으로 무한정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못하는 사람은 1~2분 안에 끝나 버리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 

그런 냉혹한 승부에 매료당한 게임 키드들이 열광한 게임이 하나 있었으니, 영어로 파이터만 외치던 게임과 다른 명쾌한 제목의 게임 ‘철권’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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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 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많았다는!  

철권은 제목 그대로  ‘쇠주먹’이라는 뜻이다.  거 참 사나이다운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게임은 멀리서 장풍만 쏘며 견제하던 당시 격투 게임과는 차원이 달랐다. 주먹으로 치고 받는 격렬함과 붕권 한 방에 상대를 화면 저 멀리 날려 버리는 호쾌함이란!  

리얼리티와 비현실이 “공기 반 소리 반”처럼 잘 믹스된 게임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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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봐도 뭔가 무섭고 박력 넘치는 캐릭터 화면

100원을 걸고 승자가 독식하는 대전 게임은 많았지만, 철권은 말 그대로  ‘인생은 한 방’이라는 위험한 인생관을 형성할 만큼 한 방이 매서운 게임이었다. 

물론 지는 사람 입장에서는 띄우기 한 번에 레버를 놓고 허탈함을 느껴야 하는 참 한 방이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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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 뭐 이런 게임이 다 있어! =ㅁ= 

초풍신 한 번 잘못 맞으면 체력 게이지가 바닥날 때까지 계속 맞아야 하는 공중 콤보에, 막을 줄 모르면 눈 뜨고 당해야 하는 10단 콤보.

게다가 한 방에 역전이 가능한 가드불능 초필살기까지…철권은 유난히 역전 요소가 많은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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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만 맞고 시작하자, 한 방만!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초창기 철권은 한 방에 게임이 끝나 버리는, 밸런스가 아주 엉망인 게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밸런스가 엉망이면 어떠리…승부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으면 그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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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짜릿함이란…넘나 중독적인 것 

고수들의 살벌한 플레이가 펼쳐지는 철권이지만 의외로 초보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그 이유는 여타의 격투 게임들과 달리 기술을 모르고 그냥 막 누르는 플레이를 펼쳐도 승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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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브라질 무술 ‘카포에라’로 초보도 고수로 만들었던 에디 고도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밸런스가 높아지고, 2D 게임과는 사뭇 다른  3D 격투 게임 철권 만의 매력도 무르익어갔다. 

때리면 막고, 막으면 잡고, 잡으러 오면 때리는 가위바위보. 거기에 앉거나 횡 이동, 혹은 스텝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입체적인 공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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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위바위보는 아니지 말입니다 

철권이 가장 꽃을 피운 시기는 역시나 ‘태그’라고 불렸던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인 ‘2VS2’ 였다. 

실시간 태그매치라는 신선한 시스템에, 역대 가장 많은 캐릭터를 선보여 캐릭터 조합만으로도 설레고 즐거운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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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수많은 캐릭터 중에 대부분 좋은 캐릭터만 고르곤 했죠 

3편에 와서 철권다운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그 다음 편인 태그에 와서 여러 시스템이 꽃을 피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공중 콤보는 더 화려해지고, 태그 잡기와 태그 콤보 등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다양한 시스템이 재미를 더해 주었다.

철권 태그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새로운 시스템으로 변화를 시도했던 4편은 철저히 외면을 받고, 5편은 다시 태그 시절 콤보와 시스템으로 돌아와 그 인기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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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은 좋아졌지만 철권 특유의 통쾌함이 사라져 실패한 철권4

어느 동네나 한 명쯤은 철권 고수가 있었고, 그런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일명 ‘배틀’ 이라는 형태의 오락실 탐방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철권이 유행했던 그때 그 시절부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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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동네에서는 알아주던 시절도…

그러다 보니 게임이 격해지고, 플레이어들 사이의 감정이 격해지는 건 당연했다.

많은 청춘들이 때로는 서로의 부모님 안부를 물어가며(…) 게임이 현실로 이어지는 리얼 철권을 경험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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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비 쓰지 말라고!

오락실에서, 컴퓨터가 아닌 사람들과 진검 승부를 겨룬다는 측면에서 철권은 그 어떤 게임보다 스릴과 한 방을 경험하게 해 준 게임이었다. 

2000년 중반 이후 오락실이 많이 사라지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철권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철권은 최근 e스포츠화되어 지속적으로 세계 대회가 열리는 게임으로 발전해 그때 그 시절의 흥분을 되살려 주고 있다. 

철권은 한 방, 인생은 한 방이라는 것을 보여준 명 경기(2:35초부터)

철권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올해로 어느덧 23년이 되었다. 

조만간 철권 최신작이 PC와 콘솔로 이식된다고 하니, 추억의 고수들과 그 시절 파이터들을 온라인에서 좀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캡처

23년의 변화가 느껴지시나요? 같은 캐릭터입니다 ㅎㅎ 



원형프로필안진호
게임과 고기 그리고 알코올을 너무도 사랑하는 남자, 게임의 재미는 맛과 같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맛있는 게임, 맛있는 맛집을 찾아다니며 사업 아이디어를 찾는다고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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