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신화 #4 동양 신화와 환생

 게임의 신화적 요소를 요모조모 파헤치는 ‘게임과 신화’! 
 
4편에서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주목받고 있는  ‘환생’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한국 신화를 비롯한 동양 신화와 게임의 세계를 조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 ͜ʖ ͡°)


페북썸네일-게임과-신화
 
지난해 말부터 주말이면 기다려지는 드라마가 하나 있었습니다. 다들 충분히 예상하시겠지만,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매력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도깨비>입니다.
 
저승사자나 도깨비 같은 다소 올드하게(?) 느껴지는 한국 신화를 현대적으로 차용했다는 게 매우 새로웠고, 또 그게 매우 설득력있게 그려졌다는 것도 경이로웠죠.
 
사실 처음 시놉시스를 접했을 땐 까딱하면 우뢰매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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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매가 될 수 없는 환상적인 조합  #공유_더하기_이동욱 
 
한국 신화를 차용한 드라마를 보며 이처럼 우리 신화를 소재로 한 게임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혹시나 했던 게 역시나…한국 신화를 배경으로 한 게임은 거의 없다시피 하더군요.
 
그나마 대표적인 무협지 작가인 야설록 선생이 2006년부터 의욕적으로 치우 신화 등을 차용한  ‘패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개발해 2010년에 선보였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단 1주일 만에 서비스가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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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주일 만에 사라진 비운의 게임이여…!   (´д`、)
 
다시 드라마 얘기로 돌아가서 , <도깨비>의 인기 비결 중 하나로 전생에서  현생까지 이어지는 저승사자 왕여와 써니의 로맨스를 꼽을 수 있는데요. 
 
시청자들로 하여금 저런 로맨스가 혹시 나에게도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로맨틱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죠. #대리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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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그나저나 현생에서 모쏠인 사람들은 전생에도 모쏠이었을까요? 
 
 가끔 우리는  ‘어라, 이거 언젠가 이렇게 똑같은 상황을 겪었던 것 같은데’ 하는 데자뷔를 느끼곤 합니다.
 
전생을 믿는 사람들은 그런 데자뷔가 전생에서 겪었던 것을 현생에서 다시 겪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환생의 개념은 인도의 종교(자이나교, 힌두교, 불교, 시크교 등)와 신화에서 가장 두드러집니다.
 윤회도
 
결국 인생은 돌고도는 것 #윤회도 
 
업보(카르마)라는 개념을 통해 현생은  전생에 내가 쌓은 업보로 인한 것이며, 현생에서 잘하면(?) 다음 생은 더 나아진다는 관념은 지금도 인도인들의 마음 속에 생생히 살아 있죠. 
 
고대 켈트족들도 영혼은 불멸의 존재이며, 사람이 죽으면 다른 몸으로 들어가 다시 태어난다는 비슷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갈리아 전기>에서 이러한 믿음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없애서 강력한 용기를 만든다(!)는 매우 실용주의적인 관점의 기술을 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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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알고 싶지 않은 전생도 있습니다 
 
고대 문명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환생을 믿었습니다. 플라톤이나 피타고라스 같은 위대한 철학자들도 환생을 언급했죠.
 
하지만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구원’의 개념이 환생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근원이 같은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환생을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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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흙이 된다고 믿죠 
 
우리에게 친숙한 불교는 앞서 언급한 인도의 종교이다 보니 윤회론 등의 잘 짜여진 환생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티벳 불교는 환생이 핵심 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티벳의 정치적,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환생을 통해 대를 잇기 때문이죠. 
 
현재 달라이 라마(14대)가 세상을 떠나면, 서열 2위급의 지도자인 판첸 라마가 그가 환생한 존재를 찾아가 달라이 라마로 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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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달라이 라마
 

그런데 역시 달라이 라마…라서일까요, 달라이 라마의 환생 방식은 일반적인 사람과는 사뭇 다릅니다. 

티벳 승려들은 ‘포와’라는 명상기술을 연마하는데, 이를 사용해서 원하는 신체에 정신을 옮길 수 있다고 합니다.

원하는 몸으로 정신(영혼)을 옮길 수 있다는 개념은 1999년, 세기말 분위기를 타고 출시한 어드벤처 게임 ‘오미크론: 노마드 소울’에서 구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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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낯익다고요? 지난해 고인이 된 데이빗 보위입니다
 

데이빗 보위는 세기말의 전도사 답게 게임 컨셉을 무척 마음에 들어해서, 게임 OST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게임에 직접 출연하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티벳 불교와는 전혀 다른 미래  도시가 배경이지만, 주인공은 원하는 몸으로 정신을 옮길 수 있습니다.
 
중간에 주인공이 죽으면 다른 캐릭터로 환생하는 것도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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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몸을 고르시오  #선택장애 
 
 오미크론은 기본적으로는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상황에 따라  FPS 스타일이 되기도 하고 철권 같은 대전 액션 게임이 되기도 하는 독특한 게임입니다.
 
 이런 특이한 컨셉 때문에 게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렸죠. 
 
천국과 지옥, 환생의 개념을 부각시킨 또 다른 게임으로는 1996년에 출시한 루카스아츠의 숨은 걸작 ‘애프터라이프’ 가 있습니다.
 
이 게임은 심지어 심시티 스타일(!)입니다.  우리의 임무는 천국과 지옥을 건설해서 잘 경영(…)하는 것이죠. 
 

96년작이라 그래픽이 다소 옛스러운 건 감안해 주세요 

어느 외계 행성에서 죽은 사람들이 우리의 사업장(?)으로 옵니다. 이곳에서는 영혼을 처리하는 일을 하는데요. 

영혼 처리 방식이  꽤 민주적(?)이라 사후 세계가 있다고 믿으면 보내주고 아니면 안 보내줍니다. 

그리고 환생을 믿으면 일단 사후 세계로 보낸 뒤에 환생을 시켜드리죠. 안 믿으면? 그냥 사후 세계에서 지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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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처리하는 사업장. 꽤 아기자기하죠? 

여기서는  아무도 사후세계를 믿지 않으면 게임오버가 됩니다. 정말 특이하죠? 

죽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다 보니, 전쟁이 나거나 역병이 돌면 우리 사업장은 그야말로 ‘대박’이 납니다. 

재앙이 발생하면 할수록 게이머들의 입가에 미소가 걸리는 거의 유일한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과 신화, 이번에는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환생을 테마로 한 게임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도 따끈한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김수빈김수빈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GW 베이직으로는 안되길래 책을 보니 C를 배워야 한대서 엄마한테 학원 보내달랬더니 공부나 하라고 해서 포기. 게임 잡지 기자가 되고 싶었으나 게임 잡지들이 하나씩 망하는 것을 목격. 매일 수련을 거듭하고 있으나 나라를 위해 싸우지는 않으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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