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게임#17 EZ2DJ

게임회사 사람들이 꼽는 ‘내 인생의 게임’은 무엇일까요?

세기말 오락실 전성시대를 이끈 리듬게임, EZ2DJ 에 얽힌 추억담을 이진영 대리가 전합니다.  ٩(๑•̀o•́๑)و


EZ2DJ로 말할 것 같으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동네 오락실을 주름잡은 리듬 게임입니다.

그때 동네 오락실, 일명 아케이드 센터의 인기는 대단했죠. 그때 언제나 오락실 한 쪽을 시끌벅적하게 달군 게임이 바로 EZ2DJ였습니다.

오락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EZ2DJ #추억소환

왜 EZ2DJ냐구요? 매우 간단합니다.  Easy to DJ 라는 문장을 줄인 것이지요.

이름 그대로 이 게임은 마치 게이머가 DJ가 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턴 테이블을 돌리고, 음악에 맞춰 건반을 치다보면 멋들어진 음악이 완성(!)되는 것이 이 게임의 매력이죠.

게임을 하는 상상 속 내 모습, 하지만 현실은? 

EZ2DJ를 처음 플레이했을 때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킹오파, 던전앤드래곤즈, 천지를 먹다 등 기존 오락실 게임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죠.

EZ2DJ는 의자에 앉아서 레버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 기계 앞에 서서 음악을 맞춰 턴 테이블을 돌리고 페달을 밟는, 매우 역동적인 게임이었습니다.

플레이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시선도 오락실 게임만의 묘미! 

당시 EZ2DJ를 비롯해  DDR, PUMP IT UP, Drum Mania 등의 리듬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오락실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역동적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오락실 게임은 이제 단순한 게임이 아닌, 하나의 동호회 활동으로 발전하게 되었죠.  그 이면에는 인터넷 보급이라는 시대적 배경도 한몫을 했습니다.

너와 나를 이어준 매개체, 인터넷 

인터넷을 통해 만난 게임 동호인들은 자신들의 동네를 넘어서 각자의 동네로  ‘원정’을 떠나곤 했습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필자도 EZ2DJ 동호회에 가입 후,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큰 물(?)에서 놀면 실력이 늘 수 밖에 없듯이, EZ2DJ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동네 고수는 가라! 이 정도는 돼야 #전국구 #고수인증 

필자는 단순한 동네 고수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EZ2DJ 고수들을 만났고, 그들과 대결(?)하며 실력을 키워 나갔습니다.

공부는 당연히 뒷전!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그 시기에는 캠코더, 디카, MP3 플레이어 등 디지털 제품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자신이 EZ2DJ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거나 음원을 녹음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거죠.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고 증명하기 위해 사람들을 영상을 찍고, 이를 인터넷에서 공유했습니다.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나♪ 나야나 ♬

EZ2DJ 동호회에서는 당시 ‘전국 랭킹’ 이라는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서 게임의 인기를 더욱 높였습니다.

게임 개발사 amuse world는 이런 움직임을 빠르게 캐치하고, 게이머들 간의 경쟁을 부추기기 위해 ‘곡 별 랭킹’ 시스템을 도입했죠.

100곡이 넘는 다양한 음악들이 각각의 순위에 랭크되었고, 필자를 포함한 수많은 게이머들은 전국 1등을 목표로 수많은 돈을 투자해 연습을 했습니다.

당시 동호회 사람들 왈, 오락실만 안 갔어도 외제차 한 대는 뽑았을 거라고 ^^

이렇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EZ2DJ의 인기에도 제동이 걸리게 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PC방이 보급되면서 오락실의 침체기가 온 것이었죠.

인터넷 동호회에 힘입어 성장했던 EZ2DJ는,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의 발전으로 성장한 PC방에 의해 발목을 잡히게 됩니다.

오락실을 향한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끊기면서, EZ2DJ도 황금기를 지나 쇠퇴하게 되었죠.

정말 하얗게 불태워 버렸습니다… #힘을내요 

하지만 2000년대 초반,  EZ2DJ 초기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진들이 의기투합해 선보인 DJ MAX Online가 또 한 번의 큰 히트를 거두게 됩니다.

DJ MAX는 PSP 버전으로 DJ MAX Portable 시리즈를 출시해 리듬 게임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죠.

EZ2DJ와 형제 같은 느낌의 DJ MAX Online

당시 대학 신입생이었던 필자는 여전히 EZ2DJ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는데요.

동호회 회원의 소개로 DJ MAX Portable 2의 개발에 테스터로 참여하는 영광을 맞보기도 했습니다!

내 이름 찾으려고 게임 타이틀 끝까지 다 봤던 기억…

하지만 직접 턴 테이블을 돌리고 페달을 밟는 그 느낌을 오락실이 아닌 PC와  PSP로는 100퍼센트 충족시킬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Beatmania 시리즈로 유명한 KONAMI 사로부터 특허침해에 대한 소송에 패소하면서 EZ2DJ는 더 큰 위기를 맞게 되죠.

그렇게 오락실에서 EZ2DJ신작을 더 볼 수 없을지 실망하던 때, EZ2DJ는 EZ2AC(아마 이지 투 아케이드 같습니다…)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오락실에서 부활에 성공하게 됩니다.

EZ2AC의 번창을 응원합니다! (ง •̀_•́)ง

비록 예전과 같은 인기는 아니지만,  학창 시절의 추억을 함께한 게임을 여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다들 학창 시절 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하나씩 있을 텐데요. 필자에게는 EZ2DJ가 그 잊지 못할 추억이자, ‘내 인생의 게임’입니다.


 

이진영 언젠가는 오락실 주인이 되고 싶은 겜 덕후. 오락실의 화려한 부활을 꿈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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