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아재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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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아재 이야기 # 1]

3년 전, 한 게임 회사가 프로야구단을 만들었습니다. 야구 게임이 아니라 진짜 프로야구단이었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죠. ‘야구단은 대기업이나 되야 운영하지’, ‘유지가 얼마나 되겠어?’, ‘얼마나 잘 하나 보자’ 등등.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습니다. 9구단으로 승인을 받아 퓨쳐스리그에서 1년을 보낸 그 구단은 2013년, 마침내 1군에 합류하게 됩니다.  기존 구단에서 선택 받지 못하거나 방출된 선수들의 드라마를 쓰자면 한도 끝도 없고, 오래도록 발목을 잡은 연고지 문제까지 겹쳐 게임 회사의 신입 야구단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습니다. ㅠㅠ

그런데 계속 보고 있자니 이 구단, 좀 잘합니다. 아니 엄청 잘해… 1군 데뷔 2년차에 가을야구를 맛보. 구단주는 이미 스스로 ‘야빠’임을 인정했으며, 희대의 명장이라는 감독과 코칭스텝이 만났습니다. 선수들은 1루까지 걸어나가는 일이 없고 그라운드에 몸을 내던지는 호수비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전설로 통하는 ‘마산아재’들이 응원석에서 보내는 힘찬 지원사격까지. 올해 다이노스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것은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한국 프로야구계에서 ‘마산아재’라는 말은 단순히 마산의 성인 남자 관중을 의미하지 않지요.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적극적이고, 거칠었던 마산의 야구팬들. 그러나 그들은 이제 NC다이노스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고, 여전히 그들은 스스로를 마산아재라 부릅니다. 하지만 NC와 함께 하는 마산아재는 더 이상 공포의 이름이 아닙니다. 1군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마친 지금, 마산아재는 엔씨소프트와 다이노스가 득템한 가장 소중한 보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올해의 야구는 모두 끝이 났지만 NC다이노스의 도시 마산은 일 년 열두 달이 뜨겁습니다! 2014년, 유독 주목받은 이 열정 넘치는 도시에서 다이노스 팬들의 이야기를 듣고 왔어요. 엔씨소프트가 만난 다이노스와 다이노스 사람들의 이야기.


 #1 – ‘주니어 랠리 다이노스’  가족

야구장 덕분에 부녀 사이가 달라졌어요

치어리더를 ‘야구장의 꽃’이라고 한다면 NC다이노스의 홈 마산야구장의 꽃은 ‘랠리 다이노스’일 것입니다. 뜨겁고 따뜻한 우리의 응원단장 임태현을 중심으로 국내 최고의 치어리더 김연정 등이 모여 선수 못지 않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죠! 하지만 마산구장에는 또 다른 랠리다이노스가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다이노스 유명인사가 된 주니어 랠리다이노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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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여자 아이 셋으로 구성된 주니어 랠리 다이노스, 끼가 예사롭지 않습니다=ㅁ= 맞춰 입은 유니폼부터, 지치지도  않고 경기 내내 펼치는 춤사위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야구장에서 만나 친해졌다는 홍지민(10세), 윤가영(11세), 이유빈(11세)은 이미 다이노스 홈페이지, 마산 지역방송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이름을 톡톡히 알린 마산야구장의 인기스타죠. 이들은 어쩌다 야구장에 와서 응원 동작을 따라하다 주니어 랠리 다이노스가 되어버린 것일까요…? NC다이노스의 희로애락을 모두 함께 했다는 주니어 랠리 다이노스의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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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빈 (좌측 상단) / 윤가영 (우측 상단) / 홍지민 (좌측 하단) 

 

 나는 갈아탄 팬이다!

* 원래부터 야구를 좋아했나? 다이노스 팬이 된 계기는?

홍성용(이하 홍) : 마산중학교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롯데를 응원했으니 꽤 오래 됐지요. 롯데는 마산구장에서 1년에 3-4게임 정도를 치렀는데 꼭 장마철에 경기를 잡았어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예전 마산구장은 비가 조금만 내려도 경기가 취소되곤 했어요. 그래서 마산에서 롯데 경기를 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1년을 기다려야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NC다이노스가 창단을 한 거죠. 내 고향에 구단이 생기니 당연히 응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윤재성(이하 윤) : 저는 원래 삼성 라이온스 팬이었어요. 한번은 삼성과 NC의 경기가 마산에서 열렸는데, 그 때 아이와 함께 3루에서 경기를 보고 있었거든요. 근데 1루에서 응원하고 있는 NC다이노스 응원단과 팬들의 모습이 재미있어 보이는 거에요. 호기심에 아이와 함께 놀러 갔죠. 처음 다이노스 응원문화를 접하고 정말 충격을 받았거든요.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고 다들 하나가 되어 움직이니 정말 재미있고 좋았어요. 특히 아이가 정말 즐거워하더라고요. 그게 시작이 됐죠.

정하경(이하 정) : 저는 신랑이 야구를 좋아해서 그냥 따라다녔어요. 그러다가 덩달아 팬이 됐죠. 생각해보면 보통 가족들이 다 함께 즐길만한 것들이 별로 없잖아요. 특히 아이들이 클수록 가족이 같이 뭔가를 같이 한다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야구장에 와보니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똑같이 즐길 수 있는 거에요. 아이들과 이야기할 거리도 많아졌죠. 그러다 보니 자꾸 야구장에 가게 되고, 저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팬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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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용 씨의 응원 모습 (TV 화면에 잡힌 모습을 보신 분들도 많을 듯)

특명, 치어리더의 배꼽을 가려라

*야구팬들에게는 마산아재 소문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이 때문에 마산을 두려워하는 팬들이 꽤 있다고 들었는데, 마산야구장이 다른 곳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지?

홍 : 창단 초반 치어리더가 배꼽이 보이는 옷을 입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구단주님이 굉장히 노하였다는 소문을 들었죠. 치어리더가 배꼽을 드러내지 않는 구단은 우리가 유일할 거에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NC다이노스의 문화입니다. 그리고 마산시민 모두가 이 문화를 사랑하며 즐기고 있죠. 작년에 뽀로로 친구 크롱이 FA를 통해서 입단을 했어요. 2살 어린이들도 야구장 오면 좋아라 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아이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율동식 응원을 해요. 가족구성원 중 누구도 소외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율동으로 응원을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난다니까요?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마산아재가 존재할 수 있겠어요. NC다이노스 덕분에 마산이 따뜻한 도시가 됐어요. 이제는 팬들 스스로 안전지킴이가 되고 원정 팬이 오면 오히려 챙겨줍니다. 우리만의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 같아요. 가족 중심이라는 새로운 마산아재가 등장한 거죠.

윤 : 다이노스에서 여러 가지 놀거리를 준비 많이 했고, 그러다 보니까 가족끼리 야구장에 오게 되고, 가족들과 함께 있으니까 예전의 거칠었던 마산아재의 모습이 없어진 것 같아요. 애들 앞에서 거칠게 할 수 없으니까요. 맥주 한잔을 마시더라도 주의하게 되더라고요. 아마 지금까지 예전의 마산아재와 같은 분들이 있었다면 우리가 막았을 거에요. NC다이노스 팬들은 하나라는 생각을 모두가 하고 있고 마산구장의 분위기를 정말 아끼고 있거든요.

정 : 야구장 캠핑이나 투어 같은 이벤트도 그렇고, 그라운드를 한 번 뛰어보는 일이나 선수들과의 스킨쉽 기회 등… 아이들의 놀거리가 아주 많아요. 엔씨가 확실히 그런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 같아요. 이렇게 발전되면 나중엔 야구 테마파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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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침없이 가자, 우리-가족

*주니어랠리다이노스는 그러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한 것인가?

홍 : 아이들과 야구장을 자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 졌어요. 처음에는 아이들끼리 친해졌고 복도에서 같이 응원연습하고 그러다가 팀이 되었어요. 구단 홈페이지에 사진이 올라간 것이 계기가 되어 아예 ‘주니어 랠리다이노스’로 결성해 버렸습니다. 지금은 가족들끼리 전부 친해져서 밥도 먹고 여행도 가고 그렇게 지내요.

정 : 요즘에는 아이들이 유명인사가 된 것 같아요.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분들도 많고요. 우리 애는 나중에 치어리더 되고 싶다고 할 정도니까요. 동영상 매일 다운받아 보고 집에서 연습 하고 아주 난리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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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간에 야구장에 와서 좋은 점이 있다면?

홍 : 저는 아이들이 셋인데 둘째가 우울증이 약간 있었어요. 혼자 끙끙 앓고 자주 울고요. 근데 야구장에 오기 시작하고서는 성격이 180도 바뀌었어요. 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응원하면서 성격도 많이 밝아지고 자신감도 많이 붙은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두 명의 주니어 랠리다이노스 멤버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생각해보면 NC다이노스에 고마운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 같네요.

윤 : 아이들 스스로 야구장 오는 걸 정말 좋아해요. 야구장에 간다고 하면 자기들끼리 연락해서 옷이랑 신발도 맞추고 율동도 미리 연습하면서 준비를 해요. 거기에 숙제나 공부를 안 해놓으면 야구장에 안 보내준다고 하니 전날부터 바쁘죠. 아이들이 야구장에 다니면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도 많이 생겼대요. 아이들에게 세상을 하나 더 알려준 것 같아서 뿌듯하고 좋아요.

정 : 다이노스에는 가족의 화합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딸하고 애 아빠하고는 사실 안 친했거든요. 아빠가 맨날 혼만 낸다고 생각해서 딸이 무서워했어요. 그러다 야구장에 같이 다니기 시작한 뒤로는 둘이 친구가 됐어요. 제가 시험기간이라고 야구장 안 보내준다고 하면 아이가 아빠한테 가서 이르더라고요. 그럼 아빠가 저한테 와서 딸내미 야구장 좀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더라니까요? 사실 아빠랑 딸이랑 같이 즐길만한 일이 많지 않잖아요. 야구장 덕분에 부녀 사이가 달라졌어요. 덕분에 저는 찬밥이지만,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아마 가족사 얘기하면 사연 있는 집 더 많을 거예요. NC다이노스 덕분에 화목해진 가족이 마산에 정말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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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트와 다이노스 사이, 우리는 NC 가족

*아직 다이노스의 팬이 아닌 분들에게 한마디?

홍 : 여기서 말 잘 해야한다. 표를 많이 팔아야 엔씨가 산다ㅎㅎㅎ 마산야구장은 교통이 좋아요. 버스 터미널에서 5분, 마산역에서 10분도 안 걸리죠. 바다를 끼고 있어서 어시장에 먹을 거리도 많아요. 전통이 있는 도시라 관광지도 많죠. 제가 다른 구장들 다 가봤는데 마산 구장은 특히 1박 2일 코스로 놀러 오기에 추천할 만 합니다.

윤 : 중요한 건 NC다이노스가 이제 2년차라는 거죠. 팬이 되는 순간 우리는 역사를 같이 하는 거에요. 이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죠. 마산에 와서 저희와 함께 경기를 보시면 정말 피부로 느끼실 거에요.

*엔씨소프트 혹은 다이노스에 하고 싶은 말은?

홍 : NC다이노스에서 단디 같은 캐릭터 만들고 제품 출시 하는 것 볼 때마다 팬들은 정말 놀라거든요. 게임회사라서 그런지 정말 다른 구단이랑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해요. 엔씨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고, 그래서 저는 앞으로 잘 해나갈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윤 : 지역팬이라는 이점으로 저희는 퓨쳐스 때부터 함께 했거든요. 즐거운 것도 힘든 것도 전부 다요. 팬들한테도 절박한 마음이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저희에게 NC다이노스는 말로 표현하고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존재인 것 같아요. 지금처럼만 구단이 잘 운영되면 정말 좋겠어요. 물론 그럴 거라는 믿음도 있고요.

정 : 지금처럼만 야구단이 유지가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마산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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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프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한다는 것은 선수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스펙터클을 소비하는 것입니다. 경기 과정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놀이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여지가 있죠. 그럼에도 언제 어디서나 선수들을 응원하고, 가족과 함께 웃고 춤추며 야구라는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통해 프로 스포츠의 운영에서 소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도 소외하지 않는 야구문화를 만들며 팬과 소통하는 구단, NC다이노스. 그리고 그런 구단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득 안고 있는 팬과 그런 사람들이 사는 따뜻한 도시 마산입니다. 윤재성씨의 말처럼 팬들과 NC다이노스의 관계는 몇마디 말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그게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소중히 여기는 NC다이노스의 야구가 아닐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