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게임 #26 쯔바이

게임 회사 사람들이 꼽는 ‘내 인생의 게임’은 무엇일까요? ( ͡° ͜ʖ ͡°)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한 편의 동화 같은 게임 ‘쯔바이(Zwei)’입니다.

잡지에서 본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에 반해 무작정 게임 CD를 사고 말았다는 Soul Camp 류보람 님. 어린 소녀의 꿈을 게임 개발자로 만들어 준 쯔바이 만의 세심하고 독특한 매력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지금 함께 만나 보시죠~


 

누군가 저에게 “게임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언제부터 했나요?”라고 묻는다면 “쯔바이라는 게임을 만난 이후부터 입니다.”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게임을 좋아했던 사촌 오빠의 영향을 받아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사촌 오빠네 집에서 게임을 즐겨 했던 저와 동생은 어릴 적 쭉 자라온 동네를 떠나 초등학교 6학년 때 타지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난생 처음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저는 그때의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게임잡지를 사서 모으는 것으로 풀었습니다.

 

될 성 부른 개발자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게임잡지를 사서 읽던 중에 쯔바이를 만났는데, 수 많은 게임이 소개되고 있었던 게임잡지 속의 쯔바이는 그때 당시 여느 게임들과는 다른 아우라(?)가 있었습니다!

 

#일러스트의 아기자기함이 게임 속에 그대로 반영된 게임

일러스트에 한눈에 반해 용돈을 모으고 모아 중학교 2학년!
드디어 쯔바이 패키지를 손에 얻게 됩니다.

아마도 잡지에서 보았던 그 때의 일러스트였을 듯??
쯔바이를 구입했을 당시의 기억을 떠 올려보면 지금도 무척 설렙니다.

 

일러스트에 반해 샀던 게임이지만, 플레이 시작해보니 쯔바이가 더 좋아졌습니다.
보통은 일러스트와 인게임의 괴리감이 큰 경우가 많았는데
쯔바이는 게임 속에서도 특유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그대로였거든요!

게임을 시작하면 처음 접하게 되는 푸크마을! 주인공들의 마을입니다.

 

#두 명의 주인공을 교체하며 플레이 하는 재미!

쯔바이(zwei)는 독일어로 ‘둘’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왜 둘일까요?! 그 답은 쯔바이의 독특한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이복남매(드라마의 소재 같은…)로, 부모님을 여의고 둘이 의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이 둘이지요! 피피로와 포크루! (게임에서는 원하는 이름으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주인공은 Esc 키로 간단하게 교체가 가능하며 피피로(여)는 원거리 마법을, 포크루(남)는 근거리 물리 공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쯔바이란 게임의 제목은 ‘아마도 두 명의 주인공을 플레이하는 것’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투 중에도 상황에 따라 원하는 캐릭터를 간편하게 교체하며 플레이를 즐길 수 있어요!
(좌: 포크루(남)로 플레이 하는 모습 / 우: 피피로(여)로 플레이 하는 모습)

 

# 그래픽, 스토리, 그리고 사운드의 삼위일체

저는 게임을 선택할 때 그랙픽과 스토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편인데 쯔바이는 거기에 사운드까지 완벽한 게임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테일즈 위버 OST와 더불어서 고3 수험생 시절, 심신의 안정을 위해 굳이 찾아 들었을 정도인데요, 그 만큼 굉장히 마음을 편안하고 설레게 해 주는 음악들입니다

쯔바이_노래를_듣고_있을_때의_.jpg

 

# 한 편의 동화 같은 스토리

주인공인 피피로와 포크루는 부모님의 여의고 둘이 의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누나인 피피로는 먹을 것을 좋아하고 돈과 패션에 관심이 많으며 직설적인 성격이고 동생인 포크루는 누나의 심부름과 집안일을 도맡으며 전설 속 성기사를 동경합니다.

어느 날 마을 신전에서 보관하고 있던 신상 6개가 도난 당하고, 이를 찾아오는 자에게 포상금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피피로(돈을 좋아함)가 동상을 찾아오겠고 이야기를 하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두 명의 주인공이 모험을 나서면서 점차 마왕의 음모를 알게 되고 전설 속 인물인 줄만 알았던 성기사, 공주, 그리고 요정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여정을 담고 있는 비교적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입니다.

저는 플레이를 하면서 전설 속에서만 존재했던 인물들을 만나는 과정이 인상 깊었는데요, 동화 같은 게임에 동화 같은 요소를 잘 집어 넣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원피스에서 하늘섬이 있냐 없냐를 논하다가
진짜 하늘섬을 발견했을 때와 같은 전율을 쯔바이에서 느꼈습니다.

 

#NPC와의 대화마저 즐거운 게임 요소

푸쿠마을의 다양한 캐릭터들도 쯔바이의 매력 중 하나인데요,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일정 시기마다 (예를 들어 신상을 하나씩 찾아올 때마다) 마을 속 캐릭터들의 대사가 바뀝니다. 스치듯 하는 이야기지만 게임 플레이에 중요한 힌트(본인들이 전설로 이야기했던 내용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던지……)같은 꿀 팁들을 흘려줍니다!

또 플레이를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 대화 내용이 달라지기도 해서 두 주인공을 번갈아 가며 말을 걸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주인공들은 일기를 쓰는 설정이 있는데, 해당 캐릭터의 관점으로만 기록이 되어서 피피로와 포크루를 번갈아 가며 모두 기록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같은 사물을 보아도 피피로와 포크루의 반응은 달라요! 둘을 교체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먹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독특한 성장 시스템

쯔바이는 단순하게 몬스터를 많이 잡는 것으로는 레벨업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레벨업을 할까요?

던전에서 몬스터를 잡다보면 몬스터들이 음식을 떨어뜨립니다. 음식은 체력 회복과 경험치를 줍니다. HP 회복과 동시에 경험치를 얻게 되는 것이죠!

HP랑 경험치를 한 큐에 해결?

 

또 동일한 음식을 10개 모아서 여관에 가져다 주면 음식 10개를 합한 경험치 보다 더 많은 경험치를 주는 음식 1개로 교환해줍니다.

하지만 이 설정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다양한 고민에 빠지게 합니다. ㅠㅅㅠ

HP가 꽉 차 있는데도 음식을 먹어 경험치를 얻자니 꽉 찬 HP에 괜히 음식이 아깝기도 하고, 음식 10개를 모으면 더 좋은 음식을 얻을 수 있어서 음식을 아끼다가 HP가 0이 되어서 죽게 되기도 하구요.

과연 무엇이 옳은 선택일까 고민하게 만드는 점이 쯔바이를 더 스릴 있게 플레이 하도록 도와줍니다.

먹어….말어….?

 

여담이지만 저는 두리안이라는 과일도 쯔바이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 ͡° ͜ʖ ͡°)

게임하다 지식까지 습득해 본 사람 손?

 

 #RPG의 정석을 보여준 속성

 쯔바이를 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요소는 바로 ‘속성’입니다!

‘RPG는 이래야한다.’ 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이자 ‘RPG의 정석’이라고 생각하게 된 요소였습니다.

주인공들이 모험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마을의 신상이 도난 당하고 난 이후부터인데, 이 신상들은 바로 바람, 불, 물, 땅, 빛, 어둠의 신상입니다.

땅, 불, 바람, 물, 마음~~ 속성만 보면 왠지 모르게 생각나는 이 만화

 

신상을 하나씩 찾다 보면 전설로만 여겨졌던 요정들을 만나게 되고, 이 요정들이 ‘보옥’이라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보옥도 신상처럼 6가지인데요, (스포주의: 마지막에 히든 보옥 1개가 더 있습니다.)

보옥을 장착하게 되면 해당 속성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법을 원래 사용했던 피피로 뿐만 아니라 물리 공격을 담당했던 포크루까지도 보옥이라는 엄청난 장비빨로 ‘물리 + 마법 공격’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물의 보옥을 장착한 후 이펙트가 바뀌었습니다… 감격 ㅜ_ㅜ

 

보옥마다 이펙트 효과와 범위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던전에서 나에게 맞는 보옥을 선택해서 전투를 즐기면 됩니다. 하지만 던전을 돌아다니다 보면 중간 중간 특정 속성의 장애물이나 몬스터가 나타나게 되는데 반대 속성의 마법을 쓰면 없앨 수 있지만 같은 속성을 사용하면 몬스터의 HP가 도로 회복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불의 장벽에 막혀 진입을 못하고 있는 피피로와 포크루

 

#소소하지만 확실한 즐거움, 펫 & 미니게임

피피로와 포크루는 두 명이지만 이 둘과 함께하는 존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애완동물!

마을 밖을 떠나서 구석구석 다니다 보면 버려져 있는 동물을 발견하게 되고 마음 착한 피피로와 포크루는 이 동물을 집에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됩니다.

이 펫은 주인공들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전투를 보조하는데, 전투 시에 몬스터가 떨어뜨리는 음식이나 돈을 주우며 공격을 보조할 때도 있고 주인공들의 체력을 회복시켜주기도 합니다.

애완동물을 키울 때 이상과 현실이 종종 다르지만, 쯔바이에선 괜찮습니다…허허

 

펫은 강아지와 고양이 중에 고를 수 있고, 고른 후에도 여러 생김새의 펫들을 또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번 엔딩을 보고 나면 여러 생김새의 펫이 더 추가됩니다.)

그럼 ‘펫의 기능이 여기까지냐?’ 라고 한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미니게임’이라는 독특한 시스템 때문인데요.

게임을 실행시키면 작은 팝업창이 먼저 뜨고 이 팝업창에는 플레이어가 선택한 펫이 모험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 길을 걸어나가면서 갈림길도 만나고, 계속 걸어서 NPC도 만나고, 또 계속 걸어서 몬스터도 만나는데 여기서 얻게 되는 아이템이 바로바로바로!! 인게임 속 창고 안에 들어온다는 사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안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이 미니게임 팝업창을 띄워놓고 가만히 놔 두면 우리의 펫이 혼자 열심히 이런저런 아이템들을 주워오게 되는 거죠.

첫 만남! 여기에서 만난 것을 시작으로 미니게임에서는 펫의 모험기를 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의 틀에 고정되지 않은 다양한 이벤트

 쯔바이의 또 다른 매력으로는 스토리와 관계 없는 이벤트의 발생입니다.

가끔 던전에서 ‘도대체 이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일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아이템들은 마을 NPC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나 월드 구석구석에서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특별한 장소에서 해당 아이템이 어떻게 쓰일지 느낌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곳에 가서 아이템을 사용하면 스토리와는 상관없는 새로운 던전이 등장하기도 하고 이벤트가 연출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사막의 오아시스에 모래를 뿌렸더니 던전이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

 

또한 쯔바이는 독특하게도 마지막 엔딩을 보고 나면 게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레벨 그대로 게임을 이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애완동물이 새로 추가되고 그 전에는 열리지 않았던 던전의 문이 새롭게 열리면서 극한 난이도의 던전을 플레이 할 수도 있습니다. (쯔바이를 알게 된 지 16년 정도 되었지만 아직도 이 던전들을 클리어 하지 못 했습니다…….)

아직도 끝을 못 본 던전들이 많다….

 

스토리 틀에만 고정되지 않은 이런 예상치 못한 이벤트 덕분에 어린 나이에도 ‘게임을 디테일하게 잘 만들었구나.’ 라고 생각했고, 쯔바이의 세심한 매력에 반해서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 라고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쯔바이2’가 나오고 역시 재미있게 플레이 했지만, 3D로 나왔던 ‘쯔바이2’보다는 아기자기한 그래픽의 ‘쯔바이1’이 기억에 더욱 남습니다.

쯔바이를 소개하기 위해 오랜만에 게임을 다시 플레이 하고 있는데 지금 다시 봐도 너무나 잘 만든 게임인 것 같네요.:)


류보람

저도 누군가의 인생게임을 만들고 있겠죠?!

‘누군가의 추억이 되었으면’하길 바라는 이펙트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