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게임 #28 메탈기어 솔리드

게임회사 사람들이 꼽는 ‘내 인생의 게임’은 무엇일까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게임은 마치 영화와 같은 영상과 스토리 연출력으로 ‘감독’이라는 호칭이 잘 어울리는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메탈기어 솔리드’ 입니다. 잠입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높은 퀄리티로 세상에 선보인 이 게임을 만나면서 게임 업계를 동경하게 되었다는 AION Seed 조동윤 님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여느 개발자가 그렇듯 저에게도 게임 기획자의 꿈을 키우게 만든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메탈기어 솔리드’입니다. 메탈기어 솔리드는 1998년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제작으로 코나미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1으로 발매된 게임입니다.

#언제나 운명적인 만남은 우연하게 찾아온다

메탈기어 솔리드가 출시된 당시, 제 친한 친구는 플레이스테이션1을 가지고 있었는데, 집에서 눈치보지 않고 게임을 하고 싶다며 자취를 하던 저의 집에 게임기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1998년, 당시 전국 고딩의 로망이었던 PS1>

 

그 친구는 저희 집에 무수히 많은 게임 CD를 가지고 왔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메탈기어 솔리드였습니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 이 게임을 플레이 했던 것은 아니었고 (친구와는 주로 아케이드나 스포츠게임을 했습니다.) 친구가 집에 가고 난 뒤 혼자 있을 때 할만한 게임을 찾아보다 운명처럼 이 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라 쓰고 ‘전설’이라 읽는다.)의 시작> 

 

# ‘잠입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게임

메탈기어 솔리드는 유전자 조작에 의해서 탄생된 특수 부대원 출신의 주인공이 미국 정부의 호출을 받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테러 집단을 소탕하기 위해 잠입 미션을 떠난다는 큰 줄기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잠입 액션’이라는 장르가 특징이며, 상남자 포스를 풍기는 주인공이 매력적으로 등장하는 게임입니다. 뒤에서 이 게임이 매력적인 이유를 더 자세히 설명할 예정인데 ‘장르’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합니다.

<주인공이고 뭐고 통풍구로 숨어가던 게임 있음 나와보라 그래!>

 

#이 게임이 인생 게임인 이유1. 신선한 장르와 컨셉

앞서 게임 소개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우선 ‘잠입액션’이라는 장르가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그 당시 유행했던 대부분의 게임은 간단한 아케이드 장르이거나 유명한 IP의 턴제 RPG 장르, 그리고 격투 액션 정도였는데, 싸움을 최대한 피하고 잠입해서 목표점에 도달한다는 개념 자체가 무척 새로웠습니다.

스토리적인 부분도 ‘여자친구 또는 공주가 납치되었으니 구하러 가자!’라는 뻔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도 제가 이 게임에 빠져 든 큰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파XX라던가… 드XX 라던가… 명작인 걸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

 

# 이 게임이 인생 게임인 이유2. 영화 같이 뛰어난 연출력

이 게임이 매력적이었던 또 다른 이유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영화 같은 연출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메탈기어 시리즈의 아버지로 불리는 코지마 히데오 감독은 본래 영화감독이 꿈이었다고 합니다. 스토리 연출이나 영화적인 영상 같은 게임 속 내러티브가 뛰어나 그 당시의 저에게는 일종의 ‘컬처쇼크’와도 같은 깊은 인상을 남겼었습니다.

<‘감독’ 입니다만 영화 말고 게임을 만듭니다.>

게임 중간 중간 영화와 같은 컷신 연출도 그 당시 게임들과 확연히 차별화된 새로움를 느끼게 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연출력 덕분에 코지마 히데오 감독은 영화판도 아닌 게임판에서 ‘감독’이라는 호칭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스톱-세이브 버튼이 아닌 무선 호출로 저장! 저장 기능 조차도 예사롭지 않았던 메탈기어 솔리드>

 

# 헤비스모커였던 주인공과 나의 첫 담배

게임 내 주인공은 엄청난 헤비스모커라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저격 미션에서 담배를 피우면 심신이 안정(?)되어서 명중률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게임 내에서 담배 아이템에 대한 설명이 나오기도 하죠>

주인공이 피우는 담배가 ‘럭키 스트라이크’라는 브랜드의 담배였는데 그 영향으로 나중에 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 피웠던 첫 담배도 럭키 스트라이크였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에 대한 글을 쓰며 옛 게임 화면을 찾다보니 주인공의 담배 피우던 모습이 매우 멋져 보였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게임을 만드는 일’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준 게임

친구의 플레이스테이션을 계기로 우연하게 만났던 게임이지만, 이 게임을 통해 게임 업계와 기획자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코지마 히데오 감독을 게임 개발을 하는 프로듀서나 개발자가 아닌 ‘감독’으로 칭하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렇게 본인을 칭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대단하다고 느꼈졌달까요) 무엇보다도 엄청난 퀄리티의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게임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 무얼 배워야 하는거지?’ 와 같은 물음표가 머릿속에 생겨났고 그 궁금증을 해소해나가는 과정에서 게임 업계에 대한 동경이 생겨나 지금 게임 기획자로 일하는 제 모습이 있게 되었습니다.

 

# 단단한 스토리의 힘을 느껴보고 싶거나 밀덕(?)이라면 추천하는 게임!

하나의 게임이 거의 30년의 수명을 이어갈 수 있게 한 스토리의 힘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과 전국의 밀덕(?) 여러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코지마 감독이 떠나면서 게임이 산으로 갔지만요…)

플레이스테이션 1버전으로 출시된 <메탈기어 솔리드>는 MSX버전으로 출시된 <메탈기어 1>, <메탈기어 2>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지만 ‘메탈기어 솔리드’라는 IP를 폭발적으로 성공시킨 작품은 플레이스테이션 1으로 발매된 <메탈기어 솔리드>이었고 그러한 성장은 게임이 담고 있는 스토리의 단단함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MSX 버전으로 먼저 출시되었던 메탈기어 2, 3D로 제작 된 메탈기어 솔리드와는 그래픽이 상당히 다릅니다.>

핵무기라던가 테러 조직에 의한 전쟁 위협,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집단 등 지금도 영화 에 등장하는 소재들을 사용하였기에 스토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매력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또한 게임 내에 등장하는 각종 무기나 멋진 CQC 액션(근접 전투 기술) 등은 실제 특수부대원에게 자문을 구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사실적 고증과 액션 두 가지를 모두 잡고 있어 무기나 전투 기술 등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게임 속에 숨겨진 디테일을 발견하는 재미도 추가로 느껴볼 수 있습니다.


조동윤

세상에 있는 모든 게임을 먹어보고 싶은 잡식성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