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가자’부터 ‘항해’까지, NC 다이노스 캐치프레이즈 이야기

매년 새로운 야구 시즌이 시작될 때면 각 구단은 정규시즌의 새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합니다. 이 캐치프레이즈만 봐도 각 구단의 포부나 목표를 알 수 있는데요, NC 다이노스의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작은 아기 공룡이었던 NC 다이노스가 공룡 군단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다이노스 크리에이터인 Visual Production실 변지연 님이 소개합니다.


 

매년 새로운 포부를 담아 새롭게 정해지는 NC 다이노스의 캐치프레이즈

엔씨소프트에는 ‘우주정복’이라는 짧지만 강한 캐치프레이즈가 있습니다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 네 글자만으로 우리의 방향성이나 포부를 느낄 수 있듯이 캐치프레이즈는 광고, 선전뿐만이 아니라 기업이나 단체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데요.

NC 다이노스에도 이런 캐치프레이즈가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야구는 매년 정규 시즌 144 경기라는 대장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에는 신인 드래프트(프로야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아마추어 신인 선수를 프로 구단이 지명하는 제도)나 FA(Fee Agent의 약자로 일정 기간 자신이 속한 팀에서 활동한 뒤에 다른 팀과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제도) 등이 있어 야구단이 꾸려졌다고 해서 팀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한 해 한 해가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기록의 스포츠라 불릴 만큼 매 순간이 역사가 되는 스포츠이기에 캐치프레이즈도 매년 새롭게 정해지죠.

 

NC 다이노스의 캐치프레이즈, 과연 얼마나 통하였느냐?

2013년 1군 진입 첫해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NC 다이노스의 캐치프레이즈는 (공식적으로) 과연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비공식적, 비전문가, 전지적 팬의 시점으로) 그 의미가 그 해에 얼마나 통(!) 하였는지 한번 알아볼까요?

 

[2013] 신생구단의 패기가 돋보이는 캐치프레이즈 <거침없이 가자>

벌써 6년 전, KBO의 9번째 심장이 된 NC 다이노스는 1군 진입 첫 해, 첫 캐치프레이즈를 아주 강렬하게 내걸었습니다
‘거침없이 가자!’ 이 한 문장 만으로 막내 구단이지만 기죽지 말고 신생 구단답게! 패기 있게! 경기 하자는 의미를 보여줬고 NC 다이노스의 팬들 역시 이제 막 출발선에 서 있는 팀을 응원하기에 딱 맞는 구호였습니다.

노검사 시절의 노진혁 선수(좌)와 앳되 보이는 나성범 선수(우)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를 제외하고 13시즌 개막 이후 7일 만에 첫 승리를 장식하며 KBO 리그의 9번째 심장이 탄생했음을 알린 NC 다이노스는 시즌 초반 실책이 많아지거나 득점권에서 결정력이 떨어지는 등의 신생 팀다운 모습을 보였지만 ‘거침없이 가자’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시즌 끝까지 거침없는 모습으로 역대 신생 팀 최다 승 타이기록을 세웠고, 9개 구단 중 7위로 마무리했습니다.


아기 공룡의 첫걸음은 매우 성공적!!!

 

[2014] 혼자만의 야구가 아닌 우리의 야구, <동반질주>

 

1군 진입 2년 차가 된 NC 다이노스는 걸음마를 떼고 달릴 준비를 합니다. 말띠의 해이기도 했던 2014년에는 ‘동반질주’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는데요. 혼자만의 야구가 아닌 팀이 하나가 되어 우리의 야구를 하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신의 한 수’로 불리곤 하는 이종욱, 손시헌 선수의 영입

 


에릭 테임즈 선수의 영입(이라 쓰고 전설의 시작이라 읽는다.)

FA로 손시헌, 이종욱 선수를 영입하며 공수에서 큰 추진력을 얻었고 이에 더해 에릭 테임즈 선수까지 팀에 합류하며 NC 다이노스는 부스터를 달게 됩니다. 팀 스포츠의 중요성을 강조한 덕분인지 전년 대비 출루율을 제외한 모든 기록에서 상승된 모습을 보여줬고 팀의 도움 없이는 절대 이룰 수 없는 노히트 노런 경기도 있었습니다. 마운드에서는 팀 평균 자책점 9개 구단 중 1위, 타선에서는 팀 장타율과 함께 팀 홈런 개수가 나란히 상승하게 됩니다. 이런 투타의 조화로 2013년 최종 순위는 7위에서 3위로 껑충! 올랐고 역대 최단기간 포스트시즌 진출을 한 신생 팀으로 기록되었습니다.

 

 

[2014 포스트시즌] 처음 경험해 본 가을 야구, <가을 이야기>

포스트시즌에는 ‘가을 이야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는데요 가을야구가 첫 경험인 만큼 선수단도 팬들도 조금은 서툴렀지만 LG와 했던 준 플레이오프 경기만 생각해봐도 확실히 우리의 가을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열심히 함께 달려온, 동반 질주의 시즌은 2년 차로서 더할 나위 없던 해였습니다.


NC 다이노스의 팬이라면 영원히 잊지 못할 ‘2014년 10월 24일’
(창단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서 승리를 따낸 날이다.)
김진성-김태군 배터리는 NC 다이노스가 1점 차로 앞서있던 9회 말,
위기를 넘기고 승리를 지켜내는 데에 성공한다!

 

[2015] 공룡 군단의 질주를 눈부신 기록으로 보여준 한 해, <전력질주>

2015년, 아기 공룡은 이제 막내라는 이름표를 KT위즈에게 물려주게 됩니다. 작년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룬 만큼 주변의 기대가 컸던 2015년에는 큰 결과만을 바라보기보다는 매 순간 단순하고 작은 목표를 세워 전력질주 해보자, 그렇다면 시즌이 끝나고도 그 결과에 상관없이 당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캐치프레이즈를 ‘전력질주’로 내걸었습니다. 동반 질주에서 더 나아가 전력질주를 선언한 공룡군단은 2015년, 캐치프레이즈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1년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뽑는 시즌 MVP에 선정된 에릭 테임즈

 


KBO 최초로 9명의 선수가 시즌 규정 타석에 진입했던 2015년

1995년 이후 20년 만에 팀 도루 200개를 달성, 최종 204개의 도루로 팀 도루 1위 차지는 물론이고 KBO 리그 최초 9명의 선수가 시즌 규정타석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특히나 5월에는 역대 월간 최다 승을 기록하며 9위에서 1위로 기분 좋은 오르막길을 올랐죠.

나성범 선수의 20-20, 나이테 트리오(나성범-이호준-테임즈)의 KBO 최초 3타자 100타점, 에릭 테임즈 선수의 40-40, 손민한 선수의 최고령 10승, 이재학 선수 3년 연속 10승, 임창민 선수의 31세이브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기록 풍년으로 ‘기록 다이노스’ 라는 별명도 얻게 됩니다. 개인 기록뿐만 아니라 팀 기록도 모든 부분에서 4위 이상의 상위권을 차지! 팀 평균 자책점 1위의 자리도 지켜내는데 성공합니다.

 

 

[2015 포스트시즌] 질주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가을의 질주>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 가을의 질주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우리의 질주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와 함께 NC다이노스 팬들의 사골 영상 중 하나인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남긴 채 2015년의 화려했던 질주를 마쳤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시리즈 진출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지만 돌아보면 2015시즌은 전력질주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잘 어울렸던, 아니 완벽하게 통(!)하였던 해였습니다.


말로 표현 못하는 그 때의 그 기분

 

 

[2016] 함께 걷기에 더욱 당당한 걸음 <행진>

동반질주, 전력질주를 하던 공룡 군단은 2016년에는 신념을 가지고 함께 걷는 당당한 걸음, 행진을 선언합니다. 줄을 지어 앞으로 나아간다는 ‘행진’의 사전적 의미처럼 ‘행진’은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처럼 2016년도에도 팀 스포츠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다시 한 번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는데요. 이 행진의 행렬에 투병 생활로 잠시 떠나있던 원종현 선수와 FA를 통해 박석민 선수까지 합류하게 됩니다.


박석민 선수의 합류를 환영하는 플랜카드

함께 줄을 지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해서였을까요? 타선에서는 이호준 선수의 4년 연속 20홈런과 박민우 선수의 득점권 타율 리그 1위, 나성범 선수의 3년 연속 100타점, 이종욱 선수의 3할 대 타율, 그리고 박석민 선수의 30홈런 등 다양한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고 마운드에서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서로 빈자리를 채워가며 안정화를 이끄는 등 팀플레이가 돋보인 한 해였습니다.

특히나 행진 중 행진은 단연 6월의 15연승 행진이었죠. 저도 그 전설의 15연승 중 4경기 정도 직관을 갔었는데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던 그 느낌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NC다이노스 역사의 한 페이지에, 그리고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6 포스트시즌] 고대하던 한국시리즈 입성! <고공행진>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던 행진의 가도는 결국 가을, ‘고공행진’으로 이어집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고 플레이오프에서 LG트윈스에게 승리를 따내며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한국시리즈 입성!

더 높이 날고 싶었던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한국 시리즈의 문턱은 아직 너무 높게만 느껴져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14년 준플레이오프-15년 플레이오프-16년 한국시리즈’까지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더 나아갔으니 이것이야 말로 16년의 캐치프레이즈, ‘행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16년 한국시리즈는 첫 진출이라는 기념적인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다시 보지 않는 경기이다…

 

 

[2017] 초심으로 돌아가자! 1군 진입 첫 해와 동일, <거침없이 가자>

어느덧 5년 차가 된 NC 다이노스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로 1군 진입 첫해의 캐치프레이즈 <거침없이 가자>를 다시 사용하게 됩니다. 그 동안 쉼 없이 달려온 탓인지 잠깐 동안 나성범, 스크럭스, 박석민 선수 등의 연이은 부상과 마운드의 붕괴로 어려움이 닥친 시기도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더 힘을 내주며 빈자리를 잘 채워 주었습니다.

부상….아 부상….

 

 

[2017 포스트시즌] 거침없이 시작해서 끈질기게 마무리 한 <가을 이야기>

손시헌 선수는 3할 5푼 대의 타율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모창민, 권희동 선수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며 또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였습니다. 포스트 시즌 진출에 대한 선수들과 팬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었던 덕분일까요? 17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 팀 중 4년 연속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팀은 NC 다이노스가 유일했습니다.

17년에는 초심을 되새긴 한 해여서 그런지 첫 정규시즌 4, 5위 전이자 가을 야구의 시작, 와일드 카드 전에 진출하기도 했죠. 이전의 포스트 시즌에 비해서 낮은 등수로 시작했지만 와일드 카드 전, 준 플레이 오프 전을 승리하고 두산과의 플레이 오프 전까지 끈질긴 승부를 이어가며 나름 의미 있는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17시즌을 돌아보면 ‘거침없이 가자!’로 시작해 ‘끈질기게 가자!’ 로 마무리 한 시즌이었습니다.


나름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아무튼 그렇다…ㅠ_ㅠ

 

 

[2018] 우리의 항해는 계속 된다. <가슴 뛰는 여정 : 항해>

올해인 18시즌의 캐치프레이즈는 <가슴 뛰는 여정 : 항해>입니다
올해 초, ‘항해’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듣고 ‘그래, 아쉬웠던 지난 시즌은 잊고 새로운 시즌, 다시 거침없이 가보자!’ 라는 마음을 가졌던 게 생각납니다. 아마 저 이외에도 수많은 팬들이, 그리고 선수단 역시 이런 비슷한 생각을 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시즌이 세 달 정도 지난 지금, 이 항해의 종착점이 어디까지인지 또 그 종착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마주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항해는 현재 순항의 길은 아닙니다. 거친 파도도 만나고 생각지 못했던 암초에 부딪히기도 하며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다가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또 잔잔한 물결과 함께 찬란한 햇빛이 비치는 날이 오기도 하고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이 여정 속에서 부딪히며 이겨내고 있는 어려움들이 내년, 내후년, 또는 10년 뒤의 NC 다이노스에게 좋은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선장 혼자서 조타를 능숙하게 한다고, 선원들만 최선을 다해 노를 젓는다고 성공적인 항해가 되는 것이 아니듯 NC다이노스 선수단과 다이노스에 열광하고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우리 모두가 조금은 힘든 이 항해의 여정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가슴 뛰는 여정: 항해’ 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변지연 May the force be with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