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게임 #31 커맨드 앤 컨커: 레드얼럿

게임회사 사람들이 꼽는 ‘내 인생의 게임’은 무엇일까요? ( ͡° ͜ʖ ͡°)

이번에 소개해 드릴 게임은 스타크래프트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RPS 장르의 왕좌를 지키던 게임 ‘커맨드 앤 컨커(이하 C&C)’입니다. 그 중에서도 Legions Camp 김태우 님을 깊은 게임의 세계로 발을 뻗게 만들었다는 ‘C&C 레드얼럿’의 추억을 소개합니다. ╰(°ㅂ°)╯


# 스타크래프트 이전까지 RTS 장르의 왕좌를 지키던 커맨드 앤 컨커 (C&C)

커맨드 앤 컨커(이후부터는 C&C로 부르겠습니다.)를 처음 만났던 건 처음 이모부님 댁에 놀러갔을 때였습니다. 그 때 저는 초등학생이었지만 국내에서는 ‘적색경보’라는 이름으로 한글화가 되어 있어서 어린 나이게 즐기기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저의 인생은 게임 기획자로 셋팅되기 시작합니다.

RTS (Real-Time Strategy, 실시간전략게임)이라고 하면 보통 스타크래프트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사실 C&C는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의 창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듄2’를 제작한 게임사 웨스트우드의 메인 타이틀이자 스타크래프트 이전까지 RTS 장르의 왕좌를 지키던 게임이었습니다. 그 중 오늘 소개해 드릴 ‘C&C 레드얼럿’은 1996년 등장해 C&C시리즈의 최전성기를 달리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의 아버지로 불리는 ‘듄2(좌)’와 
비운의 게임으로 불리지만 그래도 한때는 최고의 전략 게임이었던 ‘커맨드 앤 컨커(우)’ 시리즈.

 

#아인슈타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히틀러를 암살한다면?

C&C 레드얼럿의 스토리는 아인슈타인이 제2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어가 히틀러를 암살하자 소련이 더 크게 성장하여 결국 2차 세계대전이 다시 발발한다는 대체 역사물의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대체역사물: ‘인류의 지난 역사가 기존 사실과는 다르게 전개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일련의 픽션 장르. 출처: 나무위키)

C&C 레드얼럿 2에 나오는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

이런 대체역사물의 스토리라인은 C&C 시리즈의 큰 재미 요소 중 하나였는데요, 레드얼럿2에서는 미국 본토가 침공당하는 내용으로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초능력이 등장하면서 대체역사물에서 판타지에 가깝게 바뀌어버렸고, 3편에서는 교복소녀에 건담까지 등장하면서 C&C 특유의 스토리 아이덴티티를 잃어버려서 아쉬움이 크기도 했습니다. (여담으로 레드얼럿2는 미국 침공이라는 소재가 다뤄지면서 9.11 테러 당시 미국에서 판매가 중단된 적도 있었습니다.)

교복입은 소녀까지 등장한 레드얼럿3. 점점 원 스토리와는 멀어지게 됩니다…

 

#C&C의 몰락… 그리고 팬들로부터 외면 받는 C&C 4편

이렇게 점점 본래의 스토리라인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C&C는 EA에 웨스트우드가 인수되면서 본래의 재미를 완전히 잃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퍼블리셔의 횡포(?)로 C&C 4편이 시장에서 무참히 참패하고 스튜디오도 폐쇄하기에 이릅니다.

C&C는 4편에서 죽었습니다…(;ω;)

C&C 4편은 팬들 사이에서도 소위 망작으로 통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리즈로 남아있죠. 지금도 많은 팬들이 이런 게임은 발매한 적이 없다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C가 모바일 버전으로도 출시된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

나오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부터 눈물이…

 

#웨스트우드의 소심한 반항?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웨스트우드의 소심한 반항의 흔적을 발견한 재미있는 사례가 있어 풀어볼까 합니다.

EA에 웨스트우드가 인수될 시점에 발매된 <C&C 레니게이드>라는 FPS가 나왔는데요, 오프닝 영상에 재미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영상의 초반 약 10초 동안 등장하는 장면인데, 영상 오프닝에서 등장하는 EA 로고를 주인공이 군화로 짓밟으면 잠시 후 로고가 웨스트우드 로고로 바뀌게 됩니다. 제 생각으로는 웨스트우드 나름의 반항심이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됩니다.ㅎㅎ

영상 초반 10초를 유심히 봐 보세요.

 

#실제 배우들이 연기하며 영상으로 전달한 스토리

C&C 레드얼럿을 접해본 이후 저는 소위 ‘게임덕후’가 되었습니다. 모든 C&C 시리즈를 개별 구매해 소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매달 게임 잡지를 구매하며 부모님이 걱정하실 정도로 게임에 심취하기도 했었죠. 이렇게나 C&C에 푹 빠지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위에서 말했던 ‘스토리’가 있는데요,

C&C는 이 스토리를 실제 배우들이 연기하는 동영상으로 전달하면서 큰 몰입감을 제공했습니다. 3D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조악한 3D 덩어리들로 동영상이 나오다가 한번씩 실사 배우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보면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죠.

이후 시리즈에서도 이러한 배우들의 연기는 C&C 시리즈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C&C의 영상 스토리텔링

 

C&C는 게임 곳곳에서 실제 같은 생생함을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설치 화면도 평범하지 않았는데요, 게임이 설치 되는 동안 핵미사일 조립 장면이 나온다거나 실제 상황처럼 내가 게임에서 알아야 할 지식들을 보고서들처럼 보여주기도 했어요. 설치가 완료되어 게임이 처음 실행되면 항상 “Welcome Back Commander”라고 오퍼레이터가 인사해줬던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CD Key를 입력할 때도 카운트다운이 되어서 혹여나 시간을 놓칠까봐 조급하게 입력했던 기억도 나네요. ㅎㅎ

미션임파서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지 않나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역사를 느끼고 싶다면, 단연코 C&C

처음 도입부에도 이야기했지만 C&C는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되기 전까지 RTS 장르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던 게임입니다. 지금은 필수가 된 전장의 안개(Fog of War) 시스템도 C&C에서 처음 등장했었죠. 같은 시기에 플레이 했던 ‘삼국지3’ 같은 게임에서는 시야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가 없었던 만큼 C&C를 플레이하며 깜깜한 안개를 처음 마주했던 그 순간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도 속 모든 지역이 다 보이는 삼국지3(좌)와 전장의 안개로 시야가 가려진 레드얼럿2(우)

이처럼 C&C는 현재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기초가 된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그리고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은 분이라면 C&C를 꼭 플레이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아, C&C 4는 빼고요. 그런 게임은 없습니다…(* ̄(エ) ̄*)


김태우 게임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던 게이머였지만 이제는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