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자인 레벨업 #13 피규어가 게임 속으로?! Toys-to-Life (2)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게임 디자인을 발굴하기 위해, 최신 게임 트렌드와 사례 연구에 힘쓰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개발전략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시간에 이어 장난감과 비디오 게임의 결합을 시도한 새로운 장르, ‘Toys-to-Life’의 최신 작품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레고 퓨전> (2014)

장난감의 명가 레고도 Toys-to-Life 열풍을 좌시하지 않았습니다. 레고를 이용한 비디오 게임은 이미 다수 출시된 적이 있지만, <레고 퓨전(Lego Fusion)>은 ‘Real build, Virtual game’이라는 슬로건 하에 ‘퓨전’이라는 이름대로 실물 레고 블록과 비디오 게임의 융합을 시도하였습니다.

제품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카메라가 인식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블록들과 판(베이스 플레이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판 위에서 블록 창작물을 만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AR 기능이 이를 인식하여, 무료로 다운 가능한 전용 모바일 게임에 해당 창작물이 나타납니다.

판 위에 블록을 만들고 스마트폰으로 인식시키면 게임 내에 창작물이 등장.

레고 퓨전은 다음과 같이 각기 다른 4종류의 제품으로 출시되었습니다.

4종으로 출시된 <레고 퓨전>.

– 타운 마스터

레고 블록으로 건물을 만든 뒤, 스마트폰으로 이식시켜 자신만의 마을을 만들어 나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피자 가게, 소방서 등 다양한 건물들을 만들 수 있고 도둑을 잡거나, 불을 끄거나,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등의 미션을 완수하여 더 많은 건물과 또 다른 마을을 지을 수 있습니다.

공식 홍보 영상.

– 배틀 타워

탑을 만들어 공격을 방어하는 타워 디펜스 게임입니다.

탑을 만든 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게임에 인식시킨 후 마법사, 궁수 등의 캐릭터를 선택해 적들로부터 탑을 지켜냅니다. 탑이 피해를 입으면, 레고 블록을 이용해 탑을 수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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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에이트 & 레이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자동차를 디자인한 뒤 레고 블록으로 만들고, 다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인식시켜 레이싱, 더비, 스턴트를 하는 게임입니다.

창작에 사용된 블록의 종류, 색에 따라 자동차의 성능이 달라지기에 플레이어는 레이스의 종류에 맞는 자동차를 디자인해야 합니다. 세 가지의 레이스는 다양한 도전 과제를 제공하며, 플레이어는 친구들과 고스트 레이싱을 펼치며 리더보드로 순위를 경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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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조트 디자이너

가상의 해변 ‘엠버샌드’에서 다양한 건물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블록으로 창작물을 만들어 게임 내에 옮긴 후, 건축물을 장식할 수 있습니다. 아쿠아리움, 서프보드 가게 등을 만들 수 있으며 돌고래를 구하거나, 말을 타거나, 서핑을 하는 등의 미션을 완수해 더 많은 리조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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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보> (2014)

마리오, 젤다, 포켓몬 등 강력한 캐릭터 IP를 가지고 있는 닌텐도도 Toys-to-Life 열풍에 합류했습니다.

<아미보(amiibo)>라 불리는 제품으로, 친구를 뜻하는 스페인어 ‘아미고(amigo)’와 파트너 또는 짝꿍을 뜻하는 일본어 ‘아이보(相棒)’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게임 개발사이자 플랫폼 홀더이기도 한 닌텐도는 다음 두 가지 전략으로 Toys-to-Life 제품에 힘을 실었습니다.

우선 별도의 추가 액세서리 없이 <아미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Wii U 이후의 거의 모든 게임 콘솔에 NFC 리더를 탑재했습니다.

다양한 플랫폼에 장착된 NFC 리더.

그리고 <아미보> 전용 게임뿐 아니라, 닌텐도 콘솔로 발매되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아미보’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닌텐도 콘솔 게임에서 활용 가능한 ‘아미보’ 캐릭터.

<아미보>는 이전까지의 Toys-to-Life 제품과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내세웠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캐릭터가 플레이어의 ‘친구’라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게임 내에 소환된 캐릭터는 내가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으로 싸우는 ‘피규어 플레이어’로서, 나의 라이벌 혹은 파트너로 활약합니다.

플레이어를 대신해 싸우거나 대전에 나가는 ‘아미보’ 캐릭터.

이렇게 함께 게임을 즐긴 ‘아미보’는 경험을 쌓아 점점 성장해나가는데요. <아미보> 내의 칩에 해당 데이터를 기록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아미보’가 됩니다.

Toys-to-Life 캐릭터를 단순히 게임 내에 콘텐츠를 추가해주는 도구로서가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받아들여 더욱 애착을 갖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함께 플레이하며 성장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아미보’.

참고로 경쟁 제품인 <스카이랜더스> 시리즈 중 <스카이랜더스 슈퍼차저스>의 경우 닌텐도 캐릭터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는데요. 해당 캐릭터의 경우 스위치 전환을 통해 <스카이랜더스>와 <아미보> 양쪽에 모두 인식시킬 수 있습니다.

<스카이랜더스>와 <아미보>에서 모두 캐릭터 인식이 가능한 <스카이랜더스 슈퍼차저스>.

<아미보>는 현재까지도 닌텐도의 수익 중 큰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2018년 10월 말 기준으로 판매량 5천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공식 홍보 영상.

 

# <디즈니 플레이메이션> (2015)

<디즈니 플레이메이션(Disney Playmation)>은 완구 중에서도 웨어러블(wearable)에 초점을 둔 Toys-to-Life 제품입니다.

디즈니가 보유한 IP 중 아이언맨의 장갑을 완구로 재현한 것으로 장갑과 피규어, 그리고 모바일 앱, 이렇게 세 요소를 조합하여 플레이어는 피규어와 대결하며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장갑의 스피커는 플레이어가 해야 할 것(달리기, 쏘기, 은폐, 엄폐 등)을 지시하고 사운드 효과로 진행 상황을 전달합니다. 또 플레이어는 장갑에 부착된 적외선 빔을 이용해 연결된 피규어를 조준 사격하고, 조명과 진동으로 추가 피드백을 전달합니다.

모바일 앱 ‘어벤저스넷’을 설치해 미션을 받고(좌), 장갑을 이용하여 피규어와 대결을 펼칩니다(우).

피규어를 추가 구매하면 추가 미션, 새 능력과 무기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추가 구매 가능한 피규어들.

후속 라인업으로 스타워즈, 겨울왕국도 계획되어 있었지만 출시되지는 못했습니다.

Toys-to-Life 제품으로 만날 수 없게 된 스타워즈와 겨울왕국…

홍보 영상.

 

# <히어로 플러그 앤 플레이> (2015)

잭 퍼시픽(Jakk Pacific)에서 출시한 <히어로 플러그 앤 플레이(Hero Plug and Play)>는 콘솔이나 모바일 디바이스가 필요 없는, 초간편 Toys-to-Life를 표방한 제품입니다.

본체를 TV에 연결하고, 캐릭터를 히어로 포털 위에 놓으면 게임 내에 해당 캐릭터가 소환됩니다.

<히어로 플러그 앤 플레이>의 플레이 화면.

게임은 단순한 벨트스크롤 액션 장르로, 닌자 거북이, DC 슈퍼 히어로즈, 파워레인저, 이렇게 3가지 테마로 출시되었고 낮은 판매량으로 단명하였습니다.

닌자 거북이 버전(좌)과 DC 슈퍼 히어로즈 버전(우).

DC 슈퍼 히어로 버전의 플레이 영상.

 

# <식 브릭스> (2015)

<식 브릭스(Sick Bricks)>는 미니 피규어와 레고와 호환되는 블록(레고와 호환을 모바일 디바이스의 AR 기능으로 인식시켜 활용하는 Toys-to-Life 제품입니다.

게임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는데, 쿼터뷰의 간단한 액션 RPG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내 게임 화면.

모바일 디바이스의 카메라로 미니 피규어를 인식시키면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 블록으로 만든 조형물을 인식시키면 캐릭터의 탈것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니 피규어를 게임 내에 소환하고(좌), 블록으로 창작한 조형물도 인식 가능(우).

또한 각 부분을 분해하고 조립 가능한 미니 피규어의 특성을 활용하여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머리를 좀비로 교체하면(좌), 좀비의 스킬을 사용 가능(우).

공식 홍보 영상.

 

# <레고 디멘션즈> (2015)

<레고 퓨전> 외에도 레고를 소재로 한 Toys-to-Life 제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레고 디멘션즈(Lego Dimensions)>인데요.

이 게임은 블록으로 만든 창작물이 메인 요소였던 <레고 퓨전>과 달리 레고 캐릭터를 중심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Toys-to-Life 제품입니다.

이 게임은 인기리에 판매되던 TT 게임즈의 레고 비디오 게임 시리즈의 연장으로, 새로운 레고 캐릭터를 구매하면 게임 내에서 조작 가능 캐릭터, 탑승 가능한 탈것, 입장 가능한 월드 등 추가 콘텐츠들이 해금되는 방식입니다.

레고 비디오 게임 시리즈와 동일하게 캐릭터의 스킬을 이용하여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가는 방식.

‘레고 캐릭터를 게임 내에 소환한다’는 콘셉트답게 제품도 실제 레고와 호환 가능한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NFC 리더에서 인식할 칩은 발판에 내장하였습니다.

NFC 리더에서 인식할 수 있는 칩이 내장된 발판(좌)과 캐릭터에 발판을 장착 후 토이 패드 위에 올려 놓으면 인식되는 모습(우).

각종 인기 영화와 게임 캐릭터를 소재로 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었으나, 2017년 10월 단종되었습니다.

<레고 디멘션즈> 내 다양한 버전의 캐릭터.

공식 홍보 영상.

 

# <라이트시커즈: 어웨이크닝> (2017)

<라이트시커즈: 어웨이크닝(Lightseekers: Awakening)>은 국내 개발사 넥슨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국내에 알려진 영국 개발사 플레이퓨전의 Toys-to-Life 제품입니다.

모바일 디바이스용 게임을 무료로 다운받아 완구를 게임 내에 적용한다는 점은 타 Toys-to-Life 제품과 대동소이하나, 기존의 제품들보다 기술적으로 발전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임은 쉽게 볼 수 있는 캐주얼한 모바일 액션 RPG 형태를 따르고 있습니다.

<라이트시커즈: 어웨이크닝>의 플레이 화면.

모든 피규어에 무기와 액세서리를 탈부착할 수 있으며, 게임에 적용 시 새로운 스킬을 해금해줍니다.

일반적으로 피규어에만 데이터 기록용 칩이 장착되었던 타 Toys-to-Life 제품과는 달리, 무기에도 칩이 장착되어 무기를 레벨업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무기 장착으로 스킬을 해금하고(좌), 무기 자체에 칩을 장착하여 레벨업 가능(우).

또한 피규어에는 모션 센서가 내장되어, 비행 등 게임 속 특정 파트에서 컨트롤러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모션 센서 내장으로 컨트롤러 활용이 가능한 피규어.

트레이딩 카드도 제품군에 포함되어 있는데, 카드 자체만으로도 대전을 즐길 수 있지만 게임에 인식시키면 새로운 스킬, 버프, 펫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또 AR 기능을 이용해 디지털 피규어를 소환해 즐길 수도 있습니다.

AR 기능을 이용해 디지털 피규어를 소환할 수 있는 트레이딩 카드.

공식 홍보 영상.

 

# 스낵 월드 (2017)

<스낵 월드(Snack World)>는 일본에서 포켓몬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요괴워치>의 개발사 레벨파이브의 Toys-to-Life 제품입니다.

Toys-to-Life 장르가 유행하기도 전부터, 게임/완구/애니메이션의 콜라보라는 ‘크로스 미디어’ 콘셉트를 <요괴워치>를 통해 선보인 바 있는데요. 그러나 <요괴워치>에서는 게임과 완구와의 상호작용 요소는 없었고, 이를 보완한 신규 IP가 <스낵 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휴대용 콘솔과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스낵 월드 트레저러스>와 국내 개발사 XthPlanet이 개발한 스마트폰 전용 <스낵 월드 버서스>, 이렇게 2종으로 모두 액션 RPG 장르로 개발되었습니다.

<스낵 월드 트레저러스 골드>(좌)와 <스낵 월드 버서스>(우).

게임 내 세계관에는 무기를 일컫는 ‘쟈라’와 캐릭터와 몬스터가 봉인되어 있는 ‘스낵’이라는 아이템이 존재하는데, 완구 제품은 기본적으로 이 두 가지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무기를 획득할 수 있는 ‘쟈라'(좌)와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스낵'(우).

타 Toys-to-Life 제품과 동일하게, NFC 기술을 이용하여 게임에 인식시킵니다.

<스낵 월드 버서스>의 아이템 인식 과정.

또한 제품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가챠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이템이 랜덤으로 들어 있는 ‘트레저박스’.

추가적으로 ‘쟈라’의 발전된 형태인 ‘트랜스쟈라’, 스낵의 발전된 형태인 ‘데이터피그’, 전용 휴대용 게임기 ‘페어리폰’이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변신이 가능한 ‘트랜스쟈라'(좌)와 스낵을 피규어 형태로 만든 ‘데이터피그'(중앙), 전용 휴대용 게임기 ‘페어리폰'(우).

<스낵 월드 트레저러스>의 공식 홍보 영상.

 

# <스타링크: 배틀 포 아틀라스> (2018)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등의 오픈월드 대작으로 유명한 유비소프트도 Toys-to-Life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타 제품과 차별화되는 ‘우주선’이란 콘셉트로 유비소프트의 장기라 할 수 있는 오픈월드 장르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게임은 비슷한 소재로 개발된 <노 맨즈 스카이(No Man’s Sky)>처럼 드넓은 우주와 행성을 탐사하고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지만, 폭넓은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좀 더 단순하고 간결한 형태로 구성됐습니다.

우주에서 해적과 드레드노트 전함을 사냥.

행성에서 적들을 물리치고 기지 ‘스타링크’를 건설.

게임에 활용되는 완구는 우주선과 무기, 파일럿, 이렇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주선이 스탯을 결정하고, 무기는 공격방식과 속성, 파일럿은 사용 가능한 특수 스킬을 결정합니다.

조립 과정.

우주선과 무기, 파일럿을 모두 결합한 후, 전용 컨트롤러 마운트에 끼우면 게임에 적용됩니다.

<히어로 플러그 앤 플레이>에서 이미 선보인 방식이지만…

장착한 2가지 무기를 조합하여 다양한 콤보를 만들어낼 수 있고, 행성별로 특정 속성의 무기를 요구하므로 완구 제품의 추가 구매가 필수적입니다.

때문에 개발사는 완구 제품의 추가 구매에 금전적 부담을 느끼는 유저들도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도록, 완구 대신 DLC(Downloadable content) 구매로도 콘텐츠를 언락(unlock)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그러나 한편, 이같은 조치가 완구 구매 의욕 저하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죠.

디지털 디럭스 에디션을 구매하면 모든 콘텐츠가 언락되어 완구의 구매가 필요 없습니다.

참고로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닌텐도의 인기 시리즈인 <스타 폭스> 시리즈와의 콜라보로, 해당 캐릭터와 전투기가 포함되었습니다.

다른 어느 기종보다도 주목받은 닌텐도 스위치 버전.

공식 홍보 영상.

 

# 마치며: Toys-to-Life 장르의 가치와 명암

영화에 이은 차세대 대중 예술로 촉망받고 있는 비디오 게임이지만, 그 뿌리는 장난감에 있습니다.

‘게임 = 장난감’이라는 철학을 고수하고 있는 닌텐도.

Toys-to-Life 장르는, 비디오 게임이라는 디지털 장난감이 먼 길을 돈 끝에 최신기술을 이용해 그 뿌리와 재결합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타 장르가 제공할 수 없는, Toys-to-Life 장르만이 갖는 핵심 가치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완구 팬에게는 장난감의 가치를 크게 높여줄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의 완구로 즐길 수 있는 것은, 간단한 기믹(gimmick)을 즐기거나 전시하여 감상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장난감이 가상 세계인 비디오 게임 속으로 소환되면, 현실의 제약이 없는 훨씬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둘째, 비디오 게임 팬에게는 게임 속 캐릭터를 현실에서 접할 수 있게 해줍니다.

TV 화면 속에서만 만나던 게임 캐릭터를, 현실 세계에서 보고 만질 수 있게 해줍니다. 게임 캐릭터가 완구로 출시되는 사례는 적지 않았지만, 게임과의 연동으로 ‘바로 그 캐릭터’라는 애착을 보다 강하게 형성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 게임 인구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비디오 게임보다는 완구에 더 큰 흥미를 보이는 사람들에게 비디오 게임의 즐거움을 전파하여 게임 인구의 확대를 꾀할 수 있습니다.

넷째, 게임 개발사의 새로운 추가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개발사는 자사의 게임 IP를 이용하여 만화, 애니메이션, 완구, 식품, 의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중 특히 Toys-to-Life 방식이 적용된 완구는 게임과의 연동으로 기존 IP 상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소구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닌텐도의 게임 IP를 이용한 완구는 이전에도 출시되고 있었지만, <아미보>가 등장한 이후회사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처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Toys-to-Life 장르이기에 많은 개발사들이 도전하였으나, 큰 기대를 받았던 디즈니와 레고의 실패 이후 Toys-to-Life 장르의 기세는 한풀 꺾인 상태입니다.

강력한 IP로 Toys-to-Life 장르의 종결자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던 레고와 디즈니, 하지만…

위의 두 게임을 비롯해 흥행에 실패한 게임의 공통점으로 꼽히는 것은, ‘게임인데 정작 게임이 부실하다’라는 점이었습니다.

완구의 퀄리티는 가격 대비 훌륭한 제품들이 많았지만, 게임은 마치 완구를 팔기 위해 급조한 듯한 성의 없는 내용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퀄리티 낮은 게임조차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완구의 추가 구매를 위한 막대한 지출이 필수적이었는데요. 때문에 소비자들은 마음에 드는 일부 완구만 구매하고 게임은 즐기지 않는, 마치 포켓몬 스티커만 가진 뒤 빵은 버리는 것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곤 하였습니다.

Toys-to-Life 상술의 정점으로 지탄받은, <디즈니 인피니티>의 파워디스크.

결국 <스카이랜더스> 시리즈에 대항한 도전자 중 최후의 생존자는, 닌텐도의 <아미보>가 되었습니다. 닌텐도는 기존 Toys-to-Life 제품이 가진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완구의 활용처를 완구 판매를 위해 급조된 ‘전용 게임’이 아닌 ‘닌텐도 콘솔로 출시되는 대부분의 게임’으로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완구의 범용성을 확대하여 최후의 생존자가 된 <아미보>.

<스카이랜더스> 시리즈처럼 게임과의 연결고리가 강력한 형태가 아니고, ‘아미보’를 적용하면 ‘부가 콘텐츠가 해금’되는 정도의 메리트이지만 질 낮은 전용 게임에만 활용 가능했던 기존 형태보다 크게 환영받아 <아미보>는 현재 닌텐도의 강력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닌텐도와 큰 실패를 맛본 레고와 디즈니 등 Toys-to-Life 장르는 현재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성장해가는 키덜트 시장, 모바일 게임의 미래로 주목받는 AR 기술의 대두 등 Toys-to-Life 장르가 더욱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기에 앞으로도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는 Toys-to Life 게임의 수익 규모.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더욱 흥미롭고 재밌는 Toys-to-Life 게임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게임 디자인 레벨업 #12 피규어가 게임 속으로?! Toys-to-Life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