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리니지2 #5

All About 리니지2, 오늘은 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리니지2는 2003년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내 MMORPG 게임 중 가장 많은 클래스를 선보였고, 파격적인 3D 그래픽과 파티플레이 시스템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리니지2는 어느새 12년의 역사를 지닌 장수 게임이 되었습니다. >ㅂ<!!

그동안 리니지2는 수백 건 이상의 크고 작은 업데이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10년이 지난 게임을 또 다시 업데이트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리니지2 개발실 라이브 기획팀 이현우 과장에게 게임과 플레이어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았습니다.  😎


# 플레이어가 짜다면 짠 거다

개발 중인 게임과 라이브 게임을 기획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개발 단계에서는 문제가 발생해도 즉시 수정이 가능하지만, 이미 수많은 사용자들이 플레이 중인 라이브 게임은 그럴 수 없다. 현실 세계의 여러 시스템이 하루만에 수정되지 않듯, 현실과 가장 가까운 가상 세계를 지향하는 리니지 역시 플레이어들의 자극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조금씩 바뀌어 갔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리니지2는 지속적으로 수정과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초기 기획 단계에서 세운 방향과 멀어지는 일도 종종 생겼다. 리니지2는 골수 플레이어들이 많은 게임이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애초 기획이 어쨌든 간에 지금 하고 있는 리니지2가 진짜 리니지2인 셈이다! 그들이 적응해서 생활하고 있는 곳이 가장 적절한 세계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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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의 중대 업데이트로 꼽히는 <파멸의 여신>

물론 리니지2도 큰 변화를 겪은 시점이 있었다. 4년 전, 리니지1와 같은 하드코어 게임에서 좀 더 캐주얼한 게임으로 업데이트를 한 것이다. 이는 리니지2 의 성향을 바꿔놓는 중대한 업데이트였다. 하지만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 변화에 이질감을 느끼고 게임을 떠났다.  😥

플레이어들은 큰 변화 속에서도 기존 리니지2를 그리워하고 있었고, 리니지2는 2년 여의 시간 동안 ‘원래 리니지 2’의 재미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기획자의 판단으로 게임의 방향이 바뀌더라도, 결국 최종 결정은 플레이어의 몫인 셈이다.

‘손님이 짜다면 짠 거다.’라는 말을 우스갯소리처럼 하지만, 우리는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게임의 수정 및 업데이트 방향을 고민한다. 플레이어들이 정상이라고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만족하거나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플레이어 입장에서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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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게임의 기획 의도대로 진행했을 때,플레이어가 예상하지 못했던 더 큰 재미를 느낄 수도 있으므로(*게임 개발의 첫 번째 목표는 재미다!) 라이브 게임의 밸런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 의도와 플레이어의 니즈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다.

때문에 기획자는 여러 통계와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함께 고려해서 방향을 설정한다. 업데이트를 위해 개발 팀과 운영 팀이 의견을 조율할 때도, 다양한 근거 자료를 제시하여 최적의 결과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번거로운 작업 역시 플레이어의 만족을 위한 밸런스 디자이너의 역할인 셈이다.

 

# 늘 그랬듯이, 그들은 답을 찾을 것이다

기획자는 플레이어들이 우리의 예상을 넘어서 기획 이상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순간, 가장 짜릿한 감정을 느낀다!  리니지2의 시간 속에서도 이처럼 플레이어가 스스로 답을 찾아 내 개발자를 뛰어넘었던 적이 있다.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게임 안에 존재하는 모든 인물 중 가장 현명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최고의 AI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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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랬듯이, 우리(플레이어)는 답을 찾을 것이다

♦ 뛰는 기획자 위에 나는 플레이어  

최상위 난이도 사냥터인 ‘약탈자의 갈림길’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이슈는 얼마나 어렵게 만드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맨 처음에는 일반 플레이어가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의 난이도를 목표로 해서 최상위 레벨을 기준으로 난이도를 설정했다. 한 마디로 실력 수학의 정석 속 심화 문제 같은 사냥터였던 것.

그런데 너무 어렵게 만들었던 것일까…곧 난이도를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슈가 발생했다.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 좀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기획자들의 공통된 마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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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난이도를 자랑했던 ‘약탈자의 갈림길’

난이도를 낮추냐 마냐, 끝없는 논쟁을 거쳐 결국 난이도를 낮추기로 결정한 그때였다. 플레이어들이 신박한 ‘공략법’ 을 찾아낸 것! 몹에게 이동 속도 감소를 걸고, 탱커가 도망다니며 몹의 어그로를 끄는 동안 원거리 딜러가 데미지를 준다는 이 전술은 완전히 새로운, 기획자들이 예상치도 못한 공격 패턴이었다.

플레이어들은 이 전술을 ‘뺑뺑이’라 불렀다. 당시만 해도 이동 속도 감소는 PvP에서 주로 사용하던 스킬이었다(*애초 기획 의도도 그러했다). 탱커 또한 본질적으로는 스스로가 공격을 받아냄으로서 다른 파티원을 보호하기 위해 제작된 클래스였다. 그러나 이 사냥터에서는 방어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몹을 직접 상대하지 않고 도망을 다니는 미끼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달리는 탱커’ 라는 새로운 전략과 역할을 만들어 냄으로서 극악의 난이도를 이겨 낸 사례이다.

난이도냐, 플레이어 참여냐를 두고 개발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할 동안 플레이어들은 그 속에서 답을 찾아 냈다. 그렇게 다양한 전략과 조합이 생겨나며 기존에 시들했던 클래스의 인기가 높아지는 등, 플레이어는 스스로 게임 안에서 새로운 재미를 창조하고 있었다.

 

♦ 용무기

리니지를 대표하는 아이템 중 하나는 ‘집행검’이다. 그런데 왜 리니지2에는 그런 상징적인 아이템이 없을까? 결국 우리는 리니지2의 세 마리의 용을 상징하는 검인, 이른바 ‘용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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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대표 아이템 ‘집행검’

용무기는 3단계 레벨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무기로 만들었다. 최종 3단계가 되면 한 명이 50명도 상대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아이템으로 만들자는 컨셉이었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강했으므로 쉽게 얻을 수 없도록 제작 난이도를 올렸다.

1단계 레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한 서버에서 거의 1년 반을 투자해야 모을 수 있는 아이템을 조건으로 하고, 큰 비용을 지불해야만 제작할 수 있도록 밸런스를 조정했다. 기획 당시 최소 1년 반에서 2년 간은 누구도 만들지 못할 거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언제나 플레이어는 기획자보다 빠르고 영민하다! 플레이어는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전 서버를 돌며 아이템을 모아 용무기 1레벨을 만들었다. 기획자의 의도를 뛰어넘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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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 10주년을 맞아 단디가 빌려준 용무기

밸런스 디자이너는 많은 기획과 고민을 통해 밸런스를 잡고 콘텐츠를 만든다. 하지만 항상 기획자의 의도대로 게임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어들은 언제나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상황을 해쳐 나간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현실과 가까우며, 자유로운 MMORPG를 지향하는 리니지의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더라도 사용자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 게임 밸런스에 답은 없다

리니지2처럼 역사가 오래된 게임의 경우, 항상 따라오는 고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상향 평준화된 사용자를 중심으로 밸런스를 조정할 것인가, 아니면 신규 사용자 혹은 휴면 사용자를 위해 밸런스를 조정해야 할 것인가 이다. 이런 고민은 어느 기획자에게나 있지만 그 답은 게임마다, 상황마다 다르다.

다만 리니지2의 경우, 2014년 6월 업데이트를 통해 레벨 해제가 되면서 고객들에게는 끝없는 성장이라는 콘셉으로 ‘앞으로 레벨 제한은 없다!’는 공지를 했다. 이후 최상단에 있던 사용자는 빠른 속도로 레벨 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95~99대 레벨에 있던 일반 사용자는 여전히 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밸런스 디자이너는 일반 사용자의 레벨 업을 독려해야 한다.

리니지2라는 파티 개념의 게임에서는 함께 게임을 할 사용자의 풀이 중요하다. 비슷한 레벨의 사용자가 모여있어야 함께 플레이를 하는데, 사용자 사이의 레벨 격차가 커진다면 파티의 뿌리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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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는 역시 파티로 해야 꿀잼 ( ͡° ͜ʖ ͡°) 

현재 리니지2의 사용자에게 보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즐길 수 있게 한다면, 리니지2를 잠시 쉬고 있는 사람들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아직도 적절한 게임 밸런스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최상위 사용자에겐 질리지 않는 매력을, 신규 혹은 복귀 사용자에겐 쉽게 게임에 녹아들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현재 리니지2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자 혁신 포인트다.

언제나 그러했든 게임 밸런스에는 답이 없다. 다만 플레이어의 반응을 잘 읽어 내고, 계속해서 고민하며 변화하는 것이 답에 접근하는 과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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