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 소울 토너먼트 히스토리

MMORPG와 e스포츠는 너무 먼 당신? 뭘 모르는 소리~!  엔씨소프트의 MMORPG <블레이드 & 소울>(이하 ‘블소’)의 PvP 컨텐츠인 비무 시스템을 이용해 경기를 진행하는 블레이드 & 소울 토너먼트(이하 ‘블토’)는 현재 e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고 있습니다.

블토 시즌1을 성공리에 마치고 시즌 2가 시작된 지금! 해설위원으로 맹활약 중인 e스포츠기획팀의 김재학 대리가 시작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블토 히스토리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따라와 보실까요~?  😉


 

# 블레이드 & 소울 토너먼트의 시초, 전국 비무연 

2012년 6월, 블토의 시초인 전국 비무연이 열렸다. 말이 전국 대회지, 매주 주말마다 전국 주요 8개 도시의 주요 PC방(…)을 찾아가 PvP 대회를 여는 방식이었다. 토요일엔 서울 PC방에서 대회를 하고, 일요일엔 대전 PC방에서 대회를 하는 등 몹시 바쁜 스케줄이었다.

당시 GM(Game Master)이었던 나는 스크린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옵저버 역할을 맡았다. 그때만 해도 내가 MC를 맡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더랬다. 그런데 기존 MC가 미숙한 진행으로 인해 하차하면서, 엉겁결에 내가 대타를 뛰게 되었다. (…일부러 마이크 꺼 놓고 그런 건 아니에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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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만 해도 뭔가 단란했던 대회 분위기 (*90년대 아님)

 비무연의 콘텐츠는 지역전/문파전/개인전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역전은 무려 32 : 32 대결이었다. 60명이 넘는 인원이 대기하다 보니 경기 시작 전에 손 푼다며 참가자들끼리 1 : 1로 맞붙거나, 경기 도중에 화장실에 가 버리는 등(- _-)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PC방을 통째로 빌리지 못해 구경 오는 학생들을 막아 내는 것도 예상치 못한 난관이었다.

결론 : 대규모 PvP는 함부로 여는 게 아니예유. 아셧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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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남긴 훈훈한 메시지

참가자가 별로 없어서 8강을 치르기 힘든 경기도 있었다. 이에 팀장님이 내린 특단의 조치!  “재학아, 네가 선수 해.” MC 보다 말고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그런데 등떠밀려 참가한 경기에서 그만 우승을 해 버리고 말았다. 회사에서 틈틈이 블소를 즐겼을 뿐인데, 어느덧 실력자가 된 것.  😎

허나 회사 직원이(그것도 MC가!!) 우승까지 하면 쓰겠는가…그날 받은 우승 상품은 회사에 고이 반납하고 빈손으로 집에 돌아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질 걸… 😥

 

#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한 블소TV

2012년 10월, 비무연의 인기에 힘입어 블소 TV를 시작했다. PvP 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했으며, 진행에 익숙해지며 본격적인 ‘방송 맛’을 보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던전 공략 강의, 업데이트 미리보기, 시청자와 함께 던전 공략하기 등의 콘텐츠가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재미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목표였다. 대본을 쓰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개그 코드를 군데군데 심기 위한 고민이 밤낮없이 이어졌다. 특히 생방송 특유의 ‘한번 엎질러지면 주워담을 수 없는(!!)’ 특성은 부담이자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한번은 스킬 미리보기를 위해 필드에서 몬스터를 상대로 이런저런 스킬을 써 보다가 갑자기 시청자가 난입(!)해서 근처 몬스터를 모두 쓸어버린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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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가  난입해서 근처 몬스터를 정리해 버린 모습

시청자한테 뭐라 할 수도 없고(ㅠㅠ) 자제해 달라고 부탁하며 진땀을 뺐던 기억이 난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나중에 온게임넷이라는 큰 무대에서 매주 생방송을 진행할 때도 어지간한 실수로는 멘탈에 금이 가지 않게 되었다.  😎

 

# 대망의 1회 비무연

2013년 9월에 열린 공식적인 첫 1:1 PvP 대회. 이때 생방송 시간만 무려 5시간! 가만히 앉아서 진행하는데 그게 뭐가 힘드냐고 의아해 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경기 중 멋진 장면이 나오거나 승패가 갈리는 중요한 순간에는 목소리가 커지고 동공이 확장되며 침도 엄청 튀기는 것(!)이 당연지사. 항상 일정한 톤으로 이야기하면 시청자가 지루해 하기 때문에 ,일상 대화를 주고받는 부분도 어조와 성량을 항상 신경 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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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화면빨 잘 받는 오른쪽 사람 ( ͡° ͜ʖ ͡°)

가장 난감한 건 경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거! 지금은 러닝타임이 정해져 있어서 ‘한 시간 남았으니 좀 더 에너지를 쏟아도 되겠구나!’ 하고 계산해서 페이스를 배분할 수 있지만, 당시는 판정승 제도가 없어서 무승부가 나오면 무조건 재경기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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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비교하면 매우 슬림한 모습의 김신겸 선수

1회 비무연은 현재 잘 알려진 김신겸(게장님) 선수의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날씬한!!!) 모습이 색다른 느낌. 이때부터 끼가 많은 선수였고, 지금은 실력과 입담(그리고 몸무게)이 어디까지 커나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선수다.

 

# 흥행 대박, 비무제 : 무왕 결정전 

2013년 12월, PvP의 재미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블소 TV라는 작은 플랫폼을 벗어나 곰TV라는 큰 무대로 진출!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저녁 방송을 보기 위해 새벽 5시부터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완전 대박 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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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부터 사람들이 북적북적! 대…대박이다!! ㅠ0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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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스케일에 걸맞게 때 빼고 광낸 모습  

스튜디오 수용 인원이 400~500명 정도였는데 이날 총 방문자는 1,000여 명!! 입장부터가 전쟁이나 다름 없었다. 이날의 ‘빡센’ 입장을 일컬어 블소 내 최고 난이도 콘텐츠인 ‘무신의 탑’에 빗대어 ‘곰의 탑’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 이것이 진짜 비무제다! 비무제: 임진록 

이전까지가 마이너리그였다면, 이제는 메이저리그였다. 2014년 4월에 시작한 임진록은 규모와 성과 면에서 비무제를 성공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게 해 주었다.

인터넷 방송인 곰TV를 떠나 온게임넷(!!)이라는, 게임 MC들이라면 누구나 서 보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에 선 것! (옴마 이게 꿈이여 생시여…) 임요환, 홍진호 선수를 만나보기도 했고 전용준 캐스터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꼈으며, 김정민 해설과 첫 호흡을 맞춘 잊지 못할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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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아이돌 콘서트 못지 않은 대기줄!

물론 첫 술에 배부를 리…가 없지! 결승전이 열린 용산 이스포츠 스타디움은 수용 인원이 300명인데, 경기 당일 무려 2,000명이 몰려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경기 전날부터 대기한 사람들이 노숙도 불사하는 등, 기쁘지만 한편으론 걱정스러운 오묘한 경험이었다. 결국 임진록 이후 모든 경기는 예매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여러분 예매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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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 임요환이드아!!!!!!

큰 대회이니만큼 우승자도 매우 인상 깊었다. 다섯 차례에 걸친 비무연과 무왕결정전에 단 한 번도 참가한 적 없는 ‘뉴비’ 선수가, 그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단 한 번도 우승한 적 없는 ‘소환사’라는 클래스로 우승을 거뒀기 때문. (*심지어 우승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히 군대를 가 버렸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떨지 않고 침착하게 소감을 말하던 모습이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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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 시크하게 군대에 가 버린 이상준 선수

 

# 이제는 글로벌 무대다! 비무제 : 용쟁호투

PC방에서 시작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만…어느덧 비무제는 국가 대항전(!!)을 치르게 되었다. 2014년 10월에 열린 비무제 용쟁호투대회는 한국과 중국 대표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자리였다. 블소는 중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중국 선수들의 플레이 기간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력을 선보여 관중과 우리 선수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용쟁호투 결승전은 무려 부산에서 진행됐는데 규모가 호방하게 3,000석! 임진록이 열렸던 용산 스타디움 수용 인원의 10배가 넘기 때문에 ‘저 자리 다 채울 수 있으려나’ 하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텅 빈 좌석을 보며 나 홀로 중계를 하는 악몽에 시달릴 정도였다.

흥행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방송에서  “3천 석이 모두 매진되면 부산 앞바다에 입수하겠다!”는 공약을 날리고 말았다.  😯 불안할 때 오히려 큰소리 떵떵치게 되는 사나이의 심리란…(*사실 그때만 해도 ‘설마 매진되겠어’ 라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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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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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는 3천 석 모두 매진! (╬☉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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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석 분위기도 화기애애(이날 침 엄청 튀겼다는 후문이…)

당시 약골 캐릭터로 분류됐던 ‘권사’가 강한 캐릭터인 ‘기공사’들을 줄줄이 꺾고 결승 진출, ‘검사’와 ‘상성’에 굴하지 않는 치열한 경기를 선보여 이날 결승전의 검사 vs 권사 경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승부다. 그리고 나는…약속대로 부산 앞바다에 몸을 던졌다. 

11월의 바다는 차더라. 정말 차갑더라!!!

# 정규 시즌으로 안착, 블레이드 & 소울 2015 KOREA 토너먼트 시즌1

용쟁호투로 아도를 친 뒤 올해 5월, 꿈에 그리던 블소 토너먼트 시즌 1이 시작되었다. 팬들의 성원도 뜨겁고 장사도 잘 되니(!) 이젠 이벤트성 대회가 아닌 연간 스케줄이 잡힌 정규 시즌으로 자리매김한 것! ㅠ0ㅠ 선수 층의 정체기가 찾아올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신인 선수 등장, 유명 플레이어의 클래스 변경, 전체적으로 높아진 경기 능력 등 여러 면에서 발전이 보이는 경기였다.

시즌 초반부터 우승 후보로 거론된 전 대회(용쟁호투) 우승자 ‘무왕 이재성’ 선수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결국 함께 연습해 온 윤정호 선수에게 트로피를 빼앗기면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주 잠깐의 휴식 뒤 블소 토너먼트 2가 시작한 지금, 또 어떤 선수가 혜성같이 등장해 우승컵을 차지할 지 궁금하다. MMORPG는 e스포츠에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을 깨고 성공적인 대회로 자리매김한 블소 토너먼트.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해설위원으로서의 나의 역량도…더 일취월장해지겠지? ( ͡° ͜ʖ ͡°)

 

블소 토너먼트 시즌 1 결산 영상 보기


김재학 프로필김재학 유치원 가기도 전인 5세때부터 게임의 재미에 눈을 떠, 한우물만 파다 보니 어느새 게임 회사에 다니는 중. 아침에 눈뜨고 나서 잠들 때까지 게임을 하거나 게임 생각을 하는 평범한 30대 겜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