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3 WE

야구와 법률 #1 홈런볼의 소유권, 그것이 알고 싶다!

야구를 보며 법률 상식도 함께 익힌다!? 엔씨소프트 법무팀 김유리 변호사가 들려주는 본격(!) 야구와 법 이야기, ‘야구와 법률’입니다. ( ͡° ͜ʖ ͡°)

이번 편에서는 홈런볼의 소유권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로고

야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언론에서 가끔 기억에 남는 홈런볼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을 텐데요. 그에 대한 썰을 좀 풀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홈런볼 이야기라면 아무래도 삼성 라이언즈 이승엽 선수의 300호 홈런볼과 400호 홈런볼이 아닐까 싶은데요.

2003년, 이승엽 선수가 세계 최연소로 달성한 300호 홈런볼은  2013년 경매에서 어느 기업의 회장이 1억 2천 만 원에 낙찰받아 구단에 기증한 바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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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 하나가 이,,일억 이천!?? 

2015년에는  400호 홈런볼을 갖게 된 관중의 인터뷰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죠. 당시  홈런볼을 손에 쥔 그 관중은 경기장 밖에 있다가 뜻밖의 행운을 맞이했는데요. 아내에게 등산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경기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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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와이프 분이 더 좋아하셨을 것 같네요 

미국 메이저리그로 넘어가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배리 본즈가 친 600호, 700호 홈런볼을 둘러싸고 홈런볼의 소유권에 대한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미네소타 박병호 선수의 담장을 넘는 대형 홈런볼을 주운 식당 종업원의 인터뷰가 회자되기도 했고요.

더 나아가서 미국에는 기념할 만한 홈런볼을 계획적으로 사냥하는 이른바 ‘볼 호크(Ball Hawk)’도 있습니다. 심지어 돈을 내고 홈런볼 사냥꾼으로부터 과외(!)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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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면 돈 주고 배워야죠

이러한 홈런볼은 단순한 야구공의 지위에서 벗어나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기념적인 홈런볼”로 변모하면서 그 값어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요.

실제로 1998년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의 마크 맥과이어가 친 시즌 70호 홈런볼은 경매에서 무려 300만 달러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ST. LOUIS, MO-SEPTEMBER 8:   Mark McGwire #25 of the St. Louis Cardinals makes history by hitting his 62nd home run of the season, breaking the single season home run record held by Roger Maris, on September 8, 1998 at Busch Stadium in St. Louis, Missouri.  The summer of 1998 what has been called the "Great Home Run Race of 1998".  McGwire and Sammy Sosa were both attempting to break the single season home run record of 61 held by Roger Maris since 1961. (Photo by Ron Vesely)

메이저리그 최초로 단일 시즌최다홈런(70호)를 기록한 마크 맥과이어 

로또와 맞먹는 이러한 홈런볼 소식을 접하면서, “야구공의 주인은 원래 누구이며, 홈런볼의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관련하여 미국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배리 본즈의 홈런볼 관련해 소위  “홈런볼 반환청구”를 제기한 사건이 있었고, 법정에서 홈런볼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투는 법적 공방도 있었죠.

또한 “홈런볼을 잡은 관중이 홈런볼의 소유자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미국 법원은 ‘관중이 구매한 야구장 티켓의 가격에는 관중이 야구경기 중 홈런볼을 우연히 얻을 수 있는 기대에 대한 값어치도 포함된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죠.

BOSTON - SEPTEMBER 25: A game ticket that reflects the coming end of the season. Boston Red Sox fans are coming to the close of another season. (Photo by Jonathan Wiggs/The Boston Globe via Getty Images)

요 티켓 한 장이 잠재적 로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홈런볼의 소유권에 대해 동일한 법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홈런볼의 소유권에 대한 법령이나 법원의 판단이 없고, 홈런볼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해 국내외 법조인들 사이에서 많은 이론이 있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__skip_detailed_explanation_any_more

이론을 딱히 몰라서 그러는 건 아닙니다 

이해하기 쉽게 야구공이 경기장을 벗어나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순간, 구단 등의 원래 소유권은 없어지고 그 야구공은 “주인이 없는 물건”이 된다는 전제 하에 간략하게 설명해 보죠.

우리 민법에는 소유권과 점유권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소유권이란 흔히 생각하듯이 소유물을 사용, 수익, 처분할 수 있는 권리(민법 제211조)를 의미합니다. 반면 점유권이란 물건을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는 권리(민법 제192조 제1항)를 의미하죠.

점유권은 소유권과 달리 실제로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사실상 지배상태’를 보호하는 개념입니다. 말이 좀 어렵다구요? 여기서 말하는 ‘사실상 지배’란 사회 관념상 물건이 누군가의 지배 아래 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상태를 뜻합니다.

이러한 개념을 전제로 할 때, 홈런볼이 경기장 펜스를 넘어 관중석으로 넘어오는 순간 야구공은 소유권이 없어지는 이른바 임자 없는 물건,  ‘무주물(無主物)’ 상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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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없는 요 물건, 누가 가져가시려나~?

이러한 무주물인 야구공을 관중이 잡는 순간, 그 공은 관중의 점유에 속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상의 지배상태가 배타적이라고 볼 정도가 되면 그 관중은 야구공의 주인이 되는 거죠.

자, 또 어려운 말이 나왔네요?  ( ͡° ͜ʖ ͡°) 그렇다면 “사실상의 지배상태가 배타적”이라는 것은 또 무엇일까요? 관중석으로 넘어온 홈런볼을 처음 잡은 관중이 공을 놓치거나, 몸싸움 등으로 공을 빼앗긴 경우를 생각해 보죠.

이러한 경우, 점유는 일시적이고 타인의 점유를 배제할 만한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점유로서 보호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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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홈런볼은 내 거라능!!! 

그러기에 홈런볼을 차지한 관중은 그 공을 타인으로부터 ‘지켜낼 정도’의 점유를 해야 홈런볼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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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누구도 공을 소유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도 있죠 

자, 그럼2016년 시즌도 즐길 겸 글러브와 잠자리채를 챙겨서 점점 더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야구장으로 향해 볼까요?

참! 야구 경기 도중 홈런볼을 주우려다 공에 맞아 다치면 안된다는 사실은 꼭 기억하길 바라면서요! //ㅁ//

PS. 테임즈 KBO 역대 최소 경기 100홈런 기록 달성을 축하합니다!


김유리

김유리

야구장의 응원 열기와 치맥을 즐기던 야구 초보에서
이제는 야구 ‘경기’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는
야구단을 보유한 게임회사의 사내 변호사.
‘세상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들자’는 회사의 목표처럼
일도 인생도 즐기고픈 Law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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