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7 게임 디자인 레벨업

게임 디자인 레벨업 #12 피규어가 게임 속으로?! Toys-to-Life (1)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게임 디자인을 발굴하기 위해, 최신 게임 트렌드와 사례 연구에 힘쓰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개발전략실!

이번 글에서는 장난감과 비디오 게임의 결합을 시도한 새로운 장르, ‘Toys-to-Life’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게임 디자인 레벨업 #12 피규어가 게임 속으로?! Toys-to-Life (1)


장난감이 살아있다

장난감은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는 상품입니다. 키덜트 문화와 맞물리면서 장난감은 피규어의 형태로 많은 어른들의 애정을 얻고 있죠.

그리고 어린 시절에는, 장난감이 살아 움직인다고 생각하며 함께 노는 상상을 한 번쯤 해보신 적이 있을 듯 합니다.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상상을 스크린에 구현하여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토이 스토리' 시리즈.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상상을 스크린에 구현하여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토이 스토리’ 시리즈.


영국의 SF소설 작가 아서 C. 클라크는 ‘충분히 발달한 과학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비디오 게임이라는 마법은, 드디어 장난감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장난감을 USB 허브, NFC, QR코드 등의 각종 기술로 콘솔 또는 PC에 인식시키면, ‘게임’이라는 가상 공간 속에서 살아 움직여 유저와 함께 놀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장난감을 USB 허브, NFC, QR코드 등의 각종 기술로 콘솔 또는 PC에 인식시키면, '게임'이라는 가상 공간 속에서 살아 움직여 유저와 함께 놀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장난감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Toys-to-Life’라는 표현은, <스카이랜더스> 시리즈를 출시한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해당 게임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단어입니다.

<스카이랜더스> 시리즈는 2011년 출시 후 어마어마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고, 다른 다양한 개발사에서도 유사 작품들을 출시하며 Toys-to-Life는 게임 장르를 일컫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Toys-to-Life 장르의 효시, <스카이랜더스> 시리즈.

Toys-to-Life 장르의 효시, <스카이랜더스> 시리즈.


국내 게임사 넥슨도 PLAY FUSION사와의 파트너십 체결로 타장르에의 진출을 시도 중입니다. 그리고 컴투스는 <스카이랜더스> IP를 이용한 모바일 RPG <컴투스,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를 소프트 론칭 중입니다.

컴투스의 Toys-to-Life 게임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

컴투스의 Toys-to-Life 게임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


Toys-to-Life 장르란 어떤 특징을 갖고 있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현재까지 출시된 작품들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젝시드> (1996)

<젝시드> (1996)

Toys-to-Life 장르의 효시는 <스카이랜더스>지만 장르의 콘셉트를 최초로 제시한 게임과 장난감은, 무려 1996년에 출시된 <젝시드(ZXE-D)>입니다.

<젝시드>는 프라모델의 명가 일본 반다이사가 개발한 플레이스테이션용 로봇 대전 격투 게임으로, ‘플레이어가 조립한 프라모델을 소환해 격투를 즐긴다’는 콘셉트를 갖고 있습니다. 메카닉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츠 커스터마이즈’를 프라모델을 이용해 즐긴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리더기를 메모리카드 슬롯에 장착 후(좌) 프라모델을 케이블로 리더기에 연결하는 방식(우).

리더기를 메모리카드 슬롯에 장착 후(좌) 프라모델을 케이블로 리더기에 연결하는 방식(우).


아이디어 자체만으로는 큰 주목을 받았지만, 19,800엔이라는 터무니 없는 가격과 프라모델 및 게임의 낮은 퀄리티로 순식간에 잊혀진 ‘괴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플레이 영상.


<U.B. Funkeys> (2007)

<U.B. Funkeys> (2007)

일본에서의 Toys-to-Life를 처음 시도한 사례가 <젝시드>였다면, 서구에서의 첫 시도는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의 장난감 회사 마텔의 <U.B. Funkeys>입니다.

스타터 팩을 구입하면 하얀색 캐릭터 모습의 허브(Hub)와 캐릭터 2종, 그리고 설치 CD를 얻을 수 있습니다. 캐릭터를 허브의 뒷통수에 태우고(…) 허브를 PC에 연결하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죠.

<U.B. Funkeys>의 설치 과정.

<U.B. Funkeys>의 설치 과정.


Funkey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조작하여 다양한 월드를 탐험하며 간단한 게임들을 즐기고, 획득한 코인을 이용하여 자신의 집을 꾸미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각 월드에서 간단한 게임들을 즐기고(좌) 코인을 획득하여 집을 꾸밉니다(우).

각 월드에서 간단한 게임들을 즐기고(좌) 코인을 획득하여 집을 꾸밉니다(우).


하지만 각 Funkey가 갈 수 있는 월드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더 다양한 월드를 탐험하기 위해서 더 다양한 Funkey들이 필요하고, 이는 제품 구매로 이어집니다.

다양한 월드 탐험을 위해서는 다양한 Funkey들이 필요.

다양한 월드 탐험을 위해서는 다양한 Funkey들이 필요.


참고로 <U.B. Funkeys>는 2007년부터 3년 동안 판매되다 2010년에 생산 중단되었습니다.

플레이 영상.


<f.a.m.p.s> (2009)

<f.a.m.p.s> (2009)

<스카이랜더스> 출시 이전의 Toys-to-Life 제품은 아직 한 가지 더 남아 있습니다. <U.B. Funkeys>에 이어 마텔이 출시한 <f.a.m.p.s>입니다.

<f.a.m.p.s>는 여아들을 대상으로 나온 제품으로, 게임보다는 데스크탑 꾸미기 어플리케이션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를 통해 간단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허브를 PC에 연결하고 캐릭터를 놓으면(좌) 데스크탑 화면에 해당 캐릭터가 나타납니다(우).

허브를 PC에 연결하고 캐릭터를 놓으면(좌) 데스크탑 화면에 해당 캐릭터가 나타납니다(우).


더 많은 캐릭터를 구매하면 데스크탑에 더 많이 장식할 수 있다는 점이 제품 구매를 유도하게 됩니다.

데스크탑에 더 많은 캐릭터를 장식하기 위해 제품의 추가 구매가 필요.

데스크탑에 더 많은 캐릭터를 장식하기 위해 제품의 추가 구매가 필요.


<f.a.m.p.s>는 2009년부터 2년 동안 판매되다 2011년에 생산 중단되었습니다.

TV 광고 영상.


<스카이랜더스> (2011)

<스카이랜더스> (2011)

본격적인 Toys-to-Life 장르의 시작이자 현재도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스파이로(Spyro)>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출발한 <스카이랜더스(Skylanders)> 시리즈입니다.

<스카이랜더스> 시리즈는 <스파이로> 시리즈의 스핀오프입니다.

<스카이랜더스> 시리즈는 <스파이로> 시리즈의 스핀오프입니다.


<스카이랜더스>는 이후 Toys-to-Life의 표준사양이 된 NFC 기술을 응용하여, NFC 리더를 탑재한 허브가 캐릭터 내의 RFID칩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게임 내에 소환합니다.

또 게임 플레이 기록을 피규어에 저장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피규어에 저장된 기록을 다양한 게임에서 공유하거나, 친구네 집 등 다른 환경에서 꺼내는 것도 가능한데요. 때문에 똑같은 캐릭터라도 ‘나만의 캐릭터’라는 애착을 갖기 쉽습니다.

NFC 리더를 탑재한 허브 '힘의 포털(Portal of Power)'(좌)과 캐릭터에 게임 플레이 기록을 저장한 모습(우).

NFC 리더를 탑재한 허브 ‘힘의 포털(Portal of Power)'(좌)과 캐릭터에 게임 플레이 기록을 저장한 모습(우).


<스카이랜더스>가 이전에 출시된 <U.B. Funkeys> 및 <f.a.m.p.s>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하나의 캐릭터를 구매하면 기존에 출시되어 있는 <스카이랜더스> 시리즈의 다양한 게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출시된 게임들의 장르도 다양하여,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2011년 닌텐도 Wii로 출시한 <Spyro’s Adventure>의 대히트 후, 2019년 현재까지 무려 콘솔로 6작품(일부는 모바일로도 출시), 모바일로는 7 작품이 출시됐습니다.

닌텐도 Wii 콘솔로 시작한 시리즈이지만, 2014년 출시된 <Trap Team>부터는 대세에 발맞추어 모바일 플랫폼 버전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닌텐도 Wii 콘솔로 시작한 시리즈이지만, 2014년 출시된 <Trap Team>부터는 대세에 발맞추어 모바일 플랫폼 버전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허브를 USB가 아닌 블루투스 연결방식으로 전환해 모바일 디바이스와 쉽게 연결되도록 하고, 게임패드를 추가한 <Trap Team>.

허브를 USB가 아닌 블루투스 연결방식으로 전환해 모바일 디바이스와 쉽게 연결되도록 하고, 게임패드를 추가한 <Trap Team>.

가장 최근작인 <Imaginator>의 PS4 버전 플레이 영상.


<디즈니 인피니티> (2013)

<스카이랜더스> 시리즈의 성공을 눈여겨본 디즈니는 발 빠르게 Toys-to-Life 제품인 <디즈니 인피니티(Disney Infinity)>를 출시했습니다. 디즈니는 이미 인기가 검증된 IP를 다수 보유하였기에 다양한 인기 캐릭터들을 대거 선보였죠.

<스카이랜더스> 시리즈의 성공을 눈여겨본 디즈니는 발 빠르게 Toys-to-Life 제품인 <디즈니 인피니티(Disney Infinity)>를 출시했습니다. 디즈니는 이미 인기가 검증된 IP를 다수 보유하였기에 다양한 인기 캐릭터들을 대거 선보였죠.

마블,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등 디즈니만이 가능한 캐릭터 라인업.

마블,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등 디즈니만이 가능한 캐릭터 라인업.


게임은 모든 플랫폼(PS3, PS Vita, Wii, Wii U, XBOX 360, 닌텐도 3DS, PC, iOS, 안드로이드)으로 출시되었는데요. <마인크래프트>를 연상시키는 샌드박스 형식의 ‘토이 박스’ 모드를 제공하여, 정해진 목표 없이 자유롭게 즐기는 샌드박스 장르와 장난감 놀이가 컨셉인 Toys-to-Life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입니다. 다만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낮았습니다.

샌드박스 형식의 '토이 박스' 모드.

샌드박스 형식의 ‘토이 박스’ 모드.


다만 디즈니답게 가혹한 상술은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파워 디스크’라는 딱지 비슷한 장난감도 필요한데, 내용물이 랜덤인 가챠 방식의 판매였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Toys-to-Life에 가챠를 접목한(?) 파워 디스크.

Toys-to-Life에 가챠를 접목한(?) 파워 디스크.


<디즈니 인피니티>는 2014년 상반기까지 3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초반에는 승승장구했으나, 수익 악화로 2016년에 판매가 중단되었습니다.

디즈니 인피니티 2.0 플레이 영상.


<포켓몬 스크램블 U> (2013)

<포켓몬 스크램블 U> (2013)

닌텐도의 Toys-to-Life 제품이라 하면 보통 <아미보(amiibo)>를 떠올리지만, 그보다 먼저 출시된 제품이 있습니다.

2013년에 출시된 <포켓몬 스크램블 U>(해외판은 <포켓몬 럼블 U>로 불림)는 장난감 포켓몬이 난투를 벌인다는 설정의 <포켓몬 스크램블> 시리즈의 Wii U판으로, Wii U에 기본 탑재된 NFC 리더 기능을 최초로 이용한 Toys-to-Life 제품입니다.

Wii U 의 게임패드에 내장된 NFC 리더로 캐릭터를 인식.

Wii U 의 게임패드에 내장된 NFC 리더로 캐릭터를 인식.


캐릭터를 게임패드의 NFC 리더로 인식시키면 게임 내에서 선택 가능한 캐릭터로 소환되고, 게임 진행에 맞추어 해당 캐릭터를 육성시킬 수 있습니다.

공식 홍보 영상.


<텔레팟> (2013)

<텔레팟> (2013)

<텔레팟(Telepods)>은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의 캐릭터 파생 상품으로서 장난감업체 해즈브로(Hasbro)에서 출시됐습니다.

캐릭터를 스마트폰에 인식시키면 해당 캐릭터가 게임 내에 소환되는 방식은 동일하지만, 모바일 환경에 맞게 QR코드 인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캐릭터 하단부의 QR코드를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인식.

캐릭터 하단부의 QR코드를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인식.


<앵그리버드 스타워즈 2>, <앵그리버드 GO!>, <앵그리버드 스텔라>, <앵그리버드 트랜스포머> 이렇게 총 4가지 게임에 맞추어 상품이 출시되었고, 2014년 마지막 상품 출시 후 더 이상의 신제품 발표는 없었습니다.

<앵그리버드> 시리즈에 맞춰 출시된 <텔레팟>.

<앵그리버드> 시리즈에 맞춰 출시된 <텔레팟>.

<앵그리버드 GO!> 시연 영상.


<앤키 드라이브> (2013)

<앤키 드라이브> (2013)

미국의 스마트 토이 제조업체인 앤키에서 출시한 <앤키 드라이브(Anki DRIVE)>는 ‘미니카’에 초점을 맞춘 Toys-to-Life 제품입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게임을 다운받은 후, 블루투스 연결로 미니카를 조종하여 NPC 캐릭터 혹은 함께 플레이하는 친구와 레이스를 벌이게 됩니다.

미니카 조작 시의 화면으로 스마트폰을 기울여 코너링을 하고, 좌측 슬라이더로 가속이나 감속을 합니다.

미니카 조작 시의 화면으로 스마트폰을 기울여 코너링을 하고, 좌측 슬라이더로 가속이나 감속을 합니다.


꽤나 본격적인 레이싱 게임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무기를 사용하여 상대 미니카를 공격하거나, 재화를 모아 차량과 무기 업그레이드, 다양한 개성을 가진 NPC와 대결할 수 있습니다.

재화를 모아 차량과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고(좌), 더 강력한 NPC 캐릭터와 승부합니다(우).

재화를 모아 차량과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고(좌), 더 강력한 NPC 캐릭터와 승부합니다(우).


<앤키 드라이브>의 후속 제품이자 완성판이라 볼 수 있는 <앤키 오버드라이브(Anki OVERDRIVE)>에서는 플레이어가 트랙을 자유롭게 재조립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트랙 재조립으로 나만의 코스에서 레이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트랙 재조립으로 나만의 코스에서 레이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공식 홍보 영상.


다음 편에서도 Toys-to-Life 장르 작품들을 살펴보며, 최근에 출시된 제품 중심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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