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3 게임 디자인 레벨업

게임 디자인 레벨업 #15 닌텐도로 상상해보는 폴더블폰 게임 디자인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게임 디자인을 발굴하기 위해, 최신 게임 트렌드와 사례 연구에 힘쓰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개발전략실!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인 폴더블폰 시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닌텐도 게임의 종류와 특성을 살펴보며 미래의 폴더블폰 게임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게임 디자인 레벨업 #15 닌텐도로 상상해보는 폴더블폰 게임 디자인


차세대 스마트폰, 폴더블폰의 등장

‘접었다 폈다’를 내세우는 스마트폰인 ‘폴더블폰’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스마트폰보다 더욱 큰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면서, 접으면 부피가 작아지기에 휴대성까지 확보한 폴더블폰은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조사의 폴더블폰.

다양한 제조사의 폴더블폰.


특히 기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아 ‘진정한 폴더블폰’으로 불리는 삼성의 ‘갤럭시 폴드’가 한 차례 연기 후 곧 출시를 앞두고 있어, 본격적인 폴더블폰 시대의 개막을 알릴 예정입니다.

삼성 갤럭시 폴드.

삼성 갤럭시 폴드.


‘휴대성’이라는 족쇄로 인해 작은 디스플레이에 갇혀 있던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은, 폴더블폰에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 콘텐츠는 디스플레이에서 많은 제약을 받고 있었는데요, 폴더블폰의 보급에 따라 모바일 게임도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40년 전부터 시작된 폴더플 디스플레이 게임

갤럭시 폴드와 같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아니지만, 폴더블폰의 콘셉트인 ‘접어서 휴대하고 펼쳤을 때 큰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게임 환경은 이미 약 40년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현재는 닌텐도 스위치로 다양한 게임들을 출시하고 있는 게임계의 원로,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왼쪽부터) 게임 & 워치 시리즈 (1980 ~ 1991년) / 닌텐도 DS (2004년) / 닌텐도 3DS (2010년).

(왼쪽부터) 게임 & 워치 시리즈 (1980 ~ 1991년) / 닌텐도 DS (2004년) / 닌텐도 3DS (2010년).


1982년 출시한 게임 & 워치의 멀티 스크린 시리즈 첫 작품 <오일 패닉>을 시작으로,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에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여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게임들을 통하여, 폴더블폰 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게임 & 워치 시리즈

게임 & 워치 시리즈는 1980년부터 1991년까지 발매된 닌텐도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들입니다.

(윗줄 왼쪽부터) <볼> (1980년) / <그린 하우스> (1982년) / <마리오의 시멘트 공장> (1983년),  (아랫줄 왼쪽부터) <스누피> (1983년) / <크랩 그랩> (1984년).

(윗줄 왼쪽부터) <볼> (1980년) / <그린 하우스> (1982년) / <마리오의 시멘트 공장> (1983년),

(아랫줄 왼쪽부터) <스누피> (1983년) / <크랩 그랩> (1984년).


게임 & 워치는 카트리지 교환 방식이 정착되기 전, 기기 1대당 1개의 게임만 즐길 수 있는 방식이었는데요. 때문에 새 게임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기기가 발매되었습니다.

기기 종류에 따른 하드웨어 디자인도 다양한데, 이 중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환경을 활용한 것은 ‘멀티 스크린 시리즈’ 16 작품입니다.

각 작품들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활용 방식을 카테고리별로 묶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더 넓은 공간 표현

대부분의 작품이 채택한 방식입니다.

게임 & 워치의 ‘와이드 스크린 시리즈’, ‘파노마라 스크린 시리즈’조차 담아내기 어려운 넓고 큰 공간의 게임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2개의 스크린을 가로로 혹은 세로로 나란히 배열하여 게임 화면을 표시합니다.

• <동키콩> (1982년)

실기 플레이 영상.


동명의 아케이드 게임 이식작으로, 디스플레이를 세로로 확장하여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주인공 캐릭터를 조작해 여자친구를 납치 후 공사장 꼭대기에서 농성하고 있는 동키콩을 향해 이동하는 게임인데요. 원작 아케이드 버전과 달리, 상하로 넓은 화면이 고층 빌딩 공사장이라는 환경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 <레인 샤워> (1983년)

실기 플레이 영상.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확장하여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비가 오는 날 빨래가 빗방울에 닿지 않도록 좌상, 좌하, 우상, 우하 이렇게 4개의 빨래줄을 조작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핵심 오브젝트인 가로로 길게 늘어뜨려진 빨래줄이 가로로 넓은 화면 덕에 효과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 두 개의 공간 표현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각각 독립된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한 개의 디스플레이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복수의 공간 표현을,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이용하여 원활히 구현합니다.

• <오일 패닉> (1982년)

실기 플레이 영상.

주유소 천장의 파이프에서 새고 있는 기름을 바가지에 받아 처리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입니다.

상단의 화면에서는 기름이 새고 있는 실내를 표현하고 하단의 화면에서는 기름을 처리해주는 실외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실내에서 기름을 바가지에 받고 실외로 이동해 작업자에게 가득 찬 바가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2개의 공간이 연계됩니다.

• <봄 스위퍼> (1987년)

실기 플레이 영상.


지하 미궁에 던져진 주인공이 벽을 밀며 폭탄의 위치까지 이동하여 폭탄을 해체하는 게임입니다.

상단의 화면은 보스가 있는 지상, 하단의 화면은 지하 미궁을 표시하는데요. 주인공은 상단의 화면에서 보스에 의해 하단의 화면, 즉 지하 미궁으로 던져집니다. 하단의 화면이 게임 플레이를 표시하고, 상단 화면이 스토리텔링을 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독립된 UI 표시 공간

두 화면 중 하나의 화면을 UI 표시 전용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UI 전용 화면에서는 보다 명확하게 게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게임 전용 화면에서는 UI가 차지하는 면적 없이 보다 시인성이 좋은 게임 화면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스퀴시> (1986년)

실기 플레이 영상.


강제 스크롤되는 미궁에서 주인공이 벽에 눌리지(squish) 않도록 이동키를 조작해 벽을 피하는 게임입니다.

화면 하단에 게임 화면이 표시되고, 화면 상단에는 점수와 미궁의 스크롤 방향을 알려주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 <젤다> (1989년)

실기 플레이 영상.


<젤다의 전설>의 게임 & 워치 버전입니다. 하단부는 게임 화면을 표시하고, 상단부는 인벤토리와 맵을 표시합니다.

상단부의 일부는 보스전 전용 공간도 표시하고 있기에, 다소 하이브리드적인 활용 방식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 대결 구도 표현

1:1 대전을 펼치는 게임의 경우, 화면 1개당 1명의 플레이어 정보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게임 화면을 직관적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 <블랙 잭> (1985년)

실기 플레이 영상.


카드를 한 장씩 받아와 21에 가까운 수를 만드는 사람이 이기는, 블랙 잭 카드 게임을 게임 & 워치로 재현한 제품입니다.

화면 상단은 딜러의 카드, 화면 하단은 플레이어의 카드를 표시하여 대결 구도를 표현합니다.

– 멀티플레이

각 화면당 별도의 컨트롤러가 붙어 있어, 하나의 기기로 복수의 유저가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방식입니다.

• 마리오 브라더스 (1983년)

실기 플레이 영상.


원작과는 달리 보틀링 공장에서 병을 포장하는 일을 하는 마리오 게임입니다.

좌측 화면의 루이지, 우측 화면의 마리오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왔다갔다하는 병을 주고 받으며 작업을 하는 방식인데요. 각 화면당 독립된 버튼이 부착되어 있어 2인 협력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닌텐도 DS

닌텐도 DS는 2004년 출시된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입니다.

(윗줄 왼쪽부터) 닌텐도 DS (2004년) / 닌텐도 DS Lite (2006년),  (아랫줄 왼쪽부터) 닌텐도 DSi (2008년) / 닌텐도 DSi XL (2009년).

(윗줄 왼쪽부터) 닌텐도 DS (2004년) / 닌텐도 DS Lite (2006년),

(아랫줄 왼쪽부터) 닌텐도 DSi (2008년) / 닌텐도 DSi XL (2009년).


닌텐도 DS는 8천만 대나 판매되어 큰 성공을 거둔 ‘게임보이 어드밴스’의 후속으로 출시되었는데요.

기존 휴대용 게임기와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였고, 그 방법 중 하나로 과거 게임 & 워치를 통해 선보였던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아이디어를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또 게임 & 워치처럼 단순히 2개의 스크린을 장착한 것뿐이 아닌, 하단 스크린에 한정하여 터치 입력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닌텐도 DS 게임들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활용 방식을 카테고리별로 묶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더 넓은 공간 표현

게임 & 워치를 계승한 활용 방식입니다.

게임 & 워치로부터 20년의 세월이 지난만큼, 닌텐도 DS에서는 더 다양한 장르에서의 활용을 보여줍니다.

• <메트로이드 프라임 핀볼> (2005년)

<메트로이드 프라임 핀볼>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메트로이드 프라임 핀볼>은 닌텐도의 메트로이드 IP를 활용한 핀볼 게임입니다.

핀볼 게임은 그 특성상 수직적으로 긴 표시 공간이 필요한데, DS의 2개의 스크린을 이용하여 핀볼의 게임 화면을 쾌적하게 표시하였습니다.

플레이 영상.


<두근두근 마녀신판> (2007년)

<두근두근 마녀신판>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로 유명한 SNK에서 개발한 <두근두근 마녀신판>은 터치펜으로 미소녀와 인터랙션하여 마녀를 찾아내는 미소녀 게임입니다.

캐릭터 묘사가 중요한 미소녀 게임에서 세로로 확장된 DS의 스크린은 수직으로 긴 인체를 효율적으로 표시해주었습니다.

플레이 영상.


• <콘트라 듀얼 스피리츠> (2008년)

<콘트라 듀얼 스피리츠>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콘트라 듀얼 스피리츠>는 오랜 역사를 가진 코나미의 런 & 건 슈팅 게임 <콘트라> 시리즈의 DS 버전입니다.

기존 시리즈와 달리 상하로 확장된 공간은 수직을 강조하는 레벨 디자인과 상하로 긴 거대 보스 등을 더 시인성 좋게 묘사해주었습니다.

플레이 영상.


– 독립된 UI 표시 공간

두 화면 중 하나의 화면을 UI 표시 전용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게임 & 워치에서는 게임이 단순했던 탓에 표시할 UI가 많지 않아 널리 쓰인 방식은 아니었는데, 복잡도 높은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인 2004년의 DS에서는 가장 널리 쓰인 방식입니다.

화면이 작아 UI를 표시할 공간이 넉넉치 않은 휴대기기에서, UI 표시 전용 공간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습니다.

• <FIFA> 시리즈 (2005 ~ 2010년)

<FIFA 11>의 게임 플레이 화면.

<FIFA 11>의 게임 플레이 화면.


축구 등의 스포츠 게임에서는 경기장 전체를 파악하기 위한 미니맵이 제공됩니다만, 화면이 작은 휴대기기에서 미니맵을 식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DS로 출시된 <FIFA> 시리즈는 하단의 스크린을 미니맵 전용 공간으로 활용하여 쾌적한 정보 전달이 가능했습니다.

<FIFA 11>의 플레이 영상.


• <심시티 DS> (2007년)

<심시티 DS>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야 하는 시뮬레이션이나 RPG 장르 또한 작은 휴대기기 화면에서 표시 공간의 압박이 존재합니다.

DS로 출시된 <심시티> 또한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정보 표시 전용 공간으로 활용하여 높은 시인성을 확보했습니다.

플레이 영상.


– 대결 구도 표현

닌텐도 DS에서는 무선 통신을 이용한 기기간 멀티플레이, 인터넷을 경유한 멀티플레이가 가능해졌기에 다양한 대전 게임들이 등장했습니다.

이에 맞추어 복수의 플레이어들이 화면에 표시되어야 했는데, 이점에 있어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단일 디스플레이에 비해 매우 유리한 환경이었습니다.

• <소닉 러시> (2005년)

<소닉 러시> 배틀 플레이 모드의 플레이 화면.

배틀 플레이 모드의 플레이 화면.


DS로 출시된 <소닉> 시리즈 중 하나인 <소닉 러시>는 무선 통신 대전을 구현한 ‘배틀 플레이’ 모드를 제공합니다.

<소닉> 시리즈는 시야가 좁은 횡스크롤 플랫포머 장르이기에 기존작에서는 멀티플레이시 화면을 반으로 나누어 경쟁자의 플레이를 표시했었는데요. DS에서는 2개의 화면을 이용해 화면 분할 없이 쾌적한 멀티플레이를 구현하였습니다.

배틀 플레이 모드의 플레이 영상.


• <뿌요뿌요 시리즈> (2003 ~ 2011년)

<뿌요뿌요!! 20주년 기념판> 플레이 화면.

<뿌요뿌요!! 20주년 기념판> 플레이 화면.


대전형 퍼즐 게임인 <뿌요뿌요> 시리즈도 복수의 화면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본이 되는 1대1뿐만 아니라, 1개의 화면당 4명의 플레이어가 표시되는 8인 대전까지 구현하였습니다.

<뿌요뿌요!! 20주년 기념판> 플레이 영상.


– 스토리텔링에의 활용

80년대의 게임 & 워치에 비해, 2004년의 게임은 더 강화된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토리텔링 구현을 위해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존재했습니다.

• <도와줘! 리듬 히어로> (2007년)

<도와줘! 리듬 히어로>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도와줘! 리듬 히어로>는 스토리텔링이 첨부된 유형의 리듬 액션 게임입니다.

스토리텔링을 위한 연출을 게임플레이 화면과 함께 표시하는 것은 작은 휴대기기의 화면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는데요. <도와줘! 리듬 히어로>는 상단에 스토리텔링 영역, 하단에 게임플레이 영역으로 분리하여 원활한 스토리텔링 구현을 시도했습니다.

플레이 영상.


• <쓰르라미 울 적에 키즈나> (2008년)

<쓰르라미 울 적에 키즈나>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쓰르라미 울 적에 키즈나>는 CG 영역과 텍스트 영역으로 구성된 사운드 노벨 장르의 게임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운드 노벨 장르의 게임은 CG 위에 텍스트를 오버레이하는 방식으로 게임 화면이 구성되는데요. 이 방식은 CG가 텍스트에 가려 캐릭터의 매력이 100% 전달되기 어렵고, 텍스트는 텍스트대로 가독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쓰르라미 울 적에 키즈나> 원작인 PC판의 플레이 화면.

원작인 PC판의 플레이 화면.


그러나 DS로 이식된 <쓰르라미 울 적에 키즈나>는 CG 영역과 텍스트 영역을 2개의 화면에 분리하여, 사운드 노벨의 좀 더 효율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을 시도했습니다.

공식 홍보 영상.


• <극한탈출 9시간 9명 9의 문> (2009년)

<극한탈출 9시간 9명 9의 문>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방 탈출 어드벤처 게임과 사운드 노벨이 혼합된 장르의 게임으로, 텍스트 위주의 스토리텔링이 전개됩니다.

이 게임은 상단의 화면은 ‘대화’, 하단의 화면은 ‘상황 및 심리 묘사’ 형태로 대화 영역과 상황 묘사 영역을 분리하는 방식을 선보였습니다.

게임 결말부에는 이 스토리텔링 방식을 이용한 충격적인(?) 반전도 선보이는데요. 상단의 화면과 하단의 화면이 실은 별개의 시공간이었다는 내용입니다.

영문판 플레이 영상.


• <레이튼 교수> 시리즈 (2007 ~ 2009년)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플레이 화면.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플레이 화면.


어드벤처 게임과 퀴즈 게임이 혼합된 <레이튼 교수> 시리즈는 스토리텔링 구현을 위해 캐릭터 영역과 배경 영역의 분리를 시도했습니다.

작은 휴대기기 화면에서 배경 CG와 캐릭터 CG를 함께 표현할 경우, 캐릭터를 크게 출력하면 배경이 가려지고 배경을 위해 캐릭터를 작게 출력하면 캐릭터가 안보이는 딜레마가 있는데요.

<레이튼 교수> 시리즈는 상단 화면은 배경을 묘사하고, 하단 화면은 캐릭터를 묘사해 이에 대한 해결을 꾀하였습니다.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플레이 영상.


• <DS 문학전집> (2007년)

<DS 문학전집> 플레이 화면.

플레이 화면.

게임은 아니지만 <DS 문학전집> 또한 눈여겨 볼 만한 점이 있는데, 바로 ‘책’의 재현입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좌우로 펼친 형태는 책과 유사한 모습이어서, 좌우로 페이지를 넘기며 글을 읽는 책의 감성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단일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e-book 기기를 이용하며 책을 들고 읽는 듯한 감성이 아쉬웠던 독자들에게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 조작 전용 공간 확보

닌텐도 DS의 하단 스크린은 게임 & 워치와 달리 터치 입력이 가능하기에, 이를 활용하여 하나의 화면을 조작 전용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도 이용되었습니다. 눈여겨볼 만한 활용 방식의 예는 아래와 같습니다.

•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 (2008년)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는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 액션 게임으로, 이 기술들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작 전용 공간을 활용하였습니다.

다른 기기에서 각 기술을 사용하려면 해당 기술에 할당된 버튼을 암기해서 눌러야 하고, 터치스크린의 경우 화면에 조그맣게 표시된 아이콘을 찾아 눌러야 합니다.

하지만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는 ‘터치 스크린 + 조작 전용 공간’을 활용, 넓은 화면에 매우 친절하고 쉽게 UI를 구현해 원하는 기술을 간단히 발동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플레이 영상.


•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 (2007 ~ 2010년)

<세계수의 미궁> 영문판 플레이 화면.

영문판 플레이 화면.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는 고전 던전 RPG의 재미를 재현하는 것을 핵심으로 내세우는 게임입니다.

특히 게임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소는 ‘던전을 탐험하며 지도를 그려나가는 재미’입니다만, 이는 ‘터치 스크린 + 조작 전용 공간’이 가능한 DS였기에 구현이 가능했습니다.

‘그리는 재미’는 터치스크린 기기라면 어디서든 구현 가능하지만, 게임 진행과 ‘동시에’ 그릴 수 있으려면 화면 내에 넉넉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데요. 때문에 ‘조작 전용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DS만이 가능했던 게임 콘셉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는 요컨대 ‘조작 전용 화면을 이용한 더 다양한 터치 조작의 활용’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영문판 플레이 영상.


• <릿지 레이서 DS> (2004년)

<릿지 레이서 DS>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레이싱 게임인 <릿지 레이서 DS>는 조작 전용 화면에 가상 핸들을 제공하여 더 몰입감 있는 레이싱 경험을 구현했습니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하면 다양한 비주얼의 UI로 게임의 감성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지만, 표시 공간의 부족 탓에 다양한 시도를 하기 어려운데요.

그러나 조작 전용 공간을 확보한 DS에서는 터치스크린 UI의 잠재력을 더 크게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조작 전용 공간을 이용한 터치스크린의 감성적 활용’ 사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플레이 영상.


– 두 가지 카메라 동시 제공

닌텐도 DS는 게임 & 워치와 달리 3D 표현이 가능한 기기이기에 카메라도 게임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황에 맞는 카메라 종류(탑뷰, 백뷰, 쿼터뷰 등)는 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중에도 다양하게 요구되는데요. 닌텐도 DS에서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동시에 두 가지 카메라를 제공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 <마리오 카트 DS> (2005년)

<마리오 카트 DS>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레이싱 장르 게임을 플레이할 때 종종 카메라 선택에 대한 딜레마를 경험하게 됩니다.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는 근거리 카메라를 선택할지, 코스와 주변 차량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원거리 카메라를 선택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마리오카트 DS>는 두 가지 카메라를 동시에 제공하여 이러한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하였습니다. 상단 화면에는 근거리 카메라, 하단 화면에는 탑뷰 카메라를 동시 제공하여 카메라 전환 없이 원활히 레이싱을 즐길 수 있습니다.

플레이 영상.


– 두 캐릭터를 동시 제어

하나의 화면에 하나의 캐릭터 화면을 표시하여, 총 두 캐릭터를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동시에 두 캐릭터를 컨트롤하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 <멋진 이 세계> (2007년)

<멋진 이 세계>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멋진 이 세계>는 스퀘어 에닉스가 출시한 액션 RPG입니다.

전투 시에는 상단의 화면과 하단의 화면에 각각 1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를 동시에 조종하게 됩니다. 각자의 공간에서 전투를 펼치지만 서로의 전투에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종래의 게임에서 없었던 신선한 재미를 구현하였습니다.

이후 다른 기종으로 이식되었을 때는 1명의 캐릭터만 조작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는데, 2명의 캐릭터 조작은 2개의 화면을 가진 DS였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 영상.


– 기기를 ‘접는’ 것도 조작으로 활용

‘기기를 접는 것 = 게임을 그만두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기기를 접는 것을 하나의 컨트롤 방식으로 활용한 사례도 존재합니다.

닌텐도 DS는 기기를 접으면 대기 모드에 들어가는데, 게임에서 대기 모드로 들어간 것을 기록했다 기기를 다시 펼쳐 게임이 재개되면 이를 활용하는 원리입니다.

• <젤다의 전설 몽환의 모래시계> (2007년)

<젤다의 전설 몽환의 모래시계> '기기를 접어서 푸는 퍼즐' 화면.

‘기기를 접어서 푸는 퍼즐’ 화면.


DS로 발매된 <젤다의 전설>인 <젤다의 전설 몽환의 모래시계>에는 인상적인 퍼즐이 등장합니다.

게임 진행을 위해 하단 스크린의 항해도에 탁본을 떠야 하는 하는 퍼즐인데요. 유저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다 결국 포기하고 DS를 ‘접는’ 순간 퍼즐이 풀리는 인상적인 기믹(gimmick, 속임수)을 선보였습니다.

'용기의 문양'을 항해도에 옮기는 퍼즐.

‘용기의 문양’을 항해도에 옮기는 퍼즐.


# 닌텐도 3DS (2DS)

닌텐도 3DS는 닌텐도 DS의 후속 기종으로 발매된 휴대용 게임기로, 닌텐도 DS에 입체 영상을 덧붙인 콘셉트를 갖고 있습니다.

(윗줄 왼쪽부터) 닌텐도 3DS (2010년) / 닌텐도 3DS LL (2012년),  (아랫줄 왼쪽부터) New 닌텐도 3DS (2014년) / New 닌텐도 3DS XL (2014년).

(윗줄 왼쪽부터) 닌텐도 3DS (2010년) / 닌텐도 3DS LL (2012년),

(아랫줄 왼쪽부터) New 닌텐도 3DS (2014년) / New 닌텐도 3DS XL (2014년).


나중에는 입체 영상 기능을 뺀 닌텐도 2DS도 발매되었습니다.

(왼쪽부터) 닌텐도 2DS (2013년) / New 닌텐도 2DS XL (2017년).

(왼쪽부터) 닌텐도 2DS (2013년) / New 닌텐도 2DS XL (2017년).


3DS는 상단 화면에 한정하여 안경이 필요 없는 입체 영상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3DS 게임들의 대다수는 이 입체 영상을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활용은 DS에서 시도되었던 방식들을 대부분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DS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찾아보자면, 아래의 사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 두 가지 비주얼 콘셉트 동시 제공

• <드래곤 퀘스트 11> (2017년)

<드래곤 퀘스트 11>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플레이 화면.


<드래곤 퀘스트 11>은 30년 역사를 지닌 일본의 국민 게임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3DS 신작입니다.

이전 작품도 그러했지만 특히 11편은 이전 시리즈에 대한 향수를 강조하는 작품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딜레마가 발생했습니다. 비주얼 부분에서 과거의 감성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신작답게 현대적인 감각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많은 올드 IP들이 가지게 되는 숙제였죠.

다른 올드 IP 게임들의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 가지 비주얼 콘셉트 중 하나를 택일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해왔는데요. 그러나 <드래곤 퀘스트 11>은 두 개의 화면을 이용하여 동시에 두 가지 비주얼 콘셉트를 제공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선보였습니다.

플레이 영상.


마치며

지금까지 닌텐도에서 시도하였던 폴더블 디스플레이 환경의 활용 방식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폴더블폰과 닌텐도의 게임기들은 100% 같은 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폴더블폰은 제조사마다 각각 다른 폴딩 방식을 취하고 있고, 멀티 터치가 가능한 정전식 터치스크린에 멀티 태스킹(동시에 두 가지 게임을 띄우는 등)이 가능할 정도로 훨씬 높은 스펙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닌텐도의 기기들에서 불가능했던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갤럭시 폴드의 멀티 태스킹 화면.

갤럭시 폴드의 멀티 태스킹 화면.


폴더블폰을 위한 게임을 만들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출발하면 좋을지 고민을 가진 개발자분들에게 닌텐도의 사례들은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폴더블폰’이기에 가능한 새로운 재미의 게임들이 출현할 날을 기다리며, 이 글이 그 날을 앞당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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