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8 NC 다이노스

공룡, 황금장갑을 끼다 – 2014년 골든글러브 후기 (상)

몸도 마음도 추운 비시즌, ‘야빠’를 후근후끈하게 데워주는 야구썰들! 엔씨소프트 해외법무팀 김정화 대리의 야구 이야기 이번 편은 골든글러브 후기입니다. 🙂


공룡, 황금장갑을 끼다 – 2014년 골든글러브 후기 (상)

골든글로브01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이고, 다이노스의 크리스마스 기념 상품까지 출시된 것을 보니 이제 정말 추운 겨울의 한복판에 들어섰다는 실감이 듭니다. 그간 저는 양준혁재단의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를 보러 갔다가 목동구장에서 동사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었고, 일하는 사이사이 스토브리그 근황을 체크해가며 각종 시상식 및 야구대제전 중계 시청도 함께 하느라 정말이지 바쁘게 지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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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야구대회에서 중견수 겸 2번타자로 출전한 이재학 선수의 프로데뷔 첫 안타 순간!

2014년 시즌의 끝자락을 정말로 놓아주어야만 하는 이 시점, 여러분과 이번에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한 시즌의 진정한 피날레라 할 수 있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입니다.

골든글로브_대표이미지


도대체 골든글러브가 뭐길래

‘골든글러브’는 그 해 각 포지션 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여 시상하는, 명실공히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상입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정규시즌 기록을 대상으로 수비와 타격 지표를 구별하여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에게는 ‘골드글러브’, 최고의 타격을 보여준 선수에게는 ‘실버슬러거’의 영예가 주어지는데 반해, 프로야구의 골든글러브는 각 포지션 별로 모든 부문의 성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시상한다는 점이 특색입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는 오로지 수비율만을 기준으로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메이저리그의 ‘골드글러브’와 좀더 유사하였지만, 이듬해부터 상의 성격이 변모하여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일본프로야구에도 ‘(미쓰이)골든글러브’가 존재하지만 이는 메이저리그의 골드글러브와 마찬가지로 수비를 대상으로 한 상이며, 각 포지션 별 최고의 선수를 가린다는 점에서 한국프로야구의 골든글러브는 일본의 ‘베스트나인’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보입니다.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프로야구를 취재하는 기자, 중계 담당PD,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KBO에서 타격 성적을 중심으로 한 객관적 기록에 기하여 후보를 선정한 이후에는 미디어 관계자가 ‘포지션 별 최고의 선수’라는 추상적 기준에 따라 투표하는 방식이므로, 아무래도 수비 공헌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과소평가 받기 쉽고, 포스트시즌 진출 프리미엄이나 팀 공헌도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도 투표에 고려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취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느낀 주관적인 판단이 투표에 반영되는 결과로 선수의 소위 ‘이름값’이 수상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특히 외국인 선수의 경우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득표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은 골든글러브 수상자 선정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골든글러브의 위와 같은 문제점은 수상의 신뢰도와 권위 유지를 위해서 당연히 개선되어야 할 사안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선정인단의 특성에 기반한 일정한 정도의 예측 불가능성은 시상식을 시상식답게 해주는 필연적 흥행(?)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곤 합니다. 수상자 선정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언제나 존재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말이죠. (물론 객관적 기록이 존재하는 야구에서 어느 정도의 한계는 뚜렷해야 하고, 선수의 국적에 기한 차별 역시 철폐되어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미국, 일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기반이 협소한 한국 프로야구의 여건을 감안할 때, 선수들의 한 시즌을 현장 안팎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투표방식을 유지하되 운영의 묘를 살려 골든글러브를 명실상부한 ‘한국프로야구의 오스카상’으로 정착시키는 방향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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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만은 이미 아카데미급! – 2014 투수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넥센 벤해켄 부부


역사의 현장을 함께 하다 1

문제 : 위와 같이 그 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얼굴을 선정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014년 드디어 NC 다이노스에서도 그 영광의 주인공이 처음으로 탄생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후 필자가 하였을 법한 행동을 다음 중 고르시오.

① 다이노스의 역사상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매일 밤 기도한다.

② 나성범 선수의 외야수 부문 득표수 및 외야수 중 득표 순위를 예상해 본다.

③ 골든글러브 기념구를 구매할 예산을 마련한다.

④ 휴가를 내고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직접 보러 간다.

정답 : ①, ②, ③, ④ 모두!

여름휴가도 가지 않고 다이노스와 함께 열심히 달려온 올 한해, 스스로에 대한 선물로 12월 9일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맞추어 휴가를 신청하였습니다. 다행히 휴가 결재도 받을 수 있었고, 1분만에 빛의 속도로 마감된 골든글러브 시상식 팬입장권 신청도 무사히 성공하여 역사의 현장을 함께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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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신청자의 내적 갈등.jpg

전날 밤, 2003년 이후 11년 만에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보러 간다는 설렘에 결국 잠을 설치고야 말았습니다. 시상식 당일, 본식은 오후 4시 50분부터, 팬입장권 배부는 오후 2시부터였지만, 휴가의 잉여로운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각종 기념구 중에서 품절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전설의 아이템, 골든글러브 기념구 판매 시작시간 오후 1시에 맞추어 시상식 현장인 코엑스로 여유롭게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실로 엄청난 야빠의 물결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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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현장에서 별도로 배부하는 입장권을 기다리는 팬들이 아닙니다. 시상식 3시간 전부터 예매한 입장권을 받아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팬들이 맞습니다.

 

김대리 : “………………………. 나 무섭다.”

동행인 : “여기 오니까 누나는 야빠가 아닌 그냥 일반인 같네요.”


엔씨소프트 김정화김정화

엔씨소프트 해외법무팀의 대리이자 사내변호사. ‘성공한 덕후’라는 일견의 시선에 대하여 “이제 성공만 하면 되겠네요.”라고 슬픈 눈망울로 답하는 평범한 직장인. 업무와 야구가 섞이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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