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3 NC 다이노스

공룡, 황금장갑을 끼다 – 2014년 골든글러브 후기 (하)

몸도 마음도 추운 비시즌, ‘야빠’를 후근후끈하게 데워주는 야구썰들! 엔씨소프트 해외법무팀 김정화 대리의 야구 이야기 이번 편은 골든글러브 후기,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


 

공룡, 황금장갑을 끼다 – 2014년 골든글러브 후기 (하)

 

역사의 현장을 함께하다 2

 

기다림

조금이라도 앞자리에서 응원하는 선수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 시상식 시작 4시간 전부터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백여 명의 야구팬들을 보면서, 저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이 곳에서 입장을 기다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티켓 교부시의 까다로운 신분증 검사 절차, 두 시간 걸려서 현장에 왔지만 끝내 남는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모습, 같은 팀 팬들끼리 입장을 준비하여 조직적으로 회의하는 장면, 장시간 대기에 대비하여 미리 준비해온 햄버거 세트를 야무지게 먹는 풍경…… 제가 야구에의 열정을 잠시 내려놓았던 몇 년 동안 프로야구가 이렇게 팬들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몸소 체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뱀발: DINOS FAMILY DAY는 대체 얼마나 엄청난 행사였던 거냐……)

레밍 떼 같은 야빠들 사이에서 골든글러브 자료집과 야구 서적을 뒤적이며 바닥에 주저 앉은 채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점점 정신이 혼미해져 갑니다 나는 누구이고 여기는 어디인가…… 슬슬 존재론적인 고민을 시작한 오후 3시 30분경, 마침내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유우레카!!



골든글로브2_01

기다림의 시간을 함께 한 동지들. ‘야구의 심리학’은 잘 모르겠지만, ‘야빠 그 이면에 숨겨진 놀라운 심리법칙’이라면 좀 알 것 같기도…

 

  포토월

부랴부랴 자리를 잡고 선수들이 입장하는 레드카펫과 포토월 앞으로 달려나갔습니다. 언론 관계자와 팬 구분 없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이니만큼,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처음엔 분명히 ‘위아더월드’의 마음으로 이곳에 왔건만, 사진기를 치켜들고 타팀 팬들과 이리저리 치고 받으며 자리 다툼을 하다 보니 어느덧 제 속에 있던 ‘엔빠’ 스위치가 탁 켜졌습니다! 다 비켜!! 수트 태군이 꼭 찍을 거야!!!!” 포효하는 저에게 옆자리 사람이 전하는 비보: 김태군 아까 들어갔어요~!” ㅠㅠ

그렇다면, 이제 기다릴 사람은 ‘그 분’뿐 입니다. 안절부절하며 하염없이 목을 빼고 기다리던 찰나, 레드카펫 저편에서 전화를 받으며 한 남자가 들어옵니다!

골든글로브2_02

후광이 보이는 듯 했던 건 제 착각이겠죠?

팬들의 환호에 처음에 약간 당황하는 듯했던 나성범 선수였지만, 곧 스타기질을 발휘하며 포토월에서 멋진 포즈를 지어주었습니다.

골든글로브2_03

뉘집아들 어느 팀 선수인지 참 잘~ 생겼다!

 

시상식

오후 4시 50분, 드디어 대망의 시상식 본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코엑스 오디토리움에 모인 수많은 야구인, 언론관계자 그리고 팬들의 눈과 귀가 2014년 최고의 별들을 축하하는 무대 위로 집중되기 시작합니다. ADT캡스 플레이어, 페어플레이상, 사랑의 골든글러브상, 골든포토상 등 특별상 시상이 먼저 이어지고 드디어 골든글러브 부문별 수상자 발표와 시상이 진행되었습니다.

골든글로브2_04

특별상의 하이라이트, 골든포토상: 2014 시즌 MVP 서건창 선수가 200안타 달성 순간 사진에 찍힌 포즈를 재현하는 골든글러브의 전통을 이어가는 장면. 다이노스 선수가 꼭 받는 모습을 보고 싶은, 탐나는 상입니다!

 

가장 먼저 시상자가 호명되는 외야수 부문. 나성범 선수의 수상을 확신하면서도 떨리는 가슴은 역시 진정되지 않습니다.

후보자 소개 화면이 등장할 때마다, 현장에서는 각 팀 별로 함성소리가 다른 옥타브로 울려 퍼졌습니다. 나성범 선수가 등장할 때 그 동안 아껴왔던 소중한 목에 잔뜩 힘을 줘서 환호했는데, 잘 들렸으려나 모르겠습니다. 🙂

골든글로브2_06

3할 – 30홈런 – 100타점! 완벽하네요!

 

긴장되는 수상자 발표의 순간! 자랑스러운 우리 나성범 선수의 이름이 드디어 호명되었습니다. 김새론 양이 ‘엔..’자를 발음하던 바로 그 순간, 다이노스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는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기쁨에 얼마나 행복했던지…. 제 부족한 문장력으로는 제대로 그 환희를 다 표현할 수가 없다는 것이 그저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골든글로브2_07

역사적인 순간.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잘생겼다” 밖에 외치지 못한 못난 팬이라 미안합니다!

비록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 다이노스의 돌풍을 책임진 김태군 선수, 테임즈 선수를 골든글러브 후보로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뿌듯한 자리였음은 물론입니다. 특히, 김태군 선수의 경우,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포수 부문에서 무려 100표를 획득하여 수상자인 양의지 선수(118표)와 어깨를 나란히 겨룰 정도로 올 시즌 활약상을 인정 받았습니다. 다이노스의 황금장갑 컬렉션에 외야수 글러브에 이어 포수미트가 추가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골든글로브2_08

황금미트는 시간 문제, 우리의 안방마님!

넘치는 팬심으로 분량 조절 대실패=ㅂ=;; 골든글러브 후기는 외전에서 계속됩니다!


엔씨소프트 김정화

김정화

엔씨소프트 해외법무팀의 대리이자 사내변호사. ‘성공한 덕후’라는 일견의 시선에 대하여 “이제 성공만 하면 되겠네요.”라고 슬픈 눈망울로 답하는 평범한 직장인. 업무와 야구가 섞이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고 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