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3 WE

각양각색 개성만점, 다이노스 타격폼 집중 분석

야구에서 타자는 배터박스 안에 들어가면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공을 칠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각 선수들마다 타격폼도 가지각색인데요,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조용학 과장이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타격폼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본다고 합니다.

테임즈부터 김태군까지, 다이노스 선수들의 개성 넘치는 타격폼을 분석해 볼까요~? ( ͡° ͜ʖ ͡°)


한동안 글이 좀 뜸했는데요, 실은 그동안 다이노스 전력분석하느라(?) 좀 바빴습니다.

T1절대 이 메시지를 받고 쓴 게 아닙…

야구팬들의 필독서인 마이클 루이스의 저서 <머니볼>에서 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주전 1루수로 맹활약했던 스캇 해티버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수들이 1루로 오는 순간부터 그들은 나만의 작은 사무실로 들어선 것이지요.”

이 말에는 야구의 아주 중요한 특징이 들어가 있습니다. 바로 다른 팀 선수끼리 경기 중에 한자리에서 만나 치열하게 자리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달리 말하면, 야구 선수들은 경기 중에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면 각자의 자리를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투수들은  1) 투구 시 투구판을 밟아야 하고 2) 타자와 주자를 속이는 동작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규칙만 지키면 마운드 위에서 본인 편한대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배달시킨 자장면이 도착할 때까지 경기를 질질 끈다던가.

이러고 던져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응?

타자도 마찬가지죠. 배터박스 안에 들어서면 상대팀에게 전혀 방해 받지 않고 공을 강하게 때릴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야구 선수들은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뽐낼 수 있습니다.

3야구에서는 이러고 공 쳐도 됩니다연습자세 아니다 진지하게 공 기다리는 거다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고 와인드업이나 셋포지션에 들어가는 자세가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는 투수와는 달리, 타자들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이는 NC 다이노스 타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우승을 향해 승승장구 중인  NC 다이노스 타자들은 어떤 개성 넘치는 타격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긴급 진단을 해 보겠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타격 준비 자세는 투수의 상태에 따라 두 과정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보통 타석에 처음 들어 서거나 투수가 사인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취하는 과정이고, 두 번째는 사인교환을 끝낸 투수가 와인드업이나 셋포지션이 들어간 동안 배트나 몸을 흔들면서 리듬을 찾는 과정입니다.

첫 번째 과정은 일반적으로 루틴이라고 하는데요. 타격 자세를 잡기 위해 타자들이 자신만의 순서에 따라 땅을 파거나 장갑을 고쳐 매거나 연습스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직장인으로 치면 아침마다 늦잠 -> 세수 -> 아침 거르기 -> 버스 놓치기 -> 지각 을 매일 같은 순서로 하는 것과 같죠.

11311915_106281319710514_1194626312_n뭐 늘상 있는 일이니까요

두 번째 과정은 루틴이 끝난 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까지의 과정을 뜻합니다. 루틴이 끝난 타자들은 투구를 기다리며 배트를 흔들거나 몸을 움직이죠.

루틴과 리듬 동작은 타자들이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각자의 방법인 만큼 그들만의 독특한 동작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 살펴볼 것은 바로 NC 타자들의 독특한 루틴과 리듬 동작들입니다.

제가 야구에 대한 지식이 얕아 타자들의 스윙폼 분석 같은 것은 할 줄 모릅니다. 제목을 보시고 혹시나 기대하셨다면 죄송합니다(먼산).


에릭 테임즈

한국 야구 최초 한 시즌 두 번의 사이클링. 한국 야구 최초 40-40 클럽 달성. NC 다이노스 최초 시즌 MVP. 이외에도 앞에 붙여야 할 수식어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 NC 다이노스의 자랑이자 한국 최고의 타자 에릭 테임즈.

테임즈 선수 하면 단연 인상깊은 것 중 하나는 우람한 팔뚝으로 배트를 들고 젓가락 휘두르듯이 스윙 연습을 하는 장면일 텐데요.

4프로 레슬러 못지 않은 팔뚝의 소유자 *WWE 소속 슈퍼스타 빅 E

테임즈 선수의 루틴은 무척 독특합니다. 루틴 과정은 배트를 양손이나 오른손으로 잡는데, 테임즈는 왼손으로‘만’ 배트를 잡고 있다가 오른손으로 넘겨 받는 루틴을 갖고 있죠.

그리고 배트를 흔드는 루틴이 끝나면 오른손으로 배트를 천천히 돌리며 투수가 공을 던지기만을 기다립니다. 마치 다음번 공은 담장 밖으로 두들겨 넘겨버리겠다는 것처럼.

말이 필요없다. 직접 보자

투수가 사인교환을 마치면 테임즈 선수도 천천히 배트를 돌리다가 이내 양손으로 배트를 움켜쥡니다. 그리고 어깨 위에서 배트를 천천히 흔들며 공을 기다리죠.

타자 입장에서는 배트를 천천히 흔드는 이 과정이 중요한데, 바로 흔드는 과정을 통해 투수가 던지는 공에 대한 타이밍을 잡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문제 없이 진행되면 다음엔 투수가 던진 공을 두들겨 담장 밖으로 넘기기만 하면 됩니다어때요? 참 쉽죠?.


나성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타자들은 2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타석에 들어서서 배트로 홈플레이트를 건드리는 타자. 다른 하나는 홈플레이트를 건드리지 않는 타자(후다닥).

작년 중반까지 나성범 선수는 후자에 해당하는 타자였는데요, 타석에 들어서면 홈플레이트를 건드리지 않고 곧바로 타격 준비에 들어가곤 했죠.

위의 테임즈 선수 영상과 비교해 보자

홈플레이트를 건드리건 안 드리건 타자는 본인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행동을 취하기 때문에, 이 동작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고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성범 선수는 이 동작을 그것도 “시즌 중에” 바꿔 버렸죠.

더 놀라운 것은, 나성범 선수의 타격폼 중에서 바뀐 게 이 동작 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013년 데뷔했을 때와 지금의 폼을 비교해 보면, 배트를 들고 투수의 공을 기다리는 과정이 꽤 많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01

우선 2013년과 2014년을 비교해 보면 확연히 다릅니다. 2015년 전반기는 2013년과 2014년은 적절히 섞은 느낌이죠.

그런데 2015년 후반기에는 이 폼이 완전히 바뀝니다. 투구를 기다리는 동안 세우고 있던 배트를 아예 어깨에 기대어 내려놓은 것이죠.

나성범 선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체력적인 문제로 후반기에는 배트를 내려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적용하려는 시도 중인 거죠.


이종욱

이종욱 선수는 루틴 과정이나 투구를 기다리며 리듬을 타는 과정에서 특별하다고 할 만한 동작이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딱 하나 다른 선수들에게는 볼 수 없는 특별한 루틴의 과정이 있죠.

눈치를 채셨다면 당신은 이종욱 선수의 멋진 팬! 눈치를 못 채셨다면 훌륭한 팬!

바로 앞에서 여러 번 언급했던 타석에 들어서서 홈플레이트를 건드리는 과정입니다. 보통은 테임즈 선수나 나성범 선수처럼 한 번 툭 치고 말지만 이종욱 선수는 순서와 위치를 정확하게 맞춰서 세 번을 건드립니다.

이종욱 선수에게 있어서 이 과정은 타격을 위한 신성한 의식이 아닐까 싶네요.


박민우 – 이호준

프로 5년차와 프로 23년차(!!!). 좌타자와 우타자. 발 빠른 톱타자와 힘 좋은 중심타자. 꽃미남 외모와 ㅇ…읍읍읍.

박민우 선수와 이호준 선수는 사실 공통점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 별로 없습니다. 두 선수는 정반대 스타일의 야구를 하는 선수들이고, 경력도 많은 차이가 있는 데다가 공을 치는 손도 다르죠다행히(?) 던지는 손은 같습니다.

이토록 다른 박민우 선수와 이호준 선수 사이에는 과연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02일단 두 선수의 리듬을 타는 대기 자세를 보자

팔 각도와, 그에 따른 배트각도그리고 외모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두 선수의 대기 자세는 매우 비슷합니다. 그리고 두 선수의 루틴도 꽤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선수의 타격 자세만 있는 영상을 찾기 어려워(…) 말로 대체하자면,

  • 포수 쪽 발을 고정시키고 반대쪽 발을 박민우 선수는 1루, 이호준 선수는 3루 쪽으로 향한다.
  • 한 손으로 연습 스윙을 하고는 두 발을 나란히 세운다.
  • 배트를 한 번 흔들고는 하프 스윙을 한다.
  • 배트를 들고 들어오는 공을 냅다 두들긴다.

나성범 선수나 테임즈 선수에 비하면 평범한 폼이긴 하지만, 마치 데칼코마니마냥 두 선수가 매우 흡사한 폼을 가지기도 쉽지 않습니다. TV로 야구를 보면서 두 선수가 나왔을 때 잠깐만 관심을 기울여 확인해 보시죠기승전NC야구.


김태군

야구 중계를 보다 보면 아쉬운 점 중 하나는, 하위타선의 타자가 들어섰을 때 타자보다는 투수에 집중해서 중계를 한다는 점이죠.

투수가 NC 투수라면 당연한 것이지만, 반대로 NC의 하위타선에 있는 타자들이 나왔을 때는 의외로 타자들의 모습을 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직접 2014년과 2015년 김태군 선수를 준비했습니다

위의 영상은 2014년, 아래의 영상은 2015년 김태군 선수의 타격폼입니다. 자세히 보면, 2015년의 김태군 선수는 공을 치기 전 배트를 크게 한 번 흔듭니다.

정면을 찍어 주는 TV 중계 영상을 보면 그 차이를 더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왠지 얌전해 보이는 예전과는 달리 투수의 공을 때려 부수겠다는테임즈같은 야성미가 느껴집니다(발그레…).

그 덕분인지 2014년과 비교하여 2015년엔 무려 홈런을 6개나 더 쳤죠! 부족한 야성미를 채우고 싶다면, 올해에는 김태군 선수의 타석을 집중해서 지켜 보도록 합시다.


정리하며

이외에도 NC에는 개성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지만, 모든 비밀을 다 알리기보다는 직접 찾아 나가는 소소한 재미를 남겨두기 위해 이쯤에서 정리하고자 합니다절대 귀찮아서가 아닙니다! 

단순히 치고 달리는 야구를 보는 것이 지루하다면,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어떤 습관과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하나하나 지켜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지 않을까요?

끝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해커의 바지 추켜 올리기로 마무으리~


조용학

조용학

다이노스 팬 선언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향 세탁과 다이노스 팬 코스프레 의혹을 받는
흔하디 흔한 야알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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