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2 NC 다이노스

다이노스의 야구는 과학입니다



2015년 프로야구는 두산과 삼성의 접전 끝에 두산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아쉽게 결승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NC 다이노스도 정규 시즌을 2위로 마무리하며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죠!  창단 4년 차에 접어든 신생 구단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한 해였습니다~.

이처럼 공룡 구단의 탄탄한 성장에는  ‘데이터 분석’이 강력한 밑거름으로 작용했습니다. 선수들의 기량을 분석하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며, 다음 승부를 예측하는 데 데이터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죠~. 모회사인 엔씨소프트의 뛰어난 IT 기술도 큰 도움이 되었고요.  ( ͡° ͜ʖ ͡°)

NC 다이노스는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관리하고,  또 활용하는 것일까요? 다이노스 데이터 팀의 임선남 팀장을 만나 다이노스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을 파헤쳐 보았습니다.



데이터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단 

 

다이노스는 KBO에서 데이터 분석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초창기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는 많지 않았을 것 같아요 
모회사가 IT회사라서 그런지, 다이노스는 창단 시점부터 과학적인 야구를 추구했어요.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죠. 미국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된 데이터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도 데이터는 찾아낼 순 있어요. 한정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면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분명 도움이 될 만한 걸 찾아낼 수 있죠.

 

데이터 분석이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어디까지일까요? 
우선 다이노스를 포함한 KBO 및 퓨처스 리그의 선수들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기록을 예측하죠. 외국인 선수 영입도 추진하고요. 또 구단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합니다. 이를 토대로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 기준을 세우는 것도 데이터 분석의 몫이에요. 결국 데이터 분석의 목표는 ‘객관적 분석을 통해 구단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다이노스 데이터 팀 임선남 팀장

다이노스 데이터 팀 임선남 팀장 

 

다이노스 데이터 팀이 생각하는 ‘정보’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정보는 크게 보면 ‘의사결정 흐름의 흔적’이죠.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은 예측은 하지만 예언은 할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판단이 틀릴 때도 있어요. 그러면 ‘왜 틀렸을까.’ 하고 되돌아 보는 것 또한 하나의 데이터가 됩니다. 뒤를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흔적을 남기는 것, 다이노스 데이터 팀은 그것이 정보라고 생각해요.

 

‘통계와 기록의 스포츠’란 말처럼, 야구는 유독 과학적인 접근이 용이한 스포츠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등 다른 종목에서도 데이터 분석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요. 하지만 야구만큼 광범위하지는 않죠. 야구는 공격과 수비가 나뉘어져 있고 정지-움직임이 반복되는 구조라 분석하기가 쉽죠. 또 스포츠의 역사가 길어서 데이터가 오래 축적된 것도 있고요.


오랜 노하우와 새로운 방식의 조화

 

영화 <머니볼>에서 주인공 빌리 빈이 과학적인 분석 방법을 도입하자, 구단 중역들은 그게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냐며 반발합니다. 이런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우선 영화에 나온 것처럼 심하게 대립하지는 않아요(웃음). 다이노스 데이터 팀은 오랜 기간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도 매우 소중하게 여기거든요. ‘기존 방법은 무시하고 데이터 분석에만 올인하자.’ 하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어요. 지금까지 축적된 기존 노하우에 데이터 분석을 더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거라 믿는 것 뿐이죠.

기존 구단 중역들을 설득하는 빌리 빈 (영화 <머니볼>)

기존 구단 중역들을 설득하는 빌리 빈 (영화 <머니볼>)

 

다이노스는 1군 선수 전체에게 전력 분석용 프로그램 ‘D-라커’ 가 설치된 아이패드를 제공하는 등, IT를 적극 활용하는 구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이노스 데이터 팀에서도 데이터 분석을 위해 특별히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있나요? 
데이터 팀에서도 선수의 기여도를 측정하기 위해 쓰는 프로그램이 있긴 한데, 숫자 분석은 딱히 특별할 게 없어요. 수학은 누구에게나 똑같으니까요(웃음). 저희도 엑셀 같은 기본 프로그램을 많이 쓰죠.  엔씨소프트에는 통계학과 데이터 분석에 내공이 있는 전문가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과 협업을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죠.

 

전력분석 프로그램 ‘D-라커’를 사용 중인 박정준 선수

전력분석 프로그램 ‘D-라커’를 사용 중인 박정준 선수 (사진 출처 : NC 다이노스)

 

메이저리그에서는 데이터 활용이 일반적인데, KBO와 NC 다이노스의 데이터 활용 수준은 어떤가요?
메이저리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데이터 분석이 의사 결정에 반영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거의 모든 구단이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KBO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죠. 미국에 비해 국토가 좁고, 선수도 적어서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직접 눈으로 선수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거든요. 데이터에 대한 절실함이 미국만큼 크진 않은 거죠. 미국은 전국 각지에 있는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파악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다이노스가 롤 모델로 삼은 구단이 있나요?
다이노스는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내는 팀들을 눈 여겨 봅니다. <머니볼>의 ‘오클랜드’ 외에도  강정호 선수가 있는 ‘피츠버그’와 같은 지구에 있는 ‘세인트 루이스’를 꼽을 수 있죠. 두 구단 모두 오랜 노하우와 새로운 방식을 잘 조화시키고 있거든요. 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앞서나간 팀으로 평가 받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처럼 극단적으로 새로운 방법에 의존하는 방식은 국내 상황에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징크스도 데이터의 일부

 

‘왼손 타자에는 왼손 투수’ 같은 정설도 데이터라고 볼 수 있을까요?
아주 예전부터 존재했던 통념인데, 데이터로도 어느 정도 증명돼요. 대부분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은 데이터로 검증이 가능하죠. 다만 너무 작은 샘플을 가지고 판단하는 건 위험해요. 예를 들어 타자가 어떤 투수를 상대할 때, 세 번 나와서 두 번 안타를 쳤다고 해서 해당 투수에게 강하다고 볼 순 없으니까요.

 

야구 선수들의 징크스는 어떻게 보시나요?
원칙적으로는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는데, 선수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트라우마로 작용하면 징크스가 실제 경기에 영향을 주기도 하죠. ‘넥센이 NC에게 약하다.’라고 하는 것도 ‘다섯 번 경기를 해서 다섯 번 다 졌다.’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하는 말이니까요. 하지만 운도 무시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웃음).

 ※잠실, LG, 그리고 떼창이 합쳐지면 경기에 영향을 줍니다 

 ※잠실, LG, 그리고 떼창이 합쳐지면 경기에 영향을 줍니다 

 

다이노스는 선수들의 멘탈 케어도 데이터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고 들었어요
모든 스포츠는 선수들의 심리에 영향을 받아요. 예를 들어 잠실에서 LG와 경기를 하면 그 큰 구장이 상대팀을 응원하는 팬들로 가득 차 있으니까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죠. 그래서 다이노스는 선수들의 마음의 힘을 강화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써요. 고양 다이노스에서는 스포츠 심리학자를 섭외해서 선수들에게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고요.


선수 영입의 핵심 데이터는 ‘인성’

 

다이노스에서 데이터를 활용해서 선수 영입에 성공한 사례가 있나요?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때 데이터를 많이 활용하죠. 테임즈 선수도 ‘KBO에 오면 잘하겠다.’ 라는 확신을 가지고 뽑은 선수고요. 외국인 투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죠.

 

선수를 영입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데이터가 있나요?
외국인 선수를 기용할 때는 한국에 와서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주로 봅니다. 그리고 한 가지만 잘하는 선수보다는 팀에 두루두루 기여할 수 있는 선수를 찾죠. 데이터 분석과는 거리가 있다고 보실 수도 있지만 인성을 무척 중요하게 보고요.

 

인성에서도 특별히 무게중심을 두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영업 비밀을 노출하는 기분이네요(웃음). 다이노스가 추구하는 것은 ‘좋은 사람들의 야구’예요. 스킬이 좋은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좋아야 스킬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믿어요. 농구는 정말 잘하는 선수 한 명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지만, 야구는 그렇지 않거든요. 때문에 동료의식이 있는 선수를 선호합니다.

다이노스 데이터 팀 임선남 팀장 2

 

기량이 뛰어난 트러블메이커보다,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성실한 선수를 선호한다는 말이군요  
물론 단순히 인성만 좋은 사람을 모으려는 것은 아니죠. 구단은 야구 동호회가 아니니까요.  구단은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하죠. 하지만 기량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면, 다이노스는 인성이 좋은 선수를 선택할 수 있어요.

 

인성을 파악하는 것은 일반적인 데이터 수집과는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떤 방식으로 파악하시나요? 
일단 주변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해당 선수를 끈질기게 관찰하고요. 사람과 어떤 식으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지를 아주 면밀하게 살펴보죠. 이런 것도 다 데이터니까요. 본인과 대화를 많이 나누진 않아요. 오히려 자신을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고양 다이노스에서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선수들을 만났는데 예의가 바르고, 구단의 핵심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야구는 국민 스포츠니까, 구단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게 다이노스의 철학이에요. 고양 다이노스에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는 다이노스가 첫 직장인 셈이죠. 그럼 구단은 그들을 좋은 사회 구성원으로 길러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해요. 팀 내부적으로도 좋은 선수들이 기량을 잘 발휘해서 더 나은 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인성은 팔뚝 굵기에 비례한다? 실력과 좋은 인성을 두루 갖춘 테임즈 선수 

인성은 팔뚝 굵기에 비례한다? 실력과 좋은 인성을 두루 갖춘 테임즈 선수 

 

테임즈 선수를 영입할 때도 인성을 주로 보셨다고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 측면에서도 굉장히 높은 점수를 줬죠. 장타력이 있으면서 기동력도 갖춘 선수인데, 쾌활하면서 예의가 바르고 야구에 임하는 태도가 진지하더라고요. 동료들도 잘 케어하고요. 기대를 많이 하긴 했지만 이렇게 모든 면에서 두드러질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어요.


미래를 보는 눈, 데이터 분석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꿈꾸는 야구팬들도 많은데, 특별히 필요한 역량이 있을까요?
꼭 통계학을 전공할 필요는 없어요. 기계적인 분석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우선은 야구를 많이 보는 게 중요하고요(웃음), 수많은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죠. 또 안목을 갖춰도 다른 사람들을 설득시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요. 다른 어떤 능력보다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한 이유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훈련도 필요하고요.

 

데이터 분석의 영역이 점점 확장될 것 같은데, 내년 시즌을 앞두고 다이노스 데이터 팀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야구 데이터 분석은 세 가지 단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1단계, 필요한 데이터를 잘 모으고 정리한다. 2단계, 분석을 통해 시사점을 도출한다. 3단계, 분석의 결과가 잘 공유되고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현재 다이노스 데이터 팀은 아직 1단계와 2단계에 많이 치중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3단계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죠. 데이터 팀은 시즌 중에도 항상 다음 시즌을 준비해요.  포커스는 언제나 다이노스의 미래에 맞춰져 있으니까요.

 


과거를 분석해 현재를 예측하고, 더 나아가 미래를 준비하는 데이터 분석!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과학적인 야구를 추구하는 다이노스는 또 어떻게 진화할까요?

2016년, 더욱 새로워질 다이노스의 모습을 많이 기대해 주세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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