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1 리니지

리니지 비하인드 스토리 #1 원작에서 물려받은 두 가지 유산

최초, 그리고 최대라는 수식어 붙는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의 시작.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지 20여 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건재할 뿐더러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게임 ‘리니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여러분은 리니지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집행검, 포세이든, 바츠해방전쟁 등이 먼저 떠오른다면  리니지라는 이 매력적인 세계를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 전문 커뮤니티 ‘게임어바웃’을 운영 중인 이덕규 게임 칼럼니스트가 그동안 미처 몰랐거나 혹은 잊혀졌던 리니지의 기원에서부터 리니지의 세계관과, 각 시리즈의 맥락을 짚어준다고 합니다.

‘리니지 비하인드 스토리’ 입니다.  ( ͡° ͜ʖ ͡°)


# 만화에서 게임이 되기까지 

리니지의 기원이라 하면  원작 만화 <리니지>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리니지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때 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신화

리니지와 데뷔 시기가 같은 아이돌 그룹 #신화 #1998년 #19주년 

리니지는 1998년,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와 당시 송재경 부사장(현 엑스엘게임즈 대표)이 의기투합해 서비스를 시작한 MMORPG 게임입니다.

두 사람은 ‘우리도 울티마 온라인 같은 RPG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도를 가지고  온라인 게임 개발을 하게 되었다고 전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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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MMORPG로 각광받은 울티마 온라인 

하지만  ‘울티마 같은 RPG’는 너무나 막연했죠. 그래서 송재경 부사장은 평소 즐겨보던 신일숙 작가의 만화 <‘리니지>를  원작으로 동명의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화리니지

여기 게임보다 만화를 먼저 접한 사람들도 꽤 있다고 들었는데…#그럼_대체_나이가 

1990년대 당시, 한국 순정만화는 소년만화와는 달리 문학적인 성격이 강했습니다. 리니지는 순정만화에 속하면서도 거대한 세계관을 지닌 판타지 장르이기도 했죠.

‘판타지 대작’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방대한 이야기와 다양한 캐릭터들이 마치 서사 문학처럼 장중하게 묘사돼 있었으니까요.

크리스터_데포로쥬_아툰_질리언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방대한 서사를 완성시킨 <리니지> #겹치는_헤어스타일_없음 

만화 <리니지>는 그런 서사성의 정점을 찍은(!) 작품입니다.  스토리와 캐릭터가 중요한 MMORPG의 특성을 고려할 때, <리니지>의 강한 서사성은 게임 개발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죠.

그렇게 판타지 대작 <리니지>는 게임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 게임 세계관에 기초를 제공하다 

많이 아시겠지만, 리니지는 만화와 게임이 똑같지 않습니다. 만화는 게임의 세계관에 기초를 제공했다고 보는 게 맞죠.

리니지1

1998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1 

원작은 혈족간의 증오와 복수가 주요 테마입니다. 영웅 듀크데필은 왕녀 가드리아와 결혼해 아덴왕국의 왕이 됩니다. 그러나 그는 안타깝게도 왕이 된 지 채 얼마 지나지 않아 죽게 되죠.

왕비는 왕의 사촌을 사칭하는   켄 라우헬과 눈이 맞아(…) 결혼을 하게 됩니다.  결국 아덴 왕국의 왕권은 켄 라우헬에게로 넘어가죠.  #사랑이_뭐길래

켄라우헬

왕위는 내 거야! 라고 켄 라우헬이 말했습니다  

여기서 비극이 시작됩니다. 듀크 데필의 아들 데포로쥬 입장에선 이 얼마나 억울한 상황이겠어요? 결국 견디다 못한 그는 켄 라우헬의 핍박을 피해 왕국을 떠납니다.

데포로쥬는 적통이 왕권을 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버지의 혈맹 5인조의 보호를 받으며 자랍니다. 성인이 된 그는 잃어버린 왕권을 찾기 위해 왕국으로 돌아가죠.

그리고 켄 라우헬의 혈족들과 운명을 건 혈전을 벌입니다.

데포로쥬

 한눈에 봐도 (빵모자부터가)심상치 않은 데포로쥬

게임이 만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플레이어들도 있는데, 그건 오해입니다. 리니지는 플레이어의 동선 자체가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거든요.

처음 ‘말하는 섬’에서 시작해 배를 타고 본토로 이동해 혈맹을 모으고 성을 공략하는 진행 방식도, 주인공 데포로쥬의 여정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말하는섬

게임이 시작되는 ‘말하는 섬’

원작과는 별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플레이어는 원작 속 등장인물들의 인생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죠. 원작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따서 서버명을 지은 것도 원작을 반영한 사례입니다.

#반왕 전쟁과 혈맹

이렇듯 원작의 주요 개념들은 게임의 근간을 이루는 뼈대가 됐죠.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반왕 전쟁과 혈맹 개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원작에서도 왕의 혈통을 계승한 데포로쥬와, 왕좌를 빼앗은 반왕 ‘켄라우헬’ 대결 구도가 있습니다. 각자의 진영은 나름의 명분과 사연이 있습니다.

원작 내 인물간의 갈등은 단순한 선악 구조가 아닙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과 <맥베스>처럼 선악의 대결이 아닌, 공적 명분과 사적 감정의 대결인 것이죠 .

햄릿

아 이 햄릿은 아닌 거 같은데… (´д`、)

리니지의 내러티브는 세익스피어의 비극과 결이 비슷합니다.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은 비극의 주인공 햄릿이나 맥베스가 느끼는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먼저 반왕 개념은 켈 라우헬 진영을 상징합니다. 왕과 반왕의 대립 구조는 게임 리니지의 주요 테마입니다. 기존의 성주와 성을 뺐기 위한 반왕 세력들간의 치열한 권력 다툼은 그 유명한 ‘공성전’으로 구현되었죠.

공성전

리니지의 대표 콘텐츠인 공성전은 바로 이 성을 빼앗기 위한 전쟁입니다 #우리_성_내놔 

유저들은 왕좌를 빼앗기 위해 만화 속 켄 라우헬과 같이 치열한 전쟁을 펼쳐야 합니다.

혈맹 개념도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반왕이 켄 라우헬의 입장이라면, 혈맹은 데포로쥬의 입장을 지지하죠.

데켄

적통과 반역자가 만났으니, 그들의 대결은 숙명이겠죠?

이는 주인공이 혈맹을 모아 아덴 왕국의 군주 자리를 되찾는 게 원작의 주요 내용인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혈맹을 위해 죽음도 불사합니다.

군주캐릭터

데포로쥬는 리니지의 군주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듀크데필의 5명의 혈맹이 죽음을 불사하고 데포로쥬를 보호하려는 이유 또한 바로 피로 맺어진 인연 때문이죠.

사본 -리니지혈맹

데포로쥬를 목숨걸고 지키는 5명의 기사, 이들은 단순한 군신관계가 아니라 혈맹으로 맺어진 가족과도 같습니다 

리니지가 다른 온라인 게임과 차별화되는 지점도 바로 이 혈맹 때문입니다. 리니지의 혈맹은 다른 게임의 길드 개념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길드는 조직원의 이익이 우선이지만, 혈맹은 의리(!)와 신의(!)를 중요시합니다. 리니지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도 혈맹을 통한 유저간의 끈끈한 유대감 때문입니다.

캡처

혈맹 간의 ‘자존심’에 주목! 

만화 <리니지>는 데포로쥬가 켄 라우헬을 처단하고 왕좌를 되찾으면서 끝을 맺습니다. 일단 리니지의 이야기도 여기서 끝났다고 봐야죠.

하지만 게임은 끝이 아닙니다. 게임은 원작에선 없는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콘텐츠를 확장시킨 것이죠. 이 지점에서 리니지2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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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나 멋진 프리퀄이 뙇!  (´。✪ω✪。`)

리니지2는 1편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일종의 ‘프리퀄’ 입니다. 아인하사드와 그랑카인의 창세신화를 배경으로, 리니지의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고 있죠.

리니지 비하인드 스토리, 다음 편에선 리니지 시리즈의 연대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덕규

이덕규

게임어바웃 대표 및 게임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살리는데 관심이 많고
고전부터 최신 게임까지 게임의 역사를 집필하면서
게임을 통해 사회를 보는 창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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