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8 PLAY

‘모바일 우주’를 향한 힘찬 비상

2014년 지스타(G-STAR)를 앞두고 오늘 ‘2014 지스타 프리미어’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지스타 프리미어는 신작들 발표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가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이기도 했는데요, 행사에 참여해 키노트를 인상깊게 보셨다는 엔테우스(entheos)님이 후기를 보내주셔서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모바일 우주’를 향한 힘찬 비상

by 엔테우스

지스타프리미어 2014에서 신작 발표한느 김택진 대표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매튜 매커너히)는 우주의 새로운 생명체를 찾기 위해 비행선에 탑승했다. 쿠퍼는 웜홀을 통과하고 두 개의 행성을 거친 뒤 블랙홀을 지나 결국 생명체가 서식하는 행성을 찾아냈다.

김택진 대표도 게임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모바일 우주’에 몸을 실었다. 18일 CGV청담에서 열린 ‘2014 지스타 프리미어’는 엔씨소프트가 추구하는 모바일 우주 정복의 힘찬 출사표처럼 보였다. 김택진 대표가 프레젠테이션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를 언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영화에서 지구가 병충해의 습격으로 황폐화됐다면, 게임업계는 거듭된 규제 태풍으로 산업이 축소되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쿠퍼가 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주로 출발한 것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김택진 대표가 PC온라인과 모바일의 연동을 선언한 것 역시 게임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다.

“저는 우주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인터스텔라’가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죠. 아폴로13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아폴로13호는 산소탱크가 터져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그 순간 나사 지상관제소의 모든 연구원이 모여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들이 골판지와 비닐봉지로 필터 만드는 법을 알려줘 아폴로13호는 무사 귀환할 수 있었죠. 격변하는 게임업계도 이런 상황입니다. 엔씨소프트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습니다.”

지상관제소의 연구원들은 짧은 시간에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필터를 만들었지만, 엔씨소프트 개발진들은 수많은 시간과 열정적인 노력을 쏟아 부어 모바일 우주를 구현해냈다. 이제 ‘PC 온리’는 역사의 유물이다. 가볍고 빠른 모바일 시대에 무거운 PC를 짊어지고 돌아다니면서 게임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김택진 대표가 아폴로13호 사진 이후에 보여준 그림은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영속’이었다. 이 그림은 김택진 대표가 ‘PC 온리’의 기억을 더 이상 지속시키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보였다.

이날 행사의 슬로건을 ‘현재, 그리고 미래로의 초대’라고 결정한 것만 봐도, 엔씨소프트가 미래 게임의 청사진을 어떻게 그리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미래로의 초대장은 흥분되는 체험이었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모바일 시대의 엔씨는 모바일 MMORPG를 만든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김택진 대표가 직접 모바일로 시연한 ‘리니지 이터널’이었다. 엔씨소프트가 본격적인 ‘모바일 MMORPG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초심을 잃지 말라고 했던가. ‘심플’을 첫 번째 콘셉트로 내세운 점이 돋보였다. 10개의 키 마우스로 손쉽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만들어 초보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더욱 놀란 것은 ‘드래그 스킬’이었다. 화면에 보이는 적들 위로 궤적을 그어주면 그 범위에서 기술이 발동했다. 간단한 조작으로 강한 몰입감을 느끼게 해주는 기술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리니지 이터널 다이내믹 던전
플레이어가 등장할 때마다 몬스터와 지형이 수십 개 버전으로 쉴 새 없이 바뀌는 ‘다이내믹 던전’도 게이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이다.

김택진 대표는 “저걸 만드느라 30년이 걸렸다. 대학교 때부터 고민했던 시스템인데, 드디어 만들게 되었다”면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다이내믹 던전을 보는 김택진 대표의 표정은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리니지 이너털 프로젝트 혼

리니지 이터널과 함께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게임은 ‘프로젝트 혼’이다. CGV청담 13층에 위치한 4DX 상영관에서 첫 선을 보인 ‘프로젝트 혼’은 한 편의 3D 액션 영화를 보는 듯 한 느낌이었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로봇처럼 메카닉이 바이크와 전투기로 모습을 바꾸고, 작은 로봇이 거대 병기를 조종해 전투를 벌이는 영상은 인간 캐릭터를 채용한 기존의 슈팅게임과 전혀 다른 차원의 전투 경험이었다. 화려하고 압도적인 그래픽 퀄리티는 아찔한 시각체험이었다.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메카닉의 육중한 질감, 빠른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던 바이크가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전투병기로 바뀌는 신속한 변신, 극장 전체를 울리는 듯 한 임팩트 있는 타격감 등이 인상적이었다.

모바일 신작 6종도 눈길을 끌었다. 블레이드 앤 소울(블소)의 캐릭터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새롭게 각색한 RPG ‘블소 모바일’, 천족과 마족의 전투 전장인 어비스의 세상을 모바일에 구현한 ‘아이온 레기온스’, 여성 유저들을 겨냥한 ‘패션 스트리트’가 눈에 띄었다.
특히 ‘패션 스트리트’는 과거 김택진 대표가 서울대 강연에서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요청에 대한 응답처럼 보였다. 당시 곽 교수는 “여성과 노인층을 위한 게임을 만들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고, 김택진 대표는 “머지않아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김택진 대표는 “엔씨소프트도 귀여운 장르에 도전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는 터치감을 살린 쫄깃한 조작감이 특징인 ‘팡야모바일’, ‘야구게임의 끝판왕’을 목표로 그랜드슬램엔진과 최초의 3D 중계화면을 제공하는 ‘프로젝트H2’, 깜찍발랄한 소환수와 함께하는 신개념 보드 RPG ‘소환사가 되고 싶어’를 선보였다.

지스타 출품작 외에도 지난 10월 1차 CBT(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MXM’, 지난 3월 공개한 ‘리니지 헤이스트’의 차기 버전인 ‘헤이스트 2.0’도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김택진 대표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급작스러운 변화에 회사의 DNA가 바뀐 것이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리니지 이터널’ 개발진의 답변처럼, 김택진 대표도 초심을 강조했다.
“창립부터 지금까지 한 길을 가는 것이 정체성입니다.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가 목표죠.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환경과 기술이 워낙 빠르게 변하니까요. 어렵지만 따라가야죠. 엔씨소프트는 기술에 목숨을 거는 회사입니다. ‘남이 안 해본 것을 해보는 것’, 새로운 게임 플레이를 찾아서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앞으로도 ‘과감한 도전’을 할 겁니다.”

김택진 대표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승부수를 띄워 돌파해냈다. 새로운 히트작이 필요하던 시점에 ‘리니지2’를 통해 3D 세계로 진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이제 ‘리니지 이터널’을 모바일에서 구현해냈다. 새로운 게임도 찾아내고 있다. 현재도 인공지능(AI) 기반의 게임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스텔라’의 쿠퍼는 난관에 부딪힐 때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고 말한다. 김택진 대표도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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