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4 블레이드 & 소울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 뒷 이야기

지난 11월 13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공개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 게임 스토리를 뮤지컬로 풀어낸 새로운 도전에 화려하고 풍성한 볼거리까지 숱한 화제를 만들었는데요. 그 뒤에는 이번 행사를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으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블레이드앤소울 토너먼트 2015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챔) TF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장님 징검다리 건너듯… 더듬 더듬 한 걸음씩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의 첫 연습이 시작된 건 추석이 지난 직후였다. 6월 킥오프 이후 석 달 만에 스토리, 설정, 대본, 음악에 캐스팅까지 모두 마무리가 된 것이다. 그런데 첫 연습부터 월챔TF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다름아닌 ‘용어’ 때문이었다.

“큐투큐(Cue to Cue, 장면 별 연습)로 갑시다.”

“이번엔 런쓰루(Run Through, 처음부터 끝까지 끊지 않고 감)로!”

큐투큐(Cue to Cue, 장면 별 연습)로 갑시다.

큐… 큐 뭐라고요?

월챔 현장에서 공개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은 게임 스토리를 뮤지컬로 풀어낸 엔씨소프트 최초의 도전이었다. 이번이 첫 도전이다 보니 회사 내에 뮤지컬 관련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있을 리 만무했다. 뮤지컬에서 쓰이는 용어들이 생소한 것도 당연지사. 월챔TF 사람들은 용어부터 하나씩 익혀 나가느라 진땀을 뺐다.

월챔 현장에서 공개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은 게임 스토리를 뮤지컬로 풀어낸 엔씨소프트 최초의 도전이었다.

연습할 땐, 이런 날이 과연 올까 싶었죠…

용어만 문제가 된 것은 아니었다. 게임 스토리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는지, 뮤지컬의 독창성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하는지도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기존 고객들의 기대도 채워야 하고, 회사 이름에 걸맞게 뮤지컬 작품으로서의 퀄리티도 있어야 하잖아요. 뮤지컬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게임 스토리의 충실한 재현에 두는 게 맞는지, 뮤지컬로서의 작품성에 두는 게 맞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컨버전스사업PD 컨버전스상품인큐베이팅팀 박성아 과장)


연습만이 살 길… 그런데, 연습을 못 한다고?!

‘묵화마녀 진서연’은 뮤지컬에 마샬 아트와 현대 무용, 탭댄스와 풍물패, 거기에 라이브 밴드 연주와 랩 공연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녹여 풍성한 볼거리를 만들었다. 처음 시도되는 뮤지컬인데다 워낙 다양한 요소들이 섞여있으니,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로지 연습만이 살 길. 그런데 문제는 연습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풍물패도, 밴드도, 탭댄스 팀도 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이셨어요. 그렇다 보니 다 함께 모여서 연습할 시간을 맞추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결국 새벽 2시에 연습을 시작해서 밤을 새우는 식으로 연습 스케줄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라이브사업1실 컨버전스사업PD 구현정)

풍물패도, 밴드도, 탭댄스 팀도 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이셨어요.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하늘이시여!! 어째서 수능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현장에 무대 설치가 시작된 건 행사 일주일 전인 5일부터였다. 그리고 6일부터 무대 설치와 리허설, 장비 반입과 기술 체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생각도 못한 복병이 있었으니, 월챔 행사 전날로 예정된 수능이었다.

“조명과 미디어파사드를 체크하기 위해서는 해가 진 뒤에 리허설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수험생 공부에 방해된다’고 계속 민원이 들어오는 거예요. 공연은 조명, 미디어파사드, 음악, 배우, 의상 등 모든 게 한꺼번에 돌아가야 되는데, 리허설은 따로따로 하는 수밖에 없었죠.”(구현정 PD)

“제대로 된 리허설은 결국 수능 끝나고 그 날 밤 11시에 시작됐어요. 밤새 연습하고, 바로 다음날 공연을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이었어요.” (컨버전스사업PD 이스포츠기획팀 김현섭 팀장)

제대로 된 리허설은 결국 수능 끝나고 그 날 밤 11시에 시작됐어요. 밤새 연습하고, 바로 다음날 공연을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이었어요.

힘드냐… 나도 힘들다…

그 밖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행사 당일 날 아침부터는 비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우비를 나눠주긴 했지만, 행사 내내 관객들이 비를 맞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마샬아츠를 담당한 배우들이 다칠까봐 당일 아침 급하게 미끄러지지 않는 매트를 공수해 바닥에 깔았다. 습도가 높아지면서 음향과 조명 등이 계산했던 것과 다르게 나오기도 했다.


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 둘…

뮤지컬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월챔 티켓 완판으로 이어졌다. 보통 행사 당일 현장 판매용 티켓을 어느 정도는 남겨두는데, 이번 월챔의 경우 현장 판매를 할 티켓이 없었다. 이런 상황을 사전에 인터넷으로 공개했지만 행사 당일 새벽부터 스무 명 가량의 팬들이 현장에 찾아와 티켓부스 앞에 줄을 섰다. 오전 내내 비를 맞고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플라스틱 의자를 따로 놓아 그들을 위한 ‘열혈석’을 만들어주었다. 그랬더니 이번엔 또 당일 예매를 포기한 팬들이 항의를 해오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직원ㄷ르은 9천 평 규모의 영화의전당을 뛰고 또 뛰느라 하루 만에 15km를 걸어다녔다.

9천 평 규모의 영화의전당을 뛰고 또 뛰느라 하루 만에 15km를 걸었다는 전설이…

이런 사건들을 모두 정리하느라, 월챔TF는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전화는 또 어찌나 많이 걸려오는지, 통화 후 3시간만 지나면 해당 통화 내역이 ‘최근 통화’ 목록에서 사라졌다. 전화 한 통을 받고 있는 동안 부재중 전화가 3~4통씩 남겨지는 것도 다반사였다.


간판 좀 꺼주세요…

부산 영화의 전당은 골바람(谷風)이 심한 구조여서, 미디어 파사드를 위해 무대에 씌울 천막을 스타킹처럼 얇은 재질로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천이 워낙 얇다 보니 무대 뒤편 건물에 붙어있는 간판들이 그대로 비쳐 보였다. 아무리 조명을 세게 때려도 미디어 파사드 사이로 간판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천이 워낙 얇다 보니 무대 뒤편 건물에 붙어있는 간판들이 그대로 비쳐 보였다. 아무리 조명을 세게 때려도 미디어 파사드 사이로 간판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라믄 안 돼!! 간판이 조명 이기고 마 그렇게 해서는 안 돼!!

부산시의 도움까지 구해서 총 세 곳에 ‘뮤지컬 공연이 진행되는 2시간 동안 간판을 꺼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런데 공연 당일, ‘공문을 받지 못했다’며 한 대학이 간판 끄기를 거부했다. 노래하는 진서연 머리 위로 ‘XX정보대학’ 간판이 동동 떠있을 판국이었다. 한 사람은 공문 원본을 들고 뛰어가고, 한 사람은 책임자와 통화하며 굽실거리고, 또 한 사람은 부산시에 연락을 취하고… 그렇게 해서 간판에 불이 꺼진 건 공연이 시작되고 27분이나 지난 뒤였다.

“공문 보내고, 협조 구하고… 간판 세 개 조명을 끄는 데만 총 5일이 걸린 셈이에요. 공연이 시작되고 대학 간판이 꺼질 때까지 27분 동안 정말 저희는 입이 바짝바짝 말랐는데, 그랬던 걸 아무도 모르겠죠?” (김현섭 팀장)

간판이 안 보여야 이렇게 멋진 무대가 나타난다

간판이 안 보여야 이렇게 멋진 무대가 나타난다규!


이번엔 성공… 그래서 다음은?

‘게이머들에게 바친 엔씨의 선물, 묵화마녀 진서연’

‘블소 뮤지컬, 기자를 눈물짓게 한 진서연의 열창’

‘화려하고 진한 감동 연출한 묵화마녀 진서연’

‘우천 속에서 더욱 빛난 뉴에이지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

블소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다룬 기사 제목들이다. 한결같이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담겨있다. 고객들 역시 ‘탁기, 탁기, 탁기’ ‘칼셔틀’ 등의 유행어를 만들며 뮤지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기술감독의 교통사고, 뮤지컬 주연배우의 인이어 오작동 등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온갖 돌발상황들을 이겨낸 결과다.

우리 월챔TF도 트로피 하나 만들어 주세요

우리 월챔TF도 트로피 하나 맹글어 주소…

훌륭한 공연이었던 만큼, 단회 공연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그래서 이제 월챔TF는 그 아쉬움을 달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공연 실황 영상 을 유튜브에 공개했고, 공연 뒷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항상 ‘그 다음’을 준비하는 월챔TF 특유의 꼼꼼함이 지금 이 순간에도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 풀 영상 바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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