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4 데이터 사이언스

야구 데이터 분석 #20 1승당 득실차, RPW 알아보기

세이버메트릭스를 기반으로 야구 경기를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야구 데이터 분석’!

이번 글에서는 1승당 득실차를 뜻하는 ‘RPW(Runs Per Win)’의 개념과 의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야구 데이터 분석 #20 1승당 득실차, RPW 알아보기

그동안 피타고리언 기대 승률 식의 의미와 계산 방법을 살펴보고 KBO리그에 적용해 보았는데요.

오늘은 여기서 또 한 걸음 더 나아가, 1승을 늘리는 데 필요한 득실차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pythagenpat 식은 아래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는데요.

피타고리언 기대 승률 식의 의미와 계산 방법을 살펴보고 KBO리그에 적용해 보았는데요.

득점과 실점으로부터 기대 승률과 승수를 구할 수 있다면, 역으로 이런 질문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득점을 몇 점이나 더 하면(or 실점을 몇 점 더 줄이면) 1승을 더 할 수 있었을까?”

이러한 ‘1승당 득실차’를 RPW(Runs Per Win)이라고 하며, 계산을 통해 구할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RPW는 시즌마다 다르지만 주로 10점에 가까운 값을 보입니다.

2010년대 KBO리그의 리그 타율, OPS, 경기당 득점, 평균자책점(ERA), RPW를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2010년대 KBO리그의 리그 타율, OPS, 경기당 득점, 평균자책점(ERA), RPW를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KBO리그에서 2012 시즌은 투고타저의 정점이었습니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3점대였고, 시즌 OPS는 7할을 밑돌았습니다. 이후 2014년부터는 본격적인 타고투저의 시대가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표를 유심히 보시면, RPW는 투고타저일 때는 작아졌다가, 타고투저일 때는 커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직관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점수가 많이 나는 리그 환경에서는, 1승을 거두기 위해서는 득실차를 더 많이 벌려야 합니다. 경기당 팀 득점이 4.12점이었던 2012 시즌이라면, 5점을 뽑을 경우 이길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경기당 득점이 5.61점에 달했던 2016 시즌에는, 5점을 냈다고 하더라도 전혀 안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더욱 많은 점수를 내야 하며, 기대 승수 1승을 늘리기 위한 득실차도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RPW가 증가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득점이 쉬워진다는 것은, 그만큼 1점의 가치가 내려갔다는 뜻입니다. 2012년의 1점과 2016년의 1점은 당연히 전자가 더 가치 있습니다. 점수를 내기 힘든 환경에서의 점수가 더 값진 것이지요.

같은 1점이라도 가치가 다릅니다.

같은 1점이라도 가치가 다릅니다.

야구에는 ‘작전’이 있지요. 단순히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번트나 도루, 히트 앤드 런 등을 통해 팀 전체가 협력하여 점수를 만들어내는 모습도 야구의 묘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작전은 진루와 아웃을 맞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번트의 경우는 아예 아웃을 감수하면서 주자를 진루시키는 것이고, 도루도 주루사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진루를 시도하는 것이죠. 작전은 아웃카운트를 늘리더라도 어떻게든 1점을 짜내기 위한 과정입니다.

타고투저로 RPW가 증가하면 1점의 가치가 하락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것은 작전의 가치가 하락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공격으로 득점이 쉬워지는 만큼, 아웃 하나를 포기하면서 입게 되는 손해가 작전으로 얻는 이득에 비해 점점 커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KBO리그에서, 무사 1루 시 희생번트의 비율을 시즌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KBO리그에서, 무사 1루 시 희생번트의 비율을 시즌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2012 시즌에는 무사 1루 시 희생번트의 비율이 무려 22.7%에 달했지만, 이후 타고투저 경향이 심해지면서 희생번트 비율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각 팀 벤치에서 RPW를 계산해보고 번트를 줄이지는 않았겠지요. 점수를 쉽게 낼 수 있다면 굳이 아웃을 감수해가며 번트를 댈 필요가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입니다. 경험과 이론이 이렇게 만납니다. ^^

2019 시즌은 아직 더 지켜봐야겠지만, 공인구 변경 등으로 인해 득점이 감소하여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되고 있습니다. 5월 22일 기준으로, 경기당 득점은 4.88점, RPW는 10.16로 2010년에 가까운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무사 1루 상황에서 희생번트의 비율은 6.6%로 역대 최저 수준인데요. 이 비율이 앞으로 반등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이번 시즌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임선남

임선남

대기업 사무직 직원으로 살다가
엔씨소프트 데이터정보센터(DIC)를 거쳐
현재 NC다이노스 데이터팀 팀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스스로 야구 덕후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야구를 좋아하고 데이터를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야구 데이터가 업이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를 합리적, 객관적으로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러한 이해가
야구를 더 재미있게 해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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