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8 사운드

엔씨사운드 #5 판교의 사운드 던전

판교의 사운드 던전,  그 비밀의 문이 열린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2층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곳엔 비밀의 문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근엄한 포스…그 문 앞에만 서면 왠지 위축되기도 하고, 숙연한 마음마저 듭니다. 취재를 위해 공개된 그곳에 들어서니, 왠지 소곤소곤 말하고 까치발로 사뿐사뿐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곳이 어디냐고요? 바로 엔씨소프트 지하 스튜디오 입니다. 이곳은 믹스레코딩팀이 지키고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세요?” 하고 천진하게 물어보니 단번에 폴리 아티스트, 녹음 엔지니어 같은 게임 회사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든 직업이 튀어 나옵니다.

그들이 만드는 소리,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그들의 작업이 궁금하신가요? 자, 그렇다면 지금부터 엔씨소프트가 자랑하는 지하 스튜디오 구경에 나서 볼까요? ( ͡° ͜ʖ ͡°)


따라라라라~따라라라~♬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순간, <러브 하우스> 음악이 귀에 울려퍼지는 것 같다! 엔씨의 스튜디오는 여느 음반 녹음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 회사 안에 있는 시설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사운드와 관련된 최첨단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 개개인이 방해받지 않고 안락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레코딩 스튜디오, 폴리 스튜디오, 서라운드 믹싱 스튜디오 등 각 업무 성격에 맞게 공간이 구분돼 있다.

(왼쪽부터) 믹스레코딩팀의 전율제 팀장, 인경희 대리, 박준오 과장, 김영대 대리 

▲(왼쪽부터) 믹스레코딩팀의 전율제 팀장, 인경희 대리, 박준오 과장, 김영대 대리 

지하 2층 스튜디오는 모두 셋, 근무 인원은 총 네 명이다. 사운드 믹스를 담당하는 전율제 팀장, 폴리 아티스트 박준오 과장, 폴리 녹음 엔지니어 인경희 대리, 녹음 엔지니어 김영대 대리. 바로 이들이 이곳, 안락한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선택받은 자들이다!


폴리 스튜디오 : ‘수제’ 사운드를 만드는 사람들

폴리 스튜디오에서는 인경희 대리(폴리 녹음 엔지니어)와 박준오 과장( 폴리 아티스트)가 일하고 있다. 그 둘의 호흡으로 기존에 없었던, 진짜 소리가 만들어진다.

폴리 스튜디오에서는 인경희 대리(폴리 녹음 엔지니어)와 박준오 과장( 폴리 아티스트)가 일하고 있다.

엔씨가 판교 사옥으로 이사하며 입사한 박준오 과장은  영화 업계에 5년을 몸 담으며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괴물>(2006) 등 50여 편의 상업 영화에 참여했다.

“원래 폴리는 것은 영화에서만 사용되던 용어였는데, 요즘은 ‘새로운 소리를 만든다.’는 의미로도 쓰고 있어요. 영화 현장에서는 대사 위주로 녹음하기 때문에 대사를 제외한 다양한 소리들, 효과음이 당연히 필요하죠. 영화 쪽에는 전문 폴리 아티스트가 서너 분 정도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게임 회사에서 게임 사운드만을 위해 일하는 폴리 아티스트는 아마 저 밖에 없을 거예요.  게임 회사에서 폴리 아티스트가 하는 일은, 쉽게 말해서 효과음을 녹음해서 제작한다고 보시면 돼요. 또 게임 홍보 영상이나 컷 신에 사용되는 사운드 소스도 함께 제작하고 있습니다. 

타격 사운드를 직접 재현하는 박준오 과장 

▲ 타격 사운드를 직접 재현하는 박준오 과장 

언뜻 만물상(!)처럼 보이는 이곳, 폴리 스튜디오에서 무한한 사운드가 창조된다! 

소리를 만드는 작업이라니 무척 흥미롭다. ‘없던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박준오 과장이 담당한다. 나뭇가지, 흙, 돌멩이 같은 자연물에서부터 구두, 동전, 글러브처럼 일상적인 소품들이 그의 훌륭한 작업 도구다. 때문에 그는 물건을 보는 남다른 시각을 지니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저 물건을 어디에 쓰지?’ 하고 생각한다면, 폴리 아티스트는  ‘저 물건에서 어떤 소리가 나지?’를 본능적으로 제일 먼저 고민하기 때문.

 ▲ 보기만 해선 그 소리를 짐작할 수 없다!  다양한 폴리 사운드의 세계 

박준오 과장이 각종 사물을 두드리고, 치고, 비비면서 각종 소리를 내면 그 소리를 담는 것은 인경희 대리의 몫이다. 둘은 1년 여의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소리를 직접 만드는 일은 어떤 의미일까, 인경희 대리가 설명한다.

“게임에 들어가는 사운드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처음하는 리소스 작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여기서 리소스를 제작하면 사운드 디자이너 분들이 효과음을 제작해 주는 거고요. 사운드 라이브러리는 대부분 같이 쓰는데, 엔씨만 쓰고, 엔씨만이 가질 수 있는 소리를 만드는 거예요. 이게 곧 재산이 되는 거죠.”

지하 스튜디오의 홍일점, 인경희 대리

 ▲ 지하 스튜디오의 홍일점, 인경희 대리


레코딩 스튜디오와 믹싱 스튜디오
, 상상도 못할 사운드실 지하 던전

폴리 사운드를 제외한 다양한 소리를 녹음하는 일은 옆 방의 김영대 대리 몫이다.

폴리 사운드를 제외한 다양한 소리를 녹음하는 일은 옆 방의 김영대 대리 몫이다. 성우들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악기 소리를 녹음하는 것. 음악 믹싱도 병행한다. 이전에는 식당 밥이 맛있기로 유명한(!) YG엔터테인먼트에서 녹음 엔지니어로 일했다. 빅뱅과 투애니원을 볼 수 있는 회사를 마다하고 엔씨소프트에 오다니! 그가 생각하는 게임 회사와 음악 엔터테인먼트의 차이는 뭘까?

“YG에서 왔다고 하면 다들 “구내 식당 밥 어디가 더 맛있어?” 하고 물어보는데, 개인적으로 엔씨 밥이 더 맛있어요.(웃음) 음악 업계에 있을 땐 소리와 음원 그 자체의 퀄리티와 감성에 포커스를 맞춰서 작업했어요. 지금은 각각의 게임 컨셉에 포커스를 맞추죠. 여러 개의 음원이 게임 안에서 해야 할 역할과 감정 표현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요. 게임 업계에 와서 좋은 건 더 다양한 스타일, 다양한 느낌을 주는 사운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엔씨 구내식당 맛에 반했다는 김영대 대리 

▲ 엔씨 구내식당 맛에 반했다는(?!) 김영대 대리 

이제 남은 한 사람인 전율제 팀장은 사운드 믹스를 담당한다. 영상에는 굉장히 많은 사운드가 녹아 있는데,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절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사운드 작업에 최적화된 믹싱 스튜디오 

▲ 사운드 작업에 최적화된 믹싱 스튜디오 

“저는 스토리가 있는 영상을 작업해요. 캐릭터들이 하는 대사와 내레이션, 때리고 맞을 때 생겨나는 호흡, 배경 음악과 효과음 등 영상 안에는 무수히 많은 사운드가 있습니다. 그 사운드를 스토리와 어우러지도록 연출하는 거죠. 각각의 장면에서 어떤 사운드는 더 부각시키고 또 어떤 사운드는 비중을 적게 가져갈 것인지 판단하고 믹스를 하는 거죠. 엔씨에서는 주로 게임 안에서의 컷 신이나 외부에 공개하는 목적으로 제작하는 트레일러 영상을 작업합니다. 지스타 같은 국제 게임 전시회에 내보낼 플레이 영상에 5.1 채널 믹스를 하기도 해요. 국내 게임 회사 중에서 5.1 채널을 제대로 갖춘 곳은 엔씨소프트 외에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 MXM 베타  테스트 트레일러 영상

 삼성동 사옥부터 함께 해 온 믹스레코딩팀의 김영대 대리와 전율제 팀장. 삼성동 사옥은 사운드실 직원들에게 최적의 작업 환경이라 보긴 어려웠다. 김영대 대리는 이렇게 말한다.

“삼성동 사옥은 녹음실이 한 개였어요. 팀장님과 둘이 같이 썼죠. 당시 블레이드&소울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블소는 풀보이스 게임이라 성우 작업이 엄청나요. 성우 녹음은 주로 낮에 이뤄져서, 제가 낮에 녹음을 하면 팀장님은 밤에 출근해서 꼬박 작업하고 아침에 퇴근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갔어요. 밤에 팀장님이 오시면 화이팅 하자는 의미로 하이파이브 한 번 하고 전 퇴근하고 그랬죠.(웃음) 판교에 오면서 각자 작업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생겨서 이제 더이상 그런 고생은 하지 않아요. 

작업에 한창인 전율제 팀장

▲ 작업에 한창인 전율제 팀장

지하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멤버들은 모두 현재 업무 환경에 대만족 한다고. 특히 전율제 팀장은 엔씨 사운드실의 하드웨어와, 작업물의 퀄리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보통 게임 회사에서 이 정도 규모의 스튜디오를 갖추긴 힘들어요. 저희 포지션도 다른 게임 회사에선 없을 수 있고요. 다른 게임 회사에서 엔씨의 사운드실 환경을 벤치마킹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스튜디오나 녹음실을 갖춘 곳은 많지만, 녹음은 대부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완벽한 시설이 갖춰진 스튜디오가 있어서 내부에서 사운드와 관련된 일을 대부분 소화할 수 있습니다. 판교 사옥의 지하 스튜디오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걸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공간이에요. 특히 폴리 스튜디오는 영화진흥위원회를 제외한 시설 중에서 손에 꼽히는 규모를 자랑하죠.

믹스레코딩팀의 전율제 팀장 인터뷰


엔씨사운드 그 다섯 번째 이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말로만 듣던 지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해 보니, 아늑하고 포근한 작업 공간이 참 부러웠습니다.  😮

막강한 시설과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무장한 엔씨 스튜디오! 이 근사한 곳에서 만드는 사운드에 더 귀 기울여 주시고, 믹스레코딩팀 분들께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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