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2 사운드

엔씨사운드 #2 게임 사운드, 감정의 열쇠

게임 사운드, 감정의 열쇠.

게임을 넘어서는 게임 사운드의 지향점

1편 : 들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에 이어서…

지난 시간에 언급했던 것처럼 엔씨소프트의 사운드실은 각 작업자별로 안락하게 작업할 수 있는 개인방음실, 그룹으로 모여 사운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방음회의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빙, 악기레코딩, 직접 효과음을 만들어 내는 폴리(foley) 레코딩룸, 그리고 그 모든 소리를 한 곳에 모아 작업하는 서라운드 믹싱룸까지. 사운드실의 하드웨어만 본다면 이 곳이 게임 사운드를 만드는 곳인지 음반 제작사인지 도무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엔씨 소프트는 사운드실의 시설을 갖추는데 왜 이렇게까지 품을 들였을까요? 엔씨가 보는 게임 사운드는 무엇일까요?

엔씨 사운드실 이야기, 두 번째 순서는 송호근 실장이 직접 들려주는 게임 사운드 이야기입니다.


사운드실 송효근 실장 인터뷰


track #3. 이야기를 담아내는 사운드

엔씨 사운드실은 음악팀의 경우 개인당 평균 7대의 PC를 사용하고 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으면 도대체 어떤 작업을 하길래 그렇게 많이 쓰고 있나 묻거나, 개발 프로덕트 마다 (아이온과 블소의 작업) PC가 다른 거냐며 농담을 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는 수준 높은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자랑하는 엔씨소프트 MMORPG 게임의 특성상, 게임음악 역시 그에 맞는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여러가지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다채롭게 풀어내는 웅장한 서사시와 같은 음악이랄까.

천족과 마족의 끝없는 대립을 다룬 아이온의 OST는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 천족과 마족의 끝없는 대립을 다룬 아이온의 OST는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이미지 출처 : plaync)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포괄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스타일의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오케스트라편성 중심으로 음악을 제작하는데, 이 때 그 안에서 스트링(현악기), 브라스(금관), 우드윈드(목관), 리듬 악기 등이 내는 소리를 온전히 담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다양한 해상도가 높은 소스들을 미디 사운드로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PC 한 대 한 대에 각 리소스를 분산해서 처리해주면서 병렬로 재생하여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엔씨 사운드실의 이런 시설은 결국 소스와 음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제작된 것이다.


track #4. 오케스트라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이전에 L2, 아이온의 OST를 제작할 때 세계적인 음악가와의 협업, 사운드실의 음악팀과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업으로 프로듀싱하는 게임OST라는 포인트가 크게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스케일이 큰 음악을 위해 오케스트라와 협업을 하고, 해외에서 녹음을 했다는 것만으로 음악의 수준과 유저 선호도가 결정되지 않는다. 기본적인 음악의 스케일과 품질은 이미 당연히 갖추어야 하는 조건인 것이다.

이제는 게임음악에서도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 게임에, 이 음악이 어떤 독창적인 스타일을 표방하면서 게임을 대변하고 있으며 적절한 인터렉션과 연출을 통해 감성과 감정을 녹여 게임성까지 아울러 전달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인 시대가 되었다.

▲ 게임 스타일만큼 차이가 나는 아이온과 블레이드&소울의 bgm


TRACK #5. 게임사운드, 감정의 열쇠

그렇다면 엔씨 사운드실이 바라보는 게임 사운드는 무엇일까? 사운드가 게임에서 갖는 의미가 무엇이길래 엔씨는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했던 것일까?

게임에서 사운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의 이미지를 구체화 해주는 역할을 한다. 보이는 것만으로는 사람이 감정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부족한 면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명도와 채도의 제한된 화면정보와 표면으로 전달되는 스토리만으로 ‘위기’라는 전체적인 톤을 전달 했다고 가정하자. 위기상황에 아울러 포함되는 절망, 슬픔, 분노 등의 세부감정이 있다고 할 때, 눈에 보이는 정보만으로는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 확실하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여기서 사운드는 사람의 감정적인 판단을 돕고, 느껴야 할 올바른 감정까지 도달하는 안내자 역할을 해준다. 대표적으로 그 정보는 멜로디컬한 음악일수도 있고, 장소의 공기감을 표현하는 환경음향일 수도 있으며, 등장하는 캐릭터의 말투일 수도 있다. 혹은 사운드의 다른 어떤 구성요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요컨대 게임에서의 사운드는 유저가 그 안의 가상세계에 온전히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감정의 열쇠와 같다.

그리고 음향의 경우 이런 감각적인 면 외에도 청각적 UX로서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지는 영역이다. 게임을 조작하는데 사람들이 쉽게 느끼지 못하는 미약한 음향에 포인트를 준다면, 촉감이나 조작감을 청각으로써 더 확실하게 인지시킬 수 있다. 그리고 잘 디자인된 특정 음향의 경우 게임전체를 대변하는 상징적 시그널로서의 의미를 가지기도 하며 사용자에게 쾌감을 주거나 혹은 다른 심리적인 자극까지도 주는 영향력이 있다. 엔씨 사운드실은 이런 식으로 소소한 음향도 단순한 알람기능을 넘어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무의식 속에 남을 수 있는 창의적인 사운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 사운드실은 이런 식으로 소소한 음향도 단순한 알람기능을 넘어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무의식 속에 남을 수 있는 창의적인 사운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outro. 그리고 게임 사운드

음악과 음향 대사를 포함한 모든 게임 사운드는 우선 게임성 향상에 기여해야 하는 1차적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아울러 ‘각 상황에 어떤 네러티브를 말하고자 하며, 우리의 연출이 게임 유저와 어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게임 사운드의 적절한 인터렉션으로 유저에게 어떤 기능적, 심미적 UX를 아울러 제공할 수 있는가. 이것을 생각하는 사운드 디자인이 엔씨사운드실이 보는 게임 사운드의 본질이자, 앞으로 끊임없이 추구할 게임 사운드의 미래다. 

NC SOUND echo of your heart

사운드실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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