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7 엔씨라이프

야구 동호회 노삭스를 아시나요? #1

사람이 좋고, 야구가 좋아 

미국 마이너리그를 배경으로 한 야구 영화 <열아홉 번째 남자>를 아시나요? (*1990년 국내 개봉작이니..아시는 분들은 나이 나옵니다. 😎 ) 여주인공 애니(수잔 서랜든 분)는 야구를 자신의 종교로 꼽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종교들을 두루 믿어 봤지만 인생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즈음, 야구에서 진리를 찾았다는 것이죠. 애니는 “야구야말로 영혼을 살찌우는 유일한 종교”라고 말합니다.

야구는 세상에 널리고 널린 스포츠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군가에게 야구는 마치 종교와 같은, 단순한 공놀이 이상의 것이기도 합니다. 엔씨소프트의 야구 동호회 노삭스 회원들에게도 야구는 일종의 종교에 가깝습니다. 이들에게 야구는 생활의 활력소이자, 인생을 아우르는 취미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보내는 행복한 순간 그 자체이기도 하고요.

주말의 취미를 뛰어넘어 인생의 중요 지점까지 스며든 노삭스의 야구는, 그래서 더 특별합니다. 노삭스의 무엇이 그렇게 특별한지, 노삭스 멤버들을 만나 직접 들어봤습니다.



첫 승까지 5년, 노삭스 히스토리 

야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다. 말인즉슨, 가장 인기 있는 아마추어 스포츠는 아니었단 얘기! 상황이 급변한 건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였다.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따면서 야구의 인기가 사회인 야구에까지 미친 것. 그럼 노삭스의 창단 역시 이쯤이었을까? 웬걸. 그보다 5년 전인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인 야구 붐이 일기 전이라 선수가 아닌 회사원의 신분으로 야구를 한다는 게 훨씬 더 녹록치 않았던 시절. 한 발 더 앞서 시작한 만큼, 노삭스의 역사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엔씨소프트 1호 동호회답게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모여 야구를 즐기기로 한 사람들. 허나 모두가 취미로 시작한 야구였기에, 실력을 쌓기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했다.

“첫 승까지 무려 5년이 걸렸어요. 우리 팀 에이스인 영재(HRD팀 곽영재 과장)가 입사하고 나서부터였죠. 이 친구가 너무 잘 던지는 거야~. 그래서 영재만 계속 던졌는데 그때부터 이기기 시작했어요. 비록 우리 영재 팔은 다 망가졌지만.(웃음) ” (G리니지커뮤니티사업팀 임성원 과장)

곽영재 과장의 어깨 투혼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던 노삭스는 2010년, 마침내 아마추어 리그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야구 동호회로서 급성장하게 된다.

“우승까지 7, 8년이 걸렸는데 우승을 하면서 동호회가 커졌어요. 그간 쌓인 동호회 운영 노하우와 NC 다이노스의 창단이 맞물리면서 사우들도 우리의 존재를 알게 됐고 자연히 회원도 늘었죠.” (플랫폼 기획팀 이강현 대리)
지난해 게임인리그를 포함한 2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노삭스 

▲ 지난해 게임인리그를 포함한 2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노삭스 

이후 노삭스는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몇 번의 우승과 준우승을 거듭하며 강팀으로 도약했다. 지난해만 해도 세 개 리그에 출전해 두 개의 리그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중 게임 회사 소속 야구 동호회들의 치열한 각축전(!)인 ‘게임인리그’에서는 10전 전승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해 회사의 위상을 높였다. 어느덧 노삭스는 사회인 야구팀으로서의 긴 역사만큼이나 실력까지 두루 갖춘 최강팀으로 성장한 것이다.

‘노삭스(No Sox)’라는 팀명은 단번에 메이저리그 명문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연상시킨다. 그럼 그만큼 실력이 출중하단 얘기? 그런 의도도 분명 있지만, 실제로는 빨간 양말이나 하얀 양말은 커녕 맨발에 슬리퍼만 신고 일하는 게임 개발자의 모습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왜, 게임 개발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있잖아요. 양말도 안 신고  ‘쓰레빠’ 찍찍 끌고 다니는 거요. 그래서 보스턴 레드삭스처럼 우린  ‘노삭스’로 하자, 그랬죠. 알고 보면 저희도 명문 구단이에요.(웃음)” (G리니지커뮤니티사업팀 임성원 과장)


분위기 하나만큼은 최고 

현재 맨발의 선수들은 총 60명에 달한다. 실제 시합을 뛰는 선수만도 30명에 이르러 여느 사회인 야구팀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오랜 역사와 많은 회원 수 만큼이나 경기 일정도 체계적으로 잡혀 있다.

“올해는 총 40경기가 잡혀 있어요. 주말마다 경기를 하는데, 가끔 더블 헤더(*하루에 같은 팀을 상대로 두 번 연속 경기를 치르는 것)로 시합을 치르기도 해요. 연습은 동계 훈련 때 선수 출신 코치에게 팀 레슨을 받고요. 여름에 너무 더워서 경기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선수의 가족들과 함께 하계 캠프를 가서 이론과 가벼운 연습, 힐링을 해요.” (플랫폼 기획팀 이강현 대리)

취미 활동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빡빡한 스케줄처럼 보일 법도 하다. 특히 주말을 모두 할애해야 하는 일정이 그렇다. 그러나 야구 활동이 본업에 지장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플러스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게 노삭스 멤버들의 설명이다. 소속된 부서는 다르지만 노삭스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에 부서 간 업무 연계 시 훨씬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노삭스로 인해 누리는 혜택 중 하나다. AI Lab의 이준수 차장은 부서 팀장의 권유로 노삭스에 가입한 케이스다.

“처음 입사했을 땐 부서 규모가 작아서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노삭스에 들어가면서 짧은 시간 동안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자연스레 회사 생활에도 잘 적응하게 됐죠.” (Al Lab 이준수 차장)

Al Lab 이준수 차장 

▲ Al Lab 이준수 차장 

혹 경기를 뛰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야구 응원만한 게 없다.

“실제로 10여 명에 이르는 여성 회원들은 경기에 직접 나서지는 않아요. 하지만 시합 때마다 벤치에서 같이 응원하고 동계 훈련에도 참여하면서 대부분의 활동을 같이 하죠. (임성원 과장을 가리키며) 여기 여성 회원 전담 마커가 따로 있어요.(웃음)”(플랫폼 기획팀 이강현 대리)

“동호회 분위기 하나만큼은 최고예요. 야구장 벤치에 앉아 회사 이야기를 하며 푸는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죠. 덕분에 동호회 분위기가 더 좋아져서 가능하면 더 자주 모여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G리니지커뮤니티사업팀 임성원 과장)

“야구 동호회지만, 모여서 야구만 하는 건 아니에요. 야구 외 활동도 많이 하죠. 게임 회사다 보니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들이 다양해서, 디자인이라든지 코딩 같은 기술적인 능력들을 서로 주고받기도 해요. 또 각자 능력을 활용해서 동호회 활동에 필요한 홈페이지나 전용 앱도 만들고요. 매 순간순간을 쉴 틈 없이 재미있게 노는 거죠.” (플랫폼 기획팀 이강현 대리)

현재 회원들이 만든 노삭스 전용 앱은 경기 결과나 참석 여부, 갤러리 등 다양한 자료들을 공유하는 용도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유니폼과 로고 디자인도 모두 회원들의 손을 거쳐 자체적으로 완성했다. 오로지 야구가 좋고, 사람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다.

노삭스 회원들 단체 사진

“야구도 재미있지만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나누고, 관계를 맺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오로지 야구를 하기 위해 모였다기 보다는, 늘 함께 모여서 이야기하는 노삭스만의 분위기가 좋은 거죠.” (G리니지커뮤니티사업팀 임성원 과장)

여느 스포츠 동호회처럼 운동을 잘해서 가입을 하고, 가입을 권유하는 게 아니라 야구를 전혀 해 보지 않은 초심자도 무리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노삭스의 특징. 노삭스 가입을 권유하는 이유는 그저 “좋은 사람을 좋은 사람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어서.”다. 서로를 차장님이나 과장님이 아닌 형, 동생으로 호칭하며 각별한 사이로 발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모였다 하면 벌어지는 왁자한 분위기. 몇 번을 봐도 또 보고 싶은 사람. 내 인생에 가장 좋은 사람들이 모두 여기에 있다.


‘모던’ 야구의 비결은? 실력의 평준화 

사회인 야구란 휴일을 가족보다는 야구에 할애해야 하는 버거운 취미 활동이다. 때문에 주말에 다른 일이 겹치면 야구를 포기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선수층이 두텁지 않았던 예전에는 경기 때 사람이 모자라서 몰수패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몇 번 없는 시합,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실력 위주로 선수를 기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문제는 선수층이 두텁게 확보된 이후에 터졌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한 반면, 이듬해인 2012년과 2013년 노삭스의 성적은 바닥을 기었다. 실력이 출중한 선수 위주로 기용한 탓에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이들이 빠지는 날에는 힘없이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노삭스는 “실력의 평준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압도적인 승리보다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출전할 기회를 주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기로 한 것. 프로 야구처럼 딱히 포지션이 정해져 있진 않지만, 외야수와 내야수를 구분해서 선수 기용의 폭을 넓혔다. 무엇보다 멤버들 간의 실력 차이를 줄이는 것에 목표를 둔 덕에 비교적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제공됐다.

체계적인 팀 운영을 강조한 노삭스의 총무, 이강현 대리 

▲ 체계적인 팀 운영을 강조한 노삭스의 총무, 이강현 대리 

“보통 우승팀의 성적을 보면, 수비 지표나 공격 지표 모두 월등히 1등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노삭스는 감독(사내 IT운영팀 유정우 차장)의 판단에 따른 적절한 선수 기용으로 많은 경기를 근소한 차로 승리했죠. 그래서 공격과 수비 지표가 모두 중간인 특이한 우승팀이에요. 현대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한, 이른바  ‘모던’ 야구를 추구한 결과라고나 할까요?(일동 웃음).”(플랫폼 기획실 이강현 대리)

덕분에 노삭스의 지표는 매년 바뀐다. 지난해에는 ‘승리’를 목표로 내세웠다면 올해는 승리보다는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야구는 두뇌 게임이다!  영화 <머니볼>의 브래드 피트  뺨치는 운영 귀재, 유정우 감독 

▲ 야구는 두뇌 게임이다!  영화 <머니볼>의 브래드 피트  뺨치는 운영 귀재, 유정우 감독 

“지난해에는 게임인 리그를 포함해 두 개 리그 석권이 목표했다면, 올해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어요. 하지만 육성이 목표라고 해서 패배에 안주할 순 없는 노릇이죠. 한 번 지고 두 번 지고..이런 게 반복되다 보면 이길 수 있는 게임도 지더라고요. 그래서 게임인 리그만은 잡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회사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기도 하고, 동종 업계 간의 각축전이기도 해서 게임인 리그는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기도 해요.” (사내 IT운영팀 유정우 차장_노삭스 감독)

결과는 성공적이다. 모던한 야구를 지향하는 노삭스의 ‘육성 정책’에 힘입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두터운 선수층을 다지게 되었고, 이는 우승의 원동력이 되었다. 예전에는 ‘육성의 해’라고 하면 거의 시즌을 포기하다시피 운영한 데 반해, 지금은 사회인 야구라는 위치에 걸맞은 ‘승리’와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슬기롭게 뒤쫓는 상황이다.


가족도 포용하는 동호회 활동 

야구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스포츠다. 회사에서 동호회비를 지원해 주긴 하지만 그래도 각종 개인 장비 및 공용 장비, 레슨비 등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게 되기 마련이다.

“야구는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예요. 배트나 헬멧도 전부 소모품이라 계속 교체해 줘야 하고, 유니폼이나 스파이크 등 필요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죠. 하계 캠프나 동계 훈련에도 개인 비용이 들고요. 하지만 돈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어요. 야구가 좋고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게 좋은 거죠.” (G리니지커뮤니티사업팀 임성원 과장)

이들에게 노삭스와 야구는 그만큼 각별하다. 임성원 과장은 “노삭스 덕분에 회사에 대한 오너십이 생겼다.”고 하고, 노삭스 주장인 지승한 과장은 “기러기 생활을 버티게 해 준 원동력”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야구가 만병통치약이다.

왼쪽부터 이준수 차장, 곽영재 과장, 유정우 차장, 임성원 과장, 지승한 과장, 이강현 대리

 ▲ 이준수 차장, 곽영재 과장, 유정우 차장, 임성원 과장, 지승한 과장, 이강현 대리 

“일요일에 즐겁게 야구 시합을 하고 월요일에 출근해서 다시 그 이야기를 하면서 또 한번 즐거워요. 게다가 저는 야구를 하면서 만난 인연과 결혼까지 했어요. 지금은 아들과 함께 주말 시합에 나서죠. 야구로 인해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G리니지커뮤니티사업팀 임성원 과장)

“2년 넘게 ‘기러기’ 생활을 했는데, 아마 야구가 없었더라면 전 폐인이 됐을지도 몰라요. 주말마다 야구장에 나가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운동하는 게 제 삶의 큰 활력소예요.” (아이정말실 게임디자인팀 지승한 과장_노삭스 주장)

여름마다 진행하는 노삭스 하계 캠프에는 노삭스 멤버들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모두 참가한다. 회원들의 가족들까지 아우르는 일종의 대규모 이벤트인 셈이다. 덕분에 가족들끼리도 끈끈한 정이 생겼다. 노삭스의 야구는  ‘사회인 야구의 적’이라 여겨지는 가족들을 멀리한 것이 아니라, 슬기롭게 감싸안은 것이다.야구는 “생명선”이라는 이들의 표현처럼, 노삭스 멤버들에게 야구는 말 그대로 가족과 다름없다. 안팎으로 또 하나의 가족을 만들고 매년 좋은 성적을 올리는 노삭스.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야구 동호회 노삭스 이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야구 동호회 노삭스를 아시나요? #2에서는 프로 선수 뺨치는(!?) 그들의 경기 현장 스케치가 펼쳐집니다.

노삭스 유니폼 입고 단체사진

노삭스는 과연 승리를 거머쥐었을까요?  😛

2편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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