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0 한국 RPG의 위대한 계보

한국 RPG의 위대한 계보 #10 모바일 시대, 한국 RPG는 어떻게 변했는가?

한국 RPG의 위대한 계보 #10 모바일 시대, 한국 RPG는 어떻게 변했는가?모바일 시대, 한국 RPG는 어떻게 변했는가?

2010년을 넘기면서 한국 게임의 지형은 또 한번 변화합니다. 2012년, 퍼즐게임 애니팡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한국 게임시장은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모바일 시대 초창기엔 애니팡 같은 퍼즐게임이 각광받았습니다. 캐주얼한 게임성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르였죠. 애니팡은 게임 자체의 흥행을 넘어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모바일 시대가 왔다는 일종의 선언과 같은 작품이었죠. 이 시기 한국 게임업계는 전대미문의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스팩, 조작, 그래픽 등 모든 것이 PC 와는 완전히 다른 모바일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죠. 특히 PC게임의 상징과도 같았던 RPG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습니다. PC에서 모바일로 갈아타야 한다는 건 한국 RPG에게 어떠면 숙명과도 같은 일이었죠.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애니팡> 이후와 이전으로 나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애니팡> 이후와 이전으로 나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바일시장을 삼켜버린 영리한 괴물들!

모바일로 적응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조작’이었습니다. 간단하게 한판 즐기고 빠질 수 있는 퍼즐이나 액션장르와는 무게부터 달랐죠. 장르의 특성상 오랜 시간 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모바일에는 어울리지 않는 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모바일의 작은 화면을 몇 시간 동안이나 뚫어져라 보면서 게임 한다는 자체가 피곤한 일이었죠. 몇 몇 실험작들이 나왔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모바일에서 RPG를 할 준비가 안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러던 중 모바일게임 시장을 삼켜버린 희대의 역작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였죠. ‘몬스터 길들이기’는 여러 면에서 혁신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우선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존의 PC용 RPG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완전히 뒤틀어버렸죠.

지금의 모바일 RPG 시대가 있게 만든 <몬스터 길들이기> 여러 가지 의미에서 혁신적인 작품이었죠.

지금의 모바일 RPG 시대가 있게 만든 <몬스터 길들이기>
여러 가지 의미에서 혁신적인 작품이었죠.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포켓몬스터’와 같은 수집형 RPG로 제작됐습니다. 게임 속 수백 종의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와 캐주얼한 게임성으로 모바일 환경에 완벽히 적응했죠. 던전의 크기를 짧게 디자인해 던전 안에서의 부담감을 최소화했습니다.

보통 RPG 하면 ‘디아블로’와 같은 거대한 던전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몬스터 길들이기’는 작은 던전을 계속 반복해 가며 깨는 방식으로 부담감을 덜었죠. RPG라고 무조건 방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이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게임 플레이를 가능케 했습니다.

자동전투, 명분이냐 실리냐

더 대단한 것은 조작으로 인한 피로감을 해결했다는 겁니다. ‘몬스터 길들이기’는 국내 모바일 RPG에서 자동전투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첫 작품입니다. 당시 자동전투는 논란이 많았던 시스템이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조작하지 않는 게임이 과연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의견과 모바일 기기에서 편하게 RPG를 즐길 수 있게 하려면 필수라는 의견이 대립했습니다. 이전 온라인게임에서는 자동전투를 철저하게 금지시킨 적도 있습니다.

<몬스터 길들이기>에서 자동전투 도입은 신의 한 수 였죠. 이후 자동전투 시스템은 모바일 RPG의 필수 시스템으로 정착하죠.

<몬스터 길들이기>에서 자동전투 도입은 신의 한 수 였죠.
이후 자동전투 시스템은 모바일 RPG의 필수 시스템으로 정착하죠.

하지만 자동전투는 모바일에서 RPG를 편하게 플레이 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조작에 대한 피로감을 줄여주고, 쓸데없는 레벨업 과정을 생략해 주면서 효율성 면에선 최고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혁신적 시스템으로 무장한 ‘몬스터 길들이기’는 PC게임을 뛰어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슈팅과 퍼즐 위주였던 당시 모바일 게임시장의 판도를 RPG로 바꾸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죠. ‘몬길류 게임’이란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을 만큼 파급력이 컸습니다. 이 후 모바일 시장에서 RPG 시대를 연 신호탄 역할을 했죠.

‘몬스터 길들이기’는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죠. 수집과 사냥만 남고 RPG의 핵심인 스토리가 소외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죠. 이후 모바일 RPG의 고질적 문제인 스토리 부재는 어쩌면 몬스터 길들이기부터 시작됐는지 모릅니다.

몬스터 길들이기의 그늘에 가려 국내시장에선 크게 빛을 못 봤지만,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헬로히어로>

몬스터 길들이기의 그늘에 가려 국내시장에선 크게 빛을 못 봤지만,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헬로히어로>

아크스피어의 실패와 교훈

‘몬스터 길들이기’는 기존 RPG에서 살린 건 살리고, 버릴 건 버리면서 모바일에 적응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몬스터 길들이기’와 함께 최고 기대 작으로 손꼽혔던 ‘아크스피어’는 그 반대의 길을 걸었죠. ‘아크스피어’를 만든 위메이드는 넷마블과 함께 초창기 모바일 RPG 시장의 선두주자였습니다. 엔씨소프트, 넥슨 같은 거물급 RPG 개발사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주춤하고 있는 사이, 두 회사는 빠른 속도로 치고 들어갔죠. ‘아크스피어’는 위메이드가 야심 차게 내놓은 대작 RPG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면 실패했습니다. 광활한 맵에서 유저들이 실시간으로 사냥하고 채집하는 등 실제 PC MMORPG처럼 구현됐습니다. 유저들도 모바일에서 제대로 된 MMOPRPG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죠. 하지만 모바일은 PC가 아니었죠. 불안정한 서버와 불편한 인터페이스, 부족한 콘텐츠로 흔들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불안정한 서비스가 문제였습니다. 와이파이와 3G를 오가며 접속이 끊어지기가 일수였죠. PC와 모바일이 얼마나 다른 환경인지를 여실히 보여준 게임이었습니다. ‘아크스피어’의 실패로 위메이드는 기세가 한풀 꺾였습니다. 이제 넷마블이 모바일 게임시장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죠. 과거 온라인게임 시장에선 부진했던 넷마블이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물 만난 고기처럼 시장을 리드했습니다.

대작으로 출시되었으나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한 <아크스피어>

대작으로 출시되었으나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한 <아크스피어>

횡스크롤 RPG의 시대

‘몬스터 길들이기’ 다음으로 모바일 왕좌를 차지한 게임도 넷마블 출신입니다. 2D 횡스크롤 RPG ‘세븐나이츠’가 그 주인공이죠. ‘세븐나이츠’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입니다. 일단 그래픽부터가 독보적이죠. 어설픈 3D보다 제대로 만든 2D그래픽이 모바일 환경에 더 어울린다는 사실을 입증한 작품이죠.

게임은 파티를 구성해 한턴, 한턴 전진해 가며 전투를 펼치는 횡스크롤 턴제 RPG입니다. 턴제가 가진 단조로움을 화려한 이펙트와 연출로 상쇄시켰습니다.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도 쏠쏠하죠. 2014년 출시된 ‘세븐나이츠’는 같은 해 출시된 ‘별이 되어라’와 함께 2D 횡스크롤 RPG의 전성기를 열었습니다.

잘 만든 2D 캐릭터 하나가 열 3D부럽지 않다는 말을 실감케 해준 <세븐나이츠(좌)>와 <별이 되어라(우). 횡스크롤 RPG 시대를 연 게임들이죠.  모바일게임 전성기, 액션 RPG 삼국지

잘 만든 2D 캐릭터 하나가 열 3D부럽지 않다는 말을 실감케 해준 <세븐나이츠(좌)>와 <별이 되어라(우). 횡스크롤 RPG 시대를 연 게임들이죠.

모바일게임 전성기, 액션 RPG 삼국지

수집형 RPG에서 시작해 횡스크롤 RPG를 지나 모바일 RPG는 액션 RPG 시대에서 전성기를 맞습니다.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고퀄리티의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화려한 그래픽과 현란한 액션을 내세운 액션 RPG가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모바일에서도 PC게임에 버금가는 화려한 비주얼을 구현할 수 있게 됐죠.

액션 RPG시대를 수놓은 작품이 4:33의 ‘블레이드’와 넷마블의 ‘레이븐’, 넥슨의 ‘히트’입니다. 이 세 작품은 각각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며 액션RPG의 삼국지 시대를 열었죠. 가장 먼저 ‘블레이드’가 왕좌를 차지했죠. ‘블레이드’는 본격적으로 가상패드를 도입한 게임입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가상의 패드를 만들어 조작하는 가상패드는 당시 개발사들이 기피하는 조작 방식이었죠. 어쩔 수 없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기 때문에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죠. 그래서 앞서 언급한 몬길류의 게임은 일정거리 안에 몬스터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공격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액션 RPG 시대를 가져온 ‘블레이드’. 모바일에서도 화려한 액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작품이죠.

액션 RPG 시대를 가져온 ‘블레이드’. 모바일에서도 화려한 액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작품이죠.

‘블레이드’는 이런 금기를 깨고 과감하게 가상패드를 도입했습니다. 결과는 좋았습니다. 유저들은 휴대용 게임기를 하듯 가상패드 조작에 익숙해졌습니다. 물론 가상패드 조작이 피곤하면 자동전투를 이용해 플레이 하게 했죠. 이는 기존의 몬길류 RPG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액션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됐죠. 블레이드는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단숨에 게임 순위 1위를 찍었습니다.

‘블레이드’ 다음으로 왕좌를 물려받은 게임은 ‘레이븐’입니다. 2015년 2월 출시된 ‘레이븐’은 모바일 액션 RPG의 문법을 완성한 작품입니다. 피곤한 가상패드 조작과 심심한 자동전투 사이의 밸런싱을 적절히 게임입니다. 구르기라는 회피기술을 도입해 전투는 자동으로 하고 회피는 수동으로 할 수 있게 했죠.

회피 기술을 타이밍에 맞게 누르면서 자동전투의 심심한 게임성을 보완했습니다. 그저 바라만 보기만 했던 모바일 RPG에서 유저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죠. ‘레이븐’의 왕좌는 오래 지속됐습니다. 당분간 ‘레이븐’을 누를 만한 액션RPG는 없었죠.

<블레이드>와 <레이븐>으로 액션 RPG 장르는 국내 모바일 게임의 대세가 됐습니다.

<블레이드>와 <레이븐>으로 액션 RPG 장르는 국내 모바일 게임의 대세가 됐습니다.

2015년 11월 또 하나의 걸출한 모바일 RPG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넥슨이 내놓은 ‘히트’는 모바일게임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그었죠. 언리얼4 엔진으로 제작된 히트는 속된 말로 게임의 때깔부터 달랐습니다. 강렬한 액션과 화려한 연출은 그야말로 독보적이었습니다. 히트는 출시되자 마자 1년간 제왕자리에 군림했던 ‘레이븐’을 끌어내고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히트의 성공이 얼마나 충격적인가 하면 당시 언리얼 엔진 전문가가 업계 영입대상 1순위로 오를 정도였죠. ‘히트’는 이후 ‘뮤 오리진’에게 왕좌를 내어줄 때까지 1년간 장기 집권하게 됩니다.


RPG의 완성형, MMORPG 시대

‘블레이드’, ‘레이븐’, ‘히트’를 중심으로 수많은 액션 RPG가 시장에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액션 RPG가 모바일 RPG의 정점인 줄 알았죠. 하지만 진정한 완성형이라 할 수 있는 MMORPG는 시장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MMORPG로써 처음으로 왕좌에 오른 게임은 ‘뮤 오리진’입니다. ‘뮤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인 ‘뮤 오리진’은 아쉽게도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만들어 역수입된 게임입니다. 하지만 MMORPG에 목말라 있던 유저들은 온라인게임 뮤를 모바일로 완벽히 구현한 ‘뮤 오리진’에 매료됐습니다.

모바일 MMORPG 시대를 연 <뮤 오리진>

모바일 MMORPG 시대를 연 <뮤 오리진>

‘뮤 오리진’에서 MMORPG의 맛을 본 유저들은 넷마블이 내놓은 ‘리니지2 레볼루션’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마치 PC용 온라인게임을 모바일에 그대로 구현해 놓은 듯한 게임이었죠. 화려한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 무엇보다 MMORPG 특유의 필드 플레이까지 구현해 놓았죠. 게임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출시 1달만에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죠. ‘리니지2 레볼루션’을 시작으로 모바일 MMORPG는 화려한 전성기를 수 놓았습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부터 현재까지 모바일 MMORPG 전성기가 계속되고 있죠.

<리니지2 레볼루션>부터 현재까지 모바일 MMORPG 전성기가 계속되고 있죠.

이후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MMORPG시대가 열렸습니다. 엔씨에서 출시한 ‘리니지M’은 PC게임 리니지를 그대로 모바일로 옮겨온 게임입니다. 리니지 브랜드 덕을 제대로 받은 이 게임은 출시되자 마자 정상에 오르며 높은 매출을 올렸죠. 철 지난 2D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매출순위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MMORPG ‘리니지’를 모바일로 그대로 놓긴 <리니지M> 단순한 리메이크 차원을 넘어 20년 가까이 된 방대한 게임을 모바일로 완벽히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MMORPG ‘리니지’를 모바일로 그대로 놓긴 <리니지M>
단순한 리메이크 차원을 넘어 20년 가까이 된 방대한 게임을 모바일로 완벽히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뮤와 리니지의 성공으로 업계에는 PC 온라인 게임의 모바일 리메이크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테라’, ‘아키에이지’, ‘이카루스’, ‘라그나로크’ 등 과거 인기 좀 끌었다 하는 온라인 게임은 전부다 모바일로 다시 태어났죠.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이 초반에만 반짝 했을 뿐 오래가지 못했죠.

‘검은사막 모바일’은 온라인 원작 게임 중 가장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원작의 그래픽도 대단한데 그걸 모바일로 그대로 구현했다는 자체가 놀라웠죠. 이 정도면 모바일과 PC게임의 경계가 없어졌다고 봐도 될 만큼, 비주얼 적으로 압도적이었죠. 이렇듯 모바일 RPG는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기술적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장르로 군림하고 있죠.

거의 PC버전을 따라잡을 만한 고퀄리티 모바일 MMORPG가 등장했습니다.

거의 PC버전을 따라잡을 만한 고퀄리티 모바일 MMORPG가 등장했습니다.

우리의 정서를 담은 거울 같은 게임

물론 모바일 RPG에 대한 비판들도 많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해치는 자동사냥과 부실한 스토리, 그리고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지독한 과금 요소는 비난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RPG는 성장해 왔고, 여전히 한국 게임시장 세대교체의 중심에 서있죠.

RPG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특히 RPG는 한국 게임산업이 시작된 후부터 지금까지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한 장르였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고, 항상 변화의 선봉에서 혁신을 이끌어 왔죠. 세대가 바뀌고, 플랫폼이 변해도, RPG는 늘 가장 인기있는 장르로 한국 게임산업을 이끌어왔죠. 창세기전 주인공들의 비극적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고, 바람의 나라를 통해 얼굴도 모르는 인터넷상의 타인과 소통하는 놀라운 경험을 했죠. 리니지를 통해 현실에선 이루지 못한 권력과 혁명의 꿈을 대리 체험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있겠죠.

어쩌면 한국 RPG는 한국사람들의 정서를 가장 잘 담은 거울과도 같은 게임이 아닐까요? 앞으로 어떤 작품이 나와 우리에게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해줄까요? 한국 RPG의 위대한 계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덕규

이덕규

게임어바웃 대표 및 게임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살리는데 관심이 많고
고전부터 최신 게임까지 게임의 역사를 집필하면서
게임을 통해 사회를 보는 창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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