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31 엔씨북스

허남웅의 더블플레이#1 야구는 과학입니다

전국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해외에 계신 동포 여러분. 여기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농담입니다. 앞으로  야구도 보고, 영화도 보는, 한 마디로 엄선된 야구 영화만을 고르고 골라 소개할 새로운 코너  ‘허남웅의 더블플레이’입니다.

그런데 잠깐, 날도 더운데 공포 영화나 소개하지 왜 야구 영화냐구요? 그야 수많은 NC다이노스 팬들이 즐겨찾는 우주정복 블로그이기 때문이죠~ ^ㅁ^//  프로야구 만큼이나 메이저리그에 관심 있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첫 번째 소개할 영화는 바로 이 메이저리그를 배경으로 한 <머니볼>입니다.

배우 브래드 피트의 대표작이자, 최고의 야구 영화로 손꼽히는 <머니볼>! 어떤 작품인지, 지금부터 살펴 보실까요~? 😎


Moneyball (2011) | 132분 | 감독 베넷 밀러 | 출연 브래드 피트, 조나 힐,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크리스 프랫 

Moneyball (2011) | 132분 | 감독 베넷 밀러 | 출연 브래드 피트, 조나 힐,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크리스 프랫 

저도 야구 참 좋아하는데요. ( ͡° ͜ʖ ͡°) 프로야구 중계 챙겨보는 틈틈이 메이저리그를 보는 재미도 쏠솔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메리칸 리그 서부 지구에 소속돼 있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팬인데요. 올해는 참 보고 있기가 힘드네요…왜냐면 서부 지구 다섯 개 팀 중 당당히(!) 꼴찌를 기록하고 있거든요. -0-;;

스포츠 세계에서 2등은 꼴지하고 똑같다고 생각합니다.꼴찌 = 2등!? 꼴찌는 어쩐지 기운이 난다 

오클랜드 에슬레틱스는 지난해 존 레스터(*지금은 시카고 컵스로 옮김)와  제프 사마자 (*지금은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옮김) 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며 메이저리그 우승을 노렸건만, 플레이오프에서부터 탈락했더랬죠. 그 여파로 이들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올해 성적은 바닥을 기는 중입니다.

하지만 내년엔 달라질 거라는 예측에 제 손목…은 아니고 휴대폰 충전기 정도 걸어 봅니다. ‘콩단장’으로 불리는 빌리 빈(Bily Beane)이 이 사태를 그저 넋놓고 바라볼 것 같진 않거든요~.

<머니볼>에서 빌리 빈을 연기한 브래드 피트<머니볼>에서 빌리 빈을 연기한 브래드 피트

여기서 빌리 빈이 누구냐! 하면 메이저리그 현대 야구의 개념을 바꾼 장본인입니다. 뭘 어떻게 바꿨냐! 하면 그것이 바로 이 코너를 통해 영화 <머니볼>(2011)을 소개하는 이유입죠~. <머니볼>은 빌리 빈 이라는 실존 인물과 메이저리그의 생태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선수, 아니 이 배우는 <쥬라기월드>의 크리스 프랫! 선수, 아니 배우는 <쥬라기월드> 크리스 프랫!

사진 속 인물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의 자칭 전설의 무법자 스타로드와 <쥬라기월드>(2015)의 벨로시렙터 조련사 오웬으로 출연해 진부한 표현이지만 일약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 프랫입니다. 그 전에 <머니볼>에서 야구 선수 스캇 해티버그로 출연했죠. (*이때만 해도 이렇게 뜰 줄 몰랐습니다)

만만치 않은 인생 굴곡을 지닌 스캇 해티버그는 팔 부상으로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태입니다. 야구 선수로서의 생명은 끝난 거나 다름 없었죠. 그런 스캇 해티버그 앞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이 예고도 없이 슥 찾아옵니다. “자네, 다시 야구할 생각 없나?”

투수 채드 브래드포드도 욕먹는 건 마찬가지 투수 채드 브래드포드도 욕먹는 건 마찬가지 

슈퍼스타 제이슨 지암비가 떠난 1루수 자리에 스캇 해티버그를 영입한 빌리 빈의 결정은 구단 내부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타율 3할과 홈런 30개, 타점 100점을 기록한 제이슨 지암비를 대신할 선수가 공도 제대로 뿌릴 줄 모르는 스캇 해티버그라고!?!?!?

당시 구단 관계자들 반응 "이 그지같은건 뭐야?"당시 구단 관계자들 반응 

그와 함께 영입한 언더핸드 투수 채드 브래드포드와 외야수 데이비드 저스티스도 시원하게 욕을 먹는 신세였죠. 채드 브래드포드는 괴상망측한 투구 폼 때문에, 데이비드 저스티스는 선수 생활 말년이라 연봉만 축낸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제가 바로 빌리 빈입니다 브래드 피트랑 닮았나요?제가 바로 빌리 빈입니다 브래드 피트랑 닮았나요?

빌리 빈에게는 이들을 영입한 나름의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스캇 해티버그가 제이슨 지암비에 비해 타율과 홈런과 타점 수치가 떨어질지 몰라도 출루율은 월등히 앞섰거든요. 안타를 치고 1루에 가나, 포볼을 얻어 1루로 진출하나 하나의 베이스를 얻게 되는 것은 매한가지죠.

공 못 던지는 거? 제이슨 지암비는 공격력이 뛰어난 데 반해 수비는 메이저리그 최악이었습니다. 데이비드 저스티스의 경우 나이가 많지만, 경험이 풍부해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에 노련미를 더했죠. 투구 자세가 괴상한 데이비드 저스티스는 바로 그 때문에 타석에 선 상대방을 현혹해 막강한 중간 불펜을 구축했습니다.

야구가 과학이 아니라고? 웃기는 소리! 야구가 과학이 아니라고? 웃기는 소리! 

타율과 타점, 홈런과 같은 고액 연봉 산정의 기준이 되는 수치를 무시하고 오로지 출루율과 같은 효율성으로 선수를 선발, 팀을 만든 빌리 빈의 방식은 100년이 넘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뒤흔드는 혁신적인 발상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저비용 고효율의 가치머니볼이라고 부르죠.

하지만 이에 대한 기존 스카우터들의 반발은 엄청났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직감을 믿는 기존 스카우터들에게, 예일대 경제학도 출신 피터 브랜드(조나 힐)의 조언을 받는 빌리 빈의 과학적 수치 방식은 야구를 그야말로 개무시하는 처사였죠.

개무시의 예 "그런 엉터리 말에는 대답할 가치도 없어!"개무시의 예 

야구는 과학이 아니라 스포츠라는 게 기존 스카우터들의 주장이었는데 씨알도 안 먹히자 “빌리, 너 혼자 잘 먹고 잘살아라!” 하며 다들 등을 돌립니다. 그렇게 빌리 빈은 피터와 함께 외로운 싸움을 시작합니다.

“이건 불공평한 게임이야. 가난한 팀이 우승하면 변화시킬 수 있어. 난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 

결과는? 2002년 시즌 초반 16게임에서 단 3승만을 기록하며 바닥을 기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무려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리그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합니다. 이게 꿈일까요 생시일까요! 만년 ‘노답’이었던 팀의 승승장구에 구단은 물론 팬들의 흥분 지수도 업업!

“이건 불공평한 게임이야. 가난한 팀이 우승하면 변화시킬 수 있어. 난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 

전년도 우승팀은 뉴욕 양키스. 선수 연봉 총액 ‘무려’ 1억 1천 4백 만 달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선수 연봉 총액 ‘고작’ 3천 9백 만 달러. 무서운 기세로 2002년 시즌을 씹어 먹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빌리 빈의 바람대로 메이저리그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면서 최종 우승은 따논 당상처럼 질주했습…니다만,,

 “야구, 참 알다가도 모르겠구먼” 야구, 알다가도 모르겠구먼

이것이 실화의 묘미일까요. 극적인 영화라면 당근 결말은 플레이오프 우승일 텐데, <머니볼>의 결말은 그렇지 않습니다. 빌리 빈의 도전은 아쉽게도 미완의 실패로 끝난 것이죠.

리그에서 맹위를 떨치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은 플레이오프 첫 상대인 미네소타 트윈스에 패하며 챔피언십에도 진출하지 못합니다. 2003년에도 플레이오프에 올랐다가 탈락하는 아픔을 맛 봤죠. 커진 기대만큼이나 실망과 좌절도 컸습니다. ㅠㅁㅠ

개아련...우승이 떠나가네 …우승이 떠나가네 

오히려 2004년 대표적인 ‘부자’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가 빌리 빈의 머니볼 이론을 도입해서 1918년 이후 86년 동안 이어지던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어때유? 얄밉쥬? 짜증나쥬? 그런데 야구란 그런 겁니다.

빌리 빈이 머니볼 이론으로 메이저리그에 변화를 불러 왔지만, 과학적 수치만으로는 끝내 정복하지 못한 지점이 존재했던 것이죠.

“그래서 내가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래서 내가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하지만 빌리 빈의 업적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2002년에 최다승인 103승을 거뒀으니까요. 심지어 2003년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유혹적인 제안을 받습니다. 레드삭스의 단장 직을 맡아달라는 거였죠.

연봉도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액수였지만, 의리파 빌리 빈은 이를 거절하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남았습니다. 같은 남자가 봐도…정말 멋지네요. ( ͡° ͜ʖ ͡°)

여전히 오클랜드에서 챔피언이 되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인 콩단장 여전히 오클랜드에서 챔피언이 되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인 콩단장 

빌리 빈은 지난해 자신의 머니볼 이론을 잠시 뒤로 한 채 존 레스터와 제프 사마자와 같은 빅네임을 차례로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역시나 플레이오프에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얘기했다죠. “그래서 내가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여전히 도전할 목표가 남아있다는 뜻입니다.

저도 빌리 빈 한번 따라해 보겠습니다. 이 연재가 끝을 맺는 날, 독자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듣고 싶네요.  “그래서 내가 ‘야구 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안녕~~//


 프로필2허남웅 딴지일보, FILM 2.0 을 거쳐 현재 영화평론가로 활동 중. 분야를 막론한 글쓰기로 수명을 갉아 먹고 있다. 구원해 줄 누군가를 열렬히 기다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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