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8 NC 다이노스

1번 타자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불볕더위가 한창인 2016년 여름,  NC 다이노스의 1번 타자 경쟁도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1번 타자들만이 지닌 특별함은 무엇인지,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조용학 과장이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 ͡° ͜ʖ ͡°)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로고

2016년 최고의 핫이슈를 꼽으라 하면 <프로듀스 101>이 절대 빠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필자는 TV를 즐겨보는 것도 아니고우리는 꿈을 꾸는 소녀들 투표 한 번 해 본 적도 없어 잘 모르지만삥미삥미삥미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주변 동료들이나 사람들의 반응이 남다른 것을 보며 101명의 소녀들이 NC 다이노스만큼이나 뜨거운 이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아원츄 삥미 업 업 업 업 업업업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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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 처자들이 누구인지 사실 잘 모릅니다

꿈을 향한 어린 소녀들의 뜨거운 경쟁만큼이나, NC 다이노스의 1번 타자 경쟁도 치열하다.  1번 타자 경쟁은 몇몇 팀에서도 흔한 일이지만, 다른 팀에서는 볼 수 없는 다이노스 1번 타자만의 특별함이 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다뤄보고자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NC 다이노스는 김종호 선수 아니면 박민우 선수가 1번 타자를 담당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많은 선수들이 이 자리를 거쳐 가고 있다. 이종욱 선수, 김종호 선수, 박민우 선수,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NC 슈퍼맨 김준완 선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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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종욱, 김종호, 박민우, 김준완 선수 

모두가 예쁘고 사랑스럽기에 11개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해야 했던 101명의 소녀들처럼, 4명의 선수가 모두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에 불가피하게 경쟁을 하는 수밖에 없다.

우선 4명의 선수들에 대한 특징을 간단히 요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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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어 누구 하나 포기할 수 없기에 NC 다이노스의 1번타자 고민은 행복한 동시에 괴로운 고민이다.

그런데!

위에서 나열한 4명의 선수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다. 바로 ‘빠른 발’이다. 야구를 웬만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의 구단에서 1번 타자는 발이 빠른 선수를 내세우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도 나름대로 설명할 수 있다. 1번 타자는 처음 나오는 타자이기 때문에,  빠른 발을 바탕으로 1루로 살아나가 투수를 괴롭히고 도루를 해서 중심타선의 안타 때 득점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1번 타자가 발이 빨라야 하는 충분조건은 될 지 몰라도, 필요조건이 되기엔 부족하다. 굳이 1번 타자가 아니라 4번 타자가 발이 빠르더라도 역시 1루로 살아나가 투수를 괴롭히고 도루를 해서 안타 때 득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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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발로 상대를 괴롭히는 4번타자어, 이 사진이 아닌가?

다시 말해, 1번 타자가 발이 빨라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투수를 괴롭히고 도루를 하기 위함만이 아닐 것이다. 1번 타자뿐 아니라 다른 타순의 타자들이 발이 빠르면 훨씬 유리함에도 굳이 1번 타자 자리에 우선적으로 발 빠른 타자들이 배치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야구가 걸어온 역사를 통해 살펴보자.

주의 : 여기서부터는 공인된 의견이 아니며 각종 서적을 참고한 필자의 뇌피셜입니다. 🙂

미국의 대기자 레너드 코페트가 쓴 <야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는 1번타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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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책입니다 

‘1번 타자는 출루율이 높고 베이스러닝을 잘하는 선수를 배치하며…(중략) 일단 출루하면 투수가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유능한 주자가 돼야 한다. 2루를 훔치거나, 후속 라이트 앞(또는 우중간) 단타로 단숨에 3루까지 뛰거나, 2루에 있다가 외야 쪽 단타가 나왔을 때 홈까지 뛰어드는 것 등을 말한다.’

그러나 같은 책의 다른 파트를 보면 굳이 발 빠른 1번 타자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도 든다. (약을 빨지 않고도)통산 714홈런에 빛나는 베이브 루스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는 1930년대에서 1960년 전까지 홈런의 시대를 보내면서 상대적으로 도루와 베이스런닝에 대한 가치가 떨어졌다.

베이브 루스

 충격과 공포의 성적을 보유한 괴물 베이브 루스 

그러다 1960년에 모리 윌스라는 선수가 도루를 100개(!)씩 해내면서부터 다시 빠른 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니까 모리 윌슨이 등장하기 전에는 빠른 발의 가치보다는 홈런의 가치가 더 높았으며, 따라서 안전하게 아웃되지 않는 게 더 중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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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빠른 발에 대한 단상 (*기동전사 건담 中)

하지만 홈런의 시대에도 ‘1번 타자가 발이 빠를 필요는 없다.’라는 언급은 없었다. 홈런은 홈런이고, 1번 타자는 여전히 발 빠른 타자가 도맡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어쩌면 홈런의 시대에도 발 빠른 1번 타자가 유효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베이브 루스가 등장한 1920년대에서 더 옛날로 가보자.

초창기 메이저리그는 야구공의 질이 “매우” 떨어졌고 몇 번이고 재사용하는 탓에 반발력이 떨어져 공을 멀리 날려 보내기가 힘들었다. 아니, 애초에 공을 때려서 강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타자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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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쳐도 공이 나가야 말이지 

그렇다면 당시의 타자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앞서 초창기 메이저리그의 공의 질이 매우 떨어졌음을 상기해 보자. 이 말은, 공 뿐만 아니라 글러브를 비롯한 당시의 야구 장비가 매우 열악했음을 뜻한다.

열악함의 정도가 얼마나 심했느냐하면, 플라이볼을 한 번 바운드시킨 후 잡아도 아웃으로 인정(…)할 정도였다. 게다가 구장은 학교 운동장혹은 고철처리장처럼 정돈되지 않고 울퉁불퉁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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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한 옛날의 야구장 보고 가실게요 

이상의 환경을 종합해 보면, 타자들이 공을 멀리 때려내기 힘들지만 동시에 수비수들이 타구를 쉽사리 잡아내기도 힘든 환경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타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일단(!) 공을 때려낸다.
  2. 수비수들은 공을 빠르게 처리하지 못하기에 1루까지 최대한 빨리 달린다.

현대 야구에서는 발이 빠른 것만으로는 안타를 때려내기가 쉽지 않지만, 열악한 구장과 글러브 탓에 실책이 쏟아지던 시기에 타자는 살아남기 위해 1루까지 최대한 빨리 뛰어야 했다. 이 명제는 구장 환경이 좋아지고 장비 수준이 지금과 비슷해진 1950년대까지 유효했을 것이다.

옛날글로브

음 옛날 글로브는 이랬다고 하네요 (´д`、)  

이제 <야구란 무엇인가>에 언급된 1번 타자의 조건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자. 1번 타자는 발이 빨라야 하고, 출루율이 좋아야 한다. 그런데 과거의 야구에서는 빠른 발이 곧 출루율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구단들은 가장 발이 빠른 선수를 1번 타자로 두었을 것이다.

결국 1번 타자가 도루를 하고, 훌륭한 베이스런닝을 보여주는 것은 의도했기 보다는 출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서 파생한 뜻밖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위에서 언급한  ‘발이 빠르면 출루율이 높아진다.’라는 명제는 1950년대까지 이어졌다. 홈에서 1루까지의 거리가 약 27.44m로 정해진 것이 대략 1845년 경임을 감안하면, 1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야구 선수들은 27.44m 떨어진 베이스로 살아 나가는데 빠른 발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뛰었을 거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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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으려면 일단 뛰어! 

따라서 ‘1번타자는 출루율이 높아야 한다 – 발이 빠르면 출루율이 높다 – 고로 1번 타자는 발이 빨라야 한다’라는 삼단논법은 수많은 야구인들의 머릿속에 사실상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금까지 거꾸로 되짚어 본 야구의 역사를 바탕으로 정리해 보자. 1번 타자가 발이 빨라야 하는 이유는 효율적인 측면도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고정관념 때문일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발이 빨라야만 출루율이 높았기에 발빠른 선수들이 자연스레 1번 타자를 도맡았고, 이것이 1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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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버리면 이런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발이 빠르지 않은 선수가 1번 타자를 맡게 되는 날도 올까? 몇 년 전이라면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들은 “NO”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100여 년 동안 규칙처럼 굳어 졌던 수비수의 위치가 시프트(*상황에 따라 수비수들의 위치를 조정하는 것)라는 명목 하에 극단적으로 바뀐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수비수들의 도루 저지와 송구 능력이 매우 높아지면, 그때는 발은 느려도 출루율이 높은 1번 타자를 고를 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5월  NC의 새로운 1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던 김준완 선수는 다른 선수들 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NC의 많은 선수들이 발도 빠르고 안타도 잘 친다면, 김준완 선수는 4사구까지 많이 얻어 내기 때문이다!

김준완

못하는 게 없는사랑합니다 김준완 선수 

발이 빠르면서 동시에 출루도 잘하고, 수비까지 뛰어난쓰고 보니 못하는 게 없네? 김준완 선수가 다시 한 번 NC의 1번 타자로 날아오를 수 있을 지 주목해 보자.


조용학

조용학

다이노스 팬 선언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향 세탁과 다이노스 팬 코스프레 의혹을 받는
흔하디 흔한 야알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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