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6 NC 다이노스

2015 플레이오프 3차전, 잠실벌의 승리를 추억하며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 전 LA다저스 부사장인 토미 라소다가 남긴 명언(!)입니다.  야구 팬들은 모두 공감할 만한 얘기죠. ^_ㅠ 야구  안 하는 겨울엔 동면이라도 하고 싶다(…)는 다이노스 팬들을 위해,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조용학 대리가 짜릿한 승리를 선사했던 2015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 리뷰를 준비했습니다. 2015년  10월 21일, 열띤 전사응원이 펼쳐진 그때. 다이노스는 두산을 상대로 어떤 명승부를 펼쳤을까요~?  ( ͡° ͜ʖ ͡°)


creator_3 신이 야구를 만들 때 마치 계획이라도 한 것처럼, 야구는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에 딱 들어맞는 거의 유일한 스포츠다. 시즌이 시작하고 슬슬 무더위가 찾아오기 시작하면 각 팀들의 순위 싸움은 무더위만큼이나 치열해져서, 가을 바람이 솔솔 불어올 즈음에야 진정이 된다. 그리고 거리에 은행이 우수수 떨어지고 아이들이 가을운동회를 할 때 즈음, 비로소 아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을 야구가 시작된다.

신이야구를 만들때

대체 마지막에 뭘 넣은 거야! 

야구 정규 시즌이 끝난 후 펼쳐지는 가을 야구는 야구가 끝난 슬픔을 달램과 동시에 다음 해의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기 위한 축제다. 승부를 가리는 것보다 도시락 까먹고 응원하는 재미가 더 쏠쏠한 가을 운동회처럼 말이다(물론 이기면 좋지만). 학창 시절 가을운동회 날 학교 가는 기분이 남달랐던 것처럼, NC 다이노스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 전사응원을 가는 날 아침 출근길도 평소와 기분이 달랐다. 절대 퇴근을 일찍 해서가 아냐! 라디오에서 웬일로 익숙한 멜로디가 나오는 게 축제가 시작하기 전부터 왠지 들뜨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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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숙한 멜로디는 마룬파이브(가 아니라 손시헌 선수 응원가)였다 

회사 분위기도 평소와 사뭇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전사 응원을 앞두고 있는 데다가 이틀 전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온 뒤라 먼저 2패를 당하고 서울에 왔던 작년에 비하면 그 기대감이 하늘과 땅 차이였다. 점심시간에는 다이노스의 마스코트 단디와 쌔리, 고양 다이노스의 고양고양이와 크롱까지 판교 사옥에 찾아와 멋진 공연을 펼쳐 주었다. 3

크앙! 나는 심장에 해로운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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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서 새빠지게 올라 왔드만 윽수로 대네…

 필자가 소속된 아이온 개발실에서는 오늘의 스코어를 점치는 내기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필자의 예상 스코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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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대 2라는 예상 스코어가 대체 어디서 나왔냐고?  필자의 마지막 가을야구 관람기는 2009년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다. 당시에도 상대 팀이 두산이었는데, 필자가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김동주 선수의 만루홈런볼이 하늘 높이 날아가고 있었다. 그로부터 6년, 이제는 그때의 빚을 갚을 때도 됐다.  그렇다. 필자의 예상 스코어는 다분히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결과였다. 자, 이제 야구장으로 갑시다! 이날은 NC 및 두산 팬 뿐만 아니라 롯데 팬, 넥센 팬, 기아 팬, 한화 팬, 시구를 맡은 소녀시대 윤아 등 수많은 야구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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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으면 하는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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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예쁜(*ㅁ*)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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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팀 아니 NC 이겨라!

확실히 포스트 시즌의 분위기는 정규 시즌과는 달랐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관중석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으며, 경기 시작하기 전부터 두 팀의 응원 열기는 벌써부터 후끈 달아 올라 있었다여기에 부족한 2%를 채우려면 윤아 시구를 끼얹으면 된다. 뜨거운 응원 열기 덕분에 걱정했던 것과 달리 날씨는 춥지 않았고대신 미세먼지는 엄청났고 먹을 것도 준비가 되었으니 이제 야구만 보면 된다.

#1 선취점

오늘 이전까지 NC 다이노스는 포스트 시즌에서 선취점과 크게 인연이 없었다. 덕분에 항상 경기를 어렵게 풀어 나갔다. 두산이나 SK처럼 경험이 많은 팀들은 선취점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포스트 시즌 경험이 많지 않은 NC 다이노스 선수들에겐 선취점의 의미는 단순히 경기를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부담을 덜어 주고, 가을 축제를 즐길 수 있게 주는 특급 처방전과도 같다. 더군다나 1승 1패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맞이한 3차전인 만큼, 조금이라도 빨리 우위를 점하고 여유 있게 경기를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었다. IMG_7441

그래서 약소하나마 선취점을 준비했습니다

필자의 이런 걱정을 옆에서 듣기라도 한 듯, NC 다이노스는 1회에 가볍게 선취점을 얻었다. 그것도 NC 다이노스가 가장 잘하는 방법으로. 2루타를 치고 나간 박민우 선수는 김종호 선수가 진루타를 만들어 내는데 실패하자 직접 뛰어 3루에 도달했고, 나성범 선수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좌익수 플라이를 만들어 냈다. 두산의 좌익수 김현수 선수의 어깨를 생각하면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지만, 박민우 선수는 매우 넉넉하게 홈을 밟았다. 상대의 실책이나 운에 기대지 않고, NC 다이노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선취점을 따내는 것을 보니 왠지 오늘은 느낌이 좋다!? 줬다뺐기

물론 곧바로 2점을 줬습니다만…

#2 손민한

필자가 처음으로 가을야구 경기장을 찾은 때는 99년 롯데 : 삼성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었다. 당시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크게 밀리던 롯데가 9회말 터진 용병 펠릭스 호세 선수의 참교육끝내기 3점 홈런으로 기사회생했던 바로 그 경기였다. 롯데의 용병 투수 에밀리아노 기론 선수의 역투와 호세 선수의 끝내기 홈런에 묻히긴 했지만, 7회 부터 등판하여 경기를 매조지은 손민한 선수도 당당하게 승리투수의 이름에 올렸었다. 그리고 오늘, 포스트 시즌 첫 승을 거두고 장장 16년이 지난 후 손민한 선수는 생애 두 번째 포스트 시즌 승리와 첫 번째 선발승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나이 마흔에 데뷔 19년차 투수가 무슨 포스트 시즌 첫 선발승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2000년 준준플레이오프라는 해괴망측한 가을 야구를 제외한다면, 99년 이후 손민한 선수의 포스트 시즌 등판은 2008년이 처음이었고팀도 그 때 가을야구가 처음이었고, 그 다음 포스트 시즌은 작년이었다. 99년과 작년에는 중간 계투로 등판했으니, 손민한 선수에게는 실질적으로 이번이 포스트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인 셈이다. 즉, 손민한 선수는 97년 데뷔 이후 오늘을 제외하면 포스트 시즌 선발투수로 딱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16년 전, 미래의 팀의 에이스로 여겨지던 유망주 투수가 이제는 내일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어 여지껏 이루지 못한 포스트 시즌 첫 선발승을 거두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은, NC 다이노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소소한 감동 스토리였다. 언뜻 보기엔 단순히 팀의 승리를 위해 경험 많은 투수가 선발로 나선 것 같지만, 어쩌면 김경문 감독님이 손민한 선수를 위해 작은 배려를 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8 선취점 득점 후 1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넘기고, 2회 2실점을 하긴 했지만 곧바로 타자들이 소나기 안타를 퍼부어 넉넉하게 4점을 추가하고 상대 선발투수인 유희관 선수를 먼저 강판시켰다! 10

승리의 7부 능선을 넘어섰다!

면도날 제구가 빛을 발하기 전인 1, 2회에 공을 41개나 던진 탓에 손민한 선수는 5회까지 투구수가 벌써 75개…응? 타이거 당췌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대는, 손민한 선수가 많은 공을 던질 수 없기에 최대 5회까지만 막아주면 NC의 대성공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손민한 선수는, 1회에 공을 25개나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5회까지 75개로 상대를 틀어막으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6회에도 등판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주환 선수를 상대로 공 2개를 던진 후, 갑자기 손가락에 문제가 생겨 더 이상 공을 던질 수가 없게 되었다. 투구에 힘이 빠져서 어쩔 수 없이 교체되는 게 아니었기에 던지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결국 손민한 선수는 손 부상으로 이민호 선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NC의 현재를 이끌어 온 손민한 선수와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이민호 선수가 교차하는, 어떻게 보면 NC를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손민한 선수에게 모두가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보낸 것은 덤).  다행히 급히 마운드를 넘겨 받은 이민호 선수가 6회를 틀어 막으면서, 손민한 선수의 선발승은 계속해서 지켜졌다.

#3 가을 밤의 불꽃 축제

예정에 없던 투수 교체였기에 혼란스러울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이민호 선수가 잘 막아 내면서 분위기는 NC가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3회 4득점 이후 소강 상태에 들어간 타자들의 부활이었다. 그런데… 11

이랬던 스코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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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뀌었다!(25분 동안 대체 무슨일이!?)

역투 끝에 부상으로 강판된 손민한 선수에게 보답하기라도 하듯이 NC 선수들은 쉴 새 없이 상대를 몰아쳤다. 여기에 적절한 타이밍에 상대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NC는 7회에만 5점을 뽑아 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NC는 8회에 3점을 더 추가하면서 13:2를 만들어 냈다. 다시 말해, 필자가 예상한 스코어의 점수가 난 것이다! 이쯤에서 경기가 끝났으면 공놀이 스코어 맞추기로 인생의 진로를 바꿨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당장 8회에 필자를 바라보는 팀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뜻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으니… 거침 없이 나아가는 NC 다이노스는 9회에 최재원 선수와 노진혁 선수의 홈런을 묶어 얄짤없이 3점을 더 뽑아 냈다그리고 필자는 키보드 잃은 표정으로 날아가는 홈런 타구를 바라 봤다. 최종 스코어 16:2. 여지껏 야구를 보면서 주로 박살나는 팀을 응원했던 필자에게는 정규시즌을 통틀어서도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압도적인 대승이었다.

#4 이종욱 & 손시헌

이번 포스트 시즌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 중에 한 명이 바로 NC 다이노스의 캡틴, 이종욱 선수이다. 사실 시즌 후반부에 부상을 입으면서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그 여파 때문인지 이종욱 선수는 포스트 시즌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문제는, 이종욱 선수가 NC 다이노스의 중요한 순간에 자주 나서서 번번히 범타로 물러 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구 잘하는 선수는 바로 내가 왔을 때 잘 하는 선수다! 첫 타석에서 아쉽게 범타에 그치긴 했지만, 이종욱 선수는 두 번째 타석에서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 버리는 귀중한 적시타를 때려 냈다. 바로 3회 3:2에서 4:2로 도망가는 적시타였다. 이전 수비 때 2실점을 하며 역전을 당한 탓에, 이미 1점차 앞서 있는 것으로는 크게 안심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이종욱 선수는 찬스를 이어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드디어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크기변환_c5bcc067bc656260d695a12fff1e0462

신호탄 하니 안 쓸 수 없는 짤…

그리고 다음 타석에 들어선 손시헌 선수. “네가 하면, 나도 한다!” 모드가 발동 되었는지 나란히 적시타를 때려 내면서 NC 다이노스의 다섯 번째 점수를 만들어 냈다. 손민한 선수가 1, 2회에 많은 공을 던지긴 했지만, 3점 차의 점수라면 한 번 해 볼만한 점수차였다. 결과적으로 이종욱 선수는 안타를 1개 더 추가하면서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손시헌 선수는, 필자가 아침에 예상했던 대로, 무려 4안타에 3타점을 올리면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 냈다역시 친구는 함께 해야 제맛!.

#5 축제, 그 후

하지만 NC 다이노스는 한국 시리즈에 올라가지 못했다. 정규시즌과 3차전에 모든 힘을 쏟아 부었던 NC 다이노스는 남은 경기에서 2연패를 당했다. 3차전의 활약으로 부진에서 벗어날 것 같았던 이종욱 선수는 끝내 남은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지 못했고, 우리를 구원하셨던 수스튜어트 선수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NC 다이노스는 아쉽게 5차전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하지만 우승팀에게 패배한 것이니 인정한다. 그러나 무기력하게 물러났던 지난해와는 달리 NC 다이노스는 숱한 화제와 가능성을 남겼다. 작년 가을, 선취점을 뺏기고 첫 경기를 내준 뒤의 NC의 모습은 한 마디로

우왕좌왕

우왕좌왕

필자처럼 야구를 잘 모르는 팬들의 눈에도 당황한 기색이 비칠 정도였으니 좋은 경기가 나올 리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첫 경기를 내 주고도, 선취점을 잃고도  선수들은 의연함을 잃지 않았으며 그 결과 2차전과 3차전의 명승부를 만들어 냈다. 비록 한국 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서로가 투수 나성범을 비롯한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뒤의 결과였기에 후회는 없었다. 오히려 플레이오프 최다 득점, 손민한 선수의 포스트 시즌 최고령 선발승, 나성범 선수의 공식 투수 데뷔 등 패배보다도 값진 기록들을 얻었 낸 가을이었다. 그리고 가을이 예정보다 일찍 끝난 만큼 내년을 위한 겨울은 이미 시작되었다. 우승으로 가는 길목을 넘지는 못했지만, 항상 그러했던 것처럼 NC 다이노스는 우승을 위한 답을 찾아낼 것이다. 그러니까 배구 보러 가는 당신! NC 다이노스에 계속 관심을 주세요! IMG_7719

가을야구는 끝났지만 질주는 계속된다!

 P.S 전사 응원 전 3차전 스코어 맞추기 이벤트에서 있었는데 13:2를 써서 낸 덕분에 아차! 상으로 키보드를 받았습니다!(최재원 선수 홈런 쳤을 때 시무룩했던 건 비밀) 키보드

그리고 스코어를 맞춘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걸 누가 맞춰!


조용학

조용학

다이노스 팬 선언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향 세탁과 다이노스 팬 코스프레 의혹을 받는
흔하디 흔한 야알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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