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2 NC 다이노스

2014 다이노스 기록 탐구생활 – 투수 편

2014 다이노스 기록 탐구생활  – 투수 편

선수들은 따스한 남쪽나라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구슬땀을 흘리기 시작하였지만, 팬들에게는 여전히 춥고 기나긴 겨울방학이 계속되는 나날입니다. 타자 편에 이어, 이번에는 ‘기록탐구생활 투수 편’으로 셀프방학숙제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



블랙 프라이데이, 방화범을 찾아라

2014 시즌 다이노스가 강팀으로 거듭났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팀 방어율 1위(4.30)에 빛나는 든든한 마운드의 힘이었습니다. 2013 시즌부터 위용을 떨쳤던 선발진이 2년 연속 방어율 1위(4.26)를 수성하였음은 물론이고, 시즌 전 약점으로 꼽혔던 불펜진 역시 리그 정상급(구원 방어율 2위, 4.34)으로 올라서는 빛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어떤 부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2014년 팀 다이노스 마운드. 좀 비인간적인 것도 같아서 굳이 그 약점을 찾아보다 보니, 지난 타자 편과 마찬가지로 요일 징크스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시즌평균 / 금요일 투구 기록 비교

시즌평균 / 금요일 투구 기록 비교 – 같은 투수들 맞나요?

다이노스 마운드의 화끈한 불금에 눈물짓던 추억을 되새기다, 연약하디 연약한 제 마음에 상처를 준 방화범을 한 번 찾아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다이노스 마운드의 화끈한 불금 방화범

선발, 구원을 가리지 않고 투수진 전반이 대체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던 가운데, 이재학 선수(금요일 방어율 7.32)와 원종현 선수(금요일 방어율 7.15)의 평소와는 다른 부진이 눈에 띄는데요, 특히 2014 시즌 3패 중 2패를 금요일에 기록한 우리의 불펜에이스 원종현 선수의 불운이 다소 아쉽게 다가옵니다.

NC DINOS FAMILY DAY 때 원종현 선수와 함께

NC DINOS FAMILY DAY 때 원종현 선수와 함께 – 앞으로 불금은 저만 할게요!

하지만 금요일의 세부 경기 기록을 살펴본 결과, 블랙 프라이데이의 비극을 어떠한 특정한 선수 탓으로 돌리기에는 역시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그보다는 역시 금요일 직관 6전 5패를 기록한 저의 불운이 다이노스 마운드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닌지…… 아닐 거라 믿어봅니다.

◆ 연구 문제 ◆

다이노스는 2014년 10월 24일 금요일에 열린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마운드의 견고한 활약에 힘입어 감격적인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두었다. 이날155km/h의 불꽃강속구로 많은 팬들의 마음을 불타오르게 한 원종현 선수에게 방화범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지 고민해보자.


우리는 3루타가 싫어요

안타 중 가장 귀한 안타가 무엇일까요? 산삼보다도 홈런보다도 더 영접하기 힘든 짜릿한 그 이름, 바로 3루타입니다. 야구 경기 중 가장 박진감 넘치는 순간으로 꼽히는 3루타 장면은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KBO 통산 최다 3루타 기록 (100개) 보유자 전준호 코치님의 기운을 받은 다이노스 타선은 2014 시즌 팀 3루타 1위(35개)를 기록하며 열렬한 3루타 사랑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3루타 사랑을 눈 앞에서는 절대 두고 볼 수 없다는 냉랭한 그들이 있었으니, 바로 팀 피3루타 1위(12개)에 빛나는 다이노스 투수진입니다.

팀 별 3루타 상황팀 별 피3루타 현황

그런데 타자의 주력과 상황 판단, 그리고 외야수의 타구 처리 타이밍과 연관이 깊은 3루타는 홈런과 함께 구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다이노스 투수들의 낮은 피3루타 기록이 소위 ‘구장발’에 기인한 것인지 구장 별 3루타 개수를 한 번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4년 구장 별 경기당 3루타

2014년 구장 별 경기당 3루타 – 창원에서는 정말 산삼보다 귀한 3루타

구장 별 3루타 수를 조사해보니 실제로 마산구장은 2014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3루타를 보기 힘들었던 구장(14개)이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마산구장이 3루타를 치기에 얼마나 불리한 구장이었는지 3루타 파크팩터 – [(홈 3루타+홈 피3루타)÷(홈 타수+홈 상대 타수)]÷[(원정 3루타+원정 피3루타)÷(원정 타수+원정 상대 타수)] × 100의 공식을 사용 / 100보다 낮으면 투수에게, 높으면 타자에게 유리함 – 를 구해보니 44라는 엄청나게 낮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구장 별 피3루타 수치 및 파크팩터 공식은 사실 팀 투수들의 능력치 자체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산구장의 경우 타 구장에 비하여 유난히 원정팀의 3루타 비율이 낮다는 점, 다이노스 투수진의 원정 피3루타 기록(9개) 역시 리그 1위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역시 상대방 팀에게 허를 찔리는 3루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우리 다이노스 투수진의 짠물투구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특히 다이노스의 에이스 찰리 선수는 2013, 2014 시즌 연속으로 정규이닝을 투구하고도 단 하나의 3루타도 내주지 않은 리그 유일의 선수인데요, 올 시즌에도 이러한 0의 행진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 연구 문제 ◆

일반적으로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예: 목동, 문학)일수록 3루타가 나오기 힘들고, 홈런이 치기 어려운 구장(예: 잠실, 대전)일수록 3루타가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2014시즌 마산구장의 경우 홈런(파크팩터 86)과 3루타(파크팩터 44) 모두 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에 대하여 토론해 보자.


이사민호의 진실

다이노스 미래의 에이스, 아기공룡 이민호 선수는 팬들의 사랑에 걸맞게 다양한 별명을 가진 선수입니다. 그런데 이민호 선수의 여러 별명 중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별명이 있으니, 바로 ‘이사민호’라는 별명입니다. 이민호 선수가 2아웃까지는 잘 던지다가 2아웃 이후부터 흔들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팬들의 걱정이 만들어낸 별명으로 보이는데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경기장을 찾은 팬들 사이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것을 목격하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와 닿지 않았던 이 별명의 진실을 검증하기 위해, 실제 2아웃 상황에서 이민호 선수의 투구 내용을 시즌 평균 기록과 대비하여 비교해보기로 합니다.

이민호 선수의 2아웃 상황 투구 기록

이민호 선수의 2아웃 상황 투구 기록

실제로 이민호 선수는 2아웃 상황에서는 시즌 평균보다 높은 방어율을 기록하였고, 상대적으로 적은 삼진과 많은 볼넷 수치를 보여 제구력에서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장타를 허용한 확률은 2아웃 시에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이민호 선수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피홈런 수치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 역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 시즌부터 이어져온 이민호 선수의 이러한 2아웃 투구 패턴에 대하여 궁예질분석을 해보자면, 2아웃 이전까지는 장타를 허용하더라도 과감한 승부를 하다가 2아웃부터는 보다 신중한, 다시 말해 다소 피해가는 피칭을 하였던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사민호’라는 별명은 다이노스의 미래를 짊어진 이민호 선수가 맞아가면서도 씩씩하고 당차게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는 형, 누나 팬들의 애정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닐까 합니다.

타운홀 미팅에서의 살인미소 짓는 이민호 선수

타운홀 미팅에서의 살인미소>_< – 자신감 있고 당찬 모습, 올해도 기대합니다

◆ 연구 문제 ◆

다이노스의2014 포스트시즌 다큐멘터리 ‘가을이야기’에서는 이민호 선수의 등판을 지켜보는 심정을 ‘아들을 보내는 엄마의 마음’이라고 표현한 불펜포수의 대사가 큰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잠재력 있는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바라보는 각자의 소회를 주변의 팬들과 공유해 보자.


태양이 싫어, 밤의 황제

기록탐구생활 시리즈의 마무리는 역시 우리의 자랑스러운 마무리, 김진성 선수와 함께 해보려 합니다. 2014 시즌 리그에서 가장 높은 세이브율(92.6%)가장 많은 터프세이브(5개)를 기록한 김진성 선수는, 비세이브 상황(방어율 6.04)에 비해 세이브 상황(방어율 2.42)에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세이브할 때만 일하시는황제(폐하)’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김진성 선수의 기록을 살펴보다 보니, 이러한 황제님의 양면성은 세이브 상황에서만 발휘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김진성 선수의 낮과 밤 성적

김진성 선수의 낮과 밤 – 황제의 꽃은 밤에 핀다?

2014 시즌 김진성 선수는 낮 경기(오후 2시에 시작하는 4-5월, 9-10월의 휴일경기) 등판 시 야간 경기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였습니다.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방어율과 피안타율의 차이가 극명했음은 물론, 탈삼진 비율은 급격히 감소한 반면 볼넷 허용 비율은 높아지면서 구위과 제구력 모두 야간 경기에 비하여 떨어진 모습을 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2014 시즌 리그 평균 투구기록 및 다이노스 팀 투구기록이 모두 낮 경기에 더 좋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 경향과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야간 경기 등판 시 김진성 선수의 기록은 모든 면에서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에 해당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중 김진성 선수의 야간 경기 방어율을 다른 구단 마무리 투수들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 구단 마무리 투수들의 야간경기 방어율

각 구단 마무리 투수들의 야간경기 방어율 – 군계일학의 2점대 방어율

2012년 퓨처스리그 세이브 기록(20개)을 수립한 바 있는 김진성 선수인만큼, 낮 경기의 부진한 모습은 경기 시각 자체에서 기인한 문제라기보다는 1군 풀타임 마무리로 첫 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성장통의 일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에는 김진성 선수가 낮에도 밤에도 든든하고 믿음직한 마무리로 거듭나기를 기원하면서, 저의 글도 이만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연구 문제 ◆

필자는 2014년 3월경 김진성 선수의 성공적인 마무리 정착(+ 테임즈 선수의 MVP급 활약)을 예언하며 주변을 놀라게 한 바 있음을 이 자리를 빌어 자랑하려고 한다. 2015년 시즌, 각자가 성공을 예감하는 다이노스 선수를 찍어보고, 그 근거를 다른 이들에게 큰 소리로 알리도록 하자.


엔씨소프트 김정화김정화

엔씨소프트 해외법무팀의 대리이자 사내변호사. ‘성공한 덕후’라는 일견의 시선에 대하여 “이제 성공만 하면 되겠네요.”라고 슬픈 눈망울로 답하는 평범한 직장인. 업무와 야구가 섞이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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