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2 NC 다이노스

특식, 응원, 성공적


특식을 먹고 응원을 하면 모다?

지난 5월 14일은 특식데이이자, 전사 응원 경기가 열린 날이었습니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겠다, 날씨도 좋겠다, 이거이거 야구 응원하기 딱 좋은 날이었는데요.

허나 모든 게 예상대로 흘러가진 않는 법. 이날 잠실에서 열린 다이노스와 LG의 경기는 실로  ‘역대급’이었습니다. ^^^^^^^^^ 뭐가 얼마나 어떻게 역대급이었는지,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조용학 대리의 후기에 앞서 퀴즈 하나 나갑니다.

다음 중 5월 14일 전사 응원 경기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것은?

1) 팽팽한 접전 2) 아싸라비야 안타 풍년~ 3) 내 생애 최고의 경기 4) 나는 집에 가고 싶다 왜냐하면 집에 가고 싶기 때문이다

자, 그럼 퀴즈 정답이 포함된 0514 전사 응원 후기를 지금부터 감상해 보시죠!  😎


NC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헤드 로고
따,딱히 응원하는데 힘들까 봐 주,주는 특식이 아냐!

햇살도 따사로운 5월의 어느 목요일. 날씨가 좋은 탓인지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출근길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무슨 중요한 날이라고 들은 느낌이긴 하다. 그게 무슨 날이더라.

엔씨는 로즈데이에 직원들에게 장미를 나눠 줍니다 

▲엔씨는 로즈데이에 직원들에게 장미를 나눠 줍니다 

아하! 오늘은 로즈데이였구나!

…그런데, 아, 무, 물론 로즈데이는 좋은 날이다. 꽃도 받고. 그런데, 뭔가 로즈데이 보다도 더 중요한 게 있는 것 같은데.

봄맞이 식자재로 만든 특식 요리. 12시간 동안 응원력이 9점 증가합니다

▲봄맞이 식자재로 만든 특식 요리. 12시간 동안 응원력이 9점 증가합니다

그렇다! 오늘은 바로 1년에 12번 밖에 없다는, 이날만 되면 판교 모든 게임회사의 이목이 엔씨 페이스북으로 집중된다는 바로 그 날! 엔씨소프트의 특식날! 참고로 엔씨소프트의 특식은 최적의 특식 제공을 위해 1부와 2부 두 번에 걸쳐 나뉘어 진행이 된다. 필자와 필자의 부서는 12시 30분 부터 시작되는 2부에 참여하기로 되어 있었다. 먼저 출발한 팀원들을 쫓아서, 필자도 시간에 맞춰 특식이 제공되는 지하 1층 컨벤션 홀로 출발했다. 뿅.

거울도 있고, 특식 공지도 뜨고, 생일도 알려 주는 으리으리한 엘리베이터

▲거울도 있고, 특식 공지도 뜨고, 생일도 알려 주는 으리으리한(!) 엘리베이터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냉큼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는데, 뭔가 기분이 묘하다. 아무래도 낯익은 분이 타고 계신 것 같아 봤더니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

에, 첨언하자면, 회사 내 공식적인 행사 외의 공간에서 사장님을 뵙는 게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처음 뵙는 것도 아니니(심지어 본의 아니게 사장님이 지나가시는 길을 막은 적도 있으니), 사장님과 단 둘이 엘리베이터를 탔다고 해서 당황하지 말고, 인사를…

(어색한 미소를 띠며)아, 안녕하세요.”

(함께 미소를 지으시며)안녕하세요. 오늘 응원 가시나 봐요?”

응원? 오늘 응원? 그러고 보니 오늘 특식을 영접하기 위한 필자의 복장이…

NC 다이노스 유니폼과 국보급 외모 티셔츠

▲위 사진은 절대 사실을 내포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 사장님 말씀대로, 오늘은 로즈데이보다도 중요한, 특식날보다도 즐거운, 바로 다이노스 전사 응원날이었다! 유니폼까지 입고 와 놓고도, 특식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사실을 사장님께서 직접 일깨워 주셨다. 오늘은,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응원 날이다.

특식도 든든히 먹었겠다, 이제 정말로 중요한 다이노스 응원을 위해 잠실 구장으로 출발하자. 뿅!


세기의 대결, 다이노스 vs LG

2015년 5월에는 유난히 세기의 대결이 자주 펼쳐지고 있다. 예를 들면

전설이 되어버린 세기의 대결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어떤 의미에서는 전설이 되어 버린 세기의 대결

 물론 NC다이노스 vs LG의 경기가 <메이웨더 vs 파퀴아오>의 대결처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킬 만한 대결은 “아직” 아니다(조금은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다만, 다이노스 팬과 LG 팬들에겐 <메이웨더 vs 파퀴아오>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세기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의외로 두 팀은 많은 스토리를 공유하고 있는데, 그것을 한데 모아 보면

  • NC다이노스 첫 승리 및 무실점 승리(13. 04. 11. vs LG)
  • NC다이노스 첫 스윕(13. 04. 30 ~ 13. 05. 02 vs LG)
  • 엘넥라시코, 엘꼴라시코의 뒤를 잇는 엘룡라시코?(14. 04. 11. vs LG)
  • NC다이노스 첫 노히트노런(찰리, 14. 06. 24. vs LG)
  • NC다이노스 첫 포스트 시즌 진출 및 승리(14. 10. 19 ~ 14. 10. 25 vs LG)

다이노스의 중요한 순간에 LG가 맞상대였던 적이 많았고, 그래서 두 팀이 붙을 때면 으레 이번엔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 낼까 기대하게 된다. 특히 이 날은 전사 직원이 응원을 가는 날인 만큼, 작년 4월 11일 경기처럼 두 팀이 명승부(?)를 펼치지 않을까 살짝 기대도 했다.


드디어 도착한 NC 다이노스 홈구장 풍경

▲드디어 도착한 야구장!

응원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손민한 유니폼을 통해 펼쳐보인다.

▲응원을 제대로 하겠다는 꽃미남손민한의 의지!

 야구장에 도착하자마자 회사에서 지원해준 비용으로 먹거리와 맥주를 손에 쥔 우리팀 일행은 야구도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한 손에는 너겟, 한 손에는 맥주. 이제 6시 30분만 기다리면 된다!

이날 양팀의 선발 투수는 다이노스는 이재학, LG는 유구민이었다. 두 선수 모두 각자의 사연이 있는 투수들인데, 이재학은 5월 중순이 지나가는 이때까지도 선발승이 없어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태, 우규민은 부상에서 돌아와 팀이 한창 힘들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 첫 경기였다. 모두가 잘 던져야만 하는 각자의 이유가 있는 경기. 조심스레 투수전을 예상해 보았다.

 그리고 불안한 예감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투수전인 듯 투수전 아닌 투수전 같은 경기

다이노스 타자들이 우규민에게 강했던 편이 아니었기에, 초반에 쉽사리 진루를 하지 못하는 걸 보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찾아온 3회 2사 1,2루 기회에서, 타격감이 좋은 김종호가 삼진을 당할 때도 아직 시간은 많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찾아온 6회에서, 2사 만루의 기회가 호부지 이호준 앞에 놓였을 때, 드디어 그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갑시다, 아부지! 아니 호부지!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네 친구들갈랐다 우중간!

열광적으로 응원하다 침묵하는 네 친구들엔무룩…

그러나 결과는 안타까운 우익수 직선타. 참고로 이날 호부지 이호준은 투수를 두 번 맞혀서 아웃되고, 잘맞은 타구가 우익수에게 한 번 잡히면서 우주의 기운을 전혀 받지 못했다.

NC 다이노스 홈구장 응원하는 치어리더 및 응원단장

▲그래도 응원 열기만은 뜨거웠으니… 

그래도, 아직 6회니까, 3번의 공격 기회가 있으니까, 이때까지는 충분히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LG는 1회 이후에 안타조차도 때려 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더불어 우리는 점수가 적게 나면  경기가 일찍 끝날 거라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0 대 0으로 10회 연장까지 간 NC 대 LG 경기 전광판

응?  😐 

0 대 0으로 11회 연장까지 간 NC 대 LG 경기 전광판

응????  🙄 

0 대 0으로 12회 연장까지 간 NC 대 LG 경기 전광판

응?????????

결국 우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11시를 넘겨 버리고 만 것이다! 게다가 0으로 점철된 스코어의 향연이라니!

올해도 경기 종료시간이 11시가 넘어 고통받는 NC 다이노스 팬의 모습

이쯤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보면

끝나지 않는 경기ㅇ[ 지쳐가는 엔씨직원

▲실제로 그는 모창민이 아웃된 후 현기증으로 쓰러 졌다는 ‘소문’이 있다

 6회 이후에도 다이노스는 LG 투수진을 두들겨 무수히 많은 찬스를 쏟아 냈다.. 9회 1사 만루, 10회 무사 1,2루, 11회 1사 1루, 12회 1사 1,3루 등등. 그러나 이 날 따라 찬스만 오면 선수들은 무기력하게 물러났고, 평소 적의 약점만 찾아 콕콕 찌르는 김경문 감독님의 묘수도 이날 만큼은 통하지 않았고, 심지어 모든 것이 제대로 들어맞았을 때조차 상대팀의 슈퍼 파워에 밀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아서야 했다.

그렇게 우리는 집에 돌아가기엔 너무나 늦었던 시간 탓에 끝까지 승부를 지켜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리고 경기는 마지막 투수로 나온 최금강이 1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 0:0으로 끝났다. 다이노스의 전사 응원 성적이 2승 1무 2패가 되는 순간이었다(포스트 시즌 포함).

다른 의미에서 <파퀴아오 vs 메이웨더>급  전설이 되어 버린 NC와 LG의 경기

▲다른 의미에서 <파퀴아오 vs 메이웨더>급  전설이 되어 버린 두 팀의 경기 


특식, 응원, 그래도 성공적

이왕 이겼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면 특식까지 든든히 먹고 나온 엔씨 직원들의 응원의 힘이 이 날도 선수들에게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야구 경기를 하다 보면 우리에게는 지독하게 운이 따르지 않고, 상대에게는 우주의 기운이 드리우는 날이 있는데, 다이노스에게는 바로 5월 14일 경기가 그런 경기였다. 이런 날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사실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

점수가 안 나도 김연정은 아름답다

▲ 점수가 안 나도 김연정은 아름답다…

그러나 경기장을 찾아 주신 수많은 다이노스 팬들과 함께 전사 응원단은 무승부가 결정되는 그 순간까지도 한 목소리가 되어 다이노스를 응원했고, 그 힘이 패배가 아닌 무승부를 이끌었다고 믿는다. 실제로 다이노스는 비록 14일 경기는 이기지 못했지만, 11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경기를 끝마친 후 곧바로 대구로 내려 갔음에도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둠으로써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냈다. 힘든 경기 후에 패배를 하고 내려 갔다면 1승 2패만 했어도 다행으로 여겨야 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특식 도핑과 사장님 버프까지 받은 이 날의 전사 응원은, 나름 성공적이었다(라고 생각하고 싶다 생각해야만 한다).

그리고 필자는, 10여년 전 상경 후 지금까지 직관으로 본 LG와의 명승부(…) 경기 목록에 이 날 경기를 새로이 추가했다.

  • 2004년 4월 10일 롯데 6 : 7 LG(진필중 마무리 실패, LG 끝내기 밀어내기)
  • 2005년 5월 26일 롯데 13 : 11 LG(전설의26 대첩)
  • 2010년 6월 18일 롯데 4 : 7 LG(이대형 스리런)
  • 2010년 7월 3일 롯데 14 : 13 LG(제 1차 엘꼴라시코)
  • 2014년 4월 11일 NC 12 : 11 LG(411 대첩, 제 1차 엘룡라시코)
  • 2015년 5월 14일 NC 0 : 0 LG(메이웨더 vs 파퀴아오급 명경기, 제 2차 엘룡라시코)

NC 다이노스를 응원한 자여. 당신은 특식을 먹을 자격이 충분하다!!▲NC 다이노스를 응원한 자여. 당신은 특식을 먹을 자격이 충분하다!!


조용학

조용학

다이노스 팬을 선언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향 세탁과 다이노스 팬 코스프레 의혹을 받는
꼴리건이자 흔하디 흔한 야구팬.

박인철

박인철

NC 다이노스 경기를 보며
엔씨소프트에서 정년퇴직하고픈 다이노스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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