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1 NC 다이노스

엔씨의 안방마님 김태군 인터뷰

흔히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합니다. 유일하게 ‘에이스’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차지하는 선수도, 야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개인 기록 중 유일하게 팀과 함께 승패를 차지하는(혹은 떠안는) 선수도 결국 투수니까요. 하지만 투수 혼자서는 게임을 풀어 나갈 수 없습니다. 특히 투수와 함께  호흡하며 투수를 리드해 나가는 포수의 존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부부’라 불리며 배터리의 한 축을 이루는 포수. NC 다이노스에도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으로 불리는 명포수(!)가 있습니다. 그가 없는 다이노스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엔씨의 안방마님 김태군 선수가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인데요.

엘밍아웃으로 LG팬임을 만천하에 고한(!)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이정현 대리가 마산 구장에서 김태군 선수를 만났습니다.  인터뷰에 앞서,  이정현 대리의 각별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김태군 선수 히스토리’도 준비했습니다. 김태군 선수의 매력에 빠질 준비 되셨나요?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ㅂ<//


엔씨의 안방마님 김태군 인터뷰

김태군 선수는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지명 3라운드 전체 17번으로 LG 트윈스에 지명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합니다. 고등학교 입학 당시 포지션은 투수였으나, 당시 부산고등학교 감독이던 故 조성옥 감독은 처음부터 포수 전향을 고려하고 김태군 선수를 선발했다고 훗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포수로서 첫 시합 출전은 고등학교 2학년 여름이었죠.)

드래프트에서 김태군 선수를 지명할 당시, 현재 LG에서 배터리 코치를 맡고 있는 김정민 코치가 스카우터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태군 선수 입단 후, 팀 사정상 현역으로 복귀해서 김태군 선수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죠. 2008년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선수들 중에는 현재 다이노스에서 뛰고 있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모창민, 나성범 선수 등이 있죠.

2008년 입단 후, 팀 주전 포수들의 컨디션 저하와 여러 가지 사정이 맞물려 김태군 선수는 많은 기회를 얻게 됩니다. 사실 이 시기의 LG는 신인 시절부터 맹활약을 떨친 김동수 (현 LG 2군 감독),  조인성(현 한화 이글스) 이후 주전 포수를 찾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경쟁을 하고 있었죠! 실제로 드래프트나 FA 보상 선수 등을 통해 한동안 포수 유망주를 수집(…)했고 김태군 선수도 치열한 경쟁에 뛰어 들어야 했습니다.

김태군 선수는 2011년까지는 1군과 2군을 오가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2012년 상반기에 주전으로 자리 잡았으나, 하반기에 주로 대타 요원으로 활약하던 윤요섭(현  kt위즈) 선수가 포수로 출장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팀 내 존재감이 약해지는 듯 했죠.

유망주에서 주전으로의  도약이 기대되던 2013년 시즌을 앞두고, 김태군 선수는 특별지명을 통해 NC 다이노스에 입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야구 인생은 2막을 맞이하게 되는데…(*2013 시즌에 트레이드로 영입된 최경철 선수가 주전 포수로 자리 잡기 전까지, LG는 확실한 주전 포수의 부재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김태군 선수를 그리워 하는 팬들의 항의 글이 엄청나게 많이 올라왔었죠!)

다이노스 입단 이후, 1군에서 주전을 차지하면서 꾸준히 경기에 출장한 김태군 선수는 공수 양면에서 눈에 띄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창단 2년 만에 NC 다이노스가 가을 야구에 진출하기까지 커다란 공을 세우기도 했죠! 이제는 당당히 “팀의 주전 자리를 빼앗기지 않겠다” 고 힘주어 말하는 김태군 선수. 그와의 인터뷰는 어땠을까요? (*이하 경칭 생략)

엔씨의 안방마님 김태군 인터뷰 2다이노스 이적 이후 인터뷰에서 김경문 감독이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마음대로 해라.’ 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는데,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하다 
다이노스에 오기 전에는 눈치를 보며 야구를 했었다. 언제 2군으로 갈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항상 마음에 자리하고 있었으니까. 그 불안함이 조급함이 되어서 야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야구 외적인 것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해야 하나…김경문 감독님이 하신 말씀은 눈치 보지 말고, 언제든지 기회를 줄 테니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야구를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야구는 멘탈이 중요한 스포츠라고들 하는데, 그 말 한 마디가 본인의 선수 생활을 뒤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줬다고 이해해도 괜찮을까 ?
그렇다. 다른 것보다 심리적인 게 중요하다. 언제든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건 야구에만 집중하라는 것과 같다. 감독님의 말 한 마디에 생각이 바뀌었다.

엔씨의 안방마님 김태군 인터뷰 3LG에서 포텐을 터뜨리지 못하고 다른 팀에서 성공한 선수들(*대표적으로 박병호 선수라든가…ㅠ_ㅠ )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LG에 있을 때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LG팬으로서 아쉽지만 많은 선수들이  LG를 떠나 잘하는 걸 보면 김태군 선수 말대로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LG 팬이라고 너무 대놓고 말씀하시는데? (웃음) 엔씨에서 오신 분이 이래도 되나? 구단주님도 보고 계실 텐데? ㅎㅎ

LG팬인 거 회사 사람들도 다 안다(웃음). 이 질문을 빼놓을 수 없는데, <다큐 3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포수는 거지’라는 희대의 명언을 남겼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 
물론(강한 긍정). 포수는 거지.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

투수는 귀족, 외야수는 상인, 내야수는 노비, 포수는 거지. 포수가 제일 많이 고생해요.

아직도 회자되는 레전드 짤 

체력적인 소모, 육체적인 고통이나 시합에서 차지하는 역할 등을 생각해 보면 포수가 거지라는 말에 수긍이 가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FA/트레이드 시장에서 포수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않나? 
이 질문은 구단주님께서 잘 보셨으면 좋겠다. FA됐을 때 항상 포수는 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구단주님께 한 말씀 전하고 싶다. “구단주님, 잘 부탁드립니다!” (일동 빵 터짐) 말한 것처럼 FA가 됐을 때는 포수의 상황이 바뀌지만, 기본적으로 포수는 항상 거지 신세다. 팀에서 궂은 일은 혼자 도맡아 하고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니까. 포수는 자신만의 뭔가를 찾아야 한다. 뭐, 투수들이 홀로 마운드에서 외롭다고? 다 거짓말이다!!! (웃음) 혼자 스포트라이트 다 받으면서 뭘 외롭대! 포수가 가장 외롭고, 힘들고 ,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그래도 게임이 끝날 때, 한 시즌이 끝났을 때 가져가는 건 가장 많다고 생각한다.

엔씨의 안방마님 김태군 인터뷰 4최근 리그 전체적으로 포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굳이 FA 아니더라도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
팀 내에서 위상이 달라 졌다는 게…내 인생에서 언제 이런 경험을 해 보겠나? 여러 경험을 하다 보니 좋은 모습들이 나오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셨고, 기회를 주셨다. 선수 입장에서는 믿음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플레이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붙고 과감해지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자신감과 관련된 질문 하나. NC 다이노스는 정규 리그 우승까지 노리는 팀이고, 선수  개인의 입장에서 봐도 이전 소속팀과는 달리 현재 팀에서 주전 포수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평소에 그런 자신감을 많이 드러내는 편인가? 
(단호하게) 시즌 중에는 야구만 생각한다. 자신감을 일부러 드러내지는 않으려고 한다.

(웃음) 그럼 시즌 끝나면 티를 내겠다는 말인가? 
당연하지. 연봉 협상할 때는 자신감 폭발시킬 거다(웃음). 구단주님 보고 계시겠지? 시즌 중에는 조용히 나의 역할에만 충실하려고 한다. 시즌 끝나면 연봉이랑 연결되니까(강조) 자신감 드러내야지.

엔씨의 안방마님 김태군 인터뷰 5약간 가슴 아픈 질문이음 될 수도 있지만 1년이나 지났으니… 아시안 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발탁되지 못했는데, 많은 기대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김태군 曰, 접시에 물 받고 기도하고 있었다). 강민호 선수야 워낙 검증이 된 선수고, 개인적인 감정을 듬뿍 담아 말하자면 이재원 선수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어떤 점에서 어필이 덜 됐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성적이 우수한 선수를 선발했다고 생각한다. 이재원 선수의 경우는 작년에 완전히 타격에 눈을 떴고(!!!) 페이스가 좋았다. 나 또한 열심히 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워낙 뛰어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싸움에서 약간 밀렸던 것 같다.

별명이 많은 선수 중 하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불리는 본인의 별명을 알고 있나? 
감자? 왕거지? 몇 개 또 들었는데…가물가물하다.

연예인 누구 닮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마동석?

…배우 김수현 씨를 닮았다는 말이 있다
이…이건 진짜 아니다. 나도 눈이 있다. (닮았다고 하자) 어디가? 김수현 씨보다는 마동석 씨를 많이 닮은 것 같다.

마동석, 김수현을 닮은 김태군 선수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김수현 닮았다는 말에 왠지 긍정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아…진짜 아니다! 아니, 진짜,  어떻게….그 사람하고 나를 비교하나. 팬들한테 돌 맞는다. 웃을 때 눈매가 비슷하다고? 아니다. 이거 쓰지 말아 달라. 김수현 씨 팬들이 마산 야구장 폭파할지도 모른다.

전현무짤 깔깔깔그럼 선택지를 주겠다. 감자와 왕거지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둘 다 별로다. 안 고르겠다.

흠…팬 여러분에게 그렇게 전하도록 하겠다
아니 나는 진짜 거짓말을 못한다니까?? 둘 다 안 고를 거다.

타석에 선 김태군 선수

 타석에 선 모습 //ㅁ// 

작년 플레이오프 시합과 관련된 질문이다. 잠실에서 3,4차전을 치뤘을 때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특히 원종현 선수는 3차전에서 155km의 속구를 던지기도 했고. 두 선수 모두 LG 출신이고 결국 원정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는데, 시합을 마치고 두 사람이 뭔가 따로 이야기를 나눴을 것 같다 
근데 이 분 이렇게 LG 얘기 계속 해도 되나?(웃음) 이 질문도 사심이 잔뜩 들어간 것 같은데? 게임 끝나고 따로 이야기하진 않았는데, 3차전 위기 상황에서 원종현 선수가 조금 흔들렸었다. 그때 마운드에서 이렇게 말했다. “형, 우리는 한 번 설움을 받았는데 여기서 무너지면 더 갈 데가 없어. 여기서 보란 듯이 이겨줘야 저 쪽(LG)도 후회하고, 우리 야구 인생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어. 프로텍터만 보고 쌔리 꽂아!” 그 후의 공은…나를 죽이는 줄 알았다.

원종현 선수와 이야기 중인 김태군 선수공을 직접 받은 입장에서 어땠나?
구속보다, 공 하나 하나가 다른 것이 느껴졌다. 공 하나하나의 의미가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던진 사람이 정확히 알겠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입장에서 내가 응원하는 팀의 프런트를 칭찬하는 경우는 드물다. NC 다이노스의 프런트는 매우 매우 훌륭한데, 선수 입장에서도 느끼는 바가 남다를 것 같다 
이제 좀 엔씨 직원 같은 질문을 하시는 것 같다(웃음). 첫 시즌이 끝난 후, 원정 숙소가 2인 1실에서 1인 1실로 바뀌었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후배 입장에서 선배랑 한 방을 쓰면 부담이 되기 마련인데, 구단에서 먼저 1인 1실을 제안해서 솔직히 감동 받았다. 다른 팀에서는 ‘쟤들 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일이다.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니까. 경기력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이고. 신뢰할 수 있는 구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력 분석 시스템에 대해서도 칭찬을 하자면?
대놓고 본사 칭찬해 달라고 하시네. ^ㅁ^;; 전략 분석 데이터가 매일매일 업데이트되는 게 좋다. 그 전에는 선수들이 직접 인터넷을 찾아 보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된다.

열정이 넘치는 마산 NC 다이노스 팬들마지막 질문. 서울에서도 팬들이 많은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마산도 야구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NC 다이노스 팬들은 어떤가?
열정이 넘친다. 잘하면 칭찬해 주시고, 못 할 때는 뭐…화끈하게 욕 하시고! 으하하! 서울 팬들과 비교하면 진짜 화끈한 것 같다. 좋은 건 앞에서 욕을 하더라도 뒤끝은 없다는 거. 욕해도 된다. 팬들은 다 고맙다.

‘가식 없는’ 김태군 선수 영상 보기 

김태군 선수와의 인터뷰는 정해진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매우 즐거웠습니다.  시즌 초반 목표로 했던 경기 선발 출장 기록은 아쉽게 중단됐지만, 남은 시즌 동안에도 좋은 활약 보여주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김태군 화이팅! NC 다이노스 화이팅!!


이정현

이정현

시즌권을 끊어서 주말에’만’ 경기장에 가는
사치를 부리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회사 생활 4년 차의 독거 노인 (예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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