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1 내 인생의 게임

내 인생의 게임 #38 파이널 판타지 VII

게임회사 사람들이 꼽는 ‘내 인생의 게임’은 무엇일까요? ( ͡° ͜ʖ ͡°)

어린 시절 부모님께 혼나면서도 손과 머리에서 놓을 수 없었던 플레이스테이션과 <파이널 판타지 VII>의 추억을 이지훈 님이 소개합니다.


내 인생의 게임 #38 파이널 판타지 VII


플레이스테이션이 뭐길래

내 인생의 게임 #38 파이널 판타지 VII

초기 플레이스테이션


1990년을 즈음해,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이라는 게임기가 발매됩니다. 당시의 저에게는 슈퍼 패미콤과 컴퓨터는 있었지만 PS는 가질 수 없는 꿈의 물건이었습니다. (사실 조르고 졸라 슈퍼 패미콤을 구매한 직후였기에..)

그러던 중, 외갓집의 친척 형이 PS를 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죠. 전 외갓집에 가서 PS의 위대함을 느껴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합니다.

방법 1: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어요.
결론 1: 갑작스러운 효자 코스프레를 해도 소용없었으므로 즉시 Fail.

방법 2: 친척 형이랑 놀고 싶어요.
결론 2: 다음에 놀러 가게 되면 그때 놀렴. 역시 Fail.

방법 3: PS를 사기 위해 알바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결론 3: 아빠가 곤장과 쌍절곤을 들고 오는 것을 보고 포기. 이것도 Fail.

결국 그 초딩은 어느 토요일, 아무 시내버스를 타게 됩니다. 전혀 모르는 곳에 내린 뒤 길을 잃었다고 거짓말하여 파출소까지 입성하는데 성공합니다. 경찰 아저씨의 질문에 저는 인적 사항을 모두 외갓집에 포커싱하였고, 아주 편안하게 경찰차를 타고 외갓집에 도착하게 됩니다. (중랑구 면목동에서 출발하여 동작구 상도동까지 이동 성공! 경찰 아저씨 죄송합니다.)

저를 본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당연히 눈이 휘둥그레지셨죠. 저는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외조부모님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PS가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하여 오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소인은 본가로 잡혀갈 운명이니 나를 보내려거든 해가 떨어진 이후에 보내주십시오.”

저를 불쌍히 여긴 외할머니는 즉시(..) 집에 전화를 하였고, 아버지는 나를 잡으러 갈 것이니 목을 씻고 기다리라 전언하였습니다. 아버지가 오시는 그 시간 동안 사촌 형의 방에 들어가 ‘최후의 만찬은 이런 느낌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PS를 맞이하게 됩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화면을 바라볼 뿐

그 당시의 저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페르시아의 왕자>, <삼국지 3>, 기타 패미콤 게임처럼 도트의 게임을 하고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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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판타지 VII>을 처음 본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저 고급스러운 패드는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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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패드(좌)와 패미콤 패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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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에 누군가 게임을 하고 있으면, “나도 한판만”하는 게 국룰이었습니다. 혹은 라이프 보너스 한 개를 나누어 주고 친구가 죽으면 내가 하는 식이었죠.

하지만 이 곳에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화면을 바라볼 뿐.. 게임에 열중하고 있던 형이 5분 정도 지나서야 “왜 네가 여기 있냐”며 놀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촌 형도 거의 정신을 놓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신경 쓰지 말고 부디 게임에 집중해 달라”는 말과 함께 저의 눈은 다시 TV에 고정되었습니다. 노란 삐죽 머리가 뛰어다니다가 사다리를 타고, 점프를 하여 장애물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적과 조우하는데 자기 키만 한 대검을 요란스럽게 휘두릅니다. 당시 제 눈에는 전체 회복을 써주는 여자 캐릭터도 너무나 예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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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치가 조금 넘는 TV 화면에는 노란 삐쭉 머리가 어마 무시한 액션과 함께 필살기를 쓰고 있는 모습..


뭔지 몰라도 너무 멋있어

게임을 하던 중 갑자기 엄청나게 큰 로봇이 나오더니 사촌 형이 중2병처럼 머리를 쓸어 올리고, 한숨을 쉬며 이야기합니다. (당시 사촌 형도 초딩이었음)

“드디어 보스인가.. 이 로봇이 보스고 기계 속성을 가지고 있으니 전격 계열의 스킬에 더욱 많은 대미지를 입는다. 대미지를 주다 보면 가끔 전투 포즈를 바꾸는데 그 때 무리해서 공격하면 우리 팀이 전멸 당할 수 있으니 그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사촌 형은 저에게 보스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합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

뭐라고 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일단 형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그냥 많이, 그리고 세게 때리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이해했습니다.

내 인생의 게임 #38 파이널 판타지 VII

스크린샷은 영어로 되어있지만 당시에는 일본어로 된 <파이널 판타지 VII>를 플레이하고 있었습니다.


Time 게이지가 찰 때마다 커맨드를 마구마구 입력합니다. 당연히 일본어를 전혀 할 수 없는 두 초딩이었죠. 하지만 사촌 형은 마치 일본어를 모두 알고 있다는 듯 매우 빠르게 패드를 누르며 보스와 싸워나갑니다. 그리고 고군분투 끝에 보스가 쓰러집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 고유의 승리음악(관련 링크)과 함께 레벨업 화면을 확인해봅니다.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한 것 같았습니다. 형은 옆에 있던 게임 잡지를 들고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오.. 이것이 그 칼인가 보군, 마테리아 성장은 아직이고, 우선은 대미지가 높으니까 이 칼로 바꾸는 것이 좋겠어!”

그때의 사촌 형은 제가 그 당시에 제일 좋아했던 축구선수 홍명보보다 더 멋있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게임을 하다니.. 그 정도로 어려운 것일까?’라거나 ‘무언가를 많이 배워야만 할 수 있는 게임인가?’라는 물음을 던졌죠. 그것도 아니면 ‘단지 일본어 설명이 써져 있는 책인 걸까?’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문화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패미콤과는 차원이 다른 신세계

사촌 형은 아이템 세팅을 하고 다음 맵으로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노란 머리는 자유롭게 걷거나 뛰어다니며 자유롭게 상점에서 물건을 사고 팝니다. 마을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갑자기 뛰어나가 몬스터와 사냥을 하기도 합니다. 그 모든 것이 사촌 형의 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었죠. 제가 패미콤으로 재미있게 하던 <성검전설 3>도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비슷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당시엔 그냥 차원이 다른 신세계 그 자체였습니다. (이것은 콩깍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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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검전설>에서는 절대 표현할 수 없었던 쿼터 뷰, 그리고 3D


쉽게 잊을 수 없었던 첫 만남

약 2시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아버지가 도착한 모양입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즉시 체포되어 PS와 FF7과 생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촌 형은 내가 체포되어 방을 나가는 그 순간에도 나를 쳐다봐주지 않고 패드를 쥐고 있었죠.

내 인생의 게임 #38 파이널 판타지 VII

그 당시 방문이 열리고 고개를 돌렸을 때, 내가 본 아버지의 모습


집에 도착하여 흠씬 혼난 뒤, 아버지는 자초지종을 묻습니다. “PS가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파이널 판타지 VII>라는 게임을 구경했는데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슈퍼 패미콤도 물론 재미있지만 나는 PS가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자기 자식이 무언가에 이렇게 몰두할 정도로 호기심과 배짱이 있다면 ‘어지간히 그것이 갖고 싶었구나’라는 생각을 한 부모님은 결국 저에게 PS를 사주셨을까요? 그런데 역시 절대라는 것은 없군요. 어림도 없지. 괘씸죄로 패미콤까지 압수당했고 PS를 만질 수 조차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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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를 인생 금지 당한 초딩의 심리상태 (출처: 영화 <조커> 스틸 컷)


마치 상사병에 걸린 것 마냥 학교 수업도, 축구도 흥이 나질 않았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매달 20일 이후 서점에 가는 것뿐이었습니다.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파이널 판타지 VII>에 관한 내용이 단 한 줄이라도 쓰여 있는 책이 있다면 반드시 그 책을 사는 것이 저의 유일한 낙이자 희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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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PS를 갖고 싶다는 어필을 하긴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역시..


PC에서도 <파이널 판타지 VII>을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시간이 꽤 지나게 됩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에 대한 열망도 서서히 사그라들어 갔습니다. 연애는 한 번도 하지 못한 사람이 연애에 관한 책만 주야장천 읽어서 현자가 되는 그런 기분이랄까? <파이널 판타지 VII>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저는 이미 <파이널 판타지 VII>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이상한 괴물이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은 그런 저를 가여워했던 것일까요?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어느날 엄청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 PC 버전 발매 임박! ‘게임피X’ 잡지 구매 시 PC 버전 데모 플레이 CD 증정!*
*PC 버전에서는 640 x 480 해상도를 지원, PS보다 향상된 그래픽으로 플레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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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님이 초딩에게 ‘갓 블레스 유’를 시전하였습니다.


내 인생의 게임 #38 파이널 판타지 VII

신(臣)에게는 아직 1대의 컴퓨터가 남아있습니다!!!!!!!!!


애증의 게임, 가져도 하질 못하니..

저는 용돈을 모으고 모아 <파이널 판타지 VII>이 발매되는 그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년 병장이 전역을 기다리는 수준의 속도로 시간이 흘렀던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난관에 봉착합니다. 당시 한 달 용돈은 2000원이었고, <파이널 판타지 VII>의 예상 가격은 최소 4만원 이상이었죠. 1년 8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파이널 판타지 VII>을 살 수 있을 거라는 결론을 도출해냅니다. 저는 알바를 할 수 없었기에 결국 지원 투자를 받자는 결론을 내리고, 부모님께 투자 유치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저에게 곧 PC로 나올 <파이널 판타지 VII>를 사주시면 저의 삶의 질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입니다. 그것은 저의 성적과 건강과 정신적인 만족감까지 안겨줄 것입니다. 게다가 여가 시간엔 <파이널 판타지 VII>에 집중하게 되므로 괜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동생에게 백 드롭킥을 날리며 장난을 치지 않을 것이니 이 또한 동생이 행복해지는 나날을 보낼 것이고 그것 또한 부모님께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어찌 이렇게 좋은 투자를 그냥 지나가려 하십니까?”

끊임없는 설득 끝에 결국 구매를 해주겠다는 부모님의 동의서를 획득하게 48,000원(8천 원 더 비쌌다)에 <파이널 판타지 VII>을 손에 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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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을 사고 최소 10년은 놀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나 10년은 무슨, 20년째 하고 있다. (feat. 올해도 2번 클리어했다.)


컴퓨터 앞에는 친구들이 3명이나 모여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을 구경하기 위해서였죠. 손을 떨며 언박싱을 시작합니다. CD를 꺼냅니다. 설명서는 됐습니다. CD를 넣고 게임을 인스톨하기 시작합니다. 인스톨 때부터 흘러나오는 프렐류드 BGM을 들으며 살아있길 잘했단 생각을 합니다.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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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인스톨 종료. 게임 시작. 솔직히 이 화면은 지금 봐도 소름 돋을 정도로 좋습니다.


드디어 게임을 시작합니다. 메뉴가 사라지고, 모든 화면은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립니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1분이 지났습니다. 2분이 지났습니다.

“..?”

“컴퓨터 재부팅 고!”

“OK!”

친구들과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이건 윈도우 98의 농간’이라 생각하며 재부팅을 했습니다. 게임을 실행합니다. 인트로 화면이 뜹니다.

“오오오오오..”

또 다시 감탄합니다. 게임을 시작합니다. 또 다시 화면이 어두워 집니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PC 사양이 <파이널 판타지 VII>을 소화해낼 수 없었습니다. CPU가 MMX200. 램은 32RAM. 하지만 저에게 그래픽카드는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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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성능 좋은 하드웨어를 가지지 못한 자의 한계를 실감한 초딩의 심리 상태


<파이널 판타지 VII> 들여다보기


1. ‘시나리오’
기본적으로 배경은 현대와 판타지가 공존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황’이라는 에너지를 별에서 추출하여 사람들의 삶에 이용을 하고 있는 ‘신라 컴퍼니’, 그리고 마황을 별에서 추출할 때마다 별의 수명이 줄어드는 것을 원치 않는 대 테러리스트 아발란치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이 대 테러리스트의 용병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초반만 보더라도 신라 컴퍼니는 나쁜 녀석들, 그리고 주인공들은 착한 녀석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시나리오는 저 당시에 상당히 비일비재한 권선징악에 대한 내용이었으므로 별 거리낌 없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시나리오는 답답해지고, 방대해지고, 감성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보통 주인공을 필두로 한 시나리오 줄기가 엔딩까지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VII>은 주인공의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게다가 적대적인 신라 컴퍼니의 이야기까지 함께 합쳐지면서 거대한 스토리가 완성됩니다. 요즘은 한글판으로도 나와 있어 그냥 플레이만 하면 되지만 그 당시에는 시나리오 대사집까지 사서 플레이하던 생각이 납니다.

단연 시나리오 만으로도 이 게임을 추천할 수 있으며, 스퀘어 에닉스에서도 <파이널 판타지 VII> 오리지널 스토리를 메인으로 수많은 Another 스토리가 발매될 정도니 스케일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인생의 게임 #38 파이널 판타지 VII

나쁜 놈 or 착한 놈, 그것은 플레이어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내 인생의 게임 #38 파이널 판타지 VII

케트·시의 비밀을 알게 되면 뒤통수가 얼얼할 것..!


2. 음악
<파이널 판타지 VII>의 BGM은 환상적입니다. 사실 최근에 나온 <니어: 오토마타>(결국 이것도 스퀘어 에닉스의 게임이지만..)의 BGM 전까지는 <파이널 판타지 VII>을 꺾을 만한 OST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게임에 집중하면 백그라운드에 깔리는 음악은 잘 안 들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게임의 영상, 스토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은 정말 자연스럽게 동화 됩니다. 과거의 회상 신(Scene)과 함께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은 영상과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표현 해줍니다. 또 긴박함 속에서 보스가 등장함과 동시에 보스 전용 BGM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패드를 손으로 꽉 쥐며 함께 긴장하게 만드는 음악들도 있습니다.

적재적소에 흘러나오는 BGM과 세련된 멜로디는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들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완벽합니다. 오죽하면 일본 게임센터의 리듬게임에는 <파이널 판타지 VII>의 OST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인기곡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비단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니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죠. (관련 링크)


3. 배틀 시스템
ATB 시스템을 채용한 JRPG 황금기를 고스란히 맛볼 수 있는 ‘배틀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ATB란 Active Time Battle System의 약자로 턴 게임의 방식이지만 이것이 오묘하게 실시간 전투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각 캐릭터는 행동 게이지를 받게 되고 게이지가 MAX가 되면 커맨드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커맨드를 입력하고 있는 도중에도 동료들의 게이지 또한 차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커맨드를 입력하는가에 따라 배틀에서 승리할 수도 있고 패배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손과 머리의 판단이 느리면 실시간 같은 턴 전투에서 무참히 게임 오버를 당할 수 있는 잔인한 게임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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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게이지가 꽉 차면 바로 행동할 수 있다.


4. 마테리아 시스템
단언컨대 ‘이것이 <파이널 판타지 VII>의 콘텐츠의 정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마테리아란 간단하게 설명하면 마법이 응축되어 있는 구슬입니다. 이 구슬을 무기와 방어구에 끼우면 해당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죠. 단순히 끼우면 사용 가능, 빼면 사용 해제가 아니라 어떻게 조합을 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로 바뀌게 되는 마법 같은 마법(?)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테리아는 ‘일반’, ‘보조’, ‘기술’, ‘독립’, ‘소환’이라는 5종의 대분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마테리아는 모두 조합법이 존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세팅하는 예시를 준비했습니다.

* Fire 마테리아 + All 마테리아를 조합하게 되면 Fire라는 마법을 모든 적에게 사용한다.
* Heal 마테리아 + All 마테리아를 조합하게 되면 Heal이라는 마법을 모든 아군에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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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기술을 모두 몸으로 맞으며 기술을 기억하는 메조키스트용 마테리아


‘뭐야? 그런 시스템이군. 생각보다 간단하구만!’이라고 생각하면 매우 큰 오산입니다. 필자는 이 마테리아 조합과 실험으로만 680시간 동안 플레이했을 만큼 어마 무시한 시스템이죠. 마테리아의 개수도 개수지만 정신 나간 조합법으로 엽기적인 플레이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예를 들어 적군과 만나자마자 아이템을 훔칩니다. 그리고 두 번씩 때립니다. 이것을 주인공을 포함하여 3명이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적군은 머리에 ‘???’를 띄우게 되고, 상태 이상에 걸려 적군은 자신의 편을 공격하거나 나를 공격하게 됩니다. 적군이 같은 적군을 때리면 개이득, 내 캐릭터를 때리면 적군이 사용한 공격을 그대로 되돌려 줍니다. ATB시스템을 이용해 단 한번도 커맨드를 입력하지 않고 마테리아 조합으로만 만든 결과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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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리아도 레벨업을 한다. 레벨이 MAX가 되면 동일한 새 마테리아가 태어난다.


이것뿐일까요? 내 캐릭터가 죽으면 최후의 발악으로 ‘피닉스’를 소환하고 죽습니다. 그런데 피닉스를 소환하면 적군을 때리고 아군이 다시 살아납니다. 그 말인즉슨, 나는 절대 죽지 않는 마테리아 조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게임 오버가 있는 게임에서 게임 오버가 안 되는 조합이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 한가.. 그 이후에 그만큼 자유도가 높으니 이것은 직접 몸으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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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년 전에 닥터 스트레인지를 경험한 필자(출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스틸 컷)


언제 나오니, 리메이크

필자가 2020년까지 반드시 살아있어야만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이 드디어 리메이크가 된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죠! (실제로 리메이크 영상을 보고 울뻔했다.) 발표는 2014년에 했는데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죠. 아마도 ATB시스템은 버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마테리아나 시나리오, 음악 같은 메인 콘텐츠들은 원본을 훼손하지 않고 리메이크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필자는 전역 날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발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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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클라우드


내 인생의 게임 #38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된 클라우드. 날 가져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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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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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티파. 제 이상형은 20년이 지나도 한결같습니다,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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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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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중이라는 리메이크 전투. ATB도 나름 매력이 있는데 아마 도입 안 하겠지..?


내 인생의 게임 #38 이지훈  한가지에 미쳐 보면 성공한다고 하길래 게임에 미쳐 보았습니다.

이지훈

한가지에 미쳐 보면 성공한다고 하길래 게임에 미쳐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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