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9 Creator Crew

‘Merry Christmas’ 유정훈 대표의 NEXT CINEMA

Creator Crew:
엔씨의 콘텐츠와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연결해 즐거움을 확장시키는 사람들 

엔씨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입니다. 특히 참신한 기술과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주목합니다. 실제로 즐거움을 강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는 투자해 협업의 기회를 모색합니다.

우리는 그들과 ‘즐거움’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협업은 더 많은 사람들을 즐거움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Creator Crew> 시리즈는 우리와 함께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Creator Crew #1 'Merry Christmas' 유정훈 대표의 NEXT CINEMA

지난 5월, 엔씨는 영상 제작/배급 스타트업 ‘Merry christmas’에 약 1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엔씨의 IP와 ‘Merry Christmas’의 콘텐츠 투자·배급 노하우가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데요.

그렇게 인연이 된 ‘Merry Christmas’의 유정훈 대표를 첫 번째 크리에이터로 소개합니다. 유정훈 대표는 메가박스와 쇼박스의 대표를 역임한 영화 베테랑입니다. 2018년 4월, 10년 넘게 이끌어온 쇼박스를 뒤로하고 스타트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곳을 전에 없던 콘텐츠 스튜디오라 소개합니다.

유정훈 대표를 직접 만나 요즘 업계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급변하고 있는 콘텐츠 시장에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엔씨와 그리는 ‘NEXT CINEMA’는 어떤 모습인지 들어보겠습니다.


Merry christmas!
유정훈


회사명이 독특하다. ‘Merry Christmas’는 어떤 회사인가
‘Merry Christmas’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기분 좋게 주고받는 글로벌 공용 인사이다. 모두를 즐겁게 만드는, 세상에 없던 콘텐츠 스튜디오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이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새로운 투자배급사를 시작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기존 콘텐츠 업계의 분류에 속하지 않는 회사다.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금은 영화와 드라마의 구분이 없어지고 영역별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다. 이제는 한 편의 영화, 한 편의 드라마를 제작하고 끝이 아니다. 슈퍼 IP를 만들어 여러 콘텐츠의 형태로 전달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메리크리스마스는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 역할까지 모두 한다. 콘텐츠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영역을 책임지는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 스튜디오라고 소개하고 싶다.


3
년 이내에 콘텐츠의 판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당장 NEXT를 그리고 움직여야 한다


요즘 영상 업계의 화두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 디즈니의 행보를 이야기한다. 2019년 한국 영화계를 마감하면, 디즈니가 마켓셰어의 50% 이상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이를 보고 한국 영화의 위축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영화시장의 규모는 인구 수에 비례해서 형성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1인당 영화 관람 편수는 상위권이다. 하지만 극장에서 소비될 수 있는 영화 총량은 한계가 있다. 외화의 강세가 이어지면, 그만큼 선택될 수 있는 한국 영화의 파이가 줄어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두려워할 시간이 없다. 오히려 디즈니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에서 교훈을 얻어 빨리 한국 영화의 NEXT를 준비해야 할 때다.

요즘은 모바일이나 OTT(인터넷망을 이용해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에서 간단히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때문에 극장에 갈 때는 그만큼의 규모감있는 콘텐츠를 기대한다. 마블 시리즈나 알라딘 등의 콘텐츠가 작품당 4,000억 원씩 예산을 쏟아붓는 것도 결국은 관객의 기대감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대규모의 예산이 들더라도 좋은 경험을 제공하면 그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거다.

그럼 한국 시장은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콘텐츠 시장을 더 키우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
디즈니가 발견한 가장 큰 교훈은 관객은 한 편의 작품을 감상하고 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잘 만든 세계관 안에 머무르려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가 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한국과 할리우드의 문화적 수준 차이는 크지 않다. 뛰어난 실력의 크리에이터들은 많다. 그러나 내수 시장만 대상으로 하다 보니 투자 예산이 작을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으로 돌파해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 영화들은 어떤가. 현실 세계에 있을 법한, ‘어떤 인물과 그 인물과 관련된 사건’만 다룬다. 태조부터 순종까지 영화에 등장하지 않은 왕이 없다. 경찰, 건달, 각종 직업인들의 뻔한 이야기가 고만고만한 예산 안에서 반복되어 왔다. 요즘 사람들은 그 이상의 상상력을 보고 싶어 한다.

메리크리스마스가 준비하고 있는 <승리호>는 240억 원의 대규모 자금이 투자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전 세계 관객을 만족시킬 SF 비주얼을 만들 준비가 충분히 됐다고 본다. 하지만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이야기다. <승리호>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미국인, 중국인 등 전 세계 사람들이 등장한다. 어느 나라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을 가진다. 이미 중국 등 해외에서 선투자를 통해 판권을 구입했다. 기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이런 시범 케이스가 나온다면, 한국 영화도 앞으로 큰 규모의 예산이 투자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넷플릭스의 출현은 확실히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불러왔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넷플릭스라는 플레이어가 영상 시장에 트리거이자 분출구를 만들어주었다. 문화적 수준이 올라간 한국 콘텐츠들을 전 세계 어디로든 날라주고 있다.

1,000만 영화를 만들어낸 감독들이 그 다음으로 무슨 작품을 할 수 있겠는가. 다음 작품에 엄청난 흥행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흥행에 쪼들리지 않으면서도 진짜 해보고 싶던 실험적인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블랙미러> 같은 실험적인 콘텐츠를 누가 맨 처음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넷플릭스는 전 세계 동시대인들에게 실험을 한다. 그들이 정말 이런 콘텐츠를 원하는지 결과를 확인한다. 앞으로 3년 이내에 콘텐츠의 판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플레이하는 방식도, 플레이어도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콘텐츠 영역 간 경계는 사라진다 


업계의 판이 바뀌는 시기라면, 메리크리스마스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기존 한국의 영화사들도 IP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소중한 IP를 벽장 속에 넣어두고 이렇다 할 확장을 이루어 내지 못했다. 기껏해야 전편이 잘 됐을 때 후속편을 만드는 정도였다. 독식을 하려다 보니 IP 자체를 키우지 못하는 구조였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감독이나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이 센 방송 채널에 모든 권리를 양도한다. 8-9%의 마진만 남길 수 있을 뿐이었다. 채널이 후속편을 진행하려고 해도 창작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다. 참여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성공을 시키기 어려운 구조였다.

메리크리스마스는 새로운 포맷을 실험해보고자 한다. 탄탄한 원본 IP를 찾아내서 이야기의 전반부는 TV 드라마로, 시청률이 점점 높아진 콘텐츠의 후반부는 영화로 제작하는 거다. 기존 성공작의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과는 다르다. 동시 촬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작비 측면에서의 세이브가 가능하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TV에서는 설정과 캐릭터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극장에서는 압축적이고 강렬한 경험을 얻어 갈 수 있다. 좋은 소재에 가장 알맞은 분량과 호흡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급하는 거다. ‘패러다임 시프트’에는 업계의 생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는 게 필요하다.


세계관의 디테일을 그릴 줄 아는 엔씨


엔씨와는 어떤 협업을 계획하고 있는지
엔씨와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인상을 받은 것은 게임의 깊은 세계관이다. <승리호>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팅을 했을 때 정말 놀랐다. ‘미래 우주에서 어떤 화폐를 사용할 것 같은가’, ‘여러 국가/인종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디테일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막연한 시대 설정이 아니라 시각화하는 단계에서 디테일을 빠뜨리지 않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엔씨가 MMORPG 게임의 거대 세계를 운영하는 회사다 보니 거시적인 부분부터 미시적인 부분까지 모두 고려하고 있었다. 슈퍼 IP를 만드는 데 전문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직 우리나라의 SF 영화는 ‘재난 영화’ 프레임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갑작스러운 사고를 겪어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이 공간만 우주로 옮겨서 ‘우주에서 사고가 나서 살려고 분투하는 이야기’로 이식되는 것이다.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Sci-Fi는 그런 게 아니다. 저 밖의 세계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지 궁금해한다. 상상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관’이 더욱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다.

엔씨의 다른 파트너들과도 협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엔씨의 기존 파트너 중 재담미디어나 문피아와는 웹툰/웹소설 IP를 영상화하기 위한 협업을 계획 중이다. 재담미디어가 보유하고 있는 <85년생>, <썅년의미학> 등의 작품은 카카오TV와 협업해 동시대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숏폼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영화 외에 관심 있는 분야가 있는지
영화인으로서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 콘텐츠를 둘러싼 사업의 영역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데 희열이 있다. 콘텐츠 업계는 급변한다. 이 콘텐츠를 어떻게 더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게 재미다. 일이 너무 재미있다. 나를 비즈니스 크리에이터라고 칭하고 싶다.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
내 좌우명은 ‘어제는 이미 지나갔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이다. 과거를 후회하고 내일을 걱정하며 살기엔 오늘이 너무 짧고 아깝다. 앞뒤가 깨끗하고, 뒤끝 없고, 잘 털어내는 성격으로 살 수 있으면 쿨하고 멋진 것 같다.

즐거움은 무엇인가
엔씨와 같이 일하게 돼서 아주 재밌다. 창업 후 여러 대기업의 제안이 있었다. 그중 훌륭한 세계관을 가진 엔씨와 같이 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계획하고 있는 일들을 함께 해나 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일들이 아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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