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7 Creator Crew

인공지능의 자기주도학습을 설계하다, ALI 이민호 대표

Creator Crew:
엔씨의 콘텐츠와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연결해 즐거움을 확장시키는 사람들

요즘 각광받는 챗봇은 수집된 데이터의 절대적인 양에 의존하여 사람의 필요에 응답합니다. 기반이 방대한 데이터가 없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므로 대부분 단순 CS 업무에만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ALI는 챗봇이 사람의 필요에 공감하며 베테랑 어시스턴트처럼 전문가도 훌륭하게 조력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ALI가 제안한 것은 이름조차 생소한 ‘오픈 도메인 지식 서비스’. 바로 AI가 스스로 학습해 모든 질문에 답한다는 개념이죠.

엔씨는 이러한 ALI의 비전에 공감했습니다.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넣을 필요 없이, 최소한의 데이터팜만으로도 손쉽게 인공지능을 가르칠 수 있는 시대를 함께 꿈꾸기 시작한 것이죠. 엔씨와 함께 새로운 시대의 인공지능 어시스턴트를 개발하기를 꿈꾸는 사람, ALI의 이민호 대표를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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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의존에서 벗어나 스스로 학습하는 AI

ALI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LI는 Artificial Language Intelligence의 줄임말로, 경북대학교 연구실에서 스핀오프(spin-off)되어 창업한 회사다. 인공지능 연구와 자연어 처리에 기반한 ‘오픈 도메인 지향의 챗봇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장기적 목표는 인지와 추론이 모두 가능하여 사용자의 어떠한 질문에도 답변할 수 있는 챗봇을 만드는 것이다.

‘오픈 도메인 지향의 챗봇 솔루션’의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 엔진은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검색을 통해 이용자에게 답을 찾아주려 한다. 그러나 ALI가 지향하는 솔루션은 똑똑한 비서처럼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만 찾아내서 답을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찾고자 하는 지식 정보가 있는 경우 인공지능 챗봇에 최소한의 정보만을 주고 학습시킨 후 영역에 상관없이 모든 질문에 답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 궁극의 단계가 바로 ‘오픈 도메인 지식 서비스’라고 봐도 좋다.

이전까지는 지식을 서비스하려는 회사는 그 지식을 체계적으로 표현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을 동원해 지식을 ‘디자인’해야 했다. 지식 그래프나 규칙, 온톨로지를 만들면서 그 지식의 인과관계를 만들기 위해 많은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했다. 즉, 어떠한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적어놓아야 인공지능이 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픈 도메인 지식 서비스는 자료를 주면 인공지능 스스로가 인간처럼 공부하듯이 학습한다. 학습한 후에는 인간이 그 자료에 있는 어떠한 내용을 질문하더라도 답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이해할 수 있도록 따로 트리 구조를 만들거나, 인간 전문가가 지식 자체를 가공하지 않더라도 바로 대답할 수 있다. 이처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고, 그 자료가 법률이든, 금융이나 교육이든 상관없다는 의미에서 ‘오픈 도메인’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처음 오픈 도메인 지식 서비스를 구상한 계기는 무엇인지.
현재의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 기술은 영상 이해,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딥러닝 콘텐츠는 데이터팜을 이미 구축한 대기업에 유리하므로 작은 스타트업이 이 과정을 똑같이 밟으면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ALI는 학습을 위한 기반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정보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고도 똑같거나 그 이상의 학습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에 특화된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어린아이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모방한 새로운 딥러닝 학습 방법을 개발하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공부하며 똑똑해지는 솔루션을 제안했다. 이 솔루션의 최종 목표가 바로 ‘오픈 도메인 지식 서비스’라고 하면 될 것 같다.

타사와 비교했을 때, ALI가 지닌 경쟁력에 관해 말해준다면.
현존하는 대부분의 챗봇은 특정 시나리오에 기반한 솔루션들이고, 주로 콜센터 등의 영역에서 이용된다. 반면 ALI에서 개발하는 챗봇은 주어진 시나리오가 없어도 스스로 학습하여 사용자의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다.

챗봇 개발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부분은 무엇인지.
학습 엔진이 같다고 가정하면, 데이터에 대한 의존성이 크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느냐가 가장 어려운 점이다. 많은 사용자에 기반한 메신저 등의 플랫폼을 가진 사업자라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ALI가 시작할 때는 그렇지 못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습데이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가공된 정보를 최대한 적게 사용할 수 있는 개발 방법을 사용했다.

그 정도 수준의 지식 서비스가 가능한 챗봇이 완성되면, 인간들이 더 이상 공부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법률이나 금융, 의학 같은 특정 부문에는 굉장히 많은 ‘암기’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면 여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공부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매 순간 필요한 정보를 바로 쉽게 찾아내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단순한 ‘암기’를 위한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식 서비스가 가능한 챗봇은 오히려 그러한 리소스들을 사용해서 여러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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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협업이 낳은 새로운 에너지

어떻게 엔씨와 협업하게 되었는지 들려달라.
ALI가 지향하는 ‘오픈 도메인 지식 서비스’ 콘텐츠와 AI의 접목에 대해 감사하게도 엔씨에서 많은 관심을 표했다. 그동안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러 투자사를 만나며 ALI의 기술력을 알리는 데 힘썼다. 이때 엔씨에서 자연어 처리를 연구하는 팀이,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새로운 딥러닝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ALI의 기술과 엔씨의 연결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LI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 정보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찾아내어 쉽고 간단하게 제공할 수 있는 일종의 ‘지식 서비스 엔진’을 개발하는 일을 정체성으로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유용한 지식 서비스를 즉각 제공할 수 있는 영역과 엔씨에서 계획하는 신사업 부분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여 공동으로 연구하기에 이르렀다. 개인 정보와 밀접한 프라이버시가 중요시되는 분야에서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가공된 정보를 덜 사용하는 것이 ALI가 보유한 기술적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엔씨가 앞으로 신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양사가 공동 연구하는 기술이 중요한 솔루션으로 사용되리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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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와 사업자의 사이에서

일찍부터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에는 컴퓨터 자체에 관심을 갖다가 비욘드 컴퓨팅(Beyond Computing)이라는 개념을 접했다. 이후 단순 계산기로서의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처럼 상황이나 외부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꼈다. 그러면서 사람처럼 사물, 정보, 상황을 인지하고 나아가 추론도 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뇌 공학, 신경망 연구, 심리학 등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창업한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들려달라.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초기 제품을 가지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에 참가한 적이 있다. 실제 현장과 고객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준비하던 사업 아이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무척 가슴 벅찼던 순간이 기억난다. 이 경험을 통해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를 인지했다. 또한 학교의 여러 인프라 안에서 같은 꿈을 꾸는 제자들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어떤 것에서 영감과 인사이트를 얻는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내가 전공한 연구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도 열린 자세로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교수로서 학회에 참여할 때도 전공 연구 분야의 학회에만 참석하지 않는다. 여러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개진하는 의견을 듣고 그것을 나의 배경지식과 접목하여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철학자와 이야기 나누다가 ‘인공지능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하는 것 등이다.

스타트업 꿈나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먼저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절함에서만 나오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내가 처한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한 순간이 올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쇄 창업가이자 웨어러블 기기 ‘미스핏’을 만든 소니 부(Sonny Vu)의 조언처럼 먼저 회사를 만들기보다는 일단 최소 기능 제품(MVP)을 만들어보고, 그것이 잘 팔리면 회사를 만드는 과정으로 가는 쪽이 맞다고 본다. 그게 실패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내가 이 일을 함으로써 주변 커뮤니티와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하길 바란다. 내 경우에는 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특정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편하게 원하는 정보를 찾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내가 만든 기술 또는 창업 아이템으로 내가 사는 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흥미가 있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대표님의 꿈은 무엇인지.
평생을 바쳐서 의미 있게 노력한 일이 세상이 나아지는 데 크게 기여하면 좋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와 함께한 모든 사람이 그 과정은 행복하고 보람 있었다고 기억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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