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7 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라 다행이야

22년 간 가늘고 길게 응원해 왔던 팀을 과감히 버리고(!) NC 다이노스로 갈아탄지 3년 차에 접어든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조용학 대리.

그가 다이노스 팬질 3년 차에 접어든 소회를 밝혔습니다. 그것은 바로? “NC 다이노스라서 천만다행이에요. ”

22년 동안 겪어 보지 못한 행복한 일들을, 다이노스를 응원하며 무수히 겪었기 때문이랍니다. 물론 다이노스의 성적이 좋은 것도 팬들의 행복에 한 몫 하겠죠?  >ㅁ


NC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로고


하나, 구단 창단

필자와 같은 격동의 80년대생들에겐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프로야구 원년에 6개 구단이 창설되고, 86년 빙그레, 91년 쌍방울(*1군 진입 기준)이 리그에 들어온 이후 20년이 넘도록 구단 주인이 바뀐 팀은 있어도 한국 프로야구의 9번째 심장으로 거듭난 팀은 없었다.

격동의 80년대생들이 야구에 관심을 가질 즈음엔 이미 쌍방울이 창단한 뒤였기 때문에, NC 다이노스의 창단은 그들에겐 두 눈 뜨고 처음 보는 야구단 창단이었다.

땅불바람물마음이 모이면 NC 다이노스가 창단된다? 지구의 용사 캡틴플레니트

땅불바람물마음이 모이면 NC 다이노스가 창단된다?


둘, 300

NC 다이노스의 성적이 너무 좋은 나머지 9개 구단이 합심하여 마산 침공 계획을 세우고, 700만 팬이 마산에 쳐들어 오자 NC를 지키기 위해 이호준 선수가 300명의 마산 아재들을 이끌고 연합군과 대치했던 역사적인 장면…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당연히 이런 일 따위는 없다).

필자가 응원하던 팀은 창단 원년부터 있었던 팀이었지만, 여태껏 30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그런데! 300홈런에 대해 NC 다이노스는 할 말이 있다. NC에서만 30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없지만, NC 유니폼을 입고 30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있다! 바로 모두가 알고 있는, 이호준 선수다. 그 역사적인 순간을,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박인철 과장님이 그려 주셨다.

인생은 이호준 처럼~ 300홈런!

한 번 사는 인생 호부지처럼! 

이것은 NC 다이노스와 팬들에게 매우 중요한 기록이다. 앞으로 300홈런을 기록할 선수가 몇 명이나 될지 모르겠지만, 300홈런에 대한 기록이 나올 때 이호준 선수 옆에 언제까지고 NC 다이노스라는 구단 명이 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가 통산 300홈런을 기록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며, 소속팀 선수가 300홈런을 기록하는 광경을 지켜보지 못한 프로야구 팬들은 “아직도 많다.”


셋, 20-20

호타준족의 대표적인 기록으로 불리는 20홈런 – 20도루 클럽은 한때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에서 무수히 많이 양산되면서 별 것 아닌 기록으로 인식되기도 했으나, 사실은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애초에 이것을 달성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의 소유자가 많지 않고, 야구가 점점 발전하면서 20홈런이나 20도루를 기록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졌으며, 특히 20도루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뛰다가 부상을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야구 잘하는 선수가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응원하던 팀은 여태껏 20 – 20 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없다. 그런데! 1군에 들어온 지 고작 3년이 채 되지 않는 NC 다이노스가 이 구단보다도 먼저 20 – 20 기록을 달성해 버렸다.

바로 한국에서 트라웃 놀이 하는 성은 태요 이름은 임즈 에릭 테임즈가 그 주인공이다. 7월 3일, 시즌이 어느덧 중반을 넘어는 시점에서 테임즈는 NC 다이노스 역사상 처음으로, 그리고 필자가 응원하는 팀에서 처음으로 20-20 기록을 달성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현재 테임즈의 목표는 20 – 20이 아니라는 것이다. 후반기 시작 후 겨우 3경기를 더 치른 시점에서 28홈런 24도루를 기록 중이니(*7월 27일 기준), 20 – 20을 넘어선 30 – 30을 기대하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다. 40 – 40을 목표로 한다면 더 좋고.

반도의 흔한 호타준족의 숨막히는 윗태_에릭 테임즈

반도의 흔한 호타준족의 숨막히는 윗태 (*NC다이노스 페이스북 )

더더욱 놀라운 것은, 현재 NC에서 20 – 20에 도전하는 선수는 테임즈 한 명이 아니다. 16홈런 – 19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나성범 역시 20 – 20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하다.

무려 22년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20 – 20 기록을, 창단한 지 겨우 3년 된 NC 다2노스에서 그것도 1년에 2명씩2나 볼 수 있다니, 솔직히 말하면 필자는 어떤 기분을 가져야 할 지조차 모르겠다. 겪어본 적이 없어서(뭔가 2가 굵은 글씨 같다면 기분 탓입니다).


넷, 프런트

지난 22년 동안 즐겁게 야구를 즐긴 결과, 야구 구단의 프런트가 하는 일은 대략 두 가지임을 알 수 있었다.

하나, 선수, 코칭 스태프, 팬들과 싸우기

둘, 팬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상식 밖의 결정 내리기

무슨 마약하시길래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 그림 한 장으로 설명 가능하다 (*심슨 시즌 8 14화)

하지만  NC 다이노스를 3년간 응원하면서 필자의 생각은 크게 바뀌었다. 프런트는 구단 내외의 사람들과 싸우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엔씨소프트 게임 개발실에는 게임 개발자만 있는 게 아니다.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보충해 주는 분들이 있으며, 이 분들 덕분에 개발자들은 온전히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개발실 외부에는 총무팀이나 구매팀처럼 개발을 지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많은 도움을 얻곤 한다.

NC 다이노스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게임을 만드는 대신 야구를 한다는 게 다를 뿐. 프런트는 선수, 코칭스태프, 그리고 팀 전체가 최상의 조건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해 준다. 그리고 절대 선수나 코칭스태프, 팬들과 “싸우지 않는다.” 프런트의 존재 이유가 싸우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보는 NC 다이노스의 박중언 과장님 인터뷰)


다섯, 겨울

위의 내용과 연결되는 것으로, 필자에게 있어 2012년까지의 겨울은 선수 & 코칭스태프 & 팬 vs 프런트 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계절이었다. 선수들의 연봉 협상은 단 한 번도 깔끔하게 끝나는 적이 없었고, 감독은 성적이 안 좋을 때나 좋을 때(!) 나 바뀌기 일쑤였으며, 구단은 항상 팬들의 의견을 경청한 다음 “소중한 의견 감사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정이 있다.” 는 반응을 보였다(아재, 팬보다 중요한 사정이 도대체 뭔교?).

물론 야구 경기가 없는 겨울이 심심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대신 건강이 나빠진다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단점이 함께 존재했다. 그것도 무려 22년 동안이나! 그러나! 필자는 NC 다이노스를 응원하기 시작한 이래로 3년째 평온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들려오는 것은 FA 영입이라는 훈훈한 소식, 왠지 기대가 되는 새로운 용병, 전혀 시끄럽지 않은 연봉 협상, 마치 시즌이 시작한 것 같은 사막의 질주 등, 적어도 겨울만큼은 고통 받지 않는 계절이 된 것이다. NC 다이노스가 첫 응원팀인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필자가 응원하던 팀의 겨울은 자고 일어나면 무슨 사건이 일어날지 모르는 모르는 전쟁과도 같은 계절이었다.

야구를 관전하면 스트레스와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 고혈압을 유발하고 수명을 단축할 수 있다.필자가 늙어 보인다면, 그것은 100% 야구 때문이다


여섯, 노장

여러 구단들은 선수들의  “실력” 보다 “나이”를 은퇴 기준으로 삼는다. 선수의 잘하고 못함을 따지기 전에, 나이가 차면 일단 은퇴를 시키려 했다(혹은 연봉이 많으면). 그 결과,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필자가 응원하던 팀에서 은퇴시키려 했던 노장 선수가 은퇴하지 않고 다른 팀에 입단한 후, 15년 동안 한 번 해 본 우승을 4년 동안 3번 하는 일도 발생했다.

😯 당연히 40대 선수가 주전으로 활약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때문에 이호준, 손민한, 박명환 선수와 같은 감동 부활 스토리 따위는…..

그런 거는 우리한테 있을 수가 없어.물론 지금 우리 팀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일곱, 신인왕

신인 선수가 NC 다이노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처음 야구를 보기 시작한 것이 대략 91년 즈음이고, 이듬해 필자가 응원하던 팀에서 신인왕이 나왔다. 당시 필자는 어린 마음에 “우리팀은 훌륭한 신인들을 키워내는 좋은 팀이구나.”라는 자부심을 가졌었다. 그리고 그 신인왕은 필자가 본 처음이자 마지막 신인왕이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원년부터 프로야구에 참여했던 그 팀의 처음이자 마지막 신인왕이었다. 그러니까, 30년 동안 신인왕을 단 한 명 배출한 것이다. 그런데! NC 다2노스는 2013년 투수 2재학에 22014년 2루수 박민우까지, 창단 2년 만에 2명의 신인왕을 그것도 2년 연속으로 배출했다(2가 유난히 굵어 보인다면 역시 기분 탓입니다).

창단 첫 해에는 신생팀 특혜에 힘입어 신인왕을 배출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2년 연속 기록은 프로야구 역사상에서도 흔치 않은 기록이며(OB-두산과 현대), 결코 신생팀 특혜만으로 해낼 수 있는 성과가 아니다. 91년 쌍방울, 2000년 SK는 리그에 참여한 첫 해 신인왕을 배출했지만 이듬해에는 배출해 내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의 신인왕 연속 수상은, 결코 우연 혹은 신생팀 특혜가 아닌 NC 다이노스가 그만큼 훌륭한 팀이기 때문에 이뤄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여섯, 노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노장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도 뛰어난 신인들도 키워 내는 NC 다이노스의 팀 운영 방식은, 한국 프로야구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논할 도리가 없습니다.

NC다이노스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이 밖에도 필자는 NC 다이노스에 대해 실로 놀라운 사실들을 무수히 발견했지만, 앞서 말했듯 그 사실들을 다 열거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다른 팀들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루지 못했던 일들을 NC 다이노스는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는 시점에서 하나하나 이뤄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프로 야구단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당연히 승리지만, 우리는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승리보다 값진 NC 다이노스의 가치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면서, 동시에 NC 다이노스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매력을 찾아 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Q : 응원하던 팀에는 있는데, NC 다이노스에는 없는 건 무엇인가요?

A : (단호한 표정으로)없어요.


조용학

조용학

다이노스 팬 선언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향 세탁과 다이노스 팬 코스프레 의혹을 받는
흔하디 흔한 야알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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