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1 FICTION PLAY

편혜영 『우리가 가는 곳』

“여자가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 도와주세요.”

이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 한 사업가가 출장으로 대도시의 호텔에 투숙한 이야기. 호텔 방문을 열자 누군가 죽은 채로 누워 있는 게 눈에 띄어서, 놀란 사업가는 헐레벌떡 아래층으로 내려가 방에 시체가 있다고 소리친다. 컨시어지의 직원이 열쇠 함으로 손을 뻗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대꾸한다.
“그러면 옆방을 쓰세요.”
직업을 설명해야 할 때 나는 종종 이 얘기로 대신한다. 이 이야기에는 내가 하는 일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출장, 대도시, 죽은 사람, 옆방, 차분한 목소리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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