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03 커리어

TQA #1 – 게임이라는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

TQA #1 - 게임이라는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

여러분은 살면서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보증’해 본 적 있나요?

보증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하여 책임지고 틀림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보증에는 그만큼 책임이 따르죠. 우리가 소비하는 수많은 제품도 누군가가 품질을 보증했기 때문에 출시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모든 산업군에서 품질 보증은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단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물론, 게임 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큰 스케일이 공통점이자 자랑인 엔씨소프트의 게임에 있어 품질보증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제작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웰메이드 게임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것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 있다고 해서 우주정복 블로그가 달려가 보았어요.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등 관련 부서와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할 수 있는 열정과 끈기, 그리고 잘 만들어진 결과물에 대한 공을 제작 부서에 돌릴 줄 아는 미덕이 필요한 이곳. 그들이 직접 들려주는 엔씨소프트의 TQA실 이야기가 지금 바로 시작됩니다. 🙂


게임의 완성

엔씨소프트 게임의 품질을 보증하는 부서, 바로 TQA(Technical-game Quality Assurance)다. TQA실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라이브 직전까지 관련 부서의 업무를 지속해서 관리해나가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업무를 한다. 게임 제작은 다양한 요소들을 조합하여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 일인데, 제작 단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하다. TQA 부서의 임무는 바로 이 복잡한 게임 제작 과정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것이다. 

TQA 부서의 임무는 바로 이 복잡한 게임 제작 과정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것이다. 

QA(품질보증)는 게임 개발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분야다. 게임이라는 작품이 사용자에게 노출되기 전, 플레이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버그나 불편함을 차단하여 개발자가 의도한 게임의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하는 작업이다. 많은 기대를 받는 대작 게임도 철저한 QA 과정을 거치지 않고 출시되는 경우 서비스 초기에 발견된 여러 가지 버그로 사용자에게 외면을 받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다. 요컨대 개발자의 손으로 제작된 게임이 QA 과정을 거치며 다듬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게임 분야에서 하지만 국내 게임 분야에서 QA의 중요성이 대두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 막 QA를 도입한 회사들은 부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업무에 대한 이해도 쉽지 않을뿐더러 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TQA 부서를 운영하더라도 ‘이 게임이 잘 될 것 같은지’, 혹은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에게 재미있게 어필할 수 있을지’와 같은 막연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 게임을 QA 한다는 것에 의문을 품기도 한다.

일반 제조업에서의 QA는 공정 마지막 단계에서 불량품을 골라내는 것을 말하기도 하는데 게임의 경우도 시제품 개발 후 오동작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QA의 영역을 한정하기도 한다. Q&A의 줄임말이라 생각하는 웃지 못할 경우도 왕왕 있어, 여러모로 비전공자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전문분야이다.

하지만 게임, 특히 엔씨소프트의 MMORPG 게임은 사용자의 플레이 행태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가상현실을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라 용도가 명확한 툴로서의 소프트웨어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게다가 최근 온라인 게임 시장이 커지고 많은 게임이 출시되면서 사용자의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져 게임의 안정성과 완성도의 중요성이 커져가는 추세다.

게임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캐릭터와 사운드 등 모든 것이 종합된 예술작품

엔씨소프트의 TQA는 오래 전부터 운영되어 오고 있다. 게임 제작에 특화된 TQA 프로세스를 정립하여 독립 부서로 자리잡았다. 그간 성공하게 한 굵직한 게임들의 이름만 봐도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다.

김진섭 실장은 게임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캐릭터와 사운드 등 모든 것이 종합된 예술작품”이라며 “엔씨소프트의 TQA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 분야, 모든 단계별 테스트를 통해 엔씨소프트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엔씨소프트의 TQA는 게임을 처음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개발 완료 그리고 서비스되기 직전까지, 전 과정을 거치며 모든 분야에 참여한다. 최초 기획자가 그리는 게임의 틀에서부터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이나 우려되는 부분 등 필요한 부분은 모두 체크한다. 개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 제작의 A부터 Z까지 모든 단계에서 함께한다. 이후 게임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는 논리적인 접근방식으로 오류나 허점에 대해 사전 QA 한다.

완성품이 나오기 전부터 QA를 한다니 얼핏 과도한 개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개발 이후 시점에 문제가 발견된다면 수정이 쉽지 않고 이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초기부터 유관부서와 함께 작업하며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효율적이라는 것이 엔씨소프트 TQA의 분석이다.

게임은 건축과 같다

임정수 팀장은 이 과정을 건축에 비교했다.

“어떤 건물을 지을 것인지 사양서가 나오면 설계를 하고 이에 따라 집을 짓는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사양서는 잘 갖춰졌는지, 설계도는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건물을 올릴 때 혹시 잘못되고 있지는 않은 지 모두 체크해야 한다. 그래야 잘못 짓거나 무너지는 일이 없다.”


TQA
의 품질을 높이다

게임을 포함한 전 분야에서 QA에 많은 투자를 하는 회사는 보기 드물다. 직접 매출을 만들어내는 부서가 아니기에 투자에 대한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뿐더러, 기여도 측정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TQA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실무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애초에 실무자들 사이에 필요한 것을 찾아 공부하며 정리하는 문화가 발전하여 지금 직무교육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다. 함께 고민하며 노하우를 공유하는 과정이 체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현재는 이 교육 프로세스가 탄탄하게 자리 잡아 조직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TQA실은 공유를 중요시한다. 격월간으로 실 전체 인원이 모이는 지식 공유의 날이 있다.

TQA실은 공유를 중요시한다. 격월간으로 실 전체 인원이 모이는 지식 공유의 날이 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윤덕순 차장은 “현재 엔씨소프트 TQA의 교육 내용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며 “시장 상황, 개발 환경이 변해가는 것에 따라 다양한 케이스와 노하우가 교육에 반영되고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 엔씨 TQA의 내부 교육 커리큘럼은 국내 ‘어디에도 없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TQA 부서에는 “엔씨소프트 TQA에 오면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이유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엔씨소프트 TQA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철저한 내부 교육을 통한 기본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무 경험까지 더해져서, 게임업계에서도 이 곳 출신 QA의 능력은 검증되었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이러니 엔씨소프트가 ‘게임 QA 사관학교’라 불리는 것도 마냥 과장된 말만은 아닌 듯하다.


한 발자국 뒤 윤활유 같은 부서, TQA

TQA는 게임 개발에 투입되는 모든 분야의 팀과 함께 일하게 된다. 기획부터 그래픽, 사운드, 프로그래밍 등 생각보다 분야의 범위가 넓다. 함께 일하는 팀이 많다 보니, 그 안에서 합의점을 찾고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 쉽지 않다.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팀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모든 것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이 TQA 업무 중 하나다.

TQA는 각 부서별로 입장이 다른데, 그 안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게끔 조율하며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윤활유홍영희 팀장은 “TQA는 윤활유 같은 부서”라며 “각 부서별로 입장이 다른데, 그 안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게끔 조율하며 중간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업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TQA에 대한 각 부서의 신뢰다. 이를 위해 TQA 부서원들은 각 부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중재의 역할은 하되 최종 판단은 내리지 않으며, 다만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의 근거’를 제공한다. 결국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하며 프로젝트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개발파트를 지원하는 것이 TQA의 임무인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TQA실은 게임이라는 공감대를 통해 개발자와 대화하여 관계를 쌓으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합니다. 신뢰해달라 말하지 않아도 관련 부서원들은 TQA를 신뢰하게 되었죠.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통해 TQA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낸 것입니다.

많은 일을 하지만 그저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할 뿐,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와 먼 조직. 직접적으로 관여하거나 강제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게임을 만들어가는 조직. 비록 언제나 한 발 뒤에 물러나있지만, 엔씨소프트 게임 제작의 빛과 소금 같은 조직이 바로 TQA 아닐까요?

게임이라는 복잡한 퍼즐에서 마지막 한 조각을 맞추는 것은 결국 TQ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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