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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죽돌이의 인생 게임, 던전 앤 드래곤 2: 쉐도우 오버 미스타라
내 인생의 게임

오락실 죽돌이의 인생 게임, 던전 앤 드래곤 2: 쉐도우 오버 미스타라

오락실에서 발견한 인생 게임 <던전 앤 드래곤 2: 쉐도우 오버 미스타라>를 소개합니다. 오락실에선 만나기 쉽지 않은 화려한 그래픽과 단순하지 않은 게임성이 돋보이는 작품인데요. 보스 깨는 전략을 밤낮으로 고민하게 했던 <던전 앤 드래곤2>에 얽힌 추억을 이윤재 님이 풀어놓습니다. 오락실을 가지 않으면 잠들 수 없었던 오락실 죽돌이 게임이란 존재를 처음 접한 건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간 오락실에서였습니다. 당시를 떠올리면 오락실은 어둠 속에서 화려한 빛들이 반짝이던 곳으로 기억합니다. 90년대만 해도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오락실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게임은 모두 오락실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락실 용으로 3~4명이 플레이할 수 있는 여러 게임들이 나왔고, 오락실마다 비치해둔 게임들이 다르다 보니 친구들과 동네의 모든 오락실을 찾아다녔습니다. 하루에 한 번 오락실을 가지 않으면 잠들 수 없는 오락실 죽돌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저희 무리에게) 잊을 수 없는 게임의 매력을 가르쳐 준 작품이 나타났는데요. 바로 <던전 앤 드래곤 2: 쉐도우 오버 미스타라 > (이하 D&D)입니다. 시작 화면 그래픽도 뛰어났고, 연출도 화려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게임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게임의 시작이 저를 게임 기획자까지 만들어 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플레이 화면 캐릭터의 개성이 빚어내는 재미들 캐릭터 선택 화면 이 게임은 TRPG에서 시작된 RPG룰 중 하나인 <D&D>를 그래픽 게임으로 구현 한 것입니다. 그래서 판타지 RPG의 구성이라고 생각되는 캐릭터들을 모두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는 각각의 개성이 뚜렷해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강력한 올려치기가 가능한 밸런스 좋은 파이터. 마법을 쓰면서 검을 다룰 수 있는 엘프, 돌을 무한대로 던지면서 몬스터에게서 아이템을 훔치는 도적, 작지만 강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고 구르기가 멋진 드워프, 모든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법사, 둔기를 휘두르면서 힐과 다양한 버프를 주는 클레릭 등 다양한 능력들이 있는 데다 캐릭터 간의 밸런스도 잘 맞춰져 있어서 매번 다른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때문에 게임을 여러 번 다시 시도를 해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기있었던 캐릭터는 파이터였습니다. 죽을 확률이 제일 낮은 데다 전설의 검을 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빠질 수 없는 캐릭터는 마법사였습니다. 강력한 마법 대미지가 후반에 빛을 발휘했기 때문이었죠. 저는 항상 서포터면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엘프를 택했습니다. (엘프도 전설의 검을 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엘프가 돈을 제일 많이 써야 했던 캐릭터였다는 건 조금 슬픈 사실입니다. 엘프가 검과 마법을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레벨이 낮을 때는 체력이 제일 적고 방어력도 약한 데다가 특별한 회피기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컨트롤이 좋은 분들은 돈을 많이 쓰지 않으셨을 겁니다. 산 넘어 산, 어느 하나 만만하지 않은 보스 콘텐츠 <D&D>를 플레이하면서 제일 재미있었던 콘텐츠는 보스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점수를 많이 얻는 구간이었기도 하지만, 유일하게 승리 포즈를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보스를 잡고 점수를 계산할 때 피니시 캐릭터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누구 점수가 높은 제 친구들과 경쟁하다 보니 이 부분이 제일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피니시 한번 보려고 열심히 경쟁을 했었습니다. 다양한 보스들 그리고 보스들마다 쉽게 깨는 얍삽이(? ) 방식들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해당 방식을 아는지 모르는지에 따라서, 해당 얍삽이를 잘 거냐 못 거냐에 따라서 보스의 난이도가 급변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한 명이 실수하는 순간...! 페널티가 크다보니 실수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기를 바라면서 마음 졸이며 플레이를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보스는 첫 번째 보스인 고블린들이었습니다. 고블린들이 다양한 능력을 가진 전차(?)를 끌고 등장합니다. 전차를 끌고온 고블린들 첫 번째 보스였지만 쉬운 보스는 아니었습니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은 보스다보니 초반에 죽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제일 많이 봤습니다. 방심하는 순간 죽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파티로 공격해도 순간의 실수로 전멸이 가능한 보스였습니다. 처음부터 마법을 다 쓰고, 가지고 있는 도구를 모두 써서 간신히 잡으면 다음 스테이지의 보스를 보자마자 죽게 되었습니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의 컨트롤이 필요했죠. 지금 다시 게임을 해도 이 보스가 제일 짜증 날 거 같습니다. 나중에는 불오일 하나 던져서 쉽게 깨는 법을 터득하긴 했지만, 이것도 잘못 던지는 순간... 그 다음에 나오는 날아다니는 보스, 죽여도 죽지 않는 보스 어느 하나 쉬운 보스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보스인 용! 플레이 중에 두 번 등장하는 레드 드래곤으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합니다. (첫 번째 레드 드래곤을 마주치지 않고 최종 보스까지 올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래서 때릴 수 있는 곳은 머리뿐이었습니다. (참고로, 때릴 수 있는 곳에 그림자가 생깁니다.) 최종 보스가 쓰는 스킬들은 치명적이었습니다. 가장 압도적인 스킬은 보스가 사라진 후 갑자기 나타나서 화면 전체에 불을 쏘는 것이었습니다.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숨겨져 있기에 처음 이 스킬을 맞으면 100% 죽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스킬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이란… 이 보스는 마지막 보스이다보니 스킬만 잘 피하면 어렵지 않게 깰 수 있긴 합니다. 가지고 있는 모든 아이템과 모든 마법을 다 쓰고 나면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단, 어느 정도 능숙하게 던질 수 있어야 하고... 마법도 타이밍 맞게 써줘야... 숨겨진 길과 장비를 찾다 오락실을 떠날 줄 모르고 <D&D>의 묘미 중 하나는 숨겨진 길과 숨겨진 상자들을 찾는 것입니다. 여기에도 숨겨진 길이 있습니다. (보스와 전투를 시작하면 들어갈 수 없는 곳) 숨겨진 길 진행을 하다보면 길이 아닌 것 같아 보인 곳에 들어갈 수 있고, 그곳에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파티원 중에 한 명이라도 해당 길에 들어가면 다른 파티원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진행이 안됩니다. 그렇게 서 있다가 시간이 다 되면 죽는… 차지도 못하는 전설의 검을 얻은 클레릭 그리고 여기저기 숨겨진 무기들과 아이템들이 있는데 이것을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불검, 얼음검, 전설의 검, 클레릭 전용 철퇴, 몬스터의 알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해당 아이템들은 특정 캐릭터가 없으면 발견할 수 없는 아이템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것을 찾아 돌아다니는 시간이… 저를 오락실에서 살게 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불러오는 소소한 재미들 <D&D>는 다른 오락실 게임과 다르게 플레이 중간에 이름을 새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 중간마다 NPC가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이름을 적어도 되지만, 특정 이름을 적으면 특별한 아이템을 얻기도 합니다. E를 입력하면 ‘불의 반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아이템이 있으면 첫판 보스를 깨는 데 도움이 많이 되지만 몇 대 맞다 보면 없어지는 반지다 보니 대부분 두 번째 판에서는 없어집니다. 따로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끝까지 E로만 불렸습니다. 그리고 <D&D>의 재밋거리 중 하나는 스토리 분기입니다. 플레이를 하다보면 스테이지를 고를 수 있는데, 이 스테이지에 따라서 보스의 난이도가 바뀌고 얻는 아이템이 바뀔 수 있습니다. 당연히 어려운 루트로 갔을 때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쉬운 루트로 가고 싶은데 전사가 꼭 희소한 아이템을 얻겠다고 어려운 루트를 고르고는, 나몰라라 하고 있으면 정말 때려주고 싶기도 했습니다. 마치며 <D&D>는 1996년에 출시된 게임이지만 지금 플레이를 해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D&D>에 대해 적다 보니, 예전 기억이 떠오르면서 추억에 젖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100원을 넣고, 왕까지를 찍어보겠다고 얼마나 연습을 했었는지... 그 시절의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것 같아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제는 에뮬레이터나 콘솔 게임기로 찾아볼 수 있는 게임이지만 혹시 기회가 되면 오락실에서 해보시기 바랍니다. 90년대 오락실의 그래픽과 개성 있는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재미에 빠져드실 것입니다. 이윤재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 라는 좌우명을 마음속에 새기고 사는 기획자입니다.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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