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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적 공상만화 속으로, 티켓 투 어스
게임 발굴단

세기말적 공상만화 속으로, 티켓 투 어스

이번에 소개하는 게임은 전략과 퍼즐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탄탄한 시스템, 만화적 그래픽 콘셉트과 연출로 몰입감 높은 내러티브까지 함께 갖춘 명작입니다. 인디게임 페스티벌 등에서 많은 상을 받았지만 이야기가 완결되지 않은 상태로 출시가 되었다가 최근 완결이 났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화성에서 벌어지는 공상만화 같은 모험 이야기, <Ticket To Earth (이하 티켓 투 어스)>를 소개합니다. 죽어가는 식민지, 지구행 마지막 티켓을 놓치지 마라 게임은 화성에 남겨진 4명의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화성에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한 장의 티켓을 배경으로 기업의 음모와 이를 파헤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입니다. 총 4개의 챕터를 통해 4인의 주인공이 소개되며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필자가 처음 접했을 때는 Episode 1 뿐이었다. 메인 시나리오를 따라가게 되면, 다양한 캐릭터들과 대화를 이어가면서 이야기가 풍성해 집니다. 이 대화에서 중요한 이야깃거리들이 제공되기 때문에 풍부한 내러티브를 즐길 수 있으면서, 사이드 미션에서도 크고 작은 이야기를 담아 잘 구축된 세계관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인디게임다운 새로운 UI적 시도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대화 구간을 신선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공간의 벽을 허물고 캐릭터들 간의 대화를 바로 보여줌으로써, 보통은 스킵하기 쉬운 대화 구간들을 한 번쯤 들여다 보게 만듭니다. 이야기 구간을 빠르게 정리시키는 오픈 다이알로그 퍼즐을 품은 전략으로 보스급도 한 방에 퍼즐과 전략의 상관관계는 모호할 수 있습니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교집합의 관계로도 보이고 어느 한 쪽이 포함되는 합집합의 관계로도 보이죠. 이 게임을 통해 바라본 이 두 개념의 상관관계는 전략 안에 퍼즐이 완전히 포함된 합집합의 형태입니다. 턴제 전략 RPG의 장르속에 퍼즐의 개념을 온전히 녹여내어 단순한 성장싸움, 물량싸움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턴제 전략 게임들은 네모칸으로 이루어진 필드 위 캐릭터들을 조종하여 주어진 턴에 최대한 효율적인 행동을 하는 형태로 진행이 됩니다. 하지만 RPG적인 요소의 가미로 인해 캐릭터의 성장이 전략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효율을 무시하고 플레이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재미를 떨어뜨리는 부분 중 하나가 되죠. 본 게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을 위해 퍼즐 플레이를 추가한 것입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턴제 전략 게임의 필드 화면 이 게임의 퍼즐은 이렇습니다. “필드의 각 발판은 4가지 속성을 가진다.” “캐릭터는 8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한 번에 한 가지 속성의 발판 위로만 걸을 수 있다.” 언뜻 보면 퍼즐은 간단해 보이지만, 속성과 이동 거리에 따른 전투 룰이 결합되어 깊은 재미를 이끌어 냅니다. 캐릭터의 최종 공격력은 이동한 거리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데 한 번에 많은 거리를 이동할수록 한 발자국 당 상승하는 공격력의 폭이 커집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되도록 한 번에 먼 거리를 이동하도록 발판을 밟는 순서도 신중이 정해야 하죠. 퍼즐 요소를 잘 활용하면 아무리 불리한 상황이라도 일발 역전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발판의 속성을 획득하여 스킬을 쓰는 자원으로 활용하는 점. 10칸 이상 이동하면 궁극기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Justice 코인이 맵 상에 등장한다는 점 등 퍼즐 요소와 결합된 전투 시스템도 있으며, 장애물을 이용한 엄폐 시스템도 존재합니다. 이쯤 되면 보스급도 한 방에 빈사상태로 만들 수 있다. 레벨 노가다는 통하지 않는 Token 시스템 이 게임에는 직접적인 레벨 개념이 없습니다. 대신 메인, 서브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획득하게 되는 Token을 통해 Talents라는 이름의 패시브 스킬 트리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속 화폐를 지불하여 장비를 사거나 Power라는 명칭으로 불리우는 스킬을 살 수 있죠. 단순 노가다를 통해 난이도를 뛰어넘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여 일종의 레벨 캡을 씌운 셈입니다. POWER, TALENTS 외에도 발판의 속성과 연관되는 힘, 민첩, 체력, 정신력 등의 능력치도 존재 Token의 경우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때 받게 되는 기본 Token을 포함하여 보너스 목표 달성을 통해 최대 3개의 Token을 더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점도 퍼즐 게임들이 가지는 스테이지의 형태와 비슷한 부분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보너스 목표 달성을 통한 Token의 추가 획득은 게임 난이도를 낮춰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결국 스테이지 클리어 비율에 따라 캐릭터의 위력도 함께 올라가는 만큼 일반적인 성장 요소는 확실히 챙깁니다. 그러면서도 막무가내식 레벨 노가다가 통하지 않도록 막는 이 Token 시스템은 일석이조의 디자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전투 필드가 모바일의 한 화면에, 그러나 지루하지 않게 PC용으로도 출시가 된 <티켓 투 어스>이지만, 모바일 플레이에 대한 안배가 매우 잘 되어있습니다. 우선 기성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들은 모두 화면을 벗어나는 크기의 필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우스나 패드 조작을 통해 카메라를 스크롤 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 스크롤 조작이 어려운 모바일 환경을 위해 본 게임은 모든 전투의 필드가 한 화면에 보이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어느 배경에서도 동일한 크기에서 전투가 벌어진다. 물론 모든 스테이지가 동일한 크기로 제공되는 만큼 게임이 지루해지지 않으려면 적절한 외적 요소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본 게임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전투 시스템과의 연결로 해소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이 외에도 캐릭터의 이동을 결정할 때 편의를 돕도록 화면이 확대되는 점, 수치의 단위가 크지 않아 텍스트를 크게 사용할 수 있는 점. 대부분의 정보가 아이콘 형태로 제공되는 점 등 모바일의 작은 화면과 조작의 어려움에 대해 미리 신경 쓴 부분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인디 카툰 같은 그래픽과 연출로 게임의 매력도 상승 본작은 앞서 설명한 내러티브나 플레이 요소의 강화를 위해 그래픽 역시 큰 일을 하는 게임입니다. 우선 소자본 게임 임에도 전투 그래픽이 깔끔한 3D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이펙트를 통해 타격감 좋고 시원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스킬 연출만 보아도 기술이 어느정도 위력을 가지는지, 어떤 효과를 가지는지 가늠할 수 있다. 또한 비 전투시에는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아트워크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주요 장면 등에서는 컷신 연출이 재미를 더해줍니다. 물론 풀 애니메이션이 되는 상업 게임들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게임의 콘셉트과 오히려 잘 맞아 떨어지는 연출이라 생각됩니다. 만화 콘셉트에 맞게 주요 장면들도 만화의 한 컷처럼 구성이 된다. 목소리 연출이 없는 점은 일말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전반적으로 BGM과 효과음이 풍부하게 들어가는 만큼 여기에 성우들의 연기가 더해졌다면 게임에 대한 감상이 훨씬 좋아졌을 테니 말이죠. 추천작으로 손색이 없는 밸런스 좋은 게임 <티켓 투 어스>는 지구밖에서 벌어지는 험난한 이야기입니다. 보통 공상과학 이야기에서 보여지는 온갖 위기 상황들은 내가 현실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본 게임의 세계관이 삭막한 화성에서 시작되는 만큼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박하고 힘든 상황을 함께 견디고 이기게 해주는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있기에 세기말적인 이야기조차 즐겁고 도전적입니다. 여기에 시스템적인 재미까지 더했으니 추천작으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화풍에도 불구하고 멋이 뿜어져 나오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이번 <게임발굴단>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4개의 속성, 4인의 주인공. 완벽한 균형이다. 이솦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PS4 전원 넣기보다 침상에 누워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게 더 즐거워진 30대 아저씨.

20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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